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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8. 10. 9. 선고 2005다30566 판결

[회장선임결의무효확인][공2008하,1521]

판시사항

[1] 종중의 법적 성격 및 종중규약의 자율성

[2] 종중회칙이 종손에게 회장후보자 추천권과 종무위원 선출권을 함께 부여하고 있다는 점만으로 종중의 본질이나 설립 목적에 반하여 무효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사례

판결요지

[1] 종중은 공동선조의 분묘수호와 제사, 그리고 종원 상호간의 친목도모 등을 목적으로 자연발생적으로 성립한 종족 집단체로서, 종중이 규약이나 관습에 따라 선출된 대표자 등에 의하여 대표되는 정도로 조직을 갖추고 지속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면 비법인 사단으로서의 단체성이 인정된다. 이와 같은 종중의 성격과 법적 성질에 비추어 보면, 종중에 대하여는 가급적 그 독자성과 자율성을 존중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고, 따라서 원칙적으로 종중규약은 종원이 가지는 고유하고 기본적인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등 종중의 본질이나 설립 목적에 크게 위배되지 않는 한 그 유효성을 인정하여야 한다.

[2] 종중회칙이 종손에게 회장후보자 추천권과 종무위원 선출권을 함께 부여하고 있다는 점만으로 종중의 본질이나 설립 목적에 반하여 무효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사례.

참조판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윤전)

피고, 상고인

피고 종중 (소송대리인 변호사 전상화)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종중은 공동선조의 분묘수호와 제사, 그리고 종원 상호간의 친목도모 등을 목적으로 자연발생적으로 성립한 종족 집단체로서, 종중이 규약이나 관습에 따라 선출된 대표자 등에 의하여 대표되는 정도로 조직을 갖추고 지속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면 비법인사단으로서의 단체성이 인정된다 ( 대법원 2006. 10. 26. 선고 2004다47024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종중의 성격과 법적 성질에 비추어 보면, 종중에 대하여는 가급적 그 독자성과 자율성을 존중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고, 따라서 원칙적으로 종중규약은 그것이 종원이 가지는 고유하고 기본적인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등 종중의 본질이나 설립 목적에 크게 위배되지 않는 한 그 유효성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피고 종중회칙 제6조는 종중을 대표하고 종무를 통할하는 종중 대표자로서 회장을 규정하고, 종중의 회장은 종손 또는 종손이 추천하는 학식과 덕망을 겸비한 종친을 종무위원회에서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피고 종중회칙 제11조, 제12조는 종중의 최고의사결정기관으로 종무위원회를 두어 회칙의 개폐, 회장ㆍ부회장ㆍ감사의 선출, 예산 및 결산의 심의ㆍ승인, 재산의 취득 및 처분 등 종중의 주요 안건을 의결할 권한을 부여하면서, 종무위원회를 구성하는 종무위원들은 종손이 계열별 및 원로 종친의 자문을 감안하여 선출하고 총회에서 추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피고 종중회칙상 종손에게 회장후보자 추천권을 부여하면서도 그 선출 여부를 결정하는 권한은 전적으로 종무위원회에 위임하고 있고, 종손이 종무위원들을 선출할 때에도 계열별 및 원로 종친의 자문을 감안하여야 하며 최종적으로는 종중원 총회의 추인을 받도록 규정함으로써 종손의 전횡을 방지할 수 있는 나름대로의 장치를 마련하고 있는바, 기록에 의하면, 실제로 그동안 피고 종중에서 선출된 종무위원들을 보더라도 각 계파별로 안배하여 종무위원을 선출해 왔을 뿐, 종손이 자신과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특정한 종원 또는 특정 계열에 속한 종원만을 임의로 종무위원으로 선출해 오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며, 이는 이 사건에서 문제된 2003. 6. 8.자 종무위원회에서 종손이 추천한 종친 소외 1과 종손인 소외 2 자신이 연이어 회장후보자로 나섰으나 종무위원들의 찬반투표에서 부결되어 종중회장으로 선출되지 못한 사실에서도 분명히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사정과 아울러 관습상 종중 내에서 종손이 차지하는 상징적인 지위 등을 위에서 본 종중의 독자성과 자율성에 기초한 종중규약 효력의 해석에 관한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 종중회칙에서 종손에게 회장후보자 추천권과 종무위원 선출권을 함께 부여하고 있다는 점만으로 위 회칙이 종중의 본질이나 설립 목적에 크게 반하는 것으로서 무효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결국 피고의 상고는 이유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능환(재판장) 양승태 박시환(주심) 박일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