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강간치상][미간행]
피고인
피고인
이수진(기소), 방봉혁(공판)
법무법인 국제 담당변호사 한원우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피고인이 피해자와 성관계를 가졌지만, 피해자는 술에 취하여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지 아니하였으므로 준강간치상죄가 성립하지 아니함에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해자는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 공소외 1과 함께 스웨덴에서 개최되는 유럽암학회에 참석하기 위하여 동행을 하였는데, 2011. 9. 26. 02:00경 무렵까지 피고인의 숙소인 스웨덴 스톡홀름 소재 ○○호텔 (호수 1 생략)에서 피고인, 공소외 1과 함께 술을 마시며 노래를 부르다가 술자리를 정리한 다음 기억을 잃었고, 2011. 9. 26. 04:00경 피해자의 숙소인 위 ○○호텔 (호수 2 생략) 침대에서 정신이 들었는데 피해자의 하의가 벗겨져 있고 바닥이 피투성이가 되어 있어 한국에 있는 지인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공소외 2와 통화를 하여 조언을 받은 다음 스웨덴 경찰에 신고하고 병원에서 응급치료 등을 받았으며, 이 사건 당시 피해자의 입에 혀가 들어오고 누군가 피해자의 가슴을 쥐어짜며 성기가 들어와 피해자의 몸을 비틀었고 곱슬머리가 보였던 것은 순간순간 기억이 나지만 그 이외에는 기억이 나지 아니한다고 진술한 점, ② 공소외 2는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 2011. 9. 26. 04:01경 피해자로부터 “언니 죽고 싶어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받고 곧바로 피해자와 통화를 하였는데, 피해자가 스웨덴에 학회활동으로 와서 일행과 술을 마시고 일행인 의사 선생님으로부터 강간을 당한 것 같다고 하였다고 진술한 점, ③ 피해자가 2011. 9. 26. 04:42경 위 ○○호텔 프런트에 강간을 당하였다고 경찰에 신고하여 달라고 요청하여 스웨덴 경찰이 출동하였고, 피해자는 2011. 9. 26. 05:05경부터 05:30경까지 위 ○○호텔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스웨덴 경찰인 공소외 3에게 성관계를 갖고 싶지 아니하였으나 술에 취해 성관계에 대하여 어떠한 반응도 하지 못하였다고 진술하였으며, 공소외 3이 작성한 조사서에는 당시 질의하는 동안 피해자가 술에 많이 취해 있었다고 되어 있는 점, ④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석방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이 범인을 착각한 것으로 판단하고, 2011. 9. 26. 피고인에게 “교수님 제가 너무 패닉 상태여서 잠시 미쳤었나 봅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는데, 오히려 2011. 9. 27. 07:25경 피고인으로부터 “어제 저녁 늦게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선생님 마음을 아프게 해서 미안합니다. 진심으로 사과합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받게 되어 깜짝 놀랐다고 진술한 점, ⑤ 피고인은 2011. 9. 27. 알란다 공항에서 피해자와 대화를 하면서 피해자가 당시 술에 취하여 제대로 걷지 못하여 피해자의 숙소로 데려가서 침대에 눕혔고, 스웨덴 경찰에 화간이라고 한 것이 아니라 성관계를 억지로 하지는 아니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이라고 한 점, ⑥ 피고인의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은 피해자의 주취 정도, 성관계 경위, 그 전후의 상황 등에 관하여 일관성이 없어 이를 선뜻 믿기 어려운 점, ⑦ 반면, 피해자는 이 사건으로 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자살시도까지 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피해자가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피고인을 형사처벌을 받게 하였다고는 도저히 보기 어려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원심 판시와 같이 술에 취하여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는 피해자를 간음하고 이로 인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처녀막 열상 및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을 입게 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양형부당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이 초범인 점 등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의사로서 외국에서 개최되는 학회에 참석하기 위하여 의사인 피해자와 동행을 하였다가 술에 취하여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는 피해자를 간음하고 상해를 입게 한 것으로 그 죄질이 좋지 아니한 점,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심한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겪고, 피해자의 가족까지도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점,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기까지 피해자와 합의하지 아니한 점, 피해자가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이 사건 준강간치상죄의 법정형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인데, 원심이 유기징역형을 선택하고 작량감경을 한 다음 최하한인 징역 2년 6월을 선고한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과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을 참작하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는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