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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7. 12. 28. 선고 2007도7717 판결

[일반교통방해·업무방해][미간행]

판시사항

[1] 형법 제185조 일반교통방해죄에서 말하는 ‘육로’의 의미

[2] 형법상 자구행위의 의미

[3] 인근 상가의 통행로로 이용되고 있는 토지의 사실상 지배권자가 위 토지에 철주와 철망을 설치하고 포장된 아스팔트를 걷어냄으로써 통행로로 이용하지 못하게 한 경우, 이는 일반교통방해죄를 구성하고 자구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가. 형법 제185조 의 일반교통방해죄는 일반 공중의 교통의 안전을 그 보호법익으로 하는 범죄로서 육로 등을 손괴 또는 불통케 하거나 기타의 방법으로 교통을 방해하여 통행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일체의 행위를 처벌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여기서 ‘육로’라 함은 사실상 일반 공중의 왕래에 공용되는 육상의 통로를 널리 일컫는 것으로서 그 부지의 소유관계나 통행권리관계 또는 통행인의 많고 적음 등을 가리지 않는다 ( 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1도6903 판결 , 대법원 2007. 3. 15. 선고 2006도9418 판결 등 참조).

그리고 2인 이상이 범죄에 공동 가공하는 공범관계에서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2인 이상이 공모하여 어느 범죄에 공동 가공하여 그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되는 것으로서, 비록 전체의 모의과정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수인 사이에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상통하여 그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모관계가 성립하고, 이러한 공모가 이루어진 이상 실행행위에 직접 관여하지 아니한 자라도 다른 공모자의 행위에 대하여 공동정범으로서의 형사책임을 지는 것이다( 대법원 2006. 2. 23. 선고 2005도8645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들을 인정한 다음, 그러한 사실들에 비추어 볼 때, 광주 서구 화정동 (지번 생략) 토지(이하 ‘이 사건 토지’라고 한다)에 대하여 사실상의 지배권을 가지고 그 소유자를 대신하여 이 사건 토지를 실질적으로 관리하고 있던 피고인이 공소외 1과 공모하여, 원심 판시와 같이 이 사건 토지에 철주를 세우고 철망을 설치하고 포장된 아스팔트를 걷어내는 등의 방법으로, 이 사건 토지를 광주 서구 화정동 1051 소재 건물의 통행로로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등 피해자 공소외 2의 상가임대업무 및 임차인 공소외 3, 공소외 4 등의 상가영업업무를 방해함과 동시에 육로를 막아 일반 교통을 방해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바와 같은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하여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공모공동정범과 일반교통방해죄 및 업무방해죄에 관한 법리오해 등으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형법상 자구행위라 함은 법정절차에 의하여 청구권을 보전하기 불능한 경우에 그 청구권의 실행불능 또는 현저한 실행곤란을 피하기 위한 상당한 행위를 말하는 것이다 ( 대법원 2007. 3. 15. 선고 2006도9418 판결 , 대법원 2007. 5. 11. 선고 2006도4328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설사 피고인의 주장대로 이 사건 토지에 인접하여 있는 공소외 2 소유의 광주 서구 화정동 1051 소재 건물에 건축법상 위법요소가 존재하고 공소외 2가 그와 같은 위법요소를 방치 내지 조장하고 있다거나, 위 건물의 건축허가 또는 이 사건 토지상의 가설건축물 허가 여부에 관한 관할관청의 행정행위에 하자가 존재한다고 가정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에 있어서 피고인이 이 사건 토지의 소유자를 대위 또는 대리하여 법정절차에 의하여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을 방해하는 사람들에 대한 방해배제 등 청구권을 보전하는 것이 불가능하였거나 현저하게 곤란하였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의 이 사건 행위가 그 청구권의 실행불능 또는 현저한 실행곤란을 피하기 위한 상당한 행위라고 볼 수도 없음을 알 수 있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의 자구행위 또는 자력구제 주장을 배척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자구행위 또는 자력구제에 관한 법리오해 등으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담(재판장) 박시환 박일환(주심) 김능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