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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부산지법 2008. 9. 2. 선고 2008고단3571 판결

[석유및석유대체연료사업법위반] 항소[각공2008하,1604]

판시사항

5:5의 비율로 혼합하면 곧바로 자동차 등의 연료로 사용가능한 소부시너와 에나멜시너를 혼합하지 않은 채 각각 유류저장탱크에 제조·보관만 한 경우, 이를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상 유사석유제품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소부시너와 에나멜시너 자체는 개별적으로 자동차 등의 연료로 사용할 수 없고 이들을 5:5의 비율로 혼합한 경우에만 자동차 등의 연료로 사용할 수 있어 비로소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상 유사석유제품이 되므로, 소부시너와 에나멜시너를 각각 제조하여 유류저장탱크에 보관하는 단계에서는 아직 유사석유제품이 완성된 것이 아니라 단순히 유사석유제품의 반제품에 불과하다. 따라서 1조로 구성되어 유통되는 형태의 제품을 제조·보관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유류저장탱크에 소부시너를 제조·보관하고 에나멜시너를 보관한 것이라면, 설령 자동차 등의 연료로 사용하게 할 목적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위 소부시너와 에나멜시너를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제2조 제10호 의 유사석유제품이라고 할 수 없고, 이를 유사석유제품으로 해석한다면 법률규정의 확장해석으로서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된다.

피 고 인

피고인

검사

김정훈

변 호 인

법무법인 청률 담당변호사 이승기

주문

피고인을 징역 8월에 처한다.

이 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80일을 위 형에 산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유사석유제품의 제조 및 보관으로 인한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위반의 점은 무죄.

범죄사실

피고인은 2006. 10. 18. 부산지방법원에서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측정거부)죄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2008. 4. 26. 위 판결이 확정된 사람으로서, 2008. 3. 19.경 부산 사하구 구평동 (이하 생략)에 있는 피고인이 운영하는 (상호 생략) 주식회사에서, 정상적인 사업체 없이 차량주유용 유사석유제품을 판매하는 중간판매상인 공소외인에게 (상호 생략) 주식회사의 유류저장탱크에 보관하고 있던 소부시너 및 에나멜시너를 저장탱크 연결호수를 이용하여 각 철제 캔용기(1캔당 18ℓ, 1캔당 15,400원 상당)에 담아 위 소부시너와 에나멜시너를 5:5 비율로 혼합하여 주유하면 자동차연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건네주는 방법으로 총 60조(1조당 소부시너 1캔, 에나멜시너 1캔)를 조당 31,400원에 판매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증인 공소외인의 법정진술

1. 피고인, 공소외인에 대한 각 검찰 및 경찰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술기재

1. 압수조서의 기재

1. 수사보고(비석유사업자단속검사결과)의 기재

1. 판시 전과 : 범죄경력조회의 기재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2. 경합범 처리

3. 미결구금일수의 산입

무죄부분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08. 1. 23.경부터 2008. 3. 19.경까지 부산 사하구 구평동 (이하 생략)에 있는 피고인이 운영하는 (상호 생략) 주식회사에서 유류저장탱크 8기(1기당 24,000ℓ)의 시설을 갖추고 신화케미칼 주식회사로부터 공급받은 톨루엔(석유화학제품)과 메탄올(탄소와 수소를 함유한 물질), 솔벤트(일명 에나멜시너, 석유제품)를 위 유류저장탱크에 각 저장한 후, 차량연료로 판매할 목적으로 연결배관을 조작하여 톨루엔과 메탄올을 1:1 내지 2:1 비율로 혼합하여 유사석유제품인 일명 소부시너 112,555ℓ, 시가 56,358,870원 상당을 제조하여 위 유류저장탱크에 보관하고, 위 에너멜시너 151,852ℓ, 시가 118,150,200원 상당을 위 유류저장탱크에 보관하는 방법으로 총 264,407ℓ, 시가 합계 174,509,070원 상당을 제조 및 보관하였다.

2. 판 단

살피건대,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제2조 제10호 에 의하면, 유사석유제품이란 ① 석유(화학)제품에 다른 석유(화학)제품을 혼합할 것, ② 자동차 등의 연료로 사용하거나 사용하게 할 목적으로 제조할 것 등의 2가지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이 사건으로 돌아와 보건대,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제조 및 보관하였다는 소부시너와 에나멜시너 자체는 개별적으로 자동차 등의 연료로 사용할 수 없고 이들을 혼합한 경우에만 자동차 등의 연료로 사용할 수 있어 비로소 유사석유제품이 된다고 할 것인바, 톨루엔, 메탄올을 이용하여 소부시너를 제조한 후 유류저장탱크에 보관하거나 에나멜시너를 유류저장탱크에 보관하는 단계에서는 아직 유사석유제품이 완성된 것이 아니라 단순히 유사석유제품의 반제품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다.

앞서 소부시너와 에나멜시너를 1조로 하여 판매한 것을 유사석유제품의 판매에 해당한다고 하여 유죄로 인정하였으나, 이는 소부시너와 에나멜시너를 5:5의 비율로 혼합하게 되면 자동차 등의 연료로 사용될 수 있는 점, 피고인은 소부시너와 에나멜시너를 5:5의 비율로 혼합하여 자동차 등의 연료로 사용되는 것을 예상하고 소부시너 1캔과 에나멜시너 1캔을 1조로 하여 판매한 점, 위와 같이 1조로 구성된 제품은 별개로 유통되지 아니하고 별도의 가공과정을 거칠 필요 없이 단순히 혼합하는 과정만 거치면 자동차 등의 연료로 사용될 수 있어 완제품과 달리 취급할 이유가 없는 점 등의 이유로 유사석유제품의 판매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위와 같이 1조로 구성되어 유통되는 형태의 제품을 제조·보관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유류저장탱크에 소부시너를 제조·보관하고 에나멜시너를 보관한 것이라면, 설령 자동차 등의 연료로 사용하게 할 목적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위 소부시너와 에나멜시너를 유사석유제품이라고 할 수 없고, 만약 이를 유사석유제품으로 해석한다면 법률규정의 확장해석으로서 죄형법정주의에 위반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유류저장탱크에 제조·보관한 소부시너와 에나멜시너가 유사석유제품임을 전제로 한 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기로 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영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