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이의] 항소[각공2004.5.10.(9),630]
임대차관계가 지속되는 동안 임대차보증금의 증감·변동이 있는 경우, 소액임차인에 해당하는지 여부의 판단 기준(=배당시의 임대차보증금)
임대차관계가 지속되는 동안 임대차보증금의 증감·변동이 있는 경우, 소액임차인에 해당하는지 여부의 판단시점은 원칙적으로 배당시로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처음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당시 임대차보증금의 액수가 적어서 소액임차인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그 후 갱신과정에서 증액되어 그 한도를 초과하면 더 이상 소액임차인에 해당하지 않게 되고, 반대로 처음에는 임대차보증금의 액수가 많아 소액임차인에 해당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 후 갱신과정에서 감액되어 한도 이하로 되었다면 소액임차인에 해당한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8조 , 부칙(1989. 12. 30.) 제3항, 주택임대차보호법시행령 부칙(1995. 10. 19.) 제2항
배영욱
정리회사 주식회사 이트로닉스의 관리인 강석규 (소송대리인 이정윤)
2004. 3. 17.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대구지방법원 2003타경13024호 부동산임의경매사건에 관하여 같은 법원이 2003. 11. 27. 작성한 배당표 중 원고에 대한 배당액 0원을 7,000,000원으로, 피고에 대한 배당액 71,146,996원을 64,146,996원으로 경정한다.
1. 원고의 주장
가. 배당표 작성의 경위
(1) 주식회사 인켈은 1995. 6. 1. 박삼암 소유의 대구 달서구 감삼동 203의 5 대 160.8㎡와 그 지상 건물(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에 대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치고, 주식회사 이트로닉스에 합병되어, 2000. 2. 10. 인천지방법원으로부터 정리절차개시결정을 받았다.
(2) 피고의 신청에 따라 2003. 3. 19. 이 법원 2003타경13024호로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임의경매절차가 개시되자, 원고는 이 사건 부동산 2층 일부를 임대차보증금 15,000,000원에 임차한 주택임대차보호법상의 소액임차인이라고 주장하면서 권리신고 및 배당요구를 하였다.
(3) 위 임의경매절차의 진행으로 2003. 10. 10. 이 사건 부동산이 정재홍에게 낙찰되자, 경매법원은 2003. 11. 27. 실제 배당할 금액 71,146,996원을 가지고 제1순위로 피고에게 전액 배당하고, 원고를 위 배당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배당표를 작성하였다.
(4) 이에 원고는 위 배당기일에 출석하여 피고의 배당액 7,000,000원에 대하여 이의한 다음, 2003. 12. 3.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나. 배당표 작성의 위법성
원고는 1993. 8. 20. 박삼암으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의 2층 일부를 임대차보증금 15,000,000원, 월차임 130,000원으로 정하여 임차하였다가, 1999.경 임대차보증금을 25,000,000원으로 증액하고, 2001. 6. 12. 다시 임대차보증금을 30,000,000원으로 증액하였다. 피고가 근저당권설정등기를 할 당시인 1995. 6. 1. 시행되고 있던 주택임대차보호법시행령(1995. 10. 19. 대통령령 제1478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이 정하는 소액임차인은 임대차보증금 20,000,000원 이하의 임차인이고, 최우선변제권이 인정되는 일정액은 7,000,000원이다. 그렇다면 1995. 6. 1. 기준으로 임대차보증금 15,000,000원인 원고는 소액임차인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소액임차인으로서 우선변제권이 인정되는 7,000,000원에 대하여 담보권자인 피고에 앞서 배당하여야 할 것이므로, 이에 어긋나는 배당표 작성은 위법하다.
2. 판 단
주택임대차보호법 부칙(1989. 12. 30.) 제3항, 같은법시행령 부칙(1995. 10. 19.) 제2항은 우선변제권이 있는 임차인의 소액보증금의 액수를 개정함에 있어서 소액보증금 액수가 변동되기 전에 담보물권을 취득한 자에 대하여는 종전의 규정에 의하도록 하는 경과규정을 두고 있다. 따라서 원고가 1995. 6. 1. 담보물권을 취득한 피고에게 배당절차에서 소액임차인의 지위로서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는 1995. 6. 1. 시행 중인 법령에 따라야 하고, 당시 소액임차인은 임대차보증금 20,000,000원 이하의 임차인이므로, 결국 원고가 임대차보증금 20,000,000원 이하인 소액임차인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
한편, 임대차관계가 지속되는 동안 임대차보증금의 증감·변동이 있는 경우, 어느 시점의 임대차보증금을 비교의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지 문제된다. 결론적으로 소액임차인에 해당하는지 여부의 판단시점은 원칙적으로 배당시로 봄이 상당하다(민일영, 민법주해 [XV], 266면 참조). 따라서 처음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당시 임대차보증금의 액수가 적어서 소액임차인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그 후 갱신과정에서 증액되어 그 한도를 초과하면 더 이상 소액임차인에 해당하지 않게 되고, 반대로 처음에는 임대차보증금의 액수가 많아 소액임차인에 해당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 후 갱신과정에서 감액되어 한도 이하로 되었다면 소액임차인에 해당한다.
원고는 담보권자의 담보설정 당시 임대차보증금이 15,000,000원이므로 이를 기준으로 소액임차인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칙적으로 법률의 해석·적용은 현재의 사실관계를 기초로 하여야 한다. 소액임차인에 해당하는 기준금액의 변동이 있는 경우 변동되기 전에 담보물권을 취득한 자에 대하여는 종전의 규정에 의하도록 하는 경과규정은 담보물권자가 예상하지 못한 손해를 입게 되는 결과를 방지하려는 입법적 배려일 뿐이고, 이를 근거로 과거의 사실관계를 기초로 한 법률적용의 정당성을 일반화할 수는 없다. 우선권 있는 소액임차인으로서 담보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임차인의 범위는 담보권 설정 당시 이미 확정되어 있고, 더군다나 담보권은 등기에 의하여 공시되고 있으므로, 임차인이 새로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거나 종전 임대차계약을 갱신하는 방법으로 임대차보증금을 증액하여 소액임차인으로서의 지위를 상실하게 되는 것은 전적으로 임차인의 지배영역 하에 있는 일로서 임차인에게 불측의 손해를 가할 우려가 없다. 그리고 법률관계는 시간의 경과에 따라 역동적인 양상을 띠게 되는데 과거에 형성된 법률상 지위가 여러 사정 변경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유지된다고 할 수는 없다. 과거에 한 번 소액임차인이기만 하면 그 후 임대차보증금이 어떻게 변경되든 소액임차인의 지위를 유지한다는 주장은 자의적일 뿐이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와의 관계에서 우선변제권이 인정되는 소액임차인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배당시의 임대차보증금을 기준으로 1995. 6. 1. 당시 법령에 의하여 인정되는 소액임차인(임대차보증금 20,000,000원 이하)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따라야 할 것인데, 원고의 주장에 따른 배당시의 임대차보증금은 30,000,000원이므로, 원고 주장 자체에 의하더라도 원고는 소액임차인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더 이상 나아가 살필 필요도 없이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