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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_flag_2수원지방법원 2018. 5. 29. 선고 2018노906 판결

[준강제추행][미간행]

피고인

피고인

항소인

피고인

검사

김호정(기소), 이재표(공판)

변호인

변호사 김칠하 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피해자는 이 사건 당시 심신상실 상태에 있지 않았다. 피고인에게는 피해자가 심신상실 상태에 있음을 인식하고서 이를 이용하여 추행한다는 고의가 없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0월,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 40시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7. 2. 24. 02:45경 안양시 (주소 생략)에 있는 ‘○○○ 모텔’ 311호에서 술에 취하여 심신상실 상태에 있는 피해자 공소외 1(여, 18세)을 침대에 눕힌 후, 피해자의 상의와 브래지어, 팬티를 벗기고 피해자에게 키스하고 손으로 피해자의 가슴을 만져 피해자의 심신상실의 상태를 이용하여 추행을 하였다.

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해자가 이 사건 당시 심신상실의 상태에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피고인이 피해자가 심싱상실 상태에 있음을 인식하고서 이를 이용하여 즉 준강제추행의 고의를 가지고 피해자를 추행하였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이 되었다고 볼 수 없다.

① ‘○○○ 모텔’ 내외부에 설치된 CCTV의 사진 및 영상에 의하면, 피해자가 피고인과 함께 ‘○○○ 모텔’ 1층 계단 출입구로 걸어가는 모습, 피고인과 피해자가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고 계단으로 카운터가 있는 3층 출입구로 들어오는 모습, 피고인이 카운터로 다가가 계산을 하는 동안 피해자 혼자 3층 출입구 부근에 서 있다가 피고인과 함께 걸어서 객실로 이동하는 모습이 확인된다. 위 영상에서는 피해자가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비틀거리거나 피고인이 피해자를 부축하는 모습은 확인되지 않고, 오히려 피해자가 모텔 1층에서 카운터가 있는 3층까지 계단으로 이동하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바, 피해자가 정신을 잃었다거나 심신상실 상태에 이르렀다고 단정할 만한 장면은 없다.

② 피고인은 피해자를 ‘△△△△ 빌딩’ 1층에서 만난 후 피해자의 외투나 소지품을 찾기 위하여 위 빌딩 2층부터 5층까지 사이에 있는 술집들을 함께 둘러보았다고 주장하고 있고, 위 빌딩에 있는 ‘□□□□’ 및 ‘◇◇◇◇’의 종업원이 피고인과 피해자가 가게에 왔던 것을 목격하였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제출하였다. ‘내사보고(피해자를 목격한 ☆☆☆☆☆ 직원의 진술)’ 역시 피해자가 가게에 들어와 주위를 서성거리며 일행을 찾기에 피해자에게 “여기에 아무도 없어요. 옆집에서 술 마신 것 같은데 옆 가게로 가보세요.”라고 말을 했고, 당시 피해자가 술에 많이 취해 보이지는 않았다는 것으로, 피고인의 주장에 부합한다.

③ 이 사건 당시 ‘○○○ 모텔’ 카운터에서 근무한 증인 공소외 2는 당심에서 ‘피해자가 술에 취했으면 고개를 수그린다든지 자세가 그럴 텐데 그냥 반듯하게 서 있었고, 모텔 객실로 둘이 나란히 편안하게 들어갔다. 비틀거리는 모습을 전혀 보지 못했다. 조금 후에 경찰관들이 와서 객실 인터폰으로 피해자의 이름을 물었는데, 전화기 너머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이름을 묻고 피해자가 직접 자신의 이름을 또박또박 말하는 소리를 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④ 피해자는 친구와 함께 술을 마시고 노래방으로 이동한 것은 기억하지만, 그 이후의 일은 노래방에서 나와서 피고인을 만난 상황조차도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하고 있다. 그런데 피해자가 술에 취하여 심신상실 상태에 있었다면 피고인이 그러한 상태의 피해자를 데리고 여러 층에 위치한 술집들을 돌아다니거나, 모텔 1층에서 3층까지 계단으로 이동하는 것은 용이해 보이지 않는다.

⑤ 피해자가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스스로 행동한 부분도 기억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소위 ‘블랙아웃’).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의 요지는 제2의 가.항 기재와 같고, 제2의 나.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 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송승우(재판장) 이소진 권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