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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6. 9. 28. 선고 2004다53050 판결

[공유물분할등][미간행]

판시사항

[1] 구분소유적 공유관계에 있는 토지가 환지된 경우, 종전의 상호명의신탁관계가 환지처분에 의하여 종료되는지 여부(한정 적극)

[2] 구분소유적 공유관계에 있는 토지의 일부가 환지된 후에도 공유자들 사이에 위 토지에 관한 상호명의신탁관계를 유지하려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인 합의가 있었다고 본 사례

[3] 구분소유적 공유관계의 공유지분에 설정된 근저당권의 실행으로 공유지분을 취득한 경락인이 구분소유적 공유지분을 승계취득하는지 여부(적극)

원고, 피상고인

유영호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종식)

피고, 상고인

장중혁외 1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피고들의 상고이유를 함께 본다.

상호명의신탁등기가 되어 있는 이른바 구분소유적 공유관계에 있는 토지가 환지된 경우에, 종전의 상호명의신탁관계는 환지처분에 의하여 종료되고 종전의 토지에 상응하는 비율로 종전의 소유자들이 환지에 대하여 순수한 공유지분을 취득하게 되는 것이 원칙이라고 할 것이지만, 환지 후에도 공유자들 사이에서 환지된 토지 중 일부씩을 각 특정 소유하여 그 부분에 대하여 상호명의신탁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거나 공유자들 상호 간에 묵시적으로 각 종전의 사용상태를 그대로 유지, 사용·수익하기로 합의하였다고 보이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환지 후에도 구분소유적 공유관계는 그대로 유지된다고 보아야 한다 ( 대법원 1995. 7. 14. 선고 95다7437 판결 , 1999. 1. 15. 선고 98다8950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 즉 등기부상 원고와 피고들이 공유하고 있는 춘천시 중앙로2가 74 대 77.4㎡(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와 조양동 45-2, 45-3, 45-4, 49-4의 각 토지(이하 위 5필지를 통칭하여 ‘이 사건 각 토지’라 한다)는 춘천시 조양동 45 대 172평(이하 ‘종전토지’라 한다)에서 분할 및 환지된 토지들로서, 종전토지는 원래 피고 대한민국의 소유의 귀속재산이었는데 장광순, 김창덕, 문봉순, 전복남 등이 각 특정부분을 불하받으면서 편의상 그 점유면적에 상응하는 비율로 지분이전등기를 마침으로써 구분소유적 공유관계가 성립되어 그 특정부분이 지분이전등기의 형식으로 순차 양도되었던 점, 종전토지 172평 중 21평이 토지구획정리사업의 시행구역에 포함되어 1964. 12. 18.자로 환지처분이 이루어지면서 위 조양동 49-4 및 이 사건 토지의 2필지 40.6평으로 증평되었는데 당시 위 21평 부분을 특정하여 점유하고 있던 조호묵, 오순근이 각 필지별로 환지청산금을 개인적으로 납부한 다음 이를 각 단독으로 점유하였던 점, 위 환지처분은 위 2인이 특정점유하던 21평에 관한 것일 뿐 다른 공유자들이 점유하던 나머지 3필지 151평에 대하여는 각 점유상황이나 위치, 면적 등에 아무런 변동이 없었던 점, 위 환지처분 확정 후 환지로 생성된 2필지상에서나 그대로 잔존하고 있던 토지상에서나 각 공유자들이 자신이 점유하는 특정부분에 단독소유의 건물을 신축할 때 나머지 공유자들이 모두 아무런 이의 없이 대지사용승낙을 하여 주었던 점, 그 결과 각 공유자들의 특정점유부분마다 그 점유자 단독소유의 건물이 건축되어 있으며 위 환지처분 후 이 사건 소송에 이르기까지 35년 동안 당해 건물과 함께 건물 부지가 일체로 전전매도되면서 그 등기만 이 사건 각 토지에 대한 지분이전등기의 방식으로 이루어져 온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 환지 후에도 이 사건 각 토지의 점유자들 사이에서는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한 지분이전등기를 상호명의신탁관계로 유지하려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인 합의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러한 관계는 그 승계인들 사이에도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하겠다.

따라서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각 토지의 지분을 승계받은 원고와 피고들은 이 사건 토지를 등기부상 지분비율대로 순수하게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명의신탁관계에 있으므로, 이 사건 토지를 단독으로 점유하면서 그 지상의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원고가 이 사건 소변경 신청서 부본의 송달로써 명의신탁을 해지함에 따라 피고들은 원고에게 이 사건 토지의 각 지분에 관한 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는 이유로, 원고의 이 사건 주위적 청구를 그 지분 범위 내에서 인용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나아가 기록에 의하면, 1990년까지는 각 공유자가 자신의 배타적 점유부분에 대한 재산세를 납부하다가 1990년 종합토지세 제도가 시행된 후에는 이 사건 각 토지에 걸친 자신의 지분에 해당하는 종합토지세를 납부한 사실이 엿보이는바, 종합토지세는 개인이 전국에 소유한 모든 토지에 대하여 부과되는 세금으로서 같은 토지에 동일한 지분을 소유한 2명 사이에서도 다른 곳에 토지를 얼마나 소유하느냐에 따라 세율이 달라질 수 있어 상호명의신탁관계에 있는 특정부분에 대한 세액의 계산이 사실상 불가능한 점, 자신의 배타적 점유부분에 있는 타인의 지분에 대한 세금을 납부하지 않았더라도 타인의 배타적 점유부분에 있는 자신의 지분에 대한 세금을 납부하였으니 결과적으로 별 차이는 없게 되고 그 차액이 있더라도 이는 부당이득반환 등으로 정산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피고 장중혁이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종합토지세 시행 후 세금을 공유자 각자 지분에 따라 납부하고 이를 정산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이, 앞서 본 많은 정황들을 뒤집고 구분소유적 공유관계의 지속에 대한 묵시적 합의의 인정을 부정할 만한 사유가 된다고는 할 수 없다.

또한, 환지 후의 위 조양동 49-4 토지와 이 사건 토지를 각 단독으로 점유하던 원심 공동피고 한옥순과 소외 황효섭(원고의 전 공유자)이 각 그 지상에 단독소유의 건물을 신축하면서 당해 토지에만 근저당권을 설정한 것이 아니라, 이 사건 각 토지의 지분에 걸쳐 근저당권을 설정하였음은 피고 장중혁의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으나, 상호명의신탁관계에서의 공유지분등기는 특정부분에 대한 구분소유적 공유관계를 표상하는 것으로, 그 공유지분에 설정된 근저당권의 실행에 의하여 공유지분을 취득한 경락인도 그 구분소유적 공유지분을 그대로 승계취득하는 것이므로 ( 대법원 1991. 8. 27. 선고 91다3703 판결 참조), 이 사건 각 토지 지분에 걸친 근저당권설정이 단순한 공유자로서의 공유지분권을 행사한 셈이 된다고 할 수는 없으며, 달리 이 사건 각 토지의 공유자들이 다른 공유자들의 특정점유부분에 대한 배타적 사용수익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였다거나 순수한 공유지분권을 행사하려고 하였음을 뒷받침할 객관적 자료는 기록상 찾아볼 수 없다.

그리고 위 45-4 토지 일부와 위 45-2, 45-3 토지를 점유하면서 이 사건 각 토지 지분에 대한 등기를 마친 피고 장중혁이, 이 사건 토지의 일부만 특정점유하고 있던 이순근과 사이에서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위 피고의 지분일부와 이 사건 토지를 제외한 나머지 토지에 대한 이순근의 지분 전부를 교환하여 그 지분이전등기를 마쳤지만, 그러한 공유자들 사이의 지분이전은 상호명의수탁자의 지위를 승계하는 것이므로 위와 같은 지분만의 이전이 있었다고 하여 그것이 상호명의신탁관계의 종료사유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

한편, 피고 대한민국은 상고이유로서 상호명의신탁관계의 유지에 대한 공유자들 사이의 묵시적 합의가 인정되더라도 피고 대한민국의 지분은 예외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하지만, 위 환지처분 실행의 주체로써 자신이 도로로 공중에 제공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특정하여 불하하였고 환지처분에 따른 청산금도 징수한 피고 대한민국은 구분소유적 공유관계를 용인하였음은 물론 이를 주도하였음이 명백하므로,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결국, 원심판결에 구분소유적 공유관계 내지 및 환지처분의 법률관계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였다거나, 채증법칙에 위배하거나 심리를 미진하여 사실을 오인하는 등의 잘못이 있다는 피고들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이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전수안(재판장) 고현철 양승태(주심) 김지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