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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2. 6. 9.자 91마500 결정

[재경매명령취소에대한이의][공1992.8.1.(925),2111]

판시사항

가. 구 민사소송법 제648조 제4항 소정의 “재경매기일의 3일 이전까지”의 의미나. 전경락인이 재경매기일 3일 이전까지 위 “가”항의 법조항 소정의 매입대금 등을 납부하여 오면 경매법원은 반드시 재경매명령을 취소하여야 하는지 여부(적극)

다. 권리의 행사가 민법 제2조 민사소송법 제1조 의 규정에 비추어 부인되어야 할 경우라. 전경락인이 위 “가”항의 법조항에 의한 대금납부를 허용받기 위하여 첫번째 재경매기일에서 소란행위로 경매불능의 결과를 초래하고, 두번째 재경매기일을 지정하지 않을 수 없게 하였다면, 두번째 재경매기일 3일 이전에 매입대금 등을 납부하더라도 권리의 정당한 행사라 할 수 없어 그 대금납부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한 사례

결정요지

가. 구 민사소송법(1990.1.13. 법률 제420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48조제4항 에 의하면, “경락인이 재경매기일의 3일 이전까지 매입대금, 지연리자와 절차비용을 지급한 때에는 재경매절차를 취소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서 “재경매기일의 3일 이전까지”라 함은 재경매기일의 전일로부터 소급하여 3일이 되는 날의 전일까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재경매기일의 전일로부터 소급하여 3일이 되는 날(따라서 3일째 날이 포함된다)까지를 의미한다고 할 것이다.

나. 재경매명령의 취소를 인정하는 취지는 재경매절차라는 것이 전경락인의 대금지급의무의 불이행에 기인하는 것이어서 그 전경락인이 법정의 대금 등을 완전히 지급하려고 하는 이상 구태여 번잡하고 시일을 요하는 재경매절차를 반복하는 것보다는 최초의 경매절차를 되살려서 그 대금 등을 수령하는 것이 경매의 목적에 합당하기 때문인 것이고, 전경락인으로서는 재경매기일 3일 이전까지 위 “가”항의 법조항 소정의 매입대금을 납부함으로써 확정적으로 경락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같은 법조 제5항 , 제6항 소정의 불이익을 면하게 되고, 더욱이 위 법조항에서 “… 재경매절차를 취소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고려하면, 전경락인이 재경매기일 3일 이전까지 위 법조 소정의 매입대금 등을 납부하여 오면 경매법원은 반드시 재경매명령을 취소하여야 한다고 할 것이다.

다. 사회적 공동생활에 있어서는 공동생활자 상호간 이해관계가 서로 경합되므로 모든 권리행사에는 필연적으로 일정한 한계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민법 제2조 는 “권리의 행사는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하고, 권리는 남용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민사소송법 제1조 도 “법원은 소송절차가 공정, 신속하고 경제적으로 진행되도록 노력하여야 하며, 당사자와 관계인은 신의에 좇아 성실하게 이에 협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권리의 사회성과 적법성을 명백히 하고 있는바, 따라서 형식적으로는 권리행사라 하여도 그것이 권리의 사회성과 적법성의 관념에 비추어 도저히 허용할 수 없는 정도의 것이라면 그 권리의 행사는 부인되어야 할 것이다.

라. 전경락인이 위 “가”항의 법조항에 의한 대금납부를 허용받기 위하여 재경매명령 후 시행된 첫번째 재경매기일에서 의도적으로 소란행위를 하거나 이를 조종하는 등 하여 경매불능의 결과를 초래하고, 경매법원으로 하여금 부득이 두번째 재경매기일을 지정하지 않을 수 없게 하였다면, 설사 두번째 재경매기일 3일 이전에 위 법조 소정의 매입대금 등을 납부한다 하더라도 이는 권리의 정당한 행사라 할 수 없고, 따라서 그 대금납부는 허용되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한 사례.

재항고인

재항고인 신청대리인 변호사 윤일영

주문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민사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재항고이유를 본다.

원심결정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경매목적부동산에 관하여 1988.5.27. 서울지방법원북부지원 88타경7521호 임의경매신청으로 같은 달 30. 위 법원의 경매개시결정이 선고되고, 위 법원의 명령에 따라 한국감정원 동부지점에 의해서 이 사건 부동산의 1988.6.15. 현재의 시가가 금 2,740,746,420원으로 감정되어 경매를 실시한 결과, 1989.10.16. 재항고외 1이 최초 경락인인 재항고인의 대리인 자격으로 금 3,011,000,000원을 경매가격으로 신고하여 같은 달 19. 재항고인에게 경락허가결정이 선고된 사실, 그런데 경매부동산의 입주자들이 이해관계인으로 항고 및 재항고를 하는 바람에(모두 기각되었다) 절차가 지연되어 경매법원은 1990.7.13.에 이르러서야 대금지급기일을 같은 해 8.20.로 지정하여 전 경락인인 재항고인에게 송달하였으나 장기폐문부재로 송달불능되었고, 그 후 수차 대금납부기일을 변경하여 통지하였으나 역시 같은 사유로 계속 송달불능되자, 같은 해 11.8. 대금납부기일을 같은 달 15.로 정하여 우편송달의 방법으로 전경락인에게 통지하고 위 대금납부기일이 경과된 후 같은 달 20. 전경락인의 대금납부의무불이행을 이유로 재경매를 명하여 1991.1.14. 14:00을 재경매기일로 지정하여 진행하게 된 사실, 그런데 위 경매기일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최종적으로 동국통상주식회사를 대리하여 약 5,085,000,000원까지 응찰이 가능한 금 1,017,000,000원의 경매보증금을 납부한 재항고외 2와 다른 응찰자의 대리인이라고 하는 재항고외 1(위 재항고외 1이 위 재경매기일에 누구의 대리인으로서 참가하였는지는 기록상 명백하지 아니하나, 위 기록 841, 855면에 나타난 전경락인의 대리인 재항고외 1의 필적과 같은 기록 1560, 1561면에 나타난 위 재경매기일에 대리인으로 참가한 재항고외 1의 필적이 육안으로 보아도 동일인의 필적으로 보여지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전경락인의 대리인이었던 재항고외 1과 재경매기일에 참가한 재항고외 1은 동일인인 것으로 인정된다)가 경쟁응찰자로 남아, 위 재항고외 1이 경매가격으로 금 4,500,120,000원을 신고한 후, 위 재항고외 2가 그보다 높은 가격으로 응찰하기 위하여 집달관의 승낙을 받아 처음부터 함께 참가하고 있던 보조인과 함께 현금과 수표를 세고 있던 중, 위 재항고외 1이 갑자기 위 보조인의 자격을 문제삼으며 웃옷을 벗어 던지고 소리를 지르며 소란을 피우자, 방청석에 있던 위 재항고외 1의 일행들도 경매대 쪽으로 뛰어 나오며 소란을 피우기 시작하였고, 이에 이 사건 경매목적물의 임차인인 휘경시장의 상인들도 맞고함을 지르는 등 경매법정이 소란하여져서 경매를 진행할 수 없게 되어 집달관은 15:40경 경매불능을 이유로 경매종결을 선언하게 되었고, 이에 경매법원은 다시 1991.2.11. 14:00을 경매기일로 지정하고 이해관계인에게 통지하였다가 재항고인이 같은 달 8. 매입대금과 이자 및 절차비용을 납부하자 이를 허가하고 재경매명령을 취소하기에 이르렀다는 그간의 사실관계를 인정한 다음, 구 경매법 제33조 제2항 에 의하여 준용되는 구 민사소송법 제648조(원결정의 제684조는 오기로 보인다) 제4항 소정의 재경매기일 3일 이전까지라 함은 그 재경매기일의 전일부터 역산하여 3일이 되는 날의 전일까지를 의미하므로, 이 사건과 같이 1991.2.11.이 재경매기일로 지정된 경우에는 그 전일인 10일부터 역산하여 3일이 경과한 같은 달 7.이 위 기한이 되는데, 전경락인인 재항고인은 같은 달 8.에야 매입대금 등을 납부함으로써 위 기일을 준수하지 못하였고, 이와 같이 전경락인이 법정기일을 지나서 재경매기일 2일이나 1일 이전에 매입대금 등을 납부한 경우에는, 재경매결정을 취소하는 것이 소유자 등 경매절차의 이해관계인의 이익을 해할 우려가 있고, 경매절차의 공정을 해할 염려가 있는 때에는 재경매절차를 취소할 수 없다고 하여야 할 것인바, 이 사건에서는 재경매절차를 진행하였다면 최소 4,500,120,000원 이상의 가격으로 경락될 개연성이 높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 동안 최초의 감정시점일로부터 2년6개월이나 경과하여 부동산가격이 현저히 상승하고 있는 사정 등에 비추어 그동안 경매목적부동산의 가격 또한 현저히 상승하였으리라고 넉넉히 추측할 수 있고, 실제로 기록에 편철된 서울특별시 동대문구청장 발행의 토지가격확인원의 기재에 의하면, 1990.1.1. 현재 이 사건 경매목적물 중 토지의 가격만도 금 6,092,600,000원에 이르러, 경매법원이 재평가를 한 후 재경매를 속행하는 경우에는 최저경매가격이 최초 경락시에 비추어 현저하게 고액이 되어 재항고인의 경락대금에 대금지급기일까지의 이자를 휠씬 초과하게 될 것임은 명백하다 할 것이므로, 결국 이 사건에 있어서는 재항고인에게 경락대금을 납부하게하고 재경매결정을 취소하는 것은 소유자 등 이해관계인의 이익을 현저하게 해하고, 나아가 경매절차의 공정을 해하는 것이라 할 것이므로 이 점을 간과하고 경매법원이 재경매취소결정을 하였음은 위법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요컨대 이 사건에 있어 전경락인(재항고인)의 경락대금납부는 구 민사소송법 제648조 제4항 의 기한 이후에 된 것이어서 재경매절차를 취소할 수 없다는 취지의 판단으로 이해된다.

그런데 구 민사소송법 제648조 제4항 에 의하면, 경락인이 재경매기일의 3일 이전까지 매입대금, 지연이자와 절차비용을 지급한 때에는 재경매절차를 취소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서 “재경매기일의 3일 이전까지”라 함은 재경매기일의 전일로부터 소급하여 3일이 되는 날의 전일까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재경매기일의 전일로부터 소급하여 3일이 되는 날(따라서 3일째날이 포함된다)까지를 의미한다고 할 것이다.

또, 원래 재경매명령의 취소를 인정하는 취지는 재경매절차라는 것이 전경락인의 대금지급의무의 불이행에 기인하는 것이어서 그 전경락인이 법정의 대금 등을 완전히 지급하려고 하는 이상 구태여 번잡하고 시일을 요하는 재경매절차를 반복하는 것보다는 최초의 경매절차를 되살려서 그 대금 등을 수령하는 것이 경매의 목적에 합당하기 때문인 것이고, 전경락인으로서는 재경매기일 3일 이전까지 위 법조항 소정의 매입대금을 납부함으로써 확정적으로 경락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위 법조 제5항 , 제6항 소정의 불이익을 면하게 되고 더욱이 위 법조항에서 “재경매절차를 취소하여야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고려하면, 전경락인이 재경매기일 3일 이전까지 위 법조 소정의 매입대금 등을 납부하여 오면 경매법원은 반드시 재경매명령을 취소하여야 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재경매기일이 1991.2.11.로 지정된 경우에는 그 전일인 10일부터 역산하여 3일이 되는 날은 8일이므로 재항고인이 같은 날 이 사건 경매대금 등을 납부하였다면 위 법조항 소정의 기간을 준수하였다 할 것이고, 이와 같이 전경락인인 재항고인이 위 법조항의 기간 내에 소정의 매입대금 등을 납입하였다면 경매법원으로서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당연히 재경매명령을 취소하여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와 견해를 달리하여, 위 법조항에서 정한 “재경매기일 3일 이전까지”라 함은 그 재경매기일 전일부터 역산하여 3일이 되는 날의 전일까지를 의미한다고 보고, 재항고인은 위 기일을 하루 지난 같은 달 8.에 그 매입대금 등을 납입하였다고 하여, 그러한 경우에는 재경매결정을 취소하는 것이 소유자 등 경매절차의 이해관계인의 이익을 해할 우려가 있고 경매절차의 공정을 해할 열려가 있는 때에는 경매절차를 취소할 수 없음을 전제로 판시와 같은 사유를 들어 경매법원의 재경매명령취소결정이 위법하다고 판단한 것은, 구 민사소송법 제648조 제4항 의 소정의 요건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니,이 점을 지적한 논지는 이유 있다.

다만, 원래 사회적 공동생활에 있어서는 공동생활자 상호간 이해관계가 서로 경합되므로 모든 권리행사에는 필연적으로 일정한 한계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민법 제2조 는 “권리의 행사는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하고, 권리는 남용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현행 민사소송법 제1조 도 “법원은 소송절차가공정, 신속하고 경제적으로 진행되도록 노력하여야 하며, 당사자와 관계인은 신의에 좇아 성실하게 이에 협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권리의 사회성과 적법성을 명백히 하고 있는바, 따라서 형식적으로는 권리행사라 하여도 그것이 권리의 사회성과 적법성의 관념에 비추어 도저히 허용할 수 없는 정도의 것이라면 그 권리의 행사는 부인되어야 할 것이다.

이 사건에 있어 전경락인인 재항고인이 위 법 제648조 제4항 에 의한 대금납부를 허용받기 위하여 재경매명령 후 시행된 첫번째 재경매기일에서 의도적으로 소란행위를 하거나 이를 조종하는 등 하여 경매불능의 결과를 초래하고, 경매법원으로 하여금 부득이 두번째 재경매기일 3일 이전에 위 법조 소정의 매입대금 등을 납부한다 하더라도 이는 권리의 정당한 행사라 할 수 없고, 따라서 그 대금납부는 허용되어서는 아니될 것이다.

원심결정 이유를 음미하면, 원심은 이 사건 재경매기일에서 일어난 판시와 같은 일련의 소란행위가 전경락인인 재항고인의 조종에 의하여 일어난 것으로 추단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이 사건 재경매기일에서 경매에 응찰하였다가 판시와 같은 소란행위를 저지른 위 재항고외 1이 종전경매절차에서 재항고인의 대리인 자격으로 경락목적물을 경락받은 바 있는 바로 그 재항고외 1이라는 사유만으로는 재항고인이 위 소란행위를 하도록 조종하거나 이에 가담하였다고 단정하기에는 미흡하다 할 것이다.

당시 위 재항고외 1이 누구의 대리인이었는지조차도 밝혀지지 아니한 단계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할 것이다(집달관이 경매신청인의 자격도 확정하지 아니한 채 경매절차를 진행하였으리라고는 짐작되지 아니한다).

원심이 이 사건 소란행위에 재항고인에게 책임이 있는 것으로 의문이 간다면, 당시 경매에 관여한 관계인들을 신문하는 등 좀더 자세한 심리를 하여 재항고인이 한 대금납부의 적법 여부를 가려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