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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7. 9. 6. 선고 2005두13964 판결

[부당이득금징수처분취소][미간행]

판시사항

[1] 구 약사법 제23조 제1항 , 제23조의2 제1항 각 조문에 규정된 동의의 의미 및 의약품별로 이루어지는 포괄적인 동의가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2] 약사가 처방전별로 이루어진 개별적ㆍ구체적인 사전 동의 없이 의약품별로 이루어진 포괄적인 사전 동의만에 근거하여 약제의 지급을 하고 보험급여비용을 받은 경우, 국민건강보험법 제52조 제1항 에 규정된 부당이득의 징수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명현)

피고, 상고인

국민건강보험공단 (소송대리인 변호사 안선영)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 및 제2점에 대하여

구 약사법(2001. 8. 14. 법률 제651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약사법’이라 한다) 제23조 제1항 은 “약사 또는 한약사는 그 처방전을 발행한 의사ㆍ치과의사ㆍ한의사 또는 수의사의 동의 없이 처방을 변경하거나 수정하여 조제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고, 약사법 제23조의2 제1항 은 “약사는 의사 또는 치과의사가 상용처방의약품목록의 의약품을 처방한 경우에는 그 처방전을 발행한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동의 없이 다른 의약품으로 대체하여 조제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의사와 약사가 환자 치료를 위한 역할을 분담하여 처방 및 조제 내용을 서로 점검ㆍ협력함으로써 불필요하거나 잘못된 투약을 방지하고, 의사의 처방전을 공개함으로써 환자에게 처방된 약의 정보를 알 수 있게 하려는 의약분업 제도의 목적 및 취지, 이를 달성하기 위한 약사법의 관련 규정, 국민건강에 대한 침해 우려, 약화(약화) 사고의 발생가능성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위 각 조문에 규정된 동의는 변경ㆍ대체조제 이전에 처방전별로 이루어지는 개별적ㆍ구체적인 동의만을 의미하고, 의약품별로 이루어지는 포괄적인 동의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원심은 제1심판결의 이유를 인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가 비록 이 사건 변경ㆍ대체조제시마다 일일이 처방전을 발행한 의사이자 친형인 소외인의 사전 동의를 받았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원고와 소외인의 관계 등에 비추어 보면 소외인이 이 사건 변경ㆍ대체조제에 대하여 판시 각 의약품별로 포괄적으로 사전에 동의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소외인이 처방전에 기재한 의약품만으로 조제하도록 하는 등의 특별한 소견을 기재하지 아니한 이상 원고로서는 위와 같이 변경ㆍ대체조제에 대하여 동의를 받은 의약품으로 이 사건 변경ㆍ대체조제를 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앞서 본 법리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변경ㆍ대체조제의 대상이 된 의약품에 대하여 소외인으로부터 위와 같이 포괄적인 사전 동의를 받은 것만으로는 약사법 제23조 제1항 제23조의2 제1항 에 규정된 적법한 동의를 받았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와 달리 원고의 이 사건 변경ㆍ대체조제가 적법한 동의를 받은 것이어서 허용된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는바,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약사법 제23조 제1항 제23조의2 제1항 에 규정된 동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러한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이 점을 지적하는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구 국민건강보험법(2002. 12. 18. 법률 제679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국민건강보험법’이라 한다) 제52조 제1항 은 “공단은 사위 기타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를 받은 자 또는 보험급여비용을 받은 요양기관에 대하여 그 급여 또는 급여비용에 상당하는 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징수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국민건강보험법 제39조 제1항 제2호 에 규정된 요양급여로서의 약제의 지급은 약사법 등 관계 규정에 따라 행하여질 것을 당연한 전제로 하고 있으며, 약사법이 처방전을 발행한 의사의 동의 없는 변경ㆍ대체조제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약사에 대하여 형사처벌을 하는 규정을 두고 있는데, 의사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경우에 그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변경ㆍ대체조제한 약제를 지급하는 것은 현행 의약분업 제도의 본지에 반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약사가 처방전별로 이루어진 개별적ㆍ구체적인 사전 동의 없이 의약품별로 이루어진 포괄적인 사전 동의 만에 근거하여 약제의 지급을 하고 보험급여비용을 받은 때에는 국민건강보험법 제52조 제1항 에 규정된 부당이득의 징수 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와 달리 이러한 원고의 행위가 위 조문에 규정된 부당이득의 징수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보았는바,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국민건강보험법 제52조 제1항 에 규정된 ‘사위 기타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비용을 받은 경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러한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이 점을 지적하는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도 이유 있다.

3.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현철(재판장) 양승태 김지형(주심) 전수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