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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6. 9. 20. 선고 94다52881 판결

[손해배상(기)][공1996.11.1.(21),3101]

판시사항

일부 조합원이 출자자금 마련을 위해 조합재산을 담보로 제공하였다가 경매로 인해 그 소유권이 상실된 경우, 다른 조합원이 개인 자격에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동업계약에 따라 각자의 출자금으로 공동으로 매수한 부동산은 조합재산이고 일부 조합원이 출자자금 마련을 위해 그 조합재산을 담보로 제공하였다가 경매로 인하여 소유권을 상실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손해를 입은 것은 조합재산을 상실한 조합체이므로 위 담보제공행위를 일부 조합원 및 피해자 조합원 사이의 개인적 이익을 위한 개인간의 거래에 불과하다고 할 수 없으며, 이로 인하여 피해자 조합원이 그 부동산에 대한 합유지분을 상실하였다고 하여도 이는 개인으로서 입은 손해가 아니라 조합원의 지위에서 입은 손해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결국 피해자 조합원으로서는 조합관계를 벗어난 개인의 지위에서 손해배상을 구할 수는 없다.

원고,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서초법무법인 담당변호사 박상기 외 3인)

피고,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배만운)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은 그 채용 증거에 의하여, 원고와 피고 및 제1심 공동피고 소외 1의 3인은 1990. 10.경 원고 4분의 1, 피고 4분의 3 중 256.55분의 104, 위 소외 1 4분의 3 중 256.55분의 152.55의 각 지분 비율로 출자하여 그 출자금으로 소외 2 소유의 이 사건 부동산을 공동으로 매수하여 이를 임대하거나 전매하여 그 수입을 각 지분비율에 따라 분배하기로 하는 내용의 동업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부동산을 매매대금 1,150,000,000원에 매수하여 원고는 자신의 지분비율에 따른 금 287,500,000원을 출자하고, 피고와 위 소외 1은 그 나머지 매매대금 중 위 부동산을 임차중이던 자들에 대한 임차보증금 52,300,000원의 채무를 인수한 나머지 금액을 출자하고, 1990. 10. 28. 편의상 위 3인 및 소외 1의 처남인 소외 3의 명의로 각 4분의 1 비율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후, 위 소외 1에게 부동산의 임대 등 관리업무를 집행하게 하면서 원래의 지분비율에 따라 비용을 염출하여 공장건물을 증축하거나 임대료 수입을 분배하도록 하였으며, 이에 앞서 피고와 소외 1은 위 매수자금을 출자할 당시 소외 4로부터 금 600,000,000원을 차용하면서 원고 모르게 위 소외 2의 승낙을 받아 1990. 10. 21. 이 사건 부동산에 채권최고액 금 750,000,000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주고 그 차용금은 피고가 금 150,000,000원, 소외 1이 금 450,000,000원을 각 출자자금으로 사용하였는데, 위 소외 4의 상환독촉을 받게 되자 다시 주식회사 새서울상호신용금고(후에 주식회사 신은상호신용금고로 상호변경됨)로부터 대출을 받으면서 원고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면 그 대출원리금을 차질 없이 상환하겠다고 거짓말하여 이에 속은 원고의 승낙을 받아 1991. 7. 4. 채무자를 피고로 한 채권최고액 375,000,000원, 채무자를 위 소외 3으로 한 채권최고액 600,000,000원의 각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주고 합계 금 650,000,000원을 대출받아, 그 중 피고는 금 140,000,000원을, 소외 1은 금 510,000,000원을 각 사용하고서도 그 대출원리금을 제대로 상환하지 않음으로써 결국 위 금고의 경매신청에 따라 경매절차가 진행된 결과 1993. 3. 19. 소외 5에게 경락되어 그 소유권을 상실하게 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조합의 기본재산이 멸실되어 조합의 목적달성이 불가능하게 된 경우 조합원 사이의 거래로 인한 채권채무를 비롯한 조합재산은 원칙적으로 조합의 해산 및 청산절차에 따라 처리되어야 할 것이지만, 조합원 개인의 이익을 위하여 그 자신의 계산으로 한 개인적 거래로 인한 채권채무의 경우에는 조합의 해산 및 청산절차와 상관없이 당해 조합원들 사이에서 개별적으로 처리되어야 할 것이라고 전제하고,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위 소외 1과 함께 동업계약에 따른 개인적인 출자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다른 조합원인 원고를 속여 조합재산인 이 사건 부동산 전부에 관하여 근저당권을 설정하고도 그 피담보채무를 제대로 변제하지 아니함으로써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원고의 합유지분을 상실하게 한 것이므로, 이는 조합원인 원·피고나 소외 1 개인의 이익을 위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한 개인적 거래에 불과하여 이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배상채권은 조합의 해산 및 청산절차와는 상관없이 개별적으로 처리되어야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 및 소외 1은 각자 원고에게 위 불법행위로 인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합유지분 상실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이 수긍할 수 없다.

(1) 원심이 들고 있는 증거들을 살펴보아도 피고와 위 소외 1이 당초부터 그 판시와 같이 원고를 기망하여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도록 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뚜렷한 증거를 찾아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피고에 대하여 기망에 의한 불법행위의 책임을 인정하였음은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거나 증거 없이 채증법칙에 위반하여 사실을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가 있다.

(2) 한편 원심이 그 인정 사실에 의하여 판단한 바와 같이, 원·피고와 소외 1의 3인이 동업계약에 따라 각자의 출자금으로 이 사건 부동산을 공동으로 매수한 것이라면 이 사건 부동산은 조합재산이라 할 것이고, 그 조합재산이 담보로 제공되었다가 경매로 인하여 소유권을 상실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손해를 입은 것은 조합재산을 상실한 조합체라고 할 것이므로, 위 담보제공행위를 피고와 소외 1 및 원고 사이의 개인적 이익을 위한 개인간의 거래에 불과하다고 할 수 없는 것이며, 이로 인하여 원고가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합유지분을 상실하였다고 하여도 이는 원고가 개인으로서 입은 손해가 아니라 조합원의 지위에서 입은 손해에 지나지 아니하는 것이므로, 결국 원고로서는 조합관계를 벗어난 개인의 지위에서 손해배상을 구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이 위와 같은 판단하에 조합원이 아닌 개인의 지위에서 구하는 원고의 청구를 그대로 인용한 것은 조합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도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천경송(재판장) 안용득 신성택(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