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부존재확인손해배상(기)
2019나59564(본소) 채무부존재확인
2019나59571(반소) 손해배상(기)
A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부준
B
2020. 6. 5.
2020. 8. 14.
1. 제1심 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별지 목록 기재 사고와 관련하여, 원고(반소피고)의 피고(반소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채무는 나항 기재 금원을 초과하여서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나. 원고(반소피고)는 피고(반소원고)에게 17,018,451원 및 이에 대하여 2017. 7. 26.부터 2020. 8. 14.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다. 원고(반소피고)의 나머지 본소 청구와 피고(반소원고)의 나머지 반소 청구를 각 기각한다.
2. 소송 총비용은 본소, 반소를 통틀어 50%는 원고(반소피고)가, 나머지는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3. 제1의 나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1. 청구취지
가. 본소
별지 목록 기재 사고와 관련하여,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고만 한다)의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고만 한다)에 대한 손해배상채무는 3,668,740원을 초과하여서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나. 반소
원고는 피고에게 33,512,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7. 7. 26.부터 이 사건 청구취지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항소취지
제1심 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별지 목록 기재 사고와 관련하여, 원고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채무는 3,668,740원을 초과하여서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피고의 반소 청구를 기각한다.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대전 서구 G 소재 H주유소의 운영자이고, 피고는 2016. 11. 1.부터 2019. 7. 17.까지 차량번호 J호 2012년식 | 차량(이하 '이 사건 차량'이라고 한다)을 소유했던 자이다.
나. 피고는 2017. 7. 25. 09:39 무렵 위 주유소에서 주유를 하였는데, 새벽에 내린 비가 무연휘발유 저장탱크에 혼합되어 물이 섞인 휘발유가 주유되는 별지 목록 기재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가 발생하였다.
다. 피고는 2017. 7. 26. 17:00 무렵 대전시 대덕구 M에 위치한 I 공식 판매업자 F 주식회사가 운영하는 대전서비스센터(이하 'F'라고만 한다)에 이 사건 차량을 입고하였다.
라. F는 2017. 7. 27. 연료계통 부품을 일부 교환하는 수리방식을 전제로 이 사건 차량의 수리비를 2,918,740원으로 견적하였고, 피고는 F에 주유소 측에 문의하여야 하니 작업을 보류해달라고 요청하였다.
마. 원고는 2017. 7. 28. 자신의 대물배상보험 보험자인 K 주식회사(이하 '보험사'라고만 한다)에 이 사건 사고를 접수하였다.
바. 보험사 담당직원은 2017. 7. 28. 피고 및 피고의 지인 N, F 소속 직원 C와 사이에 전화로 아래 표 기재와 같이 이 사건 차량의 수리방법에 관하여 논의하였다.
사. 보험사로부터 위임을 받은 손해사정사의 담당직원은 2017. 7. 29. 무렵 F에 방문하여 피고와 면담하면서 보험사가 수리 후 보증하는 제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였다. 이에 피고는 F에 기존에 합의된 연료계통 부품 교환방식의 수리를 보류해달라고 요청하였다(녹취록 7, 8, 25, 35면, 제1심 증인 D의 녹취서요지 7면).
아. F의 수리 담당자는 2017. 7. 31. 선제적으로 연표계통 수리에 필요한 부품들을 주문하였고, 2017. 8. 3. 리페어킷 하나 외에 주문한 부품 전부가 배송되었다. 당시 인젝터 신품이 도착해 있었으므로 수리 담당자는 리페어킷 없이도 수리를 시작할 수 있었다.
자. 피고는 2017. 8. 3. 보험사 담당직원과 통화하면서 "손해사정사의 담당직원이 보증제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여 수리를 진행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항의하였다(녹취록 7, 8면), 같은 날 보험사 담당직원은 피고에게 엔진을 교환해줄 수는 없고, 엔진을 분해수리하고 2년 또는 4만km를 보험사에서 보증해주겠다고 제안하였다(녹취록 9, 10면), 피고가 위 제안을 거부하자 원고는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통보하였다(녹취록 12면).
차. 피고와 보험사 담당직원은 2017. 8. 4. 다시 통화하여 수리방법을 논의하였으나, 보험사의 보증에 대한 피고의 불신과 수리방법에 대한 견해차이로 의견의 합치를 이루지 못하였다. 보험사 담당직원은 "엔진을 분해해서 알 수 있는 부분은 없고, 연료계통 부품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수리를 진행한 뒤 시동을 걸어 보고 시동상태가 정상적이지 않으면 엔진에 대한 점검에 들어간다."고 설명하였다(녹취록 27, 28, 29면).
카. 보험사는 2017. 8. 9. 지불보증 조치를 취하였고, F는 같은 날 엔진을 열어보는 작업을 시작하였다. 작업자가 2017. 8. 11. 엔진헤드를 탈거하고 엔진의 블록, 연소실 실린더 외벽 및 피스톤 부위 등에 녹이 발생한 사실을 확인하였다.
타. 제1심 변론종결일까지도 이 사건 차량은 수리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었다. 이후 피고는 2020. 5. 26. 무렵 수리비 6,736,400원을 들여 이 사건 차량을 수리하고, 2019. 7. 17. 무렵 보관료 및 수리비를 피고가 부담하지 않되 매각대금을 받지 않는 조건으로 이 사건 차량을 제3자에게 매각하였다.
파. 한편 제1심 감정인 E은 2017. 8. 11. 기준 적정 수리방법은 엔진의 주요 부품 교환 및 마찰 부위 정밀가공을 통한 수리방법인 엔진보링[감정인은 위와 같은 수리방법을 '엔지보링'이라고 지칭하나, 엔진을 분해하여 점검, 부품교환, 세척, 연마하는 작업의 정식 명칭은 '오버홀(Overhaul)'이고, 그중 마모 부위를 평탄하게 하는 작업을 '보링(Boring)'이라 한다. 다만 감정인이 '엔지보링'이라고 지칭하는 수리방법의 내용은 '엔진오버홀'과 동일하고, 엔진을 분해한 뒤 수리한다는 점에서 양자간 차이가 없으므로 편의상 위 수리방법을 감정인이 지칭하는 대로 '엔진보링'이라고 칭한다]이고, 감정일인 2018. 4. 20. 기준 적정 수리방법은 엔진교환이라는 의견을 밝혔다(감정서 25, 29면)(감정인이 지칭하는 '엔진교환'은 기존의 엔진을 새 엔진으로 교환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엔진을 분해하여 주요부품을 교환하고, 사용가능한 엔진 본체를 정밀 가공하는 작업을 의미한다. 그 수리방법은 '엔진보링'과 다르지 않으나 O협회 산하 전문 재제조업체에서 작업을 진행하고, 국가가 권장하는 자체 인증절차에 따라 6개월에서 1년간 보증해준다는 점에서 '엔진보링'과 차이가 있다. 수리방법을 '엔진보링'으로 할지 '엔진교환'으로 할지는 차주와 협의 하에 선택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하. 차량에 혼수사고가 발생하였을 경우의 수리방법에 관하여 보면, 혼수 직후라면 연료탱크, 연료펌프, 연료필터, 인젝터 등 연료계통 부품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수리를 진행한 뒤 시동을 걸어보거나 연소실 내부를 내시경을 관찰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상 유무를 점검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혼수 후 부식 진행의 초기, 즉 실린더 벽면이 침식되기 전이라면 엔진의 주요 부품 교환 및 마찰 부위 정밀가공을 통한 수리방법인 엔진보링의 방법으로 수리가 가능하다(감정서 26면).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5, 6, 7, 14호증, 을 제1, 2, 3, 5, 6, 11, 12, 13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음성 및 영상, 제1심 감정인 E의 감정 결과, 제1심 법원의 F, E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 이 법원의 성북구청장, P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쟁점의 정리
이 사건 사고가 피고의 전적인 과실로 발생하였음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쟁점이 되는 부분은, 이 사건 사고 이후에 이 사건 차량의 수리가 지체됨에 따라 엔진 내부에 부식이 진행되어 손해가 확대되었는바, 확대손해에 대하여도 원고에게 수리지체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나.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 및 거시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확대손해에 대하여도 원고에게 수리지체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① 차량에 혼수사고가 발생한 경우 곧바로 수리를 진행하는 경우에만 연료계통 부품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수리가 가능하다. 피고는 이 사건 사고 발생일 다음 날인 2017. 7. 26. F에 이 사건 차량을 입고하고, 원고가 운영하는 주유소에 연락하였으나(제1심 법원의 F에 대한 2018. 4. 5.자 사실조회 결과 2면), 원고는 2017. 7. 28.에야 보험사에 사건을 접수하였다.
② 혼수사고 후 1주일 정도 소요된 시점부터 엔진 내부에 녹이 발생할 수 있다는 F 회신(제1심 법원의 F에 대한 2018. 2. 12.자 사실조회 결과 7면) 및 이 사건 사고 당시인 7월 말경은 무더운 여름날씨 특성상 부식 진행 정도가 타 계절에 비해 빠르게 진행되었을 것으로 사료된다는 제1심 감정인 E의 의견(감정서 26면)에 비추어 보면, 연료계통 부품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수리가 가능했던 기간은 아무리 길게 잡아도 이 사건 사고 후 1주일을 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원고 측 보험사와 피고는 2017. 7. 28. 수차례 수리방법과 보증에 관하여 논의하였고, 같은 날 20:09 무렵 보험사의 제안대로 연료계통 부품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수리를 진행하고 보험사가 4만km를 보증하기로 합의하였다. F에서도 2017. 7. 27. 연료계통 부품 교환 방식의 견적서를 제시하였고(갑 제3호증), 위 합의 다음 날인 2017. 7. 29. 무렵 연료계통 부품 교환 방식으로 수리를 진행하려고 했던 점(제1심 증인 D의 녹취서요지 5면, 7면), 피고도 이곳저곳 알아본 뒤에 위와 같은 수리방식에 동의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합의 직후까지만 해도 연료계통 부품 교환 방식의 수리를 시도해볼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물론 연료계통 부품 교환 이후 엔진에 이상이 감지될 경우에는 추가수리가 필요하다). 그런데 위 합의 다음 날인 2017. 7. 29. 무렵 보험사로부터 위임을 받은 손해사정사의 담당직원이 F에 방문하여 피고에게 수리 후 보증제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였고, 이에 피고는 F에 기존에 합의된 연료계통 부품 교환방식의 수리를 보류해달라고 요청하였다(녹취록 7, 8, 25, 35면, 제1심 증인 D의 녹취서요지 7면).
피고가 운전자로서 수리 이후에 발생할지도 모르는 엔진 이상에 대해 염려하고, 일정 기간 보증을 요구하는 것은 경험칙상 충분히 수긍이 되는바, 피고가 보험사 담당직원으로부터 4만km의 보증을 확답 받은 지 하루 만에 보힘사로부터 업무를 위임받은 손해사정사 담당직원으로부터 위 합의 내용과 배치되는 설명을 듣고 수리를 보류한 것에 대하여 피고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오히려 위와 같은 혼선이 발생한 이유는 보험사 담당직원이 원칙적으로는 불가능한 수리 후 보증을 예외적으로 피고에게 제안하면서 이러한 내용을 피고나 손해사정사에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기 때문이고(녹취록 35면), 이는 결국 원고 측 과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차량 수리가 2017. 8. 2.까지 지체되었고, 그 이후로는 이미 연료계통 부품을 교환하는 방식으로는 수리를 진행할 수가 없는 상황이 되었다.
③ 보험사 담당직원은 2017. 8. 3. 피고와 다시 수리방법을 논의하면서 엔진을 분해 · 수리하고 2년 또는 4만km를 보험사에서 보증해주겠다고 하였다가, 2017. 8. 4.에는 "엔진을 분해해서 알 수 있는 부분은 없고, 연료계통 부품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수리를 진행한 뒤 시동을 걸어 보고 시동상태가 정상적이지 않으면 엔진에 대한 점검에 들어간다."고 설명하였다(녹취록 27, 28, 29면). 그러나 2017. 8. 4.은 이미 이 사건 사고 이후 10일이 경과한 시점이었기 때문에 엔진 내부에 부식이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는 엔진을 분해하여 점검 및 수리를 진행하여야 하는바, 보험사 담당직원의 위 설명도 잘못된 것이다.
④ 2017. 8. 9. 무렵 보험사와 피고 사이에 일단 엔진을 열어서 점검하기로 합의가 되었고, 이에 따라 보험사의 지불보증이 이루어 졌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이미 엔진의 블록, 연소실 실린더 외벽 및 피스톤 부위 등에 녹이 발생하여 엔진보링 또는 엔진교환 방식으로 수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3.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가. 차량 수리비
1) 불법행위로 인하여 물건이 훼손·멸실된 경우 그로 인한 손해는 원칙적으로 훼손·멸실 당시의 수리비나 교환가격을 통상의 손해로 보아야 하되, 물건이 훼손되어 수리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그 상태로 사용이 가능하다면 그로 인한 교환가치의 감소분이, 사용이 불가능하다면 그 물건의 교환가치가 통상의 손해일 것이고, 수리가 가능한 경우에는 그 수리에 소요되는 수리비가 통상의 손해일 것이나, 훼손된 물건을 원상으로 회복시키는 데 소요되는 수리비가 물건의 교환가치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그 손해액은 형평의 원칙상 그 물건의 교환가치 범위 내로 제한되어야 한다(대법원 1999. 1. 26. 선고 97다39520 판결 참조).
2)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갑 제9호증, 을 제1, 2, 3호증, 을 제16호증의 1의 각 기재 및 영상, 제1심 감정인 E의 감정 결과, 제1심 법원의 F에 대한 2018. 2. 12.자 사실조회 결과에 의하면, ① 이 사건 차량의 수리가 가능하고, 적정 수리방법은 엔진교환 방식인 사실, ② 엔진교환비용과 관련하여, 엔진 재제조업체을 이용할 경우 약 10,280,000원이 소요되는 반면 I 서비스센터를 이용할 경우 약 22,617,760원이 소요되는 사실, ③ 이 사건 차량의 출시가가 46,800,000원에서 53,800,000원 사이인 사실, ④ 이 사건 차량의 2017년 기준 잔가율이 0.34인 사실이 인정된다.
3) 먼저 엔진교환비용을 엔진 재제조업체와 I 서비스센터 중 어느 곳을 기준으로 산정해야 하는지 보건대, ① 이 사건 차량이 수입차인 점, ② 엔진은 자동차의 성능과 수명 및 안전성과 관련하여 가장 중요한 부분인 점, ③ 녹슨 엔진의 완전한 수리를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점, ④ 엔진 재제조업체에서 사용하는 부품은 I의 순정부품 내지 인증부품이 아닌 점, ⑤ 반면에 I 서비스센터에서는 I 순정부품으로 수리를 하는 점에다가 ⑥ 불법행위로 인한 재산상의 손해는 위법한 가해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재산상의 불이익, 즉 불법행위가 없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재산상태와 불법행위가 가해진 이후의 재산상태의 차이를 말하는 것이므로(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1다25695 판결 등 참조) 수리비를 산정함에 있어서도 불법행위가 없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재산상태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 타당한 점을 보태어 보면, 이 사건 차량의 적정 수리비는 I 서비스센터를 기준으로 산정한 엔진교환비용 22,617,760원으로 산정함이 상당하다.
4)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차량의 엔진 및 연료계통 부품을 신품으로 교환하는 경우 차량의 교환가치가 증가하므로, 엔진 및 연료계통 부품의 신품 가격에 감가상각을 적용하여 수리비를 산정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엔진교환'이란 기존의 엔진을 새 엔진으로 교환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엔진을 분해하여 주요부품을 교환하고 사용가능한 엔진 본체를 정밀 가공하는 방식으로 수리하는 것을 의미하고, 이 차건 차량은 2012년 식으로 이 사건 사고 당시 출고일로부터 불과 5년 남짓 경과한 점에 비추어 보면, 엔진교환 방식으로 수리를 진행하더라도 이 사건 차량의 전체 가치가 이 사건 사고 이전의 가치를 초과하게 된다고 보이지 않으므로, 엔진교환비용 22,617,760원에 잔가율만큼 감가공제를 하는 것은 타당치 않다.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차량의 적절한 수리방법은 I 공식 서비스센터를 이용한 엔진교환인데, 엔진의 감가상각을 고려할 경우 수리비 상당의 손해액은 7,690,038원(= 엔진교환비용 22,617,760원 × 잔가율 0.34, 원 미만 버림)에 불과하여, 피고가 위 돈을 배상받더라도 위와 같은 방법으로 엔진을 교환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5) 또한 원고는 피고가 2019년 6월 무렵 엔진보링 방식으로 이 사건 차량을 수리하였으므로 실제 지출한 수리비를 바탕으로 수리비를 산정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차량의 적정 수리방법은 엔진을 교환하는 방식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6) 한편 이 사건 차량의 이 사건 사고 당시의 교환가치는 15,912,000원(= 이 사건 차량의 출시가 범위에서 가장 낮은 금액으로 피고가 구하는 46,800,000원 × 잔가율 0.34)이므로, 이 사건 차량을 원상회복시키는 데 소요되는 수리비(22,617,760원)가 이 사건 차량의 교환가치(15,912,000원)를 초과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수리비와 관련한 손해액은 형평의 원칙상 이 사건 차량의 교환가치 범위 내로 제한되어야 하므로, 이 사건 차량의 수리비 관련 손해액으로 그 교환가치 상당액인 15,912,000원을 인정한다.
나. 대차료
1) 피해자가 사고로 인한 손괴로 수리에 필요한 일정한 기간 동안 자동차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이유로 그 기간 동안 동종·동급의 다른 자동차를 대차한 비용을 가해자나 보험사업자에 대하여 손해배상금이나 보험금으로 청구하는 경우, 당해 자동차의 대차가 필요한 것이어야 함은 물론 나아가 그 대차비용의 액수 또한 상당한 것이어야 그 청구를 인용할 수 있다. 그리고 대차의 필요성과 대차비용 액수의 상당성에 관하여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있다면 그에 대한 주장·증명책임은 자동차를 대차한 피해자에게 있다(대법원 2013. 2. 15. 선고 2012다67399 판결 등 참조).
2) 피고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2017. 9. 1.부터 2019. 2. 28.까지 18개월 동안 스파크 차량을 대차한 사실, 피고가 대차료로 매월 700,000원을 지출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피고가 렌트한 차량은 이 사건 차량보다 저렴한 경차 등급의 차량이므로 피고가 지출한 월 대차비용은 상당한 것으로 인정된다.
3) 그러나 피해자 측에서도 신의칙상 손해의 확대를 방지하기 위하여 신속하게 수리나 교체에 착수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대차료는 대차를 사용한 기간 이내에서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기간에 한하여 인정된다고 할 것이고, 가해자가 대물배상보험에 가입하고 있는 경우에는 보험회사와 피해자, 차량 수리업자 사이에 수리방법 · 내용 등에 관하여 합의가 이루어진 다음 수리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가해자 측과 수리방법에 관한 의견이 대립하고 있었던 때에는 그 교섭기간도 상당한 대차기간에 포함함이 상당하다. 이러한 점에 더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차량의 수리는 경제적으로 불능인 점과 대체차량의 구입기간 및 이 사건 차량이 수입차인 점 등을 고려하면, 상당한 대차기간은 원고 측 보험사와 피고 사이에 수리방법에 관한 교섭이 종결되었음에 분명한 이 사건 소 제기일인 2017. 8. 18.부터 2개월 후인 2017. 10. 18.까지라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사고 및 원고 측의 수리지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대차료 상당의 손해액으로 피고가 2017. 9. 1.부터 2017. 10. 18.까지 지출한 대차료 합계 1,106,451원[= 9월 대차료 700,000원 + 10월 대차료 406,451원(= 700,000 × 18일/31일), 원 미만 버림]을 인정한다.
다. 위자료
일반적으로 타인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재산권이 침해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재산적 손해의 배상에 의하여 정신적 고통도 회복된다고 보아야 할 것인바(대법원 2003. 7. 25. 선고 2003다2291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사고나 이 사건 차량의 수리지체로 인하여 피고에게 재산적 손해의 배상만으로는 회복할 수 없는 정신적 손해가 있었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으므로 피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4. 결론
가. 결국 원고는 피고에게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금 17,018,451원(= 15,912,000원 + 1,106,451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일 이후로서 피고가 구하는 2017. 7. 26.부터(이 사건 사고일은 2017. 7. 25.이나 그 이후에 원고 측 과실로 수리가 지체됨에 따라 엔진 내부의 부식이 발생 · 심화되어 손해가 확대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 원고가 지연손해금 기산일에 대해 다투지 아니하므로 이는 피고의 주장에 따른다)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0. 8. 14.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 부칙 제2조 제1항, 구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2019. 5. 21. 대통령령 제2976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한편 별지 목록 기재 사고와 관련하여, 원고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채무는 위 금원을 초과하여서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하고, 피고가 이에 대하여 다투고 있으므로 그 확인의 이익이 있다.
다. 그렇다면 원고의 본소 청구와 피고의 반소 청구는 위 각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원고의 나머지 본소 청구와 피고의 나머지 반소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제1심 판결을 주문 제1항 기재와 같이 변경한다.
재판장 판사 이광우
판사 오흥록
판사 윤성헌
1) 이하 면수는 제1심 판결과 같이 전자기록뷰어 표시를 기준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