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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지방법원 2011.5.13. 선고 2010고정685 판결

절도

사건

2010고정685 절도

피고인

1. 한○○

주거 청주시

등록기준지 청주시

2. 오△△

주거 청주시

등록기준지 충북 청원군

3. 노◇◇

주거 충북 청원군

등록기준지 충북 청원군

4. 박♤♤

주거 충북 청원군

등록기준지 충북 청원군

5. 권□□

주거 청주시

등록기준지 상주시

검사

이현주

변호인

서원 법무법인 담당변호사 신인순(피고인 한○○, 오△△을 위하

여)

법무법인 청풍로펌 담당변호사 이태화(피고인 박♤♤를 위하여)

법무법인 청주로 담당변호사 조성훈(피고인 노◇◇, 권□□을 위

하여)

판결선고

2011. 5. 13.

주문

피고인들은 각 무죄.

피고인들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각 공시한다.

이유

1. 공소사실

피고인 한○○은 청원군청 행정과장(5급)이고, 피고인 오△△은 ○○면사무소 서무담당 행정계장(6급)으로서 전 청원군청 행정계장이었고, 피고인 노◇◇는 ○○면 면장{농업사무관(5급)}으로서 전 ○○면 면장이었고, 피고인 박♤♤는 ○○면 부면장(6급)이고, 오♧♧은 ○○면사무소 지역행정과 소속 직원(7급)이고, 피고인 권□□은 청원군청 행정직원(8급)으로서 전 ○○면사무소 지역행정과 소속 직원이었다.

청주 · 청원 통합과 관련하여 충북 청원군은 통합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었고, 이와 달리 청원청주통합군민추진위원회는 통합에 찬성하는 입장에 있으면서 청원 군민들에게 통합의 당위성을 알리는 홍보물을 배포하고 있었다.

그러자 청원군청 공무원인 피고인 한○○과 오△△은 2009. 2.경 개인 전자메일을 이용하여 청원군 내 각 읍면에 통합찬성 유인물을 수거하고 그 동향을 파악하여 보고하라는 지시를 하였으나 위 청원청주통합군민추진위원회와 주민들의 항의를 받게 되자, 2009. 3. 23.경 청원군 내 각 부읍면장들에게 '공무원들이 직접 유인물을 수거하지 말고 통합반대 모임인 청원사랑포럼을 통하거나 각 마을 이장들을 통하여 유인물을 회수하되 공무원들은 위 회수 업무를 보조해 줘라'라는 취지로 지시를 하였고, 이후에도 통합찬성측은 동향을 파악하여 보고하도록 지시하여 왔다.

그리하여 위와 같은 지시를 받은 ○○면 면장인 피고인 노◇◇와 부면장인 피고인 박♤♤는 재차 ○○면사무소 직원들인 오♧♧과 피고인 권□□ 등에게 위와 같이 지시를 하였고, 오♧♧과 피고인 권□□은 각자 맡은 지역의 이장들에게 청원청주통합군민 추진위원회에서 배포한 홍보물을 발견하면 즉시 연락하도록 협조를 요청해 놓은 상태였다.

오♧♧과 피고인 권□□은 2009. 10. 16. 15:30경 피고인 권□□의 담당 구역인 충북청원군 ○○면 ○○2리 이장 양▽▽으로부터 청원청주통합군민추진위원회에서 통합찬성 홍보 유인물을 배포하고 있다는 연락을 받고 같은 날 16:00경 오♧♧이 운전하는 **보****호 쏘나타 승용차를 함께 타고 충북 청원군 ○○면 ○○2리에 있는 ***** ** 아파트 ***동으로 갔다.

피고인 권□□은 위 **아파트 **동 ***라인 출입구에 설치된 각 세대별 우편함에 꽂혀 있던 홍보우편물 23장을 수거한 다음 오♧♧이 운전하는 위 쏘나타 승용차를 타고 ○○면사무소로 복귀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오♧♧과 공모하여 위 **아파트 ***동 ***라인에 거주하는 성명불상 주민들의 점유하에 있는 홍보우편물 23장을 절취하였다.

2. 판단

가. 인정사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 권□□은 충북 청원군 ○○면 소속 청원군청 행정직원(8급)이고, 2009. 10. 16. 15:00경 충북 청원군 ○○면 ○○2리 이장 양▽▽으로부터 양▽▽이 거주하는 *****아파트에 청원청주통합군민추진위원회에서 배포한 홍보물(이하 '이 사건 홍보물'이라고 한다)이 있으니 수거하라는 전화를 받고, 같은 ○○면 소속 지역행정과 직원(7급)인 오♧♧이 운전하는 차량을 타고, 같은 날 15:30경 위 아파트 ***호 ***라인에 가서 그곳 출입구에 설치된 각 세대별 우편함에 있던 이 사건 홍보물 중 23장을 손에 집어 든 사실, 당시 위 출입구를 지나가던 아파트 주민 이☆☆가 피고인 권□□에게 왜 우편물을 수거하느냐고 따지던 중 그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던 또 다른 주민인 아주머니가 이 사람은 공무원이라고 하면서 피고인 권□□을 출입문 밖으로 데려갔고, 피고인 권□□은 그 장소를 빠져나와 이 사건 홍보물 23장을 소지한 채 오♧♧의 차량을 타고 ○○면사무소로 돌아간 사실, 이☆☆는 위 우편함에 꽂혀 있는 이 사건 홍보물을 꺼내어 그 내용을 확인하고 그곳에 기재되어 있는 청주청원통합군민추진위원회에 연락을 하여 위와 같은 수거를 알린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나. 이 사건 홍보물 23장이 절도죄의 객체가 되는지 여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정 즉, 청원청주통합군민추진위원회는 2009. 9. 16. 오후 무렵 통합을 찬성하는 내용이 기재된 이 사건 홍보물을 대행사를 통해 위 아파트의 우편함에 각 배포한 점, 피고인 권□□은 위 우편물의 배포 직후 그 아파트에 거주하는 이장인 양▽▽으로부터 홍보물을 회수하라는 전화를 받고 바로 현장으로 출동하여 1시간도 안되어 위 아파트에 도착한 점, 이☆☆는 피고인 권□□이 우편함 중간쯤에 서서 이 사건 홍보물 중 일부를 우편함에서 꺼내는 것을 목격하였는데, 우편함 전체로 보았을 때 안쪽에서 그곳까지의 각 우편함 속에서는 이 사건 홍보물이 모두 없었고, 그곳에서 바깥쪽까지의 각 우편함에는 이 사건 홍보물들이 그대로 있었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당시는 오후 3시에서 4시 사이로 아파트 주민의 이동이 그다지 많지 않은 시간이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권□□은 개개의 우편함 안에서 이 사건 홍보물을 꺼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인 권□□이 가져간 이 사건 우편물 23장은 절도의 객체가 된다.

다. 이 사건 우편물이 무주물인지 여부

위 아파트의 출입구에 설치된 각 세대별 우편함 속의 우편물은 그 함에 투입되는 순간부터 각 세대의 주민에게 점유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 권□□이 가져간 이 사건 우편물 23장은 각 세대별 우편함 속에 들어 있던 것으로, 타인이 점유하고 있는 물건이라고 할 것이다.

라. 피고인 권□□ 등에게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는지 여부

불법영득의사는 권리자를 배제하고 타인의 물건을 자기의 소유물과 같이 그 경제적 용법에 따라서 이용하고 처분할 의사를 말하는바,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인 권□□은 이 사건 홍보물을 수거하여 폐기하려고 가져갔던 것이고, 피고인 권□□이 수거한 이 사건 홍보물 23장은 오♧♧이 각봉투에 넣어 캐비넷에 보관하였던 점, 이 사건 이전에도 수거된 홍보물 등은 오♧♧ 등이 보관하고 있다가 폐기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권□□, 오♧♧ 등에게 이 사건 홍보물 23장에 대하여 손괴의 고의가 있었을 지언정, 그 홍보물을 그 경제적 용법에 따라 이용하고 처분할 불법영득의사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피고인 권□□ 등에게 불법영득의 사가 있었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마. 피고인들에 대한 결론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인 권□□에게 이 사건 홍보물에 대한 불법영득의사가 있다고 볼 수 없어 피고인 권□□이 이 사건 홍보물 23장에 대한 절도죄를 저질렀다고 인정할 수 없고, 나아가 피고인 권□□과 공모하여 절도범행을 저질렀다는 피고인 한○○, 오△△, 노◇◇, 박♤♤도, 나머지 점에 대하여 살펴볼 필요 없이 피고인 권□□과 공모하여 이 사건 홍보물 23장에 대한 절도 범행을 저질렀음을 인정하기 어려우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 따라서 위 각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들에 대하여 모두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피고인들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각 공시한다.

판사

판사 방선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