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구조][공2003.8.15.(184),1677]
[1] 민사소송법상 소송구조 사유의 소명방법
[2] 민사소송법상 소송구조 효력의 주관적 범위 및 선정당사자가 소송구조를 신청한 경우 법원이 확정하여야 할 소송구조의 범위
[1] 민사소송법상 소송상 구조는 소송비용을 지출할 자금능력이 부족한 사람의 신청에 따라 혹은 법원 직권으로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그 신청은 서면에 의하여 하여야 하고, 신청인은 구조의 사유를 소명하여야 하며, 그 신청서에는 신청인 및 그와 같이 사는 가족의 자금능력을 적은 서면을 붙여야 하는데 이와 같은 자금능력에 대한 서면의 제출은 신청인이 소송비용을 지출할 자금능력이 부족한 사람이라는 점을 소명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예시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신청인으로서는 다른 방법으로 자금능력의 부족에 대한 소명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할 것이고, 법원은 자유심증에 따라 그 소명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2] 소송구조는 이를 받은 사람에게만 효력이 미치는 것이므로 여러 선정자가 그 중의 여러 사람을 선정당사자로 선정하고 그 선정당사자가 소송구조를 신청한 경우에 있어서는, 그 선정당사자와 선정자와의 관계를 밝히고 어느 선정자에 대하여 어느 범위에서 소송구조를 하는 것인지를 명백히 하여야 한다.
[1] 민사소송법 제128조 , 민사소송규칙 제24조 [2] 민사소송법 제130조 제1항 , 제136조
신청인 1 외 8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백영엽)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1. 기록에 의하면, 재항고인(선정당사자, 이하 '재항고인'이라고만 한다)들은 선정자 2,358명에 의하여 선정된 선정당사자인 사실, 재항고인들은 다우케미칼 컴퍼니(The Dow Chemical Company)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가 제1심에서 전부 패소의 판결을 선고받고 항소한 다음, 원심에 항소장 인지대의 납입유예를 구하는 내용의 이 사건 소송구조신청을 한 사실, 원심은 선정자들의 자금능력 부족에 대한 소명자료로서 '재산관계진술서'를 작성하여 제출하라는 취지의 보정명령을 한 사실, 그런데 선정자 1,308명은 재산관계진술서를 작성·제출하였으나, 나머지 1,050명은 이를 제출하지 아니한 사실, 이에 원심은 재산관계진술서를 제출한 1,308명의 항소장 인지대에 해당하는 2,060,932,500원 부분에 관하여는 소송구조를 부여하고, 나머지 1,050명의 항소장 인지대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하여는 자금능력 부족에 대한 소명이 없다는 이유로 소송구조신청을 각하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2. 민사소송법상 소송상 구조는 소송비용을 지출할 자금능력이 부족한 사람의 신청에 따라 혹은 법원 직권으로 할 수 있는데( 민사소송법 제128조 제1항 ), 이 경우 그 신청은 서면에 의하여 하여야 하고( 민사소송규칙 제24조 제1항 ), 신청인은 구조의 사유를 소명하여야 하며( 민사소송법 제128조 제2항 ), 그 신청서에는 신청인 및 그와 같이 사는 가족의 자금능력을 적은 서면을 붙여야 하는데( 민사소송규칙 제24조 제2항 ), 이와 같은 자금능력에 대한 서면의 제출은 신청인이 소송비용을 지출할 자금능력이 부족한 사람이라는 점을 소명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예시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신청인으로서는 다른 방법으로 자금능력의 부족에 대한 소명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할 것이고, 법원은 자유심증에 따라 그 소명 여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
기록에 의하면, 재항고인들이 제기한 이 사건 소송의 내용은 위 다우케미칼 컴퍼니 등이 생산·납품하여 월남전에서 미군에 의하여 살포된 고엽제에 의하여 당시 대한민국 군인으로서 월남전에 참전하였던 선정자 2,358명이 각종 질병을 얻게 되었음을 원인으로 하여 손해배상을 구하는 것으로서 다수 당사자 소송의 성격을 띠고 있는 점, 위 소송의 제1심에서는 재항고인들의 소송구조신청이 모두 받아들여졌던 점 등을 알 수 있고, 여기에 기록에 편철된 국가보훈처장 작성의 고엽제환자 생활실태 확인원 등 각종 자료에 의하면, 선정자들 대부분이 위와 같이 월남전에 참전한 이후 각종 질병에 시달리는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비록 이 사건 선정자들 중 일부가 원심이 요구한 재산관계진술서를 제출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민사소송법상 소송구조에 관한 규정이 요구하는 바 소송비용을 지출할 자금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에 대한 소명은 되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 사건 선정자 2,358명 중 1,050명이 재산관계진술서를 제출하지 아니하자 곧바로 그들이 항소장 인지대를 지출할 자금능력이 부족하다고 볼 수 없다고 단정한 나머지 그들의 소송구조 신청을 받아들이지 아니한 것은 민사소송법상 소송구조의 요건에 관한 법리오해를 오해하여 결정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고 할 것이다.
3. 한편, 소송구조는 이를 받은 사람에게만 효력이 미치는 것이므로( 민사소송법 제130조 제1항 ) 이 사건에서와 같이 여러 선정자가 그 중의 여러 사람을 선정당사자로 선정하고 그 선정당사자가 소송구조를 신청한 경우에 있어서는, 그 선정당사자와 선정자와의 관계를 밝히고 어느 선정자에 대하여 어느 범위에서 소송구조를 하는 것인지를 명백히 하여야 한다 고 할 것인데, 원심은 이를 명백히 하지 아니한 채 단순히 재항고인들에게 항소장 인지대 중 2,060,932,500원 부분에 관하여 소송상의 구조를 부여하고 나머지 신청을 각하한다고 결정하고 말았으니, 이 점에서도 원심결정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4. 그러므로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