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피고인은 자신의 주거지로 잘못 배송되어 온 피해자의 우편물을 사무관리 차원에서 개봉하였던 것이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편지 개봉의 점은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

나.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모욕 범행에 관한 소송 관계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그 주장에 대하여 명시적으로 판단을 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판단 유탈의 잘못이 있다.

2. 판단

가. 정당행위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여, 원심은 ‘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란에서 이에 대한 판단을 자세하게 설시하여 위 주장을 배척하였는바,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 오인 및 법리 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판단 유탈 주장에 관한 판단 형사 소송법 제 323조 제 2 항은 유죄판결에 명시될 이유로서 같은 조 제 1 항 소정의 사유 이외에 ‘ 법률상 범죄의 성립을 조각하는 이유 또는 형의 가중 감면의 이유되는 사실의 진술이 있은 때에는 이에 대한 판단을 명시하여야 한다.

’ 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위와 같은 주장에 대한 판단을 명시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형사 소송법 제 361조의 5 제 11호 전 단의 ‘ 판결에 이유를 붙이지 아니한 때’ 의 항소 이유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 있어 피고인의 행위를 모욕으로 볼 수 없다거나 모욕의 범의가 없었다는 등의 피고인의 주장은 모욕 범행에 대한 구성 요건 해당성의 단순한 부인에 불과할 뿐 그에 대한 판단을 명시하여야 하는 ‘ 법률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