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준강간),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강간등)
2016도1933 아동 · 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 ( 준강간 ), 아동
· 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 ( 강간등 )
피고인
법무법인 B
담당변호사 C
서울고등법원 2016. 1. 14. 선고 2015노2842 판결
2016. 5. 12 .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
1. 아동 ·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 준강간 ) 의 점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아동 ·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 준강간 ) 의 점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준강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
2. 아동 ·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 강간 ) 의 점에 관하여
가. 형사재판에서 공소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 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도2823 판결, 대법원 2008. 7. 24. 선고 2008도4467 판결 등 참조 ), 한편 강간죄가 성립하려면 가해자의 폭행 · 협박은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어야 하고, 그 폭행 · 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었는지 여부는 그 폭행 · 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성교 당시와 그 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7 .
1. 25. 선고 2006도5979 판결 등 참조 ) .
나.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아동 ·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 강간 ) 의 점의 요지는, 피고인이 ' D ' 의 호실을 알 수 없는 방에서 그곳 침대에 앉아 휴대전화를 만지고 있던 피해자 E ( 여, 17세, 이하 ' 피해자 ' 라고만 한다 ) 의 어깨를 밀어 넘어뜨려 침대 위에 눕히고, 일어나려는 피해자를 손으로 누르며 반항하지 못하게 한 후 피해자의 치마를 올리고 스타킹과 팬티를 벗기고, 계속하여 한 손으로 피해자를 누른 상태에서 다른 한 손으로 콘돔을 착용한 후 소리를 지르는 피해자의 입을 손으로 막고 자신의 성기를 피해자의 성기에 삽입하여 청소년인 피해자를 강간하였다는 것이다 .
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과 피해자는 2013년경 알게 된 이후 가끔 만나는 사이였지만, 이 사건 범행 이전에 성관계를 가지거나 함께 모텔에 간 적은 없는 점, ② " 피고인이 피해자의 어깨를 밀어서 침대에 넘어뜨렸다. 피해자가 피고인을 밀치면서 일어나려고 했으나, 피고인이 자신의 손으로 피해자의 입을 막았다 " 라는 취지의 피해자의 수사기관 및 제1심 법정에서의 진술은, 그 진술의 경위 , 내용의 구체성 및 일관성,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등에 비추어 볼 때 그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는 점, ③ 피해자의 지능수준과 나이 등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에게 일반적인 성년여성과 같은 정도의 상황대처능력이나 판단능력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④ 피해자는 이 사건 당일 산부인과에 가서 사후피임약을 처방받았고, 그 다음 날 자신의 친구인 F에게 강간당한 사실을 말한 점, ⑤ 반면에 피고인은 이 사건 발생 이후 피해자의 아버지와 전화통화를 하거나 만난 자리에서 피해자와 성관계를 한 사실 자체를 부인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유형력을 행사하여 청소년인 피해자를 간음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
라.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 ( 1 ) 피고인은 일관되게 피해자와 합의하에 성관계를 한 사실은 있으나,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이 피해자를 폭행하여 피해자를 간음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하면서 이 부분 범행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그리고 기록상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 중 피해자의 진술을 제외한 나머지 증거들은 피해자의 진술을 근거로 하는 것이거나 그 자체만으로는 위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는 부족하다. 따라서 위 공소사실을 인정할 직접증거로는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것으로 보인다 . ( 2 ) 그런데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 피고인은 2013년경 친구 소개로 피해자를 만나 한 달에 3 ~ 4회씩 1년 가까이 만나다가 잠깐 헤어진 후 다시 만나서는 한 달에 한 번 이상 만나던 사이였는데, 피고인이 낮에 직장 근무를 했기 때문에 피해자와는 주로 밤에 만났고, 새벽에 만날 때도 있었다. 두 사람은 만나서 손을 잡는 등 신체접촉을 자주 했고, 이 사건 이전에 서로 뽀 뽀를 한 적도 있다 .
내 피고인은 2015. 2. 5. 새벽 피해자에게 " 텔에서 술마시거나 뭐하거나 적게 마시다학교 가면 대지 ", " 준비하고 씻구오암, 각오되면 오든가, 준비하고 와 " 등 내용의 G 문자메시지를 피해자에게 보내 만나자고 연락하였고, 피해자는 위와 같은 피고인의 연락을 받고 나와 피고인을 만나게 되었다 .
다 피고인과 피해자는 이 사건 당일 새벽 길에서 만난 후 ' D ' 모텔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피고인이 먼저 비용을 지급하여 모텔방을 잡은 후 피해자가 먼저 모텔방으로 들어갔다. 당시 피고인과 피해자는 술을 마신 상태는 아니었다 . ( 라 ) 피고인과 피해자가 투숙한 방은 카운터 바로 위에 있는 2층 방이었고, 두 사람이 위 방으로 들어간 후 모텔 주인이 방으로 전화하여 학생이 아니냐고 확인하였는데, 피고인은 아니라고 대답하였다 .
마 ) 피고인은 이 사건 성행위 이전 또는 그 도중에 피해자에게 욕을 하거나 피해자를 때리지는 않았다 .
( ) 피해자는 이 사건 성행위 이후 모텔을 나오면서 카운터에 도움을 청하지는 않았다. 당시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이 일을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지 말라고 한 후 학교에 갔고, 피고인은 학교 끝나면 피해자에게 연락한다고 하였다 . ( 사 ) 피해자는 이 사건 당일 11 : 00경 학교에서 외출한 후 산부인과에서 사후피임약을 처방받았다 .
아 그 후 피고인은 H 메신저로 피해자에게 " 뭐하냐 ㅋㅋ " 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 피해자는 피고인과 위 메신저로 개인적인 얘기를 하였다. 이후에도 피고인과 피해자는 G과 H을 통해 서로 연락을 주고받았다 .
( 자 ) 피고인은 피해자의 아버지를 만났을 때 피해자와 성관계를 하지 않았다고 진술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당시 피해자가 성행위 사실을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말라고 하였던 게 생각이 나, 피해자의 아버지가 피해자를 의심해서 추궁하는 줄 알고 위와 같이 말한 것이라고 하고 있다 .
( 차 )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 다음 날 자신의 친구인 F에게 이 사건 범행을 이야기하였다. 그런데 F는 피고인의 체격이 너무 작아 피해자가 당했다는 게 믿기지 아니한다고 진술하였고,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범행을 들었음에도 피고인이 맛있는 거 사준다고 하자 피해자와 함께 피고인을 만나기도 하였다 .
카 ) 경기 해바라기센터의 심리평가 결과에 따르면 피해자는 인지기능상에 제한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지만, 전체지능지수 86, ' 평균 하 ' 수준, 지각추론 지표점수는 72점으로 '경계선 ' 수준, 작업기억 지표점수는 90점으로 ' 평균 ' 수준, 처리속도 지표는 123점으로' 우수 ' 로 나타나고 있다 .
( 3 ) 위와 같은 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은 새벽에 피해자에게 연락하여 만나자고 나오라고 하였는데, 피해자는 이를 거절하지 않고 새벽에 피고인을 만나러 나온 점, ② 피고인과 피해자가 모텔에 들어갈 당시 두 사람은 술을 마신 상태가 아니었고, 피해자가 먼저 모텔방에 들어간 점, ③ 피해자의 진술에 의 하더라도 피고인이 성관계 이전이나 도중에 피해자를 때리거나 욕을 하는 등 피해자에 대한 직접적인 폭행을 하거나 협박을 한 사실은 없는 점, ④ 피해자는 막연히 피고인이 무서웠다는 말 외에 피고인의 어떤 폭행이나 협박 때문에 무서웠는지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는 점, ⑤ 피고인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강압적인 성관계를 지속하기는 매우 어려워 보이는 점, ⑥ 피해자는 성관계 이후 모텔에서 나와 학교에 가는 등 정상적인 생활을 했고, 피고인과 연락하면서 다시 만나기도한 점, ⑦ 비록 피해자의 인지기능에 일부 제한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지만, 스스로 사후피임약을 처방받았고, 전체지능지수 86인 점 등에 비추어 지적능력이 크게 떨어진다고 단정하기 곤란한 점, ⑧ 피고인이 이 사건 발생 이후 피해자의 아버지와 전화통화를 하거나 만난 자리에서 피해자와 성관계를 한 사실 자체를 부인한 것이 이 사건 범행에 관한 유죄의 정황으로 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피해자가 성관계한 것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말라고 한 상황에서 피해자의 아버지로부터 피해자가 추궁당하는 것을 보호해 주기 위한 것이라는 피고인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의 진술은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려워 보인다 . ( 4 ) 결국, 이러한 사정을 모두 고려하면 이 사건에서 검사가 제출한 모든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 대한 이 부분 강간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을 들어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강간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아동 ·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 강간 ) 부분은 파기되어야 할 것인데,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과 나머지 범죄사실을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로 보아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 · 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
재판장 대법관 김창석
대법관이상훈
대법관조희대
주 심 대법관 박상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