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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7. 3. 24. 선고 86다카1348 판결

[수표금][집35(1)민,211;공1987.5.15.(800),718]

판시사항

수표위조행위가 대리권수여에 의한 표현대리에 해당한다는 사례

판결요지

갑이 자기의 사위인 을에게 상호를 포함한 영업일체를 양도하여서 동일상호를 사용하여 영업을 계속하게 하는 동안 자기의 당좌거래를 이용하여 대금결제를 하도록 하였고 또 영업을 을에게 양도한 이후에도 자기명의의 당좌수표 및 약속어음 20여장이 을로부터 병에게 물품대금으로 교부되어 그 대부분이 결제되었다면 갑이 병으로 하여금 을이 갑명의의 수표를 사용할 권한이 있다고 믿게 할 만한 외관을 조성하였다 할 것이고 이와같은 외관을 가지고서 을이 갑의 인장을 남용하여 수표를 위조한 행위는 대리권수여표시에 의한 표현대리에 해당한다.

참조조문
원고, 상 고 인

동산유지공업주식회사 관리인 박영태 소송대리인 변호사 황의채

피고, 피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임병수, 전상석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제주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원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은 그 채택증거를 종합하여 피고가 애경상사라는 상호로 영업을 하여 오다가 1980.2.경 그의 사위인 소외인에게 상호를 포함한 영업일체를 양도하였는데 그후 소외인이 영업상 대금결제에 필요하다고 간청하여 그때마다 피고가 자기명의의 당좌수표나 약속어음을 스스로 작정 발행하여 소외인에게 교부하였는바 피고가 1982.2.경 자궁암으로 서울대학교 부속병원에 입원 또는 통원가료를 받게 되어 인장의 보관을 소홀히한 틈을 타서 소외인이 피고의 인장을 도용하여 이 사건 당좌수표를 위조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가 소외인에게 수표발행의 대행권이나 대리권을 수여한 사실이 없으므로 소외인의 행위는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이 확정한 바와 같이 피고가 그 사위인 소외인에게 같은 상호를 사용하여 영업을 계속하게 하면서 피고의 당좌거래를 이용하여 대금결제를 하도록 하였고 뿐만 아니라 제1심법원의 사실조회에 의한 회보에 의하면 영업을 양도한 이후에도 피고명의의 당좌수표 및 약속어음 20여장이 소외인으로부터 원고에게 물품대금으로 교부되어 그 대부분이 결제되었음을 알 수 있는바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는 원고로 하여금 소외인이 피고명의의 수표를 사용할 권한이 있다고 믿게 할 만한 외관을 조성하였다 할 것이고 이와 같은 외관을 가지고서 소외인의 수표위조행위는 대리권수여의 표시에 의한 표현대리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원심은 피고가 원고에게 수표발행의 권한을 수여한 일이 없으므로 피고의 행위는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으나 원고주장의 요지는 소외인에게 그 명의의 수표를 사용하게 한 이상 소외인이 발행한 피고 명의의 수표에 대하여 지급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것이니 이 주장은 반드시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라는 취지만이 아니고 표현대리를 광범위하게 주장한 취지라고도 볼 수 있으므로 원심으로서는 대리권수여의 표시에 의한 표현대리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하여서도 심리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원심이 이 점에 관한 심리판단을 소홀히 함으로써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하였으므로 소송촉진등에 관한특례법 제12조 제2항 에 해당한다 할 것이니 논지는 이유 있다.

이에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준승 오성환 박우동

대법원판사 오성환은 퇴직으로 인하여 서명날인 못함

심급 사건
-제주지방법원 1986.4.18선고 86나7
참조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