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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04. 10. 8. 선고 2003누14996 판결

[부가가치세부과처분취소][미간행]

원고, 항소인

주식회사 한국경제신문(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태평양 담당변호사 김승호)

피고, 피항소인

남대문세무서장

변론종결

2004. 9. 10.

주문

1. 제1심 판결 중 별지 내역표 기재 각 부가가치세부과처분에 관한 부분을 취소한다.

2.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별지 내역표 기재 각 부가가치세부과처분 중 ‘정당한 세액’란 기재 각 금액을 초과하는 부분을 모두 취소한다.

3. 소송총비용은 이를 10분하여 그 1은 원고의, 나머지는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주문과 같은 판결 및 피고가 2001. 7. 10. 원고에 대하여 한 1996년 1기분 부가가치세 52,458,400원(54,542,400원이었다가 감액경정되었다)의 부과처분 중 29,560,940원을 초과하는 부분을 취소한다는 판결을 구함.

2.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원고는 청구취지 기재 2001. 7. 10.자 부가가치세부과처분에 관한 항소를 취하하였으므로 이 부분은 당심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되었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 1 내지 10, 갑 제2호증, 을 제1 내지 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1996년 1기분부터 2000년 2기분까지의 부가가치세 과세기간 중 국내사업장이 없는 외국법인(이하 ‘외국법인’이라고만 한다)에게 국내에서 광고용역을 공급하고 그 광고대금으로 지급받은 5,763,882,715원에 대하여 영세율이 적용되는 매출로 처리하여 부가가치세를 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외국법인에게 국내에서 광고용역을 공급하였다 하더라도 그 광고대금을 직접 외국환은행으로부터 원화로 지급받지 아니하고 국내 광고대행사(이하 ‘광고대행사’라고만 한다)를 통하여 원화로 지급받은 경우에는 그 광고대금에 대하여 부가가치세법상의 영세율을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위 광고대금에서 원고가 광고대행사에게 지급한 광고대행 수수료(광고대금의 15%)를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매출액에 합산하여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을 정한 다음 2001. 8. 1. 별지 내역표 ‘당초 고지세액’란 기재 각 부가가치세를 부과하였다.

나. 원고는 위 부과처분에 대하여 2001. 10. 29. 피고에게 이의신청을, 2002. 7. 10. 국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각 제기하였고, 국세심판원이 2002. 12. 27. 위 각 부과처분 중 1999년 2기분까지의 부가가치세 과세기간에 대한 불실세금계산서 교부로 인한 가산세 부과처분을 취소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위 각 부가가치세의 당초 고지세액을 별지 내역표 ‘감액경정 후 세액’란 기재와 같이 감액경정하였다(이하에서는 당초의 위 부과처분 중 감액경정으로 인하여 취소되고 남은 나머지 처분을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2. 처분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의 주장

피고는 광고대행사가 원고의 준위탁매매인이 아니고 자기 책임 하에 외국법인에게 광고용역을 제공하고 광고대금을 받는 것이며, 원고는 광고대행사와 체결한 별도의 약정에 따라 광고대행사에게 광고용역을 제공하였고, 그 광고대금도 외국환은행으로부터 직접 원화로 지급받지 아니하고 광고대행사를 통하여 지급받았으므로 그 광고료에 대하여 부가가치세법상의 영세율을 적용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원고는 광고대행사가 일종의 준위탁매매인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광고용역의 공급자는 광고대행사가 아니라 원고이고, 광고대행사가 외국법인으로부터 받은 광고대금은 원고에게 귀속되는 것이어서 그 광고대금에 대하여는 부가가치세법상 영세율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 관계 법령

제11조 (영세율적용) ① 다음 각 호의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에 대하여는 영의 세율을 적용한다.

1. 수출하는 재화

2. 국외에서 제공하는 용역

3. 선박 또는 항공기의 외국항행용역

4. 제1호 내지 제3호 이외에 외화를 획득하는 재화 또는 용역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것

제26조 (기타 외화획득재화 및 용역 등의 범위) ① 법 제11조 제1항 제4호 에 규정하는 외화를 획득하는 재화 또는 용역은 다음 각 호에 규정하는 것으로 한다.(단서 생략)

1. 국내에서 국내사업장이 없는 비거주자 또는 외국법인에게 공급되는 재화 또는 용역으

로서 그 대금을 외국환은행에서 원화로 받는 것

다. 인정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3호증의 1 내지 4, 갑 제4호증의 1 내지 5, 갑 제5호증의 1 내지 12, 갑 제6호증의 1 내지 5, 갑 제7호증의 1, 2, 갑 제8호증의 1 내지 164, 갑 제9호증의 1 내지 38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고, 을 제9호증의 1 내지 4, 을 제10호증, 을 제11, 12호증의 각 1, 2의 각 기재만으로는 위 인정사실을 뒤집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좌우할 만한 증거가 없다.

(1) 원고는 주식회사 제일기획 등 광고대행사들과 사이에 원고가 발행하는 신문에 광고를 게재하는 광고용역계약의 대행을 위탁하는 내용의 광고대행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주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1조(목적) “갑”(원고를 말한다. 이하 같다)이 “을”(광고대행사를 말한다. 이하 같다)을 신문광고 대행사로 인정하고 갑과 을이 서로 지켜야 할 사항을 명확히 하여 신문광고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2조(매체) 본 계약은 갑이 발간하는 한국경제신문에 한하여 이를 적용한다.

제3조(게재) 을은 광고주로부터 갑에 게재할 광고를 대행받아 갑에게 신청하고 갑은 이를 성실히 게재한다. 광고의 게재일자, 규격, 횟수, 단가 기타 게재에 필요한 사항은 갑, 을이 협의하여 결정한다.

제4조(광고료의 청구, 지불) ①갑이 을로부터 수탁 게재한 광고료는 매월 말일자로 합산하여 갑이 을에게 청구하며 을은 이 광고요금을 늦어도 익월 15일까지 현금, 수표 또는 은행도 어음으로 갑에게 지불하여야 한다.

제6조(수수료) 광고대행 수수료는 광고요금의 15%로 한다.

(2) 이에 따라 광고대행사들은 광고주와 광고계약을 체결한 후 광고를 제작하여 광고매체사인 원고에게 제공하면서 광고의 게재일자, 규격, 횟수, 단가 기타 게재에 필요한 사항을 협의하여 결정하고, 그에 따라 원고가 광고를 게재하여 왔다.

(3) 광고대행사들은 원고가 광고를 게재한 후 광고대금 청구서와 광고제작비 청구서를 별도로 작성하여 광고주에게 청구하고, 광고주로부터 지급받은 대금 중 광고제작비는 자신의 수입으로 하며, 광고대금은 그 중 수수료(광고료의 15%)를 제외한 나머지를 원고에게 지급하였다.

이때 광고대행사들은 광고대금에 대하여 원고를 공급자로, 자신을 원고의 수탁자로, 광고주를 공급받는 자로 하는 세금계산서를 발행 교부하고 있으며, 광고주가 외국법인인 경우에는 광고대금에 대하여 영세율이 적용되는 것으로 보아 별도의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지 않고 있다.

(4) 그에 따라 광고대행사들은 결산시 광고제작비와 원고로부터 받은 광고대행수수료만 자신의 수입으로 계상하고 있으며, 외국법인인 광고주에 대한 광고제작비에 관하여는 영세율신고를 하고, 광고대행수수료에 대하여는 자신을 공급자로, 원고를 공급받는 자로 하는 세금계산서를 발행 교부하고 있다.

(5) 원고는 1996년부터 2000년까지 광고대행사들로부터 외국법인의 광고를 게재한 광고대금으로 5,763,882,715원을 지급받은 후 광고대행사에게 그 광고대금의 15%에 해당하는 광고대행 수수료를 지급하였다.

위 광고대금에 대하여 영세율을 적용하지 않고 1996년 2기분부터 2000년 2기분까지의 부가가치세를 계산하면 별지 내역표 ‘감액경정 후 세액’란 기재 각 금액이 되며, 영세율을 적용하고 계산하면 같은 표 ‘정당한 세액’란 기재 각 금액이 된다.

라. 판단

(1) 준위탁매매인이란 자기명의로써 타인의 계산으로 매매 아닌 행위를 영업으로 하는 자를 말하고, 준위탁매매인에 대하여는 상법의 위탁매매업에 관한 규정이 준용이 된다( 상법 제113조 ).

따라서 위탁매매인은 자기명의로 영업을 하여 법률관계의 당사자가 되므로( 상법 제102조 ) 위탁자는 상대방에게 직접 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으며, 위탁매매인이 위탁매매로 인하여 취득한 물건, 유가증권 또는 채권은 위탁자와 위탁매매인 간의 관계에서 위탁자의 소유 또는 채권으로 보며( 상법 제103조 ), 위탁매매인은 위탁자를 위한 매매에 관하여 상대방이 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위탁자에 대하여 이를 이행할 책임이 있다( 상법 제105조 ).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인정사실과 같이 광고대행사들이 원고를 대신하여 광고영업을 대행하고, 광고가 게재된 후 원고와 협의된 광고대금을 직접 광고주에게 청구하며, 광고주로부터 지급받은 광고대금 중 약정된 대행수수료를 공제한 나머지를 원고에게 지급하고, 그 과정에서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대행수수료와 자신들의 광고제작비만 수입으로 삼고 원고에게 지급한 나머지 광고대금은 자신의 수입으로 계상하지 않는 등 원고와 광고대행사들의 대행계약관계, 광고대금 대행수수료 지급방법, 기업회계 및 결산내역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광고대행사는 자기명의로써 원고의 계산으로 광고용역을 공급하는 것을 영업으로 하는 준위탁매매인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위탁자인 원고는 광고주에게 직접 광고대금을 청구할 수 없고 광고대행사들에게 광고대금을 청구할 수 있을 뿐이며, 광고대행사들로부터 그들이 광고주로부터 지급받은 광고대금을 지급받아 광고대행사들에게 대행수수료를 지급하는 점 등은 준위탁매매의 법리상 당연한 것이다.

(2) 부가가치세 제6조 제5항 은 “위탁매매 또는 대리인에 의한 매매에 있어서는 위탁자 또는 본인이 직접 재화를 공급하거나 공급받은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는 취지가 실질과세의 원칙에 따라, 재화를 공급함으로 인한 경제적인 효과가 실질적으로 귀속되는 자에게 부가가치세를 부담시키고자 하는 것이므로 용역의 공급이라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어서, 이 사건과 같이 준위탁매매인인 광고대행사들에 의하여 광고용역을 제공한 경우에도 원고가 직접 용역을 공급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리고 위탁매매인은 위탁자의 계산으로 영업을 하며, 위탁매매인이 위탁매매로 인하여 취득한 물건, 유가증권 또는 채권은 위탁자와 위탁매매인간의 관계에서 위탁자의 소유 또는 채권으로 보므로, 광고주가 외국환은행에 입금한 광고대금은 위탁자인 원고의 소유라 할 것인바, 피고의 주장과 같이 광고대행자가 외국환은행에서 광고대금을 원화로 받아 원고에게 교부한다 하더라도 이는 위탁매매에 따른 대금정산의무의 이행에 불과하므로 이러한 사정 때문에 광고용역의 공급자가 달라지게 되는 것은 아니라 하겠다.

(3) 만일 피고의 주장과 같이 광고대행사가 광고주에 대하여 광고용역을 공급한 것이고 원고는 광고대행사와의 계약에 따라 광고대행사에게 광고용역을 공급한 것이라고 한다면, 광고대행사는 광고주로부터 광고대금을 받아(매출) 그 일부를 원고에게 광고대금으로 지급하고(매입) 그 차액을 소득으로 삼게 되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그 차액을 수수료라고 지칭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이 사건에서 피고는 스스로 이를 수수료라 부르고 있다), 광고대행사는 원고에게 지급할 광고대금에 적정한 마아진을 붙여 광고주에게 청구하게 될 것이지 원고의 광고대금 중에 광고대행사의 몫이 일정율로 포함되어 있다거나 광고대행사가 이를 대행수수료 명목으로 받는다는 것은 상정하기 어려우므로,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원고를 광고용역의 공급자라 함이 상당하다.

(4) 그렇다면 외국광고주에게 광고용역을 공급한 주체는 원고이고, 준위탁매매인인 광고대행사가 외국광고주로부터 외국환은행을 통하여 원화로 받은 광고료는 결국 원고가 지급받은 것이라고 볼 것이므로, 원고가 지급받은 이 사건 광고대금에는 영세율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할 것이며, 설령 피고의 주장과 같이 광고대행사가 광고용역을 공급한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하여 영세율을 적용한다 하더라도 피고는 원고에게 부과하였던 부가가치세를 광고대행사에게 매입세액으로 전액 환급하여 주게 되므로, 피고로서는 원고가 광고용역을 공급한 것으로 보아 원고에게 매입세액을 환급하는 경우와 동일한 효과를 갖게 될 뿐이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광고대금에 영세율을 적용하지 않고 일반세율을 적용하여 원고에 대하여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며, 위 광고대금에 영세율을 적용하여 정당한 세액을 산출하면 별지 내역표 ‘정당한 세액’란 기재 각 금액이 되므로, 이 사건 처분 중 같은 표 ‘정당한 세액’란 기재 각 금액을 초과하는 부분은 위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 중 당심의 심판범위에 속하는 별지 내역표 기재 각 부가가치세부과처분에 관한 부분은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 판결 중 이에 관한 부분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취소하고, 별지 내역표 기재 각 부가가치세부과처분 중 ‘정당한 세액’란 기재 각 금액을 초과하는 부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생략]

판사 송진현(재판장) 염원섭 조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