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피고인은 친구인 E의 소개에 의해 피해자의 술집에 간 것이고, 피고인이 직접 피해자에게 ‘열흘에 한 번씩 계산해 주겠다’라고 말한 바 없다.
그리고 별지 범죄일람표 30 내지 34번 해당 일자에 피고인은 해외에 있어 피해자의 술집에 간 바 없고, 나머지 일자의 경우 금액이 다소 부정확하거나 과장되어 있다.
또한 피고인은 당시 실제로 외국에서 자본을 유치하여 여수에 호텔을 신축하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 보험 관련 문제로 외자 유치가 예상대로 진행되지 못하는 바람에 술값을 지급하지 못하게 된 것일 뿐인바, 편취 범의가 없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징역 10월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적용되는 법리 범죄사실의 발생가능성을 불확실한 것으로 표상하면서 이를 용인하는 미필적인 편취 범의로도 사기죄는 성립할 수 있다.
그리고 2인 이상이 범죄에 공동가공하는 공범관계에 있어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2인 이상이 공모하여 범죄에 공동가공하여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되는 것으로서,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상통하여 그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모관계가 성립한다.
피고인이 이러한 편취 범의와 공모의 점을 부인하는 경우에는 사물의 성질상 범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이를 입증할 수밖에 없다.
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과 E은 피해자로부터 제공받은 주류 등의 대금을 지급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고 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