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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2. 5. 10. 선고 2000도1956 판결

[군사기밀보호법위반][공2002.7.1.(157),1436]

판시사항

[1] 군사기밀보호법상 '군사기밀'의 의미

[2] 탄약지원반장이 누설한 탄약확보계획량이 군사기밀에 해당한다고 보아 군사기밀보호법위반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을 군사기밀보호법상 군사기밀 해당 여부에 대한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있다는 이유로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1] 군사기밀보호법 제2조는 이 법에서 군사기밀이라 함은 일반인에게 알려지지 아니한 것으로서 그 내용이 누설되는 경우 국가안전보장에 명백한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군 관련 문서, 도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 또는 물건으로서 군사기밀이라는 뜻이 표시 또는 고지되거나 보호에 필요한 조치가 행하여진 것과 그 내용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제3조 제1항은 군사기밀은 그 내용이 누설되는 경우 국가안전보장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에 따라 Ⅰ급비밀, Ⅱ급비밀, Ⅲ급비밀로 등급을 구분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조 제2항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군사기밀의 등급구분에 관한 세부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에 따라 같은법시행령 제3조는 군사기밀 중 누설될 경우 국가안전보장에 치명적인 위험을 초래할 것으로 명백히 인정되는 가치를 지닌 것을 군사Ⅰ급비밀로, 군사기밀 중 누설될 경우 국가안전보장에 현저한 위험을 초래할 것으로 명백히 인정되는 가치를 지닌 것을 군사Ⅱ급비밀로, 군사기밀 중 누설될 경우 국가안전보장에 상당한 위험을 초래할 것으로 명백히 인정되는 가치를 지닌 것을 군사Ⅲ급비밀로 그 등급을 구분하고, 그 등급구분에 관한 세부기준은 [별표 1]로 정하고 있으며, 위 법은 그 제12조, 제13조에서 군사기밀을 타인에게 누설한 자에 대하여 그 처벌규정을 마련해 두고 있는바, 군사기밀보호법의 입법취지상 위 소정의 군사기밀 중 일부를 누설한 자를 위 처벌규정에 의하여 처벌하기 위하여는 그 누설된 부분이 일반인에게 알려지지 아니한 것으로서 누설된 부분만으로도 국가안전보장에 명백한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야 한다.

[2] 탄약지원반장이 누설한 탄약확보계획량이 군사기밀에 해당한다고 보아 군사기밀보호법위반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을 군사기밀보호법상 군사기밀 해당 여부에 대한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있다는 이유로 파기한 사례.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법무법인 와이비엘 (담당변호사 윤치영 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원심의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1996. 2.경부터 1997. 5. 31.경까지 군 탄약지원사령부 탄약지원반장으로 근무하면서 업무상 군사Ⅱ급비밀인 '1998-2002 국방중장기계획' 등의 내용이 포함된 '탄약현황철'을 취급하다가 현재 군납무역대리점인 공소외 1 주식회사에서 이사로 근무하는 자인바, 1997. 3. 13. 부산 남구 대연동 소재 육군 군수사령부 탄약지원반 사무실에서 피고인의 책상서랍 속에 보관중인 '탄약현황철'을 꺼내어 그 중 군사Ⅱ급비밀인 '1998-2002 국방중장기계획'의 비밀내용인 사담(SADARM)탄약의 2001년도, 2002년도 각 확보계획량을 메모지에 적은 다음, 같은 달 14.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공소외 1 주식회사 사무실에서 위 메모지에 적은 군사Ⅱ급비밀 내용인 사담탄약의 2001년도, 2002년도 각 확보계획량을 포함하는 '사담탄약사업계획'이라는 보고서를 만들어 위 회사 사장 홍걸희와 부사장 권희용에게 보고하여 업무상 군사기밀을 취급하는 자가 업무로 인하여 점유한 군사기밀을 누설하고, 같은 해 5. 22. 서울 용산구 소재 합동참모본부 탄약과 사무실에서 합동참모본부 탄약과 지상탄약담당 중령 이재열에게 2003년도 사담탄약 확보계획량을 알려 달라고 부탁하여 동인이 군사Ⅲ급비밀인 '전군 탄약지원 및 저장능력 검토결과'를 보고 그 비밀내용인 2003년도 사담탄약 확보계획량을 말해주자 이를 받아 적은 다음, 같은 날 위 회사 사무실에서 군사Ⅲ급비밀 내용인 사담탄약의 2003년도 확보계획량을 포함하여 '합참 방문 결과 보고'라는 보고서를 만들어 같은 달 23. 위 회사 사무실에서 이를 위 권희용에게 보고하여 군사기밀을 탐지한 자가 이를 타인에게 누설하고, 1998. 1. 22. 위 회사 사무실에서 위 군사Ⅱ급비밀인 사담탄약의 2001년도, 2002년도 각 확보계획량 및 위 군사Ⅲ급비밀인 사담탄약의 2003년도 확보계획량을 포함하여 '1998 사담사업추진계획'이라는 보고서를 작성한 다음, 이를 위 회사 심정희 대리에게 건네주어 그녀로 하여금 이를 위 회사의 해외협력사인 ⅡC사 최기경에게 발송토록 하여 업무상 군사기밀을 취급하였던 자가 업무로 인하여 점유한 군사기밀을 타인에게 누설함과 동시에 군사기밀을 탐지한 자가 이를 타인에게 누설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판시 증거들을 채택하여 피고인에 대한 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피고인을 군사기밀보호법 제13조 제1항, 제12조 제1항에 정한 형으로 처단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가. 군사기밀보호법 제2조는 이 법에서 군사기밀이라 함은 일반인에게 알려지지 아니한 것으로서 그 내용이 누설되는 경우 국가안전보장에 명백한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군 관련 문서, 도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 또는 물건으로서 군사기밀이라는 뜻이 표시 또는 고지되거나 보호에 필요한 조치가 행하여진 것과 그 내용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제3조 제1항은 군사기밀은 그 내용이 누설되는 경우 국가안전보장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에 따라 Ⅰ급비밀, Ⅱ급비밀, Ⅲ급비밀로 등급을 구분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조 제2항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군사기밀의 등급구분에 관한 세부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에 따라 같은법시행령 제3조는 군사기밀 중 누설될 경우 국가안전보장에 치명적인 위험을 초래할 것으로 명백히 인정되는 가치를 지닌 것을 군사Ⅰ급비밀로, 군사기밀 중 누설될 경우 국가안전보장에 현저한 위험을 초래할 것으로 명백히 인정되는 가치를 지닌 것을 군사Ⅱ급비밀로, 군사기밀 중 누설될 경우 국가안전보장에 상당한 위험을 초래할 것으로 명백히 인정되는 가치를 지닌 것을 군사Ⅲ급비밀로 그 등급을 구분하고, 그 등급구분에 관한 세부기준은 [별표 1]로 정하고 있다.

그리고 위 법은 그 제12조, 제13조에서 군사기밀을 타인에게 누설한 자에 대하여 그 처벌규정을 마련해 두고 있다.

나. 그런데 군사기밀보호법의 입법취지상 위 소정의 군사기밀 중 일부를 누설한 자를 위 처벌규정에 의하여 처벌하기 위하여는 그 누설된 부분이 일반인에게 알려지지 아니한 것으로서 누설된 부분만으로도 국가안전보장에 명백한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야 할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에 있어서 피고인이 누설한 '사담탄약의 확보계획량 2001년도 0000발, 2002년도 0000발, 2003년도 0000발'은 군사Ⅱ급비밀인 '1998-2002 국방중장기계획' 문서(위 문서는 10권의 책으로 이루어져 있다)와 군사Ⅲ급비밀인 '전군 탄약지원 및 저장능력 검토결과' 문서의 내용 중 일부이기는 하나, 위 탄약 확보계획량의 누설로 인하여 외부에 알려지는 사실은 각 연도별로 확보계획된 사담탄약의 개수에 불과하여 군사Ⅱ급비밀인 '1998-2002 국방중장기계획' 및 군사Ⅲ급비밀인 '전군 탄약지원 및 저장능력 검토결과'의 나머지 부분과의 유기적인 관련하에서 갖는 군사기밀로서의 내용과 가치에 비하여 그 비밀로서의 내용과 가치의 정도가 저하되었다 할 것인바, 원래 2001년도, 2002년도 사담탄약확보계획량은 피고인 소속 부대에서 평소 업무와 관련하여 위 '1998-2002 국방중장기계획' 중 극히 일부분을 부분적, 단편적으로 발췌하여 작성한 '탄약현황철'에 포함되어 있던 것으로서 위 탄약현황철은 정식 비문으로 등재조차 되지 않은 문서인 점, 2003년도 사담탄약확보계획량 또한 위 2001년도, 2002년도 사담탄약확보계획량과 같은 정도의 비밀가치를 가지는 것으로 보여지는 점, 비록 이 사건 범행 이후이기는 하나 국방부는 국방 투자사업과 관련된 비밀이 전반적으로 과도하게 분류되었다는 판단하에 투자사업 관련 비밀분류기준을 재정립하여 투자사업관련정보 공개확대시행지침(1999. 7. 1. 시행예정)을 마련하였는데, 위 지침에 따르면 투자사업 관련 문서는 일반으로 분류하되, 단 누설될 경우 국가안전보장에 명백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비밀로 분류하고, 비밀로 분류할 사항 중에서 부분적, 단편적으로 발췌하여 내용과 가치의 정도가 저하되었으나, 대외 노출시 군사상 유해한 내용과 의사결정 이전 실무검토 내용 등 직무수행을 위하여 일시적으로 누설방지를 요하는 내용의 문서는 이를 대외비로 분류하도록 하고, 투자사업의 획득계획과 관련된 사항인, 개별장비명, 총소요량, 사업기간, 일반적인 성능 및 제원, 연도별 물량과 자금 등은 일반으로 분류하도록 정하고 있는 점, 군사기밀보호법 등 관련규정에서 정하고 있는 군사기밀의 등급구분에 관한 기준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누설한 위 탄약확보계획량은 군사Ⅱ급 또는 Ⅲ급비밀의 기준에 못 미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보여지고, 그렇다면 위 누설 내용은 실질적으로 군사기밀보호법 소정의 군사기밀에 해당되지 아니할 여지도 있다고 할 것이다.

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이 누설한 위 탄약확보계획량이 군사기밀보호법상 군사기밀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그 누설 내용이 군사기밀보호법 소정의 군사기밀에 해당한다고 속단하여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잘못을 범하였거나 군사기밀보호법 소정의 군사기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다 할 것이고,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이를 고등군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송진훈(재판장) 변재승 윤재식(주심) 이규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