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 피부착명령청구자의 항소를 기각한다.

가. 사실오인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이하 ‘피고인’이라 한다)는 고물상 여주인인 E와 전에 다툰 사실이 생각나 소란을 피울 목적으로 칼을 들고 고물상을 찾아갔고, 피고인이 칼을 든 것에 대항하여 고물상 주인인 I(E의 남편)이 일명 ‘빠루’를 들고 마주 보며 대화하는 중에 피고인의 등 뒤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 피고인이 몸을 돌리면서 칼을 휘둘렀는데, 마침 피고인의 등 뒤에 서 있던 피해자 F이 위 칼에 찔리게 된 것일뿐, 피고인이 피해자 F을 살해할 의도로 칼을 휘두른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피고인에게 피해자 F을 살해할 의도가 있었다고 인정한 것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심신장애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당시 음주로 인하여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거나 미약한 상태에 있었으므로, 이를 인정하지 아니한 원심판결에는 심신상실 또는 심신미약에 관한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0년)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미필적으로나마 피해자 F을 살해할 의사로 부엌칼로 피해자의 왼쪽 가슴을 1회 찌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피해자 F은 평소 피고인이 술을 자주 마시는 것에 대하여 불만을 가지고 있었고, 이 사건 범행 직전 피고인은 술을 마신 상태에서 E 등에게 피해자 F이 어디에 있는지를 묻는 등 피해자 F의 행방을 찾고 다녔는데, 이는 피고인과 피해자 F 사이에 위 범행 직전에 다툼이 있었다고 볼 여지가 많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