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치사(인정된죄명:상해,폭행)
2014노89 상해치사(인정된 죄명: 상해, 폭행)
1. A
2. B
피고인들 및 검사(피고인들 모두에 대하여)
서정화(기소), 이재구, 서정화(공판)
법무법인 C(피고인 모두를 위하여)
담당 변호사 D, F, AG, E, G, H
인천지방법원 2013. 12. 20. 선고 2013고합490 판결
2014. 6. 13.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 A를 징역 2년에, 피고인 B을 징역 8월에 각 처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검사
1)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가) 피고인들은 피해자 J에게 폭행 및 상해를 가하는 과정에서 가 피해자에게 뜨거운 물을 부어 피해자가 사망하게 될 것이라는 사정을 예견할 수 있었다.
나) 나아가 피고인들이 피해자에게 가한 폭행 및 상해와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으며, 피고인들은 자신들의 폭행 및 상해 행위로 피해자가 사망할 것이라는 점을 예견할 수 있었다.
2) 양형부당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선고형(피고인 A: 징역 2년, 피고인 B: 징역 8월)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나. 피고인 A
1) 사실오인
피고인은 2013. 3.경 인천 연수구 L 403호에 있는 원룸 화장실에서 피해자에게 세정제를 먹이려고 한 사실이 없다.
2) 양형부당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위 선고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다. 피고인 B(양형부당)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위 선고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직권판단(일부 공소장 변경)
피고인들과 검사의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본다. 검사는 당심에 이르러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A가 2013. 5.경 벨트로, 2013. 6. 15.경 골프채로 각 피해자를 때려 상해를 가한 부위에 '머리'를 추가하고, "I는 2013. 6. 25.경에서 2013. 6. 26. 15:35경 사이에 위 원룸에서, 피고인들의 위 말을 믿고 심리적으로 극도로 불안해진 상태에서 피해자가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자 이에 화가 나, 피해자에게 그곳 가스레인지 위 은색 냄비에서 끓고 있는 뜨거운 물을 붓고, 2013. 6. 26. 저녁 경 다시 같은 방법으로 피해자에게 뜨거운 물을 부은 후 그 곳에 있던 스키화로 피해자의 얼굴 부위 등을 때려 피해자의 온몸에 3도 화상 등의 상해를 가하였다."는 부분을 "I는 2013. 6. 24.경부터 2013. 6. 27.경까지 사이에 위 원룸에서 피고인들의 위 말을 믿어 심리적으로 극도로 불안해진 상태에서 피해자의 공부를 가르치던 중, 피해자가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자 A에게 전화하여 상황을 이야기 하였고, A가 피해자에게 뜨거운 물을 부으라고 하자 위 지시에 따라 2차례 끓고 있는 뜨거운 물을 피해자에게 부어 피해자의 온몸에 3도 화상 등의 상해를 가하였다."로 변경하는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그 심판대상이 변경되었다. 따라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 파기 사유가 있음에도 피고인 A의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고, 공소장이 일부 변경되기는 하였으나 검사의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그 의미가 있으므로 당심에서 변경된 공소사실 및 검사가 이와 같은 공소장변경을 통하여 주장하려 한 부분까지 감안하여 아래에서 살펴보기로 한다.
3. 판단
가. 검사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고인들이 피해자에게 폭행 및 상해를 가하는 과정에서 I가 피해자에게 뜨거운 물을 부어 사망에 이르게 할 것이라는 점을 예견할 수 있었는지,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들이 피해자에게 폭행 및 상해를 가하는 과정에서 가 피해자에게 뜨거운 물까지 부어 피해자를 사망하게 할 것임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1) I가 피해자에게 뜨거운 물을 부었을 당시 피고인들은 현장에 없었고, 피고인들은 그로부터 반나절 가량이 지나고서야 비로소 가 피해자에게 뜨거운 물을 부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2) I는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들이 뜨거운 물을 부으라고 지시한 사실은 없고, 자신이나 피고인들이 이 사건 이전에 피해자에게 뜨거운 물을 부은 적도 없다. 뜨 거운 물은 I 자신이 부은 것으로 피고인들과는 관계가 없으며, 2013. 6. 26. 새벽 경에 처음으로 피해자의 얼굴에 뜨거운 물을 부은 것은 피해자가 수업시간에 엉뚱한 대답을 하거나, 말대꾸하여 화가 나 그런 것이다."고 진술하였다.
(3) 피고인 A가 '이'의 이름으로 2013. 6, 24. I에게, 가 피해자에게 공부를 제대로 시키지 않고, 피고인들의 말을 잘 듣지 않아 야쿠자들이 '0'의 엄마를 해쳐 '이 엄마가 병원에 입원하였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있으나, 그 문자메시 지에는 피해자를 때리라거나, 피해자에게 뜨거운 물을 부으라는 취지의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4) I는 피고인들이 2013. 6. 27.경 피해자를 병원에 데려가자고 하였으나, 자신이 피해자를 병원에 데려갈 필요가 없다고 하여 피고인들이 피해자를 병원에 데려가지 않은 것이라고 원심 법정 및 수사기관에서 진술하였다.
(5) 피고인들과 [는 2013. 8.경에 시행되는 고등학교, 검정고시에 피해자를 합격시키기 위해 피해자에게 공부를 시킨 것이어서, 피고인들은 검정고시에 응시하지 못할 정도로 피해자가 다치는 것은 원하지 않았다고 보이며, I 역시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들이 아무런 이유 없이 피해자를 때렸던 적은 없었고, 피고인들이 피해자를 때 렸던 것은 다 공부와 관련하여 그런 것이다."라고 진술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면밀히 검토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검사가 항소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에 더하여 앞에서 거시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등을 보태어 보더라도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다.
(1) 피고인 A가 I로 하여금 피해자에게 물을 붓도록 지시하였는지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I의 당심에서의 진술은 그대로 믿기 어렵고,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들만으로 피고인 A가 I로 하여금 피해자에게 뜨거운 물을 붓도록 지시한 사실을 인정하기 어려우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피고인 A가 로 하여금 피해자에게 뜨거운 물을 붓도록 지시하였다는 취지로 변경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한 유일한 증거는 I의 당심 법정에서의 진술밖에 없는데,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I의 위 진술은 신빙성이 의심된다.
① I는 피해자에게 뜨거운 물을 붓게 된 이유에 대하여, 수사기관 및 원심에서는 일관되게 "피해자가 말을 잘 듣지 않아 물을 부은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면서 피고인 A가 피해자에게 물을 부으라는 지시를 하였다는 언급을 전혀 하지 않다.가, 2013. 12. 20. 인천지방법원(사건번호 2013고합448)에서 상해치사죄로 징역 7년 형을 선고받은 후 항소하여 이 법원 201488호로 항소심 공판 계속 중, 당심에 증인으로 출석하여서야 "2013. 6. 25.경 및 2013. 6. 26.경 A가 전화를 하여 피해자에게 물을 부으라고 지시하였기 때문에 피해자에게 물을 붓게 된 것이다. 1)라는 취지로 갑자기 진술을 번복하였다.
② I는 피해자에 대한 상해의 수단으로 뜨거운 물을 선택하게 된 경위에 대하여도, 원심 법정에서는 "당시 뜨거운 물이 올려져 있었기 때문에 물을 부었다."라고 진술하였다가,2) 당심 법정에서는 "피고인 A가 물을 끓이라고 지시하여 물을 끓이게된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는 등 당시의 중요한 정황에 대하여도 진술을 번복하였다.
③ I는 당심에서 피해자에게 물을 붓게 된 과정에 대하여, "증인이 2013. 6. 25.경 및 2013. 6. 26.경 'O'에게 상황을 설명하는 문자를 보내면 바로 피고인 A로부터 발신자 제한표시로 전화가 왔고, 피고인 A가 물을 올리라고 하였고, 끓으면 부으라고 지시하였다.",4) "물은 두 번 다 두 번씩 부었다. 처음 부었을 때 피해자가 반응이 없어서 피고인 A에게 반응이 없다고 말하자, 바닥에 부어진 물을 피해자에게 치우라고 지시를 하고 그 다음의 행동에 대해 말을 하였다.",5) "물을 부을 당시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부엌 쪽 개수대 선반 위에 휴대전화를 올려놓고 전화기가 계속 켜져 있는 상태에서 행동을 하였다."6)는 등의 취지로 진술하였다.
한편 I가 원심 법정에서 2013. 6. 25. 밤에 뜨거운 물을 부었다고 진술한 점,7) 피고인 B도 수사기관에서 동일한 취지로 진술한 점,8) 같은 날 23:33경 피고인 A가 피고인B에게 'J네 가보라'는 취지로 문자를 보낸 점 등에 비추어 보면,9) I가 2013. 6. 25. 피해자에게 뜨거운 물을 부은 시각은 어림잡아 18:00경 ~ 23:33경 사이로 추정된다. 나아가 피고인 A가 로부터 2013. 6. 26. 23:00경 "서서 외우게 시키는데 또 안아 달 래요. 그래서 안아 주었더니 어깨에다 파고 들어요. 이상한 거 아니죠?"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은 점,10) 이후 피고인 A는 2013. 6. 27. 00:28:20 I로부터 '반은 자요. 개새끼가 요.'라는 제목의 장문의 문자메시지를 받은 점,11) 피고인 A는 같은 날 00:48:22경 피고인 B에게 "I의 집에 가봐라. 때리고 싸우고 난리났어."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점,12) 피고인 B이 I와 피해자가 벗고 있는 모습을 촬영한 시각이 2013. 6. 27. 01:07:00경인 점13) 등에 비추어 보면, I가 2차로 피해자에게 물을 부은 시각은 2013. 6. 26. 23:00:00경 ~ 2013.6.27. 01:07:00경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피고인 A의 통화내역이 저장된 CD에 의하면 2013. 6. 25.의 추정 시간 사이에 피고인 A와 I가 국내음성통화를 하지 않았고, 2013.6.26. ~ 27.의 추정시간에 속하는 2013. 6. 27. 00:16:57경 피고인 A와 I 사이에 한 차례 3분 42초간 국내음성통화를 한 사실이 확인되는데, I가 위 2013. 6. 26. ~ 27.의 추정 시간 무렵 피해자에게 뜨 거운 물을 부었다고 하더라도, 1의 진술대로 약 3분 40초 안에 피고인 A의 지시에 따라 2차례에 걸쳐 냄비14)에 물을 끓여 피해자에게 붓는 것이 가능한 것인지에 관하여
상당한 의문이 든다.
() I는 피고인들의 사건과 병합되지 않은 채 진행되고 있던 본인의 항소심 상해치사 사건(서울고등법원 201488호)에서 제1심의 선고형(징역 7년)을 감형시 키고자, 피해자의 사망에 대한 책임을 피고인 A에게 떠넘기기 위해 허위 진술을 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나) 나아가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A가 2013. 6. 27. 01:40경 피고인 B에게 "잰 이제 끈났다. 왜 못 때려 너 병신이냐. 알아서 I 물 부라할게. 존나 뜨거운 물"이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이에 대하여 피고인 B이 다시 "그거 하지 마. 그냥 때 려."라고 답하자 A가 다시 "존나 화상 입혀야 돼."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은 있으나, 15) 위와 같은 문자메시지는 이미 I가 피해자에게 뜨거운 물을 부어 화상을 입힌 이후에 보낸 것에 불과하고, 피고인 A가 위 각 추정 일시 경에 I에게 "물을 끓여 피해자에게 끓는 물을 부으라."고 지시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은 확인되지 않는다.
(다) I에 대한 위 상해치사 사건에서는 1의 위와 같은 진술 번복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과 달리 공소장 변경신청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로 변론이 종결되어 판결 이 선고되었다.
(2) 피고인들이 가 피해자에게 화상을 가하는 행위를 공동으로 할 의사를 가지고 있었거나 의 위 행위를 예상할 수 있었는지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들이 I가 피해자에게 화상을 가하는 행위를 공동으로 할 의사를 가지고 있었거나 I의 위 행위를 예상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피고인들이 2013. 6. 25.경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역을 살펴보면, 피고인들은 가 피해자에게 정도를 벗어난 폭행을 할까봐 걱정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가 피고인들의 폭행 및 상해 범행을 경찰에 알릴까봐 두려워하며 위 범행이 외부에 알려질 경우, 에게 모든 책임을 뒤집어씌우기 위한 대책을 미리 모의한 사실을 알 수 있다.16)
(2) 피고인 A는 2013. 6. 15. 이후 가 뜨거운 물을 부은 후인 2013. 6. 27. 12:00경까지 의 집을 방문하지 않아, 당시의 정신 상태나 I의 피해자에 대한 체벌의 정도 등에 대하여 충분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3) 피고인 B은 2013. 6. 26. 15:23경 I의 집에 가 피해자가 화상을 입은 정도를 확인하고, 같은 날 15:35경 피고인 A에게 "도대체 얼마나 뜨거운 물을 뿌린 거냐,애 집에 못 보내. 이거 보냄 바로 구속이야."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는데,17) 위 문자메시지를 통하여 피고인 B이 I의 돌발 행위로 인하여 매우 당황하였다는 점을 알 수 있고, 이는 I의 위 행위가 피고인들이 예상할 수 없었던 행위였다는 점을 반증한다. 2) 피고인들이 피해자에게 가한 폭행 및 상해와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거나 피고인들의 가해행위 당시 피해자의 사망을 예견할 수 있었는지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들이 피해자에게 가한 폭행 및 상해와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설령 피고인들의 가해행위와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들이 가해행위 당시에 피해자가 패혈증 등으로 사망에 이를 것이라고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1) 피고인들이 피해자에게 마지막으로 가한 상해는 피해자가 사망한 날부터 2주일 전인 2013. 6. 15.의 것으로서, 원심 판시 범죄사실에서 인정된 것과 같은 상해를 입은 경우 통상적으로 얼마간 안정을 취하면서 약물치료를 받게 되면 충분히 회복될 수 있어 피해자가 입은 위와 같은 상해만으로 사망에까지 이를 가능성은 극히 낮고, 2013. 6. 25.경 피해자가 화상을 입기 전까지의 상태를 놓고 보더라도 피해자가 더 이상 치료 및 회복이 불가능하여 조만간 사망에 이를 정도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2) 피해자에 대하여 부검을 실시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인 P은, 부검감정서를 통하여, 피해자의 전신에 광범위한 2도 이상의 화상과 화상 부위에서 감염에 의한 변화가 보이는 점, 얼굴과 머리의 왼쪽 면, 오른 어깨 부위, 양쪽 종아리 부위 등의 광범위한 조직손실을 비롯하여, 전신에서 다수의 조직손실, 표피박탈, 피하출혈 및 좌열창이 보이는 점, 내경 검사상 화농성 뇌막염과 급성 위궤양이 보이고, 조직학적 검사상 패혈증의 소견이 보이는 등 화상에 의한 합병증이 보이는 점, 화상 부위를 비롯한 손상부위에 대한 조직학적 검사상 화상 및 화상부위의 감염으로 인한 급성염증 소견과 함께 시간이 경과한 염증 및 창상 치유의 소견이 동반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피해자의 사인을 화상 및 화상의 합병증(패혈증, 화농성 뇌막염, 급성 위염 등)으로 판단하였다.
(3) 피해자의 사체에 대한 검시결과서는 피해자의 사체 외관만을 살펴본 후 작성한 추측성 기재에 불과하고, 위 검시결과서에도 화상으로 인한 전신 감염(패혈증)의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기재되어 있다.
(4) 감정인 P은 2013. 7. 24. 검사와 전화통화를 하면서 "패혈증에 일반적으로 화상이 좀 더 크게 기여를 했다고 봐야 될 것 같다. 패혈증에 의한 소견이 보이는 곳으로 뇌쪽의 화농성 뇌막염과 폐에 대한 조직검사에서 나타난 폐혈색전증 및 급성 위궤양이 있는데, 이런 것들이 아주 심각하게 많이 진행된 정도는 아니고 이제 막 시작하는 정도의 느낌으로서, 그 이전에 어떤 손상이 있었고 그것 때문에 패혈증이 있었던 상황이라기보다는 이번 화상에 의해 감염이 되고 감염이 진행되는 과정 속에 패혈증까지 되고 그래서 사망을 한 것으로 보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5) 또한 위 P은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화상을 입기 전에 피해자 몸에 생긴 상처가 더욱 빠른 속도로 화상이 악화되는데 기여하거나, 손상에 의한 건강상태의 악화가 조금 더 화상에 의한 사망에 기여하는 등으로 피해자가 패혈증으로 진행하는 과정에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라고 진술하면서도, 피해자가 사망한 직접적인 원인은 화상으로, 피해자의 패혈증은 화상으로부터 발생된 패혈증이라고 할 수 있고 피해자의 몸에 상처가 좀 있었다고 하더라도 화상이 없었다면 사망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되며, 피해자는 몸 전체 면적 80%에 화상을 입었고, 2~3도 혹은 부위에 따라서 4도로 진행된 화상이 있었기 때문에 몸에 아무런 상처가 없었다고 가정하더라도 이 정도 화상만으로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 수 있었을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6) 부검감정서에 의하면, 피해자의 얼굴과 머리의 왼쪽 면에 관자부위를 중
심으로 22.0×15.0cm의 화농성 염증을 동반한 피부조직의 소실(피해자가 입은 상처 중 가장 큰 상처에 해당한다)이, 오른 볼 부위, 오른 눈 윗부분에서 4.0×1.5㎝의 피하출 혈이, 콧등 윗부분에서 1.0㎝의 좌열창과 작은 크기의 표피박탈이, 아랫입술에서 2.08 1.5m의 점막 찢김이, 마루 부위 뒷부분에서 3.5×0.5cm의 좌열창을 비롯한 수개의 좌열창 및 표피박탈이 발견되었는데, I는 법정 및 수사기관에서, 피해자의 머리 부분만 큼은 피고인들이 때린 사실이 없고 I 자신이 혼자 때린 것이 맞다고 진술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면밀히 검토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검사가 항소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에 더하여 앞에서 거시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등을 보태어 보더라도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다.
(1) 피고인 A가 공소사실 기재 일시 경 벨트 및 골프채로 피해자의 머리 부분을 때린 사실이 있는지
피고인 A의 변호인은, 피고인 A가 벨트 및 골프채로 피해자의 팔, 등 부위 등은 때린 사실이 있으나, 피해자의 머리 부분을 때린 사실은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앞서 거시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 B이 2013. 5. 12.경 피고인 A에게 "피바다 만들었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자, 피고인 A가 "내가 벨트로 때릴 때에는 피가 더 많이 나와서 천장, 집, 욕실, 얼굴, 몸 다 피였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점,18) I는 원심 법정에서 "문자메시지가 없었으면 끝까지 제가 짊어지고 가려고 했는데 증거가 나왔기 때문에 진술을 거짓말로 할 수가 없었다." 19) "수사기관에서부터 어떻게든 피고인들에게 죄가 가지 않도록 축소하여 진술하였다."20)는 취지로 진술하는 등 피고인 A와 'O'에게 어느 정도 심정적으로 종속되어 있던 가 피고인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들의 범행을 축소하여 진술했을 가능성이 있는 점 등은 인정된다.
그러나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하는 나머지 증거들만으로 피고인 A가 2013. 5.경 및 2013. 6. 15.경 벨트 또는 골프채를 이용하여 피해자의 머리를 때렸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피고인 A의 이 부분 변경된 공소사실에 대한 유일한 증거는 I의 당심 법정에서의 진술인데, I의 위 진술은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신빙성이 없다. ① I는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 일관되게 피고인 A가 피해자의 머리 부분을 때린 사실은 없고 자신만이 피해자의 머리 부분을 때렸다는 취지로 진술하다. 가,21) 당심에 이르러서야 피고인 A가 피해자의 머리를 때린 사실이 있다고 진술을 갑자기 번복하였다. 22)I는 골프채의 형태에 관하여도, 수사기관 및 원심에서 일관되게 피고인A가 피해자를 때린 도구는 '헤드가 없는 골프채'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23) 당심 법정에서는 '헤드가 있는 골프채'였다고 진술24)하면서 종전 진술을 번복하였다. 그런데 2013. 8. 1.자로 작성된 피고인 A에 대한 심리분석 보고서 별첨 4의 A 면담녹취록에 의하면 피고인 A는 "내가 에게 헤드 없는 골프채를 가져다 주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25) 위와 같은 I의 번복 진술은 I의 종전 진술뿐 만 아니라, 피고인 A의 위와 같은 진술과도 모순된다.
③ I는 피고인 A가 골프채로 피해자를 폭행할 당시의 상황에 대하여, 원심 법정에서 "왼쪽 가슴과 배 쪽에 살이 까지고 벗겨졌었다."고 진술하여 머리 부분에 대한 상처는 언급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26) 피고인 A가 벨트로 피해자를 폭행할 당시의 상황에 대하여도, 수사기관에서 "피고인 A는 팔 등 상체 부위를 주로 때렸다."고 진술하였고,27)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 A는 벨트로 때릴 때 한 대씩 때렸다."고 진술하여 피고인 A가 피해자를 마구잡이로 폭행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28)
(나) 피고인 B이 2013. 6. 2. 피고인 A에게 "새끼 계속 열심히 하다가 나한테 조는 거 딱 걸렸어. 패는 건 좋은데 안 보이게 좀 패자. 저러다 대갈통 깨지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은 인정되나, 2013. 5.경부터 I가 피해자에 대한 체벌의 강도를 높이기 시작했던 사정을 고려하면, 위 문자메시지만으로 피고인 A가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2013. 5.경 벨트로 피해자의 머리를 때렸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는 부족하다.
(2) 피고인들의 폭행 및 상해행위와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가) 위 P은 원심 법정에서 "피해자의 경우, 화상 부위에 감염이 있었고, 세균 배양 검사상 화상에 의해서 잘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진 녹농균을 포함한 여러 가지의 균이 발견되었다. 피해자의 패혈증은 화상으로부터 발생된 패혈증이라고 할 수 있다.", "몸에 있던 상처 자체가 패혈증의 원인이 되었는지는 부검을 통해서는 확인할 수없었다."고 진술하였다. 29)
(나) 또한 위 P은 원심 법정에서 "화상을 제외한 다른 손상, 좌열창에 의해서도 패혈증은 발생할 수 있으나, 보통의 경미한 손상일 경우에는 대단히 드물게 일어난다.", "피해자의 몸에 상처가 좀 있었다고 하더라도 화상이 없었다면 사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진술하여 피해자의 사망에 있어서 가장 크게 기여한 요인은 화상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30)
(다) 피해자가 입은 상처 중 가장 큰 상처는 피해자의 얼굴과 머리의 왼쪽 면에 관자부위를 중심으로 한 22.0×15.0㎝의 화농성 염증을 동반한 피부조직의 소실인데,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인들은 피해자의 머리 부분에 폭행 또는 상해를 가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고, 사망한 피해자가 화상을 입기 전에 입은 것으로 보이는 오른쪽 팔, 종아리 왼쪽 뒷면, 양쪽 허벅지, 등 쪽 상처만으로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
(라)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의 폭행 및 상해 행위와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3) 피고인들이 피해자에게 폭행 및 상해를 가할 당시 피해자의 사망을 예견할 수 있었는지
(가) 피고인 A는 자신이 다니는 병원에서 항생제를 받아와 피해자에게 먹인 것으로 보이는 점, 31) 피고인 B 역시 약국에서 소염제를 사와서 피해자에게 먹인 것으로 보이는 점,32) 피고인 A는 2013. 6. 20.에도 피고인 B에게 "피해자에게 항생제와 아로나민 한 알 먹이고 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점33)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은 자신들의 폭행 및 상해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입은 상처가 소염제나 항생제 등으로 쉽게 치유될 수 있는 정도였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나) 피고인 B의 경우에는 안테나로 피해자의 허벅지, 엉덩이 부위를 때렸는 데,34) 이와 같이 B이 피해자를 때릴 때 사용하였던 도구의 형상 및 특성, 피해자를 때린 부위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B이 자신의 폭행 및 상해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사망할 것이라고 예견하기는 어려웠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다) 피고인 A에 대한 심리분석 보고서 중 별첨 4의 A에 대한 면담녹취록에 의하면, 피고인 A는 자신이 헤드가 없는 골프채를 I에게 가져다주었고, 심하게 때린 것같지 않았기 때문에 피해자가 죽을 줄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35)
(라) 위와 같은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은 자신들의 폭행 및 상해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사망할 수도 있다는 것을 예견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3) 소결
따라서 검사의 항소이유 주장 및 공소장 변경에 포함된 내용 등은 모두 이유 없다.
나. 피고인 A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 A가 피해자에게 세정제를 먹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가) 는 원심 법정에서, 2013. 3.경 I, M, 피고인들이 인천 연수구 L 403호에 있는 원룸에 있을 때 A가 원룸 화장실에서 피해자에게 세정제를 먹이려고 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하였는데, 그 진술 내용이 특별히 과장되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나) M은, "피해자가 일산에 있는 백화점 휴게실에서 B에게 강릉에 돌아가고 싶다고 말한 것을 피고인 B이 피고인 A와 I에게 얘기하자, 피고인 A와 가 위 원룸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피해자를 때렸고 원룸에 도착하여서도 계속하여 피해자를 때리더니, 피고인 A가 '이 새끼는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하면서 원룸 화장실에서 파란색 세정제를 피해자에게 먹이는 것 같았으며, 피해자가 화장실에서 나오더니 토할 것처럼 행동하였다."고 진술하였다.
다) 피고인 A의 휴대폰에 저장된 녹음 내용에 의하면, 피고인 A가 피해자에게 세정제를 먹인 일로 M이 매우 놀라자, B이 M에게 'O'가 시켜서 A가 어쩔 수 없이 그런 것이고 A의 불우한 가정환경으로 인해 A의 인성이 비뚤어진 것이니 A를 무조건 이해하라."는 취지로 말하는 내용이 녹음되어 있는데, 이는 I와 M의 위 진술에 부합한다. 2) 당심의 판단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면밀히 검토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검사가 항소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에 더하여 앞에서 거시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등에 보태어 보더라도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다.
가) 피고인 B은 수사기관에서 "피고인 A가 피해자를 데리고 원룸 화장실로 들어 가서 한참을 혼내는 듯한 소리가 밖으로 들렸고, 그리고 나서 피고인 A가 갑자기 샴푸 병 같은 병을 하나 가지고 나와 '피해자가 이거 반 병 다 마셨다.'라고 말하였다."고 진술하였고,36) 피고인들에 대한 심리분석 보고서 작성을 위한 면담시에도 피고인 B은 위와 동일한 취지의 진술을 하였는데,37) 피고인 B이 수사기관에서 줄곧 피고인 A에게 불리한 진술을 가급적 자제하려는 태도로 일관하던 점에 비추어 볼 때, 위 B의 진술은 신빙성이 높다.
나) I는 수사기관에서 "피고인 A가 2013. 3.경 원룸 화장실에서 주방 씽크대 안에 있던 빙초산을 꺼내어 피해자에게 빙초산을 먹였다. 피고인 A가 화장실에서 나온 후 제가 바로 쫓아가보니 피해자가 토하고 난리가 아니어서 제가 피해자를 씻겨주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38) I의 위 진술은 매우 구체적이고, 원심 법정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진술을 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위 진술은 신빙성이 있다(다만, 그 당시의 혼란스러운 상황에 비추어 보면, I는 피고인 A가 피해자에게 실제로 먹인 액체가 무엇인지에 대하여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을 가능성은 있다).
다) M은 검사와의 전화통화를 통하여 "자신의 부모에게 피고인 A가 피해자에게 파란색 세정제를 먹이는 것을 보았다는 말을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39) M의 부N 또한 피고인 A와 연인관계였던 M이 아버지인 N에게 "피고인 A가 피해자에게 빙초산을 먹였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는 취지로 답하였는데,40) 위 각 진술은 피고인 B, I의 위와 같은 진술 취지에 부합한다(다만, M 또한 당시의 정황 상 피고인 A가 피해자에게 실제로 먹인 액체가 무엇인지에 대하여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을 가능성은 있다).
라) 이처럼 피고인 B, I, M, N의 위 각 진술은 신빙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모두 '피고인 A가 피해자에게 사람이 음용할 수 없는 액체를 먹였다'는 취지라는 점에 관하여 일치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인 A의 항소 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들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는 원심판결의 각 해당란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 피고인들: 각 형법 제257조 제1항, 제30조(상해의 점, 징역형 선택), 형법 제260조 제1항, 제30조(폭행의 점, 징역형 선택)
1. 경합범 가중
○ 피고인들: 각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과 범정이 가장 무거운 2013. 6. 15.경 상해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
양형의 이유 1. 처단형의 범위: 각 징역 10년 6월 이하
2. 양형기준의 적용: 징역 6월 ~ 5년 6월[각 폭력범죄군, 각 상해죄에 대하여, 일반적인 상해의 제1유형(일반상해) 중 가중영역을 선택하고 형량범위를 특별 조정(징역 6월 ~ 3년, 가중요소: 흉기 기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범행한 경우, 비난할 만한 범행동기, 잔혹한 범행 수법, 범행에 취약한 피해자)하고, 폭행죄에 대하여, 폭행범죄의 제1유 형(일반폭행) 중 가중영역을 선택하고 형량범위의 특별 조정(징역 4월 ~ 1년 6월, 가중요소: 비난할 만한 범행동기, 잔혹한 범행수법, 범행에 취약한 피해자)한 후, 다수범죄 처리기준을 적용]
3. 선고형의 결정
가. 피고인 A: 징역 2년
피고인이 피해자를 폭행하거나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한 부분의 범행 대부분을 인정하고 늦게나마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 피고인은 당심에 이르러 상피고인 B과 함께 피해자의 부모를 피공탁자로 하여 1억 5천만 원을 공탁하는 등 피해 회복을 위한 진지한 노력을 기울인 점, 피고인은 이 사건 각 범행 이전에 어떠한 형사상 처벌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피고인의 이 사건 각 범행은 자신이 강릉에서 교생 실습 당시 사귀던 고등학생을 공부시킨다는 명목으로 인천으로 데리고 와서 I, 피고인 B과 함께 피해자에게 폭행 및 상해를 가한 것으로서 그 죄질이 매우 중한 점, 피고인 A는 때문에 정신분열증에 걸렸다고 거짓말하거나, 'O'라는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내어 I로 하여금 자신의 지시에 따라 피해자를 폭행할 것을 계속적으로 요구한 점, 이와 같이 피고인이 I로 하여금 피해자를 폭행하도록 부추김으로써 가 점점 더 폭행의 강도를 높이는 한 계기가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은 피해자가 이미 화상을 입어 위독한 상태에 있음에도 병원에 보내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하기는커녕 정당방위에 의한 상해로 사건을 조작하기 위하여 상피고인 B과 에게 지시하여 I와 피해자가 함께 벗고 있는 동영상을 찍도록 하는 등 피해자의 고통을 무시하고 자신의 안위에만 급급한 행태를 보인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을 엄벌에 처할 필요성이 있다.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가족관계, 건강상태,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공판과정에 드러난 모든 양형조건과 위 양형기준상의 권고형(징역 6월 ~ 5년 6월) 등을 참작하면, 앞서 본 바와 같이 비록 피고인이 당심에서 피해자의 피해회복을 위하여 노력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원심의 형을 감경할 것은 아니다. 한편 피고인의 위와 같은 유리한 정상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을 올려서 선고할 것도 아니다. 위와 같은 모든 정상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하였다.
나. 피고인 B: 징역 8월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러 앞서 본 바와 같이 상피고인 A와 함께 피해자 부모를 피공탁자로 하여 1억 5천만 원을 공탁하는 등 피해 회복을 위한 진지한 노력을 기울인 점, 피고인은 자신의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뒤늦게나마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이 사건 각 범행 이전에 어떠한 형사상 처벌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은 주로 상피고인 A 또는 I의 지시에 의하여 피해자를 폭행한 것으로 보이고, 때때로 상피고인 A가 정도가 넘는 폭력성을 보일 때 상피고인 A를 말리는 태도를 보이기도 한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양형으로 참작한다.
그러나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나이가 어려 사리분별 능력이 미성숙한 고등학생을 상대로 상피고인 A 및 I와 공동으로 폭행 및 상해를 가한 것으로서 그 죄질이 불량한 점, 피고인은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폭행 외에도 피해자를 여러 차례 폭행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에게 안테나 등 폭행 도구를 구해주기도 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은 상피고인 A에게 피해자의 발톱을 뽑자고 제안하거나, 상피고인 A에게 피해자를 때린 사진을 전송하면서 피해자에 대한 인격 모독적인 문자를 주고받는 등 별다른 죄책감 없이 피해자를 폭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은 피해자가 화상을 입은 사실을 알고도 피해자를 병원에 데려가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는커녕 가 정당방위로 피해자에게 뜨거운 물을 부은 것으로 사건을 조작하기 위하여 피해자와 I가 함께 벗고 있는 동영상을 촬영하거나, 피해자에게 의도적으로 겁을 주어 피해자가 성폭행 범행을 자인하는 취지의 말을 하도록 유도하면서 이를 녹음하기도 한 점, 피고인은 피해자가 사망한 이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기보다는 자신의 범행을 축소하고 은폐하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을 엄벌에 처할 필요성이 있다.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정들과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징역 6월 5년 6월) 등을 참작하면, 앞서 본 바와 같이 비록 피고인이 당심에서 피해자의 피해회복을 위하여 노력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원심의 형을 감경할 것은 아니다. 한편 피고인의 위와 같은 유리한 정상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을 올려서 선고할 것도 아니다. 위와 같은 모든 정상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하였다.
무죄부분(상해치사의 점)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들과 I는 원심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 J(남, 16세)가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으면 가혹한 체벌을 통해서라도 피해자를 공부시키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 A는 위와 같이 피해자를 강릉으로 돌려보낼 수 없는 상황임에도 2013. 3.경 피해자가 B에게 강릉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을 했다는 이유로 화가 나, 인천 연수구L 403호에 있는 원룸 화장실에서 I와 함께 피해자의 온몸을 수회 때리고, 심지어 피해자에게 세정제를 먹이려고 하여, 피해자가 다시는 강릉으로 돌아간다는 말을 하지 못
하게 하였다.
I는 2013. 5.경부터 2013. 6.경까지 위 원룸에서 피해자가 공부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1주일에 5회 가량 골프채 등으로 피해자의 온몸을 때려 피해자의 머리, 어깨 부위 등에 자창, 좌열창 등의 상해를 가하고, 피고인 A 및 B은 이에 가세하여 1주일에 2 회 정도 피해자를 체벌하였다. 특히, 피고인 A는 2013. 5.경 I가 자신이 피해자를 체벌하였음에도 피해자가 말을 듣지 않고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하자, 이에 화가 나 위 원룸으로 찾아가, 벨트로 피해자의 머리, 팔, 등 부위 등 온몸을 수회 때려 피해자가 그 전에 I 등에게 맞아서 생긴 상처가 터지면서 피가 나게 하여 좌상 등의 상해를 가하고, 2013. 6. 15.경 다시 I가 피해자가 말을 잘 듣지 않고 공부를 하지 않는다고 하자 위 원룸으로 찾아가 골프 채로 피해자의 머리, 팔, 등 부위 등 온몸을 수회 때려 좌열창 등의 상해를 가하였다. 피고인 B은 2013. 5. 12.경 로부터 피해자가 말을 듣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위 원룸으로 찾아가 안테나로 피해자의 엉덩이, 허벅지 등을 수회 때려 피해자가 그 전에 I 등에게 맞아서 생긴 상처가 터지는 등의 상해를 가하였다.
이와 같이 피고인들은 2013. 5.경부터 2013. 6.경까지 사이에 1주일에 1, 2회 가량 I의 연락을 받고 위 원룸으로 찾아가 벨트, 안테나, 골프채 등으로 피해자를 때려 자창, 좌열창 등의 상해를 가하였다.
또한 피고인 A는 2009.경 ''라는 가상 인물을 만들어 내 에게 소개해 준 후, 자신이 '이'인 것처럼 I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고, I가 '이'를 실존인물로 생각하고 '이'에게 의존하자, 피고인들이 위 원룸에 가지 않을 때는 '0'의 이름으로 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피해자를 체벌하게 하였다. 특히, 2013. 5. 5. 13:42 경 피고인 A는 I에게 '이'인 것처럼 가장하여 "씨발 J 죽여라. 머리통 죽여 버려라. 피 나오든 말든 죽이게 때려라."는 메시지를 보내 위 메시지를 받은 가 피해자를 때리게 하였다.
게다가 피고인들은 2013. 6. 24.경 I에게, 가 피해자의 공부를 제대로 시키지 않고, 피고인들의 말을 잘 듣지 않아 야쿠자들이 '0'의 엄마를 해쳐 '이 엄마'가 병원에 입원하였다고 거짓말까지 하였다.
I는 2013. 6. 24.경에서 2013. 6. 27.경까지 사이에 위 원룸에서, 피고인들의 위 말을 믿고 심리적으로 극도로 불안해진 상태에서, 피해자의 공부를 가르치던 중, 피해자가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자 피고인 A에게 전화하여 상황을 이야기 하였고, 피고인 A가 피해자에게 뜨거운 물을 부으라고 하자 위 지시에 따라 2차례 끓고 있는 뜨거운 물을 피해자에게 부어 피해자의 온 몸에 3도 화상 등의 상해를 가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I와 공동하여 피해자의 온몸에 화상, 좌열창, 자창 등의 상해를 가하여 그로 인해 2013. 6. 29. 04:39경 위 원룸에서 피해자를 전신감염에 의한 패혈증 등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2. 판단
위 공소사실의 요지 중 피고인 A가 벨트와 골프채로 피해자의 머리를 때렸다는 부분과 피고인 A가 I로 하여금 피해자에게 뜨거운 물을 부으라고 하였다는 부분 및 피고인들이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하여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는 부분은 앞서 3의 가. 항에서 본 바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나, 위 공소사실은 앞서 인정한 판시 상해, 폭행의 범죄사실을 포함하고 있고, 피고인들은 그 부분을 대부분 인정하고 있거나, 일부 다투었지만 증거조사과정에서 충분한 방어권행사의 기회가 있었기에, 공소장변경 없이 판시 상해, 폭행 부분을 유죄로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들의 방어권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이 없어 공소장변경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앞서 본 바와 같이 판시 상해, 폭행 부분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므로,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는 않는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판사황병하
판사서승렬
판사남양우
1) 당심 제2회 공판조서 중 1에 대한 증인신문조서 제9면
2) 공판기록 제120면
3) 당심 제2회 공판조서 중 에 대한 증인신문조서 제23~25 면
4) 당심 제2회 공판조서 중 I에 대한 증인신문조서 제23~25면
5) 당심 제2회 공판조서 중 I에 대한 증인신문조서 제10면
6) 당심 제2회 공판조서 중 대한 증인신문조서 제23~25면
7) 공판기록 제120면
8) 증거기록 제485면
9) 증거기록 별권 9권 제388면
10) 증거기록 제209면
11) 별권 7권 제343면, 다만 그 내용은 기록 상 확인할 수 없다.
12) 별권 7권 제343면
13) 증거기록 제160, 166면
14) I는 수사기관에서 큰 냄비의 용량은 약 4리터이고, 작은 냄비의 용량은 약 2리터라고 진술하였다(증기기록 제118면)
15) 별권 9권 제410면
16) 별권 9권 제363, 364면
17) 별권 제9권 제399면
18) 증거기록 제699면
19) 공판기록 제104면
20) 공판기록 제107 면
21) 증거기록 제945, 948면, 공판기록 제96면
22) 증거기록 제934면, 당심 제2회 공판조서 중 1에 대한 증인신문조서 제4, 5면
23) 증거기록 제1060면, 공판기록 제96면
24) 당심 제2회 공판조서 중 I에 대한 증인신문조서 제4면
25) 증거기록 제1328면
26) 공판기록 제117면
27) 증거기록 제941면
28) 공판기록 제119
29) 공판기록 제128, 129면
30) 공판기록 제132, 132면
31) 증거기록 제721면
32) 증거기록 제866면
33) 증거기록 제742면
34) 증거기록 제946면
35) 증거기록 제1328면
36) 증거기록 제1032면
37) 증거기록 제1336면
38) 증거기록 제945면
39) 증거기록 제1469면
40) 증거기록 제96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