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집26권 2집 304~310] [전원재판부]
구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2009. 1. 30. 법률 제9361호로 개정되고, 2013. 8. 13. 법률 제1204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 제1항 단서 제7호 중 ‘재건축’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임대인이 갱신거절권을 행사할 수 있는 사유를 재건축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로 한정하지 아니하고, 재건축사업 진행단계에상관없이 갱신거절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상가임차인의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은 민법상 채권인 임차권에 대항력, 우선변제권, 계약갱신요구권을 인정하는 등 사적 자치에 의하여 형성되어야 하는 권리관계에 개입하여 임차인의 지위를 강화시켜 주는 것으로서, 임대인 측에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법정해지권에 관해 규정하고 있지 않고, 임차인에게 계약갱신요구권이 인정되는 5년 동안은 임차인에게 불리한 약정해지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이와 같이 임차인에게 계약갱신요구권이 포괄적으로 인정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제약될 수 밖에 없는 임대인의 재산권 행사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다.
심판대상조항이 재건축 사유 및 재건축을 이유로 갱신거절권을 행사할 수 있는 시점 등에 대해 분명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여 임대인에 의해 남용될 여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복잡하고 다양한 재건축 사유 및 그 진행단계를 일일이 고려하여 입법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어려운 점, 임대인의 갱신거절권 행사가 정당한지 여부에 대해, 법원이 구체적인 재건축 사유, 재건축사업의 실제 추진가능성 및
진행단계, 그 밖에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합목적적으로 판단하고 있
는 점, 임차인의 권리는 계약갱신요구권 이외에도 우선변제권이나 차임감액청구권 등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상 다른 규정에 따라 두텁게 보호되고 있는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심판대상조항이 과도하게 상가임차인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구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2009. 1. 30. 법률 제9361호로 개정되고, 2013. 8. 13. 법률 제1204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계약갱신 요구 등) ① 임대인은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만료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사이에 계약갱신을 요구할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6. 생략
7. 임대인이 목적 건물의 전부 또는 대부분을 철거하거나 재건축하기 위하여 목적 건물의 점유를 회복할 필요가 있는 경우
8. 생략
②∼⑤ 생략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2009. 1. 30. 법률 제9361호로 개정되고, 2013. 8. 13. 법률 제1204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계약갱신 요구 등) ① 임대인은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만료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사이에 계약갱신을 요구할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임차인이 3기의 차임액에 해당하는 금액에 이르도록 차임을 연체한 사실이 있는 경우
2. 임차인이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임차한 경우
3. 서로 합의하여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상당한 보상을 제공한 경우
4.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 없이 목적 건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전대(轉貸)한 경우
5. 임차인이 임차한 건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파손한 경우
6. 임차한 건물의 전부 또는 일부가 멸실되어 임대차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7. 임대인이 목적 건물의 전부 또는 대부분을 철거하거나 재건축하기 위하여 목적 건물의 점유를 회복할 필요가 있는 경우
8. 그 밖에 임차인이 임차인으로서의 의무를 현저히 위반하거나 임대차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
②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은 최초의 임대차기간을 포함한 전체 임대차기간이 5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만 행사할 수 있다.
③ 갱신되는 임대차는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계약된 것으로 본다. 다만, 차임과 보증금은 제11조에 따른 범위에서 증감할 수 있다.
④ 임대인이 제1항의 기간 이내에 임차인에게 갱신 거절의 통지 또는 조건 변경의 통지를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기간이 만료된 때에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임대차한 것으로 본다. 이 경우에 임대차의 존속기간은 정하지 아니한 것으로 본다.
⑤ 제4항의 경우 임차인은 언제든지 임대인에게 계약해지의 통고를 할 수 있고, 임대인이 통고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효력이 발생한다.
헌재 2014. 3. 27. 2013헌바198 , 공보 210, 627, 631
청 구 인1. 최○원2. 이○민청구인들 대리인 변호사 오승철
당해사건서울남부지방법원 2012가단45478 건물명도 등
구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2009. 1. 30. 법률 제9361호로 개정되고 2013. 8. 13. 법률 제1204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 제1항 단서 제7호 중 ‘재건축’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1. 사건개요
청구인들은 2010. 7. 17. 서울 강서구 방화동에 있는 이 사건 점포를 그 소유자인 심○설로부터 임대차기간 2년으로 정하고 임차하여 카페를 운영하였다. 그런데 심○설이 인근 토지 소유자들과 함께 그 일대 토지 위의 건물을 철거하고 다세대 주택을 신축하기로 합의하고 2011. 10. 20. 서울 강서구청장으로부터 이와 같은 내용의 사업계획승인을 받았다. 그 뒤 심○설은 2012. 2. 24. 청구인들에게 이 사건 점포의 재건축을 위하여 점유회복이 필요하므로 임대차계약의 갱신을 거절한다고 통지하였다. 이에 청구인들은 ‘이 사건 점포에서 카페를 개업할 당시 5년 이상의 계획을 가지고 시설투자를 하였고 계약기간을 3년
으로 해 달라고 요청하였더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여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으
므로 계약기간이 만료되었지만 현실적인 이주보상이 없으면 명도할 수 없다’는 취지의 답변서를 2012. 3. 3. 심○설에게 발송하였다.
그러자 심○설은 2012. 7. 3. 청구인들을 상대로 이 사건 점포의 인도 등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당해사건), 서울남부지방법원은 2013. 2. 1.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기간만료로 종료되었음을 이유로 청구인들에게 이 사건 점포를 심○설에게 인도하라는 판결을 선고하였다.그후항소심법원(서울남부지방법원 2013나2455)은 2013. 10. 17. 청구인들의 동시이행항변 주장을 받아들여 청구인들에게 심○설로부터 잔여 임차보증금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이 사건 점포를 인도하라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였고, 이 판결은 청구인들의 상고취하(대법원 2013다215768)로 확정되었다.
한편, 청구인들은 제1심 소송 계속 중이던 2012. 12. 3. 구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2009. 1. 30. 법률 제9361호로 개정되고 2013. 8. 13. 법률 제1204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다음부터 ‘임대차보호법’이라고 한다) 제10조 제1항 단서 제7호 중 ‘재건축’ 부분이 헌법에 위반된다며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다가 2013. 2. 1. 청구인들의 신청이 각하되자 2013. 3. 7.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1항 단서 제7호 중 ‘재건축’ 부분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고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구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2009. 1. 30. 법률 제9361호로 개정되고 2013. 8. 13. 법률 제1204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계약갱신 요구 등) ① 임대인은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만료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사이에 계약갱신을 요구할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7.임대인이 목적 건물의 전부 또는 대부분을 철거하거나재건축하기 위하여 목적 건물의 점유를 회복할 필요가 있는 경우
3. 청구인들의 주장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상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은 사회적ㆍ경제적 약자인 상가임차인의 재산권과 그들의 경제생활 안정을 적절히 보장함으로써 복지국가원리를 구현하기 위한 제도이다. 이러한 제도의 입법취지가 훼손되지 않
도록 하기 위해서는 상가임대인의 갱신거절권은 재건축을 해야 할 정당한 사유가 있고 재건축에 관한 법령상의 제한이 모두 해소되어 공사실행을 위한 사전준비가 대부분 완료된 이후에 행사할 수 있는 것으로 그 요건을 제한하여야 한다.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은 임대인이 갱신거절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재건축 사유뿐만 아니라 재건축을 이유로 갱신거절권을 행사할 수 있는 시점에 대하여도 어떠한 제한을 두지 아니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임대인은 재건축을 위해 건물의 점유를 회복할 필요가 있기만 하면 재건축 사유, 재건축의 실현가능성, 재건축에 소요될 기간 등은 묻지 않고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은 헌법 제23조 및 제119조 제2항에서 도출되는 국가의 책무를 위반하고,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임차인의 재산권 및 생존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므로 위헌이다.
4. 판 단
가. 임대차보호법상 계약갱신요구권과 계약갱신거절권
상가건물을 임차할 때 임차인이 고액의 시설투자비용이나 권리금 등을 지출하는 경우가 많아 이러한 비용을 회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에 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에게 일정기간 계약기간을 보장함으로써 간접적으로 권리금이나 시설투자비 등을 회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2001. 12. 29. 제정 당시부터 상가임차인에게 전체 임대차기간이 5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임대차계약을 갱신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계약갱신요구권’을 부여하고 있다. 한편, 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에 대응하여 임대인에게는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권리를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임대차보호법 제8조 단서는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를 임대인이 거절할 수 있는 8가지 사유를 열거하고 있고, 그 중 재건축에 관하여 규정한 것이 심판대상조항이다.
나. 재산권 침해 여부
임대차보호법은 민법상 채권에 불과한 임차권에 대항력, 우선변제권, 계약갱신요구권을 인정하는 등 사적 자치에 의하여 형성되어야 하는 권리관계에 개입하여 임차인의 지위를 강화시켜 주고 있다. 하지만 임차인의 지위 강화는 상대방인 임대인의 계약의 자유 및 재산권을 지나치게 침해할 수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으로 인하여 침해될 수 있는 임대인의 권리를 보호하여 양자의 권리관계 균형을 맞추기 위한 규정으로써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절성이 인정된다.
심판대상조항은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에 대응하여 임차건물의 노후 및
훼손 등으로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는 경우, 임차건물이 다른 법률의 규정에 따라 재건축대상이 되는 경우 등과 같이 임대인에게 임차건물을 철거해야 할 사정이 발생한 때에는 임대인으로 하여금 임차인의 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임대차보호법은 임대인 측에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법정해지권에 관해 규정하고 있지 않고,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이 인정되는 5년 동안은 임차인에게 불리한 약정해지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와 같이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을 포괄적으로 인정함에 따라 임대인의 재산권은 상대적으로 크게 제약될 수밖에 없으므로, 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심판대상조항이 임대인에게 계약갱신거절권을 제한적으로 인정하고 있지만 원래의 임대차계약에 따른 임대차기간은 철저하게 보장된다.
심판대상조항이 재건축 사유 및 재건축을 이유로 갱신거절권을 행사할 수 있는 시점 등에 대해 분명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심판대상조항이 임대인에 의해 남용될 여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재건축 사유가 다양하고 재건축사업의 진행절차와 과정이 매우 복잡하므로, 재건축 사유와 재건축사업의 진행단계를 일일이 고려하여 입법한다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려운 면이 있다. 또 실제로 심판대상조항을 둘러싸고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 분쟁이 발생한 경우 임대인의 계약갱신거절권 행사가 정당한지 여부에 대해서는, 법원이 구체적인 재건축 사유, 재건축사업의 실제 추진가능성 및 진행단계, 그 밖에 임차건물의 노후 및 훼손 정도, 안전사고 우려 여부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합목적적으로 판단함으로써 이와 관련된 문제는 대부분 해결될 수 있다.
이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은 상가건물 임차인과 임대인의 권리관계를 조정하는 규정인데, 임차인의 권리는 계약갱신요구권 이외에도 우선변제권이나 차임감액청구권 등 임대차보호법 상 다른 규정에 따라 두텁게 보호되고 있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심판대상조항이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배되거나 법익의 균형성에 어긋난다고 볼 수도 없다.
다. 그 밖의 주장에 대한 판단
헌법 제34조 제1항의 생존권 내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는 인간의 존엄에 상응하는 최소한의 물질적인 생활의 유지에 필요한 급부를 국가에 적극적으로 요구할 수 있는 권리이다. 그런데 사적 자치에 따라 규율되는 사인 사이의 법률관계에서 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는 헌법 제34조 제1항에 의한 보호대상이 아니므로,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들의 생존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헌재 2014. 3. 27. 2013헌바198 ). 또 위에서 본 것처럼 입법 당시의 여러 가지 경제적ㆍ사회적 여건을 고려하여 재건축 사유 및 재건축을 이유로 갱신거절권을 행사할 수 있는 시점 등에 대하여 분명한 제한을 두지 아니한 것이 임차인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닌 이상, 심판대상조항에 임차인 보호에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다는 것만으로 입법자가 헌법 제119조 제2항의 책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5. 결 론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박한철(재판장) 이정미 김이수 이진성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