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보(제230호)]
가. 리베이트를 수수한 의료인을 처벌하도록 한 의료법(2010. 5. 27. 법률 제10325호로 개정된 것) 제88조의2 전문 중 비급여대상인 의료기기와 관련된 의료인에 대하여 징역형에 처하는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나. 이 사건 법률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가. 비급여대상인 의료기기의 경우에도 요양급여 대상인 의료기기와 마찬가지로 그 유통 과정에서 리베이트가 발생하면 보건의료시장에서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확보할 수 없게 되어 의료기기 가격이 인상되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환자에게 전가되어 의료서비스의 질적 수준이 떨어지게 되는 점을 고려하면, 비급여대상인 의료기기와 관련하여 의료법 제23조의2 제2항 본문을 위반한 의료인을 요양급여 대상인 의료기기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한 것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나. 이 사건 법률조항은 리베이트를 금지함으로써 의료기기 가격이 인상되고 환자에게 그 비용이 부당하게 전가되는 것을 방지하고,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 국민 보건에 기여하는 한편, 보건의료시장에서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확보하여 의료기기 유통질서를 투명화하기 위한 것이므로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징역형이라는 제재방법은 리베이트를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 위반행위에 대한 처벌수위에 있어서도 구성요건이 까다로운 기존의 다른 형사처벌 규정에 비해서도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고, 징역형을 규정하면서 벌금형도 선택적으로 규정하고 있어 지나치게 과중한 형벌을 규정하고 있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침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되므로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의료법(2010. 5. 27. 법률 제10325호로 개정된 것) 제88조의2 전문 중 비급여대상인 의료기기와 관련된 의료인에 대하여 징역형에 처하는 부분
헌재 1992.4. 8. 90헌바24 , 판례집 4, 225, 230
헌재 2002.7.18. 99헌마574 , 판례집 14-2 29, 40
헌재 2004.10.28. 선고 2002헌바41 , 판례집 16-2하 138, 149∼150
헌재 2008.4.24. 2007헌마1456 , 판례집 20-1상, 720, 733
헌재 2011.11.24. 2010헌가42 , 판례집 23-2하, 159, 168
헌재 2015.2.26. 2013헌바374 , 공보 222, 408
청 구 인이○규대리인 법무법인 의성담당변호사 이동필 외 4인변호사 이명웅
당해사건청주지방법원 2013고단1421 의료법위반
의료법(2010. 5. 27. 법률 제10325호로 개정된 것) 제88조의2 전문 중 비급여대상인 의료기기와 관련된 의료인에 대하여 징역형에 처하는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의료인으로서, 2011. 10. 4.경부터 2013. 7. 8.경 사이에 의료기기 판매·임대회사의 대표와 이사로부터 비급여대상 의료기기인 메디○○ 등에 대한 납품 대가 명목으로 20회에 걸쳐 3억 5,045만 원을 지급받음으로써 의료기기 판매업자 또는 임대업자로부터 의료기기 채택·사용유도 등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제공되는 금전을 수수하였다는 취지의 의료법위반죄로 2013. 3. 15. 기소되었다.
나.청구인은 1심 재판 계속 중 의료법 제88조의2, 제23조의2 제2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14. 6. 17. 청주지방법원에서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의 유죄판결(2013고단1421)과 함께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에 대한 기각결정을 받자(2014초기368), 2014. 7. 23.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의료법 제23조의2 제2항 및 제88조의2”를 심판대상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의료법 제88조의2 후문은 몰수, 추징에 관한 규정으로서 이 사건과 관련이 없다.
또한 청구인은 청구이유에서, 의료법 제23조의2 제2항 자체의 위헌성에 대하여는 아무런 주장을 하지 않으면서, 의료법 제88조의2에 대하여는, 의료기기에는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 대상인 의료기기와 요양급여 대상에서 제외되는(비급여대상) 의료기기가 있는데,
그 납품 등과 관련하여 같은 법 제23조의2 제2항을 위반한 의료인을 처벌함에 있어 양자를 구별하지 아니하고 비급여대상인 의료기기와 관련된 의료인에 대하여도 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은 위헌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의료법 제23조의2 제2항은 심판대상에서 제외하고, 심판대상은 의료인인 청구인과 관련이 있는 의료법 제88조의2 전문 중 비급여대상인 의료기기와 관련된 의료인에 대하여 징역형에 처하는 부분으로 한정함이 상당하다.
결국 이 사건 심판대상은 의료법(2010. 5. 27. 법률 제10325호로 개정된 것) 제88조의2 전문 중 비급여대상인 의료기기와 관련된 의료인에 대하여 징역형에 처하는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고,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제88조의2(벌칙) 제23조의2를 위반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 경우 취득한 경제적 이익 등은 몰수하고, 몰수할 수 없을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한다.
[관련조항]
제23조의2(부당한 경제적 이익등의 취득 금지) ② 의료인, 의료기관 개설자 및 의료기관 종사자는 「의료기기법」제6조에 따른 제조업자, 같은 법 제15조에 따른 의료기기 수입업자, 같은 법 제17조에 따른 의료기기 판매업자 또는 임대업자로부터 의료기기 채택·사용유도 등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제공되는 경제적 이익 등을 받아서는 아니 된다. 다만, 견본품 제공 등의 행위로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범위 안의 경제적 이익등인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3. 청구인의 주장 요지
가.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규정한 ‘의료기기’에는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 대상인 의료기기와 요양급여에서 제외되는 ‘비급여대상’인 의료기기가 모두 포함되어 있는데,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별표 2에서 규정하고 있는 ‘비급여대상’인 의료기기의 경우에는 의사와 환자와의 사적 계약을 통하여 거래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 비용 부담을 환자 본인이 전액 부담하여 국민건강보험 재정을 악화시킬 우려가 없고, 소비자에 대한 비용 전가가 없으며, 소비자의 선택권도 보장되어 있는 등 양자가 본질적으로 다름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법률조항이 의료법 제23조의2 제2항을 위반한 의료인을 처벌함에 있어서, 양자를 구별하지 아니하고 ‘비급여대상’인 의료기기와 관련된 의료인에 대하여도 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은 평등의 원칙에 위반된다.
나.‘비급여대상’인 의료기기와 관련된 위반행위의 경우 의약품이나 ‘요양급여’ 대상인 의료기기와 관련된 위반행위에 비하여 그 가벌성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법률조항이 ‘비급여대상’인 의료기기와 관련된 의료인에 대하여도 면허가 취소되는 징역형까지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청구인의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
4. 판 단
가. 이 사건의 쟁점
청구인의 위 주장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의 쟁점은 의료인이 의료기기 제조업자 등으로부터 비급여대상인 의료기기를 공급받으면서 의료기기 채택·사용유도 등 판매촉진 목적으로 제공되는 경제적 이익 등(리베이트)을 받은 경우에 있어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요양급여 대상인 의료기기의 경우와 달리 취급하지 아니하고 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평등의 원칙에 위반되고,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청구인은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금고 이상의 형이 선고될 경우 의료법 제65조 제1항에 따라 면허가 필요적으로 취소되므로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주장도 하고 있으나, 이러한 주장은 청구인에 대하여 의료법위반으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를 전제로 한 것인데, 청구인의 형사사건은 현재 진행 중에 있을 뿐만 아니라 청구인에 대하여 의료법위반으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 보건복지부장관이 의료법 제65조 제1항에 따라 면허를 취소하는 경우에 비로소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고, 의료법 제65조 제1항은 당해 형사사건에서 재판의 전제가 되는 조항도 아니므로, 위 주장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나. 건강보험급여체계
(1) 보험급여의 내용
국민건강보험법은 국민의 질병·부상에 대한 예방·진단·치료·재활과 출산·사망 및 건강증진에 대하여 보험급여를 실시함으로써 국민보건 향상과 사회보장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제1조).
여기서 보험급여란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는 가입자 및 피부양자의 예방·진단·치료·재활과 출산·사망
및 건강증진에 대하여 법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험자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각종 형태로 보험가입자에게 실시하는 의료서비스를 말한다.
국민건강보험법은 보험급여의 내용으로서, 요양급여, 요양비, 본인부담액 보상금, 임신·출산진료비, 장애인 보장구급여비, 건강검진 등을 나열하고 있고, 요양급여의 대상에 대해서도 상세히 규정하고 있으며, 요양급여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항을 ‘비급여대상’이라고 하여 별도로 규정하고 있다. 한편 국민건강보험법 등에 규정되어 있지는 아니하나, 요양기관에서 진료 비용을 임의로 환자에게 부담시킨 경우를 ‘임의 비급여’라고 한다.
(2) 요양급여
요양급여는 피보험자의 질병, 부상, 출산 등에 대하여 진찰, 약제, 처치·수술, 입원, 간호, 이송 행위 등을 하는 것을 말하고(국민건강보험법 제41조 제1항), 요양급여의 방법, 절차, 범위 및 상한 등 요양급여의 기준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도록 되어 있으며(국민건강보험법 제41조 제2항), 그에 따라 제정된 보건복지부령이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이다.
위 규칙 제8조 제1항에 의하면 요양급여의 범위는 요양급여행위(행위), 약제(의약품) 및 치료재료이다. 위 규칙 제8조 제2항에 따라 보건복지부장관은 행위, 약제 및 치료재료 별로 급여목록표로 정하여 고시하도록 되어 있고,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고시로「건강보험 행위 급여·비급여 목록표 및 급여 상대가치점수」, 「약제 급여목록 및 급여 상한금액표」,「치료재료 급여·비급여 목록 및 급여상한금액표」 등이 제정되어 있다.
(3) 비급여대상
보건복지부장관은 요양급여의 기준을 정할 때 업무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질환, 그 밖에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사항은 요양급여의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고(국민건강보험법 제41조 제3항), 이에 따라 요양급여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항을 ‘비급여대상’이라고 한다(‘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제9조 제1항).
요양급여 대상에서 제외되는 비급여대상은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별표 2에서 규정하고 있으며, 주요항목은 ① 업무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경우, ② 신체의 필수 기능개선 목적이 아닌 경우, ③ 예방진료로서 질병·부상의 진료를 직접 목적으로 아니하는 경우, ④ 보험급여시책상 요양급여로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 및 그 밖에 건강보험급여 원리에 부합하지 아니하는 경우 등이다. 이처럼 비급여대상도 요양급여와 마찬가지로 그 기준이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해져 있어 ‘법정 비급여’라고 부르기도 한다.
한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는 급여대상과 비급여대상을 매월 심사하여 ‘치료재료 급여·비급여 목록 상한금액표’를 고시하고 있고, 비급여대상을 급여대상으로 전환하여 국민건강보험의 적용범위를 확대해 나아가고 있다. 특히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는 4대 중증질환(암, 심장병, 뇌질환, 희귀난치성 질환)에 대한 보장성 강화를 추진하고 있어 꼭 필요한 의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2013년 초음파검사 등 25개 항목에 대하여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하였으며, 2014년에는 고가 항암제 및 첨단 검사 등 100개 항목에 대하여 새롭게 건강보험을 적용하거나 기존에 적용받고 있던 기준을 확대하였다.
다. 요양급여 수가결정 및 비급여 진료비용 결정
(1) 요양급여 수가결정
우리나라의 국민건강보험 체계는 정부와 독립된 특수법인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보험자가 되어 국민의 보험료를 재원으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건강보험방식을, 그리고 요양기관이 직접 수진자에게 급여(진료)를 제공한 후 진료비(요양급여비용)를 보험자에게 청구하는 관계인 점에서 현물급여원칙을 각 취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비용이란 국민건강보험법 제41조 제1항에 규정된 요양행위에 대한 비용을 말한다. 이른바 ‘보험수가’라고도 불리는데, 가입자 및 피부양자의 질병·부상·출산 등에 대한 진찰·검사, 약제·치료재료의 지급, 처치·수술 및 그 밖의 치료, 예방·재활, 입원, 간호 및 이송에 대한 비용을 말한다.
건강보험에 있어서 의료수가, 즉 요양급여비용의 지급제도는 요양급여를 시행한 의료기관에 대하여 대가를 지급한다는 측면에서 사적 성격을 가지고 있으나, 요양기관의 업무량과 투여자원 및 위험도 등을 고려하여 각 요양급여별로 공평하게 산정·지급하고 보험재정의 상태와 국민의 부담규모도 고려하여야 한다는 측면에서는 공익적 성격도 강하게 가지고 있다.
국민건강보험법은 건강보험 의료수가지급제도의 이러한 양면적 특성을 고려하여, 요양급여비용을 기본적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의약계 대표자 사이의 계약으로 정하도록 하되, 계약기간을 1년으로 제한하였고(제45조 제1항), 계약의 내용 등 필요한 사항에 대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제45조 제7
항), 이러한 위임에 따라 제정된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에서는 공단과 의약계 대표자가 계약으로 정할 수 있는 내용은 요양급여 상대가치점수의 점수당 ‘단가’에 한정하였고(제21조 제1항), 요양급여의 상대가치점수는 요양급여에 소요되는 시간·노력 등 업무량, 인력·시설·장비 등 자원의 양과 요양급여의 위험도를 고려하여 보건복지부장관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보건복지부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고시하도록 하였다(제21조 제2항).
다만 약제·치료재료에 대한 요양급여비용은 요양기관의 약제·치료재료 구입금액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달리 산정할 수 있으므로(국민건강보험법 제46조), 약제·치료재료에 대해서는 요양기관이 해당 약제 및 치료재료를 구입한 금액(구입금액)을 요양급여비용으로 하되, 보건복지부장관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해당 약제 및 치료재료별 요양급여비용의 상한으로 고시하는 금액(상한금액)을 넘을 수 없도록 하고 있다(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제22조).
(2) 비급여 진료비용(비급여대상의 비용) 결정
보건복지부장관은 요양급여의 기준을 정할 때 업무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질환, 그 밖에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사항은 요양급여의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고(국민건강보험법 제41조 제3항),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별표 2에서 요양급여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항인 ‘비급여대상’을 규정하고 있다.
비급여대상인 의료기기에 대해서는 의사와 환자와의 사이에 계약에 의하여 가격이 결정된다. 다만 요양급여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항의 비용(비급여 진료비용)에 대하여 의료기관과 의료소비자 간 정보의 비대칭성이 강해 합리적인 의료소비가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더욱이 비급여대상인 의료기기의 가격결정권이 의료기관에게 있기 때문에 비급여 진료비용이 의료기관별로 매우 상이하였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2009년 의료법 개정을 통하여 2010년부터 의료기관 개설자로 하여금 환자 또는 환자의 보호자가 쉽게 알 수 있도록 비급여 진료비용을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고지하도록 하여 의료소비자의 알권리와 진료비용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확대하고, 의료기관 선택권을 강화하였다.
이에 따라 의료기관 개설자는 비급여대상의 항목과 그 가격을 적은 책자 등을 비치하고, 진료기록부 사본·진단서 등 제증명수수료의 비용을 접수창구 등 의료소비자가 보기 쉬운 곳에 게시하여야 하며, 인터넷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병원급 의료기관은 동일한 정보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따로 표시하여야 한다(의료법 시행규칙 제42조의2 제1항, 제2항, 제3항).
라. 평등의 원칙 위반 여부
(1) 차별취급의 존재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국민건강보호법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요양급여 비용을 지급하기 때문에 수가결정 방법 등에 대하여 상세한 규정을 두고 있고, 요양급여 대상, 상대가치점수, 점수당 단가, 상한 금액 등에 대하여 보건복지부고시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그에 반하여 비급여대상은 의사와 환자와의 계약을 통하여 가격이 결정되고, 환자가 전적으로 비용을 부담하며, 의료기관개설자로 하여금 비급여대상과 그 가격을 고지하도록 하고, 환자로부터 고지한 금액을 초과하여 받을 수 없도록 하고 있다(의료법 제45조). 요양급여 대상에서 제외되는 항목인 비급여대상에 대해서도 보건복지부의 고시에 의하여 정하도록 하고 있고(국민건강보험법 제41조 제3항), 그에 따라 보건복지부고시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별표 2에서 비급여대상이 별도로 규정되어 있는 등 요양급여 대상과 비급여대상을 달리 규율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법률조항은 요양급여 대상인 의료기기인지, 비급여대상인 의료기기인지 여부에 관계없이 비급여대상인 의료기기와 관련하여 의료법 제23조의2 제2항을 위반한 의료인을 요양급여 대상인 의료기기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다른 것을 같게’ 취급하는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2) 심사기준
평등원칙 위반 여부를 심사함에 있어서는, 헌법에서 특별히 평등을 요구하고 있는 경우나 차별적 취급으로 인하여 관련 기본권에 중대한 제한을 초래하는 경우 이외에는 완화된 심사척도인 자의금지원칙에 의하여 심사하면 족한바(헌재 2008. 4. 24. 2007헌마1456 ),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규정하는 의료기기와 관련된 리베이트 쌍벌제는 헌법에서 특별히 평등을 요구하는 영역도 아니고, 차별적 취급으로 인하여 관련 기본권에 중대한 제한을 초래하는 경우도 아니므로 자의금지원칙에 따라 심사함이 상당하다.
(3) 합리적 이유 존재 여부
비급여대상인 의료기기의 경우 의사와 환자 간에 사적 자치에 의하여 계약을 체결하고 고지제도를 통하여 의료기기에 대한 정보가 제공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보의 비대칭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사실상 의
사가 의료기기를 채택하게 되면 환자는 그에 따를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고, 가격과 제공량에 대한 사회적 통제가 거의 없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리베이트가 발생하게 되면 보건의료시장에서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확보할 수 없게 되며, 의료기기 가격이 인상되어 그 부담은 고스란히 환자의 부담으로 전가되게 되어 의료서비스의 질적 수준이 떨어지게 된다.
더욱이 요양급여 대상과 비급여대상이 반드시 고정적인 것도 아니고, 국민건강보험의 적용범위를 점차 확대해 감에 따라 비급여대상도 급여대상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의사가 임의로 환자와의 계약을 통하여 요양급여 대상을 비급여대상으로 처리할 수도 있고(임의 비급여), 대법원 판례에 의하여 예외적으로 임의 비급여도 합법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실정이다(대법원 2012.6. 18. 선고 2010두27639등 전원합의체 판결).
이상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비급여대상인 의료기기와 관련하여 의료법 제23조의2 제2항을 위반한 의료인을 요양급여 대상인 의료기기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한 것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
(4) 소결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평등의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마. 직업수행의 자유 침해 여부
(1) 심사기준
헌법 제15조는 직업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고, 이러한 직업의 자유에는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직업선택의 자유와 선택한 직업을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자유롭게 수행할 수 있는 직업수행의 자유가 포함되는데, 직업수행의 자유는 직업선택의 자유에 비하여 성질상 상대적으로 그 침해의 정도가 작다고 할 수 있어 이에 대하여는 공공복리 등 공익상의 이유로 비교적 넓은 법률상의 규제가 가능하지만, 그 경우에도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른 비례의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헌재 2002. 7. 18. 99헌마574 ; 헌재 2004. 10. 28. 2002헌바41 ).
또한 어떤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어떠한 형벌을 과할 것인가의 문제는 범죄행위 자체의 죄질과 경중 이외에도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 입법 당시의 시대적 상황, 국민 일반의 가치관 내지 법 감정, 그리고 범죄 예방을 위한 형사정책적 측면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가 결정할 사항으로서 기본적으로 입법 재량 내지 형성의 자유가 인정되는 영역이기는 하지만, 그 입법형성권도 무제한적인 것은 아니며 국가권력으로부터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려는 실질적 법치국가의 이념과 헌법 제37조 제2항이 규정하고 있는 과잉입법금지의 정신에 따라 행위의 죄질과 그에 따른 행위자의 책임 사이에 비례 관계는 지켜져야 한다(헌재 1992. 4. 8. 90헌바24 ; 헌재 2011. 11. 24. 2010헌가42 ).
(2)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은 비급여대상인 의료기기와 관련된 리베이트 수수행위로 인하여 의료기기 가격이 인상되고 환자에게 그 비용이 부당하게 전가되는 것을 방지하며, 의사로 하여금 환자를 위하여 최선의 의료기기를 선택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 국민 보건에 기여하는 한편(헌법 제36조 제3항), 보건의료시장에서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확보하여 의료기기 유통질서를 투명화하기 위한 것이므로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그리고 징역형이라는 제재방법은 리베이트 발생을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와 같은 입법목적의 실현에 기여하는 적합한 수단이므로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
(3) 침해의 최소성
의료기기는 의약품과 아울러 국민보건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다른 일반 공산품에 비하여 공공성이 매우 중요시 되므로 그 유통체계 및 판매질서에 있어 여러 가지 규제가 고려될 여지가 있다. 그 동안 여러 의료정책이나 행정처분, 형법이나 공정거래법상의 형사처벌 규정 등을 통하여 불법 리베이트를 억제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왔지만 그것만으로는 리베이트를 근절하는 데 한계가 드러났고 오히려 리베이트 관행은 더욱 만연하게 되었다.
특히 청구인과 같은 개원의의 경우에는 면허정지와 같은 행정처분, 형법상 뇌물죄 및 배임수재죄 규정이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규정과 같은 제한적인 형사처벌 규정만으로는 범죄 예방 효과가 현저히 떨어지고 적발 자체도 어려워 실효적인 규제에 한계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와 같은 사회적 상황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의약품뿐만 아니라 의료기기와 관련된 리베이트 수수행위를 일반적으로 처벌하는 내용의 ‘리베이트 쌍벌제’를 도입하게 되었던 것이다(헌재 2015. 2. 26. 2013헌바374 ).
또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그 위반행위에 대한 처벌수위에 있어서도 법정형을 2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비교적 낮게 규정하였는데, 이는 구성요건이 까다로운 기존의 다른 형사처벌 규정에
비해서도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이 사건 법률조항은 징역형을 규정하면서도 벌금형도 선택적으로 규정하고 있는바, 법정형에 하한을 두지 않아 법관은 범인의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수단 및 결과, 범행후의 정황 등의 양형조건을 고려하여 재량으로 선고유예나 벌금형을 선고할 수도 있으므로, 지나치게 과중한 형벌을 규정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그리고 앞서 본 바와 같이 비급여대상인 의료기기라고 하더라도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하여 의사가 의료기기를 채택하게 되면 환자는 그에 따를 수밖에 없게 되어 있고, 가격과 제공량에 대한 사회적 통제가 거의 없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리베이트가 발생하게 되면 보건의료시장에서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확보할 수 없게 되며, 의료기기 가격이 인상되어 그 부담은 고스란히 환자의 부담으로 전가되게 되어 의료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떨어지게 하므로, 의약품이나 요양급여 대상인 의료기기와 관련된 리베이트 수수행위보다 그 제재의 필요성이나 가벌성이 작다고 할 수도 없다.
이상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침해의 최소성도 인정된다.
(4) 법익의 균형성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하여 의료인이 입게 되는 형사처벌의 불이익이 비급여대상인 의료기기와 관련된 리베이트 수수행위를 금지함으로써 달성하려고 하는 국민건강 보호, 보건의료시장에서의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 확보라는 공익에 비해서 결코 크다고 하기 어려우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충족된다.
(5) 소결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청구인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할 수도 없다.
5.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박한철(재판장) 이정미 김이수 이진성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