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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3. 12. 27. 선고 83다카644 판결

[손해배상][집31(6)민,139;공1984.2.15.(722),259]

판시사항

가. 불법행위와 과실상계에 있어서의 과실의 의미

나. 오토바이에 동승한 자의 운전자에 대한 안전운전 지시 의무

다. 중간에서 우연히 오토바이에 동승한 자가 헬멧을 썼다는 진술이 믿기 어렵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가. 불법행위에 있어서 가해자의 과실은 의무위반이란 강력한 과실인데 반하여 피해자의 과실을 따지는 과실상계에 있어서의 과실이란 전자의 것과는 달리 사회통념상, 신의성실의 원칙상, 공동생활상 요구되는 약한 부주의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나. 오토바이는 그 자체가 일반운전차에 비하여 더 큰 위험을 수반한다 할 것이며 더구나 뒤에 동승자가 있을 경우에는 핸들 조작이 어려워지고 과속으로 달리게 되면 사소한 장애에 대처하기도 더 어렵게 되어 사고가 쉽게 발생할 것이므로 오토바이 동승자는 운전자가 위험이 없을 만한 안전한 속도와 방법으로 운전하도록 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사고를 방지하기 위하여 적절한 지시를 하는 것을 태만하여서는 아니된다.

다. 오토바이를 동승하는 자가 헬멧을 스스로 쓰고 운전하는 것은 통상 있는 일이나 중간에서 누구인가를 동승시킬 경우 헬멧을 씌워서 태우려고 헬멧을 여분으로 하나 더 가지고 다니는 것은 특별한 경우라 할 것이므로 운전자가 그날 헬멧을 하나 더 가지고 있게 된 특별한 사실이 엿보이지 아니하는 한 중간에서 우연히 오토바이에 동승하게 된 경우 헬멧을 쓰고 있었다는 진술은 믿기 어렵다.

원고, 피상고인

원고 1 외 3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순우, 문상익

피고, 상고인

삼정운수 합자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윤운영

주문

원심판결중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고 1이 소외 1이 운전하는 250cc 오토바이 뒤에 동승하고 가다가 피고 회사소속의 운전사 소외 2가 운전하던 (차량등록번호 생략) 포니택시와 충돌하여 상처를 입은 이 사건 사고의 발생에는 원고 1에게도 오토바이 뒷좌석에 타면서 헬멧을 쓰지 아니하였고 소외 1이 야간에 전조등을 켜지 아니하고, 내리막 길을 과속으로 진행하였으므로 소외 1에게 전방좌우를 살피면서 시행하도록 권유하는 등 그 안전운행을 도와주어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태만히 한 과실이 있다는 피고의 과실상계 항변에 대하여, 원심은 위 오토바이 뒤에 타고간 원고 1에게 피고 주장과 같은 과실이 있었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고 오히려 사고당일 소외 1과 원고 1은 모두 안전헬멧을 착용하였고 소외 1은 전조등을 키고 운행하였으며 사고가 발생한 네거리에 이르러서는 일단정지까지 하여 전방좌우에 장애가 없음을 확인한 후 시속 약 10킬로미터의 속도로 진행중 위 네거리를 거의 통과하였을 무렵 좌회전 신호를 넣으면서 진행하여 오던 위 택시가 갑자기 직진함으로써 이 사건 사고가 일어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이를 배척하고 있다.

그러나 불법행위에 있어서 가해자의 과실은 의무위반이란 강력한 과실인데 반하여 피해자의 과실을 따지는 과실상계에 있어서의 과실이란 전자의 것과는 달리 사회통념상, 신의성실의 원칙상, 공동생활상 요구되는 약한 부주의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아야할 것인바( 대법원 1973.10.10. 선고 72다2138, 2139 판결 참조)오토바이는 그 자체가 일반자동차에 비하여 더 큰 위험을 수반한다 할 것이며 더구나 뒤에 동승자가 있을 경우에는 핸들조작이 어려워지고 과속으로 달리게 되면 사소한 장애에 대처하기도 더 어렵게 되어 사고가 쉽게 발생하리라는 것이 우리 경험칙상 명백하다 할 것이므로 원고 1이 소외 1이 운전하는 오토바이에 동승할 경우 소외 1로 하여금 위험이 없을만한 안전한 속도와 방법으로 운전하도록 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사고를 방지하기 위하여 그때 적절한 지시를 하는 것을 태만하여서는 아니된다 할 것인데,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지점은 폭이 7미터정도 되는 포장도로가 십자로 교차하는 교차로이고 그 교차로 중앙지점에서 택시와 오토바이가 직진하다가 서로 충돌하였다는데 피해자측의 주장대로 소외 1이 교차로 직진에서 일단 정지하였다가 전방좌우를 살피면서 서행으로 출발하였다면 위 택시와 교차로 중앙에서 충돌하였을리가 없고 보면 소외 1이 교차로 통행방법에 따르지 아니한 사실이 엿보여서( 도로교통법 제21조 제4항 에 의하면 우측에서 교차로에 진입하려던 이 사건 택시에게 우선권이 있다) 원고 1이 위에서 설시한 주의의무를 태만히 하였다 볼 것이고, 원고 1이 그날 저녁에 학교회의가 있어서 그 모임에 참석하였다가 늦어서 석바위에 있는 집으로 가기 위하여 택시를 타고자 소외 1에게 택시있는 곳까지 태워달라고 부탁하였더니 타라고 하여 이 사건 오토바이를 타게 되었다고(기록82-83장) 진술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오토바이를 타게 된 경위가 처음부터 그 회의에 오토바이를 타고 같이 가서 참석하고 같이 돌아 오기로 약속되어서가 아니고 돌아오던 길에 우연히 동승하게 되었다는 것인바, 오토바이를 운전하는 자가 헬멧을 스스로 쓰고 운전하는 것은 통상 있는 일이나 중간에서 누구인가를 동승시킬 경우 헬멧을 씌워서 태우려고 헬멧을 여분으로 하나 더 가지고 다니는 것은 특별한 경우라 할 것이므로 소외 1이 그날 헬멧을 하나 더 가지고 있게 된 특별한 사실이 엿보이지 아니하는 한 원고 1도 같이 헬멧을 쓰고 있었다는 소외 1의 진술기재도 믿기 어렵다 할 것인바 위와 같은 사정이었다면 이 사건 사고의 발생에는 피해자 원고 1에게도 과실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원심판결에는 과실상계에 있어서의 과실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고 원심판결을 파기하지 않으면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한다고 인정되므로 논지는 이유있으며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할 것 없이 원판결은 파기를 면치 못한다.

따라서 원심판결중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원심인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정철(재판장) 김중서 강우영 이정우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83.2.15.선고 82나19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