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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09. 2. 26. 선고 2006헌바90 판례집 [국민건강보험법 제85조 등 위헌소원]

[판례집21권 1집 38~44] [전원재판부]

판시사항

1. 구 의료법 제53조 제1항 제5호가 당해 사건 재판에 적용되는 법률이 아닌 경우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는지 여부(소극)

2. 청구인이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85조 제1항 제1호, 제2항이 적용된 당해 사건 재판에서 승소판결을 받아 확정된 경우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1. 청구인에 대한 과징금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당해 사건에서 구 의료법 제53조 제1항 제5호는 적용법률이 아니므로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2. 청구인은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85조 제1항 제1호, 제2항이 적용된 당해 사건 재판에서 과징금부과처분의 취소를 명하는 승소판결을 받아 그 판결이 확정되었는데, 이처럼 당해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한 승소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는 그 처분의 근거법률에 대하여 위헌결정이 선고되더라도 청구인은 당해 사건 판결에 대하여 재심을 청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고, 따라서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85조 제1항 제1호, 제2항에 대하여 위헌결정을 선고하더라도 당해 사건 판결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김종대의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85조 제1항 제1호, 제2항에 관한 청구부분에 대한 반대의견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85조 제1항 제1호, 제2항은 당해 사건의 재판에 적용되는 법률조항으로서 당해 사건의 재판과정에서 그 위헌 여부가 쟁점으로 되어 당사자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따라 그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에 대한 심판을 청구한 이상, 당해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한 과징금부과처분이 재량권 남용이라는 이유로 청구인 승소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었다고 하더라도,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85조 제1항 제1호, 제2항에 대하여 위헌결정이 선고되면 과징금부과처분의 근거법률이 실효되어 재량권 남용 여부를 따질 필요가 없게 될 뿐만 아니라 과징금을 감액하여 다시 부과하는 처분도 받지 않게 되므로,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85조 제1항 제1호, 제2항의 위헌 여부에 대한 심판은 당해사건 재판의 전제성을 갖추었다고 보아 본안에 들어가 위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

를 심판하여야 한다.

심판대상조문

구 국민건강보험법(1999. 2. 8. 법률 제5854호로 제정되고, 2008. 2. 29. 법률 제88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5조(과징금 등) ① 보건복지부장관은 요양기관이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때에는 1년의 범위 안에서 기간을 정하여 요양기관의 업무정지를 명할 수 있다.

1. 사위 기타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자ㆍ가입자 및 피부양자에게 요양급여비용을 부담하게 한 때

2. 생략

② 보건복지부장관은 요양기관이 제1항 제1호의 규정에 해당하여 업무정지처분을 하여야 하는 경우로서 그 업무정지처분이 당해 요양기관을 이용하는 자에게 심한 불편을 주거나 기타 특별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그 업무정지처분에 갈음하여 사위 기타 부당한 방법으로 부담하게 한 금액의 5배 이하의 금액을 과징금으로 부과ㆍ징수할 수 있다. 이 경우 과징금을 부과하는 위반행위의 종별ㆍ정도 등에 따른 과징금의 금액 기타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③~⑥ 생략

구 의료법(1997. 12. 13. 법률 제5454호로 개정되고, 2007. 4. 11. 법률 제836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3조(자격정지 등) ① 보건복지부장관은 의료인이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할 때에는 1년의 범위 내에서 그 면허자격을 정지시킬 수 있다. 이 경우 의료기술상의 판단을 요하는 사항에 관하여는 관계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결정할 수 있다.

1.~4. 생략

5. 의료기사가 아닌 자로 하여금 의료기사의 업무를 하게 하거나 의료기사에게 그 업무의 범위를 일탈하게 한 때

6.~8. 생략

②~④ 생략

참조판례

2. 헌재 2008. 7. 31. 2004헌바28

대법원 1993. 12. 28. 선고 93다47189 판결

당사자

청 구 인 박○근

대리인 변호사 황성필

당해사건서울행정법원 2006구합10443 과징금부과처분취소

주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청구인은 2002. 6. 12.부터 김포시 사우동에서 요양기관인 ○○외과의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함)을 운영하였다.

(2) 보건복지부장관(2008. 2. 29. 정부조직법의 개정에 따라 현재는 보건복지가족부장관, 이하 같음)은 2003. 6. 30.부터 2003. 7. 4.까지 이 사건 병원에 대하여 국민건강보험법상의 요양급여 전반에 대한 현지조사를 실시하였는데, 청구인이 이 사건 병원을 운영하면서 2002. 9. 1.부터 2003. 5. 31.까지 의사나 방사선사가 아닌 간호사 또는 간호조무사로 하여금 방사선촬영을 하게 한 후 그 진료내역을 요양급여비용으로 청구하여 3,088,310원 상당을 지급받은 사실을 적발하였다.

(3) 보건복지부장관은 위 적발결과에 따라 2005. 7. 7. 청구인에 대하여 국민건강보험법 제85조 제1항 제1호,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61조 제1항 [별표 5] ‘업무정지처분 및 과징금부과의 기준’을 적용하여 업무정지 10일에 갈음하

여 부당수령금액의 4배인 과징금 12,353,240원을 부과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과징금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4) 이에 청구인은 이 사건 과징금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서울행정법원 2006구합10443)을 제기하고, 이 사건 과징금처분 외에도 의료법 제53조 제1항 제5호에 의하여 의료인의 면허자격정지처분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하고, 과징금부과처분과 의사면허자격정지처분의 근거규정인 국민건강보험법 제85조의료법 제53조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다(2006아1934).

(5) 그런데 서울행정법원은 2006. 10. 20. 이 사건 과징금처분이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판단하여 청구인의 청구를 전부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면서 위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기각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2006. 11. 6.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6) 보건복지부장관은 위 판결에 불복하여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하였으나(2006누27702), 2007. 6. 13. 항소기각되어 2007. 7. 6. 확정되었다.

(7) 보건복지부장관은 위 판결에 따라 2007. 9. 10. 청구인에 대하여 과징금 6,178,620원(부당금액의 2배)을 부과하였고, 청구인은 2007. 12. 14. 납부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85조(과징금 등) ① 보건복지부장관은 요양기관이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때에는 1년의 범위 안에서 기간을 정하여 요양기관의 업무정지를 명할 수 있다.

1.사위 기타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자·가입자 및 피부양자에게 요양급여비용을 부담하게 한 때

② 보건복지부장관은 요양기관이 제1항 제1호의 규정에 해당하여 업무정지처분을 하여야 하는 경우로서 그 업무정지처분이 당해 요양기관을 이용하는 자에게 심한 불편을 주거나 기타 특별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그 업무정지처분에 갈음하여 사위 기타 부당한 방법으로 부담하게 한 금액의 5배 이하의 금액을 과징금으로 부과·징수할 수 있다. 이 경우 과징금을 부과

하는 위반행위의 종별·정도 등에 따른 과징금의 금액 기타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구 의료법 제53조(자격정지 등) ① 보건복지부장관은 의료인이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할 때에는 1년의 범위 내에서 그 면허자격을 정지시킬 수 있다. 이 경우 의료기술상의 판단을 요하는 사항에 관하여는 관계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결정할 수 있다.

5.의료기사가 아닌 자로 하여금 의료기사의 업무를 하게 하거나 의료기사에게 그 업무의 범위를 일탈하게 한 때

2. 구 의료법 제53조 제1항 제5호에 대한 심판청구의 적법 여부

이 사건의 당해 사건은 청구인에 대한 과징금부과처분을 취소하여 달라는 청구이고, 그 적용법률은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85조 제1항 제1호, 제2항이지, 구 의료법 제53조 제1항 제5호가 아니다.

따라서 구 의료법 제53조 제1항 제5호에 대한 심판청구는 재판의 전제성이 없어서 부적법하다.

3.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85조 제1항 제1호, 제2항에 대한 심판청구의 적법 여부

이 사건의 당해 사건에서 제1심 법원은 ‘보건복지부장관이 국민건강보험법 제85조 제1항 제1호,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61조 제1항 [별표 5] 제1항에 의하여 과징금의 액수를 정한 이 사건 과징금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남용한 경우에 해당하여 위법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한다는 내용의 청구인 승소판결을 선고하였고, 이에 대한 보건복지부장관의 항소가 기각됨으로써 그대로 확정되었다.

이처럼 당해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한 승소판결이 확정된 경우에 이 사건 과징금처분의 근거법률에 대하여 위헌심판이 선고되더라도, 청구인은 당해 사건 판결에 대하여 재심을 청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대법원 1993. 12. 28. 선고 93다47189 판결 참조).

따라서 이 사건에서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85조 제1항 제1호, 제2항에 대하여 위헌결정을 선고하더라도 당해 사건 판결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85조 제1항 제1호, 제2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당해 사건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아니하여 부적법하다고 할 것이다(헌재 2008. 7. 31. 2004헌바28 ).

4. 결 론

이 사건 심판청구는 전부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결정한다. 이 결정 중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85조 부분에 대하여는 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김종대가 아래와 같은 반대의견을 표시하였다.

5.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85조 제1항 제1호, 제2항에 관한 청구 부분에 대한 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김종대의 반대의견

헌법이 법률에 대한 위헌심판제도를 마련한 것은 헌법에 위반되는 법률을 실효시켜 헌법의 최고규범력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헌법헌법재판소법은 위헌법률심판에 관하여 구체적 규범통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법률의 위헌 여부에 대한 심판을 법원이 제청하거나 헌법소원의 형태로 청구할 때에 재판의 전제성을 요구하는 것은 구체적 규범통제제도의 요청이다.

헌법이 위헌법률심판의 요건으로 재판의 전제성을 요구하는 것은 법률의 위헌성이 구체적 사건에서 문제된 때에 비로소 법률의 위헌 여부를 심판하라는 것이다. 그것은 위헌법률심판을 개시하기 위한 요건을 정한 것일 뿐, 위헌법률심판제도가 구체적인 분쟁의 해결이나 개인의 권리구제를 목적으로 하는 제도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위헌법률심판제도의 근본적인 목적은 어디까지나 헌법에 위반되는 법률을 제거하여 헌법의 최고규범력을 보장하는 것이지, 구체적인 분쟁 해결이나 개인의 권리보호에 있는 것이 아니다.

위헌법률심판 개시의 요건인 재판의 전제성을 엄격하게 요구하면, 법률에 대한 규범통제의 기능은 그만큼 축소되고, 헌법에 어긋나는 법률을 통제하지 못하고 방치하는 범위가 커지게 된다. 법률에 대한 규범통제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은 위헌법률을 실효시켜 헌법의 최고규범력을 보장하려는 헌법의 기본정신에 부합된다고 보기 어렵다.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 여부가 재판의 전제로 된 경우”(헌법 제107조 제1항)라 함은 어느 법률이 구체적인 사건의 재판에 적용되는 관계에 있고 그 법률의 위헌 여부에 따라 논리적·추상적으로 재판의 의미와 내용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말한다. 이와 같은 재판의 전제성이 있으면 헌법에서 정하는 위헌법률심판을 개시하기 위한 요건은 충족되는 것이다. 더 나아가 그 위헌법률심판이 제청신청인이나 헌법소원 청구인을 유리하게 하거나 재심의 기회를 주는 경우라야 비로소 위헌법률심판을 개시할 수 있다고 해석하면, 위헌법률심판제도의 본질을 왜곡시켜 객관적인 규범통제보다도 주

관적인 권리보호에 치중하는 제도로 변질시키게 될 것이다.

그래서 헌법재판소는 종래 위헌법률심판사건에서는 재판의 전제성만 인정되면 더 나아가 심판청구의 이익이나 심판의 필요성에 관하여 따지지 않고 심판대상 법률의 위헌 여부를 심판하여 왔던 것이다. 거꾸로 위헌법률심판을 청구할 이익이 있어야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는 것이 아니다(헌재 2008. 7. 31. 2004헌바28 결정의 반대의견 참조).

이 사건에서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85조 제1항 제1호, 제2항은 당해 사건의 재판에 적용되는 법률조항이고 당해 사건의 재판과정에서 그 위헌 여부가 쟁점으로 되어 당사자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따라 그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에 대한 심판을 청구한 이상,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85조 제1항 제1호, 제2항의 위헌 여부에 대한 심판은 당해 사건 재판의 전제성을 갖추었다고 보아야 한다. 당해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한 과징금처분이 재량권 남용이라는 이유로 청구인 승소판결이 선고되고 확정되었다고 하더라도,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85조 제1항 제1호, 제2항에 대하여 위헌결정이 선고되면 과징금처분의 근거법률이 실효되어 재량권 남용 여부를 따질 필요도 없게 될 뿐만 아니라 과징금을 감액하여 다시 부과하는 처분도 받지 않게 된다.

결국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85조 제1항 제1호, 제2항의 위헌 여부를 심판하기에 필요한 재판의 전제성 요건은 갖추어졌다고 할 것이므로 본안에 들어가 위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를 심판하여야 한다.

재판관

재판관 이강국(재판장) 이공현 조대현 김희옥 김종대 민형기 이동흡 목영준 송두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