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심금
2015다223480 추심금
서울특별시 서초구
지에스건설 주식회사
서울고등법원 2015. 6. 2. 선고 2014나2025618 판결
2016. 9. 23.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들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가. 원심은 사해행위 여부를 판단할 때 이 사건 신탁계약과 그에 앞선 이 사건 사업약정 및 이에 이은 일련의 변경약정을 동일한 법률행위로 보아야 한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① 이 사건 사업약정에는 신탁재산을 '대주가 지정하는 자'에게 신탁하도록 되어 있을 뿐이고, 대주 중에서도 주식회사 하나은행(이하 '하나은행'이라 한다)이 수탁자가 될 것임이 예정되어 있었다고 볼 자료가 없는 점, ② 이 사건 사업약정 제10조 제2호, 제15조 제5항, 제6항의 규정만으로는 신탁기간, 신탁부동산의 처분사유, 처분가격, 처분방법과 절차 등 이 사건 신탁계약의 내용이 특정되어 있거나 특정할 수 있는 방법과 기준이 정하여져 있다고 볼 수 없는 반면, 이 사건 신탁계약은 이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고, 특히 신탁부동산의 처분에 관하여 수탁자와 시공사 및 대주의 재량권을 폭넓게 인정하되 위탁자의 개입은 허용하지 아니하고 있는 점, ③ 이 사건 사업약정 제15조 제5항은 '본건 사업의 분양 부진으로 사용승인일까지 상환되지 아니한 대출원리금 및 미지급 공사대금이 존재하는 경우'라는 조건부로 담보신탁계약 내지 처분신탁계약을 체결할 의무를 부과하는 약정으로서 이 사건 신탁계약과 같은 최종적인 법률행위가 조건 없이 예정되어 있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신탁계약과 그에 앞선 이 사건 사업약정 및 이에 이은 일련의 변경약정을 동일한 법률행위라고 볼 수 없고, 따라서 사해행위 여부에 대한 판단은 이 사건 사업약정 및 일련의 약 정과는 별도로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신탁등기의 원인이 된 법률행위인 이 사건 신탁계약 당시를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나아가 원심은 이 사건 신탁계약 체결 당시 위탁자인 삼종지위드건설 주식회사(이하 '삼종지위드건설'이라 한다)가 채무초과 상태에 있었고 이 사건 신탁계약에 따라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이 삼종지위드건설에서 하나은행에게 이전되었으므로 이 사건 신탁계약은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나.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1)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정을 알 수 있다.
(가) 이 사건 사업약정은 시행사 겸 차주로 삼종지위드건설이, 시공사로 피고가, 대주로 하나은행 외 4개 금융기관이, 자금관리자로 하나은행이 당사자가 되어 2006. 5. 15, 체결된 것으로서, 이 사건 주상복합건물의 신축·분양 사업과 관련하여 시행사 겸 차주가 사업부지 취득과 공사대금(당초 872억 원이었다가 1,202억 3,500만 원으로 증액되었다) 등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위하여 대주로부터 합계 1,650억 원(이후 2006. 9. 27.자 1차 변경계약에서 1,840억 원으로 증액되었다. 그 중 하나은행의 대출약정금은 1,000억 원이다)을 대출받고 대주는 대출금에 대한 담보를 설정받는 등 대출과 관련한 사항을 정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한다.
(나) 이 사건 사업약정에 의하면, 차주(삼종지위드건설)는 대출금에 대한 담보로 사업부지에 대하여 부동산신탁회사와 담보신탁계약을 체결하고(제10조 제1호, 그에 따라
사업부지에 대하여 삼종지위드건설과 하나은행 사이에 부동산신탁계약이 체결되었다), 이 사건 사업의 분양 부진으로 주상복합건물의 사용승인일까지 상환되지 아니한 대출원리금 및 미지급 공사대금이 존재하는 경우 미분양 건축물 등에 대하여 '대주가 지정하는 자'에게 담보신탁 또는 처분신탁을 설정하기로 되어 있다(제10조 제2호, 제15조 제5항). 또한 이 사건 사업약정은 미분양 건축물 등에 대한 신탁계약에 관한 우선수익자 및 그 수익권을 상세하게 정하였고, 그 처분방법에 관하여 대주는 시공사와 협의하여 할인분양 등의 방법으로 처분할 수 있다고 정하였다(제15조 제6항).
한편 이 사건 사업약정은 제10조에서 사업부지에 대한 담보신탁계약(제1호), 미분양 건축물 등에 대한 추가신탁의 설정(제2호) 외에도 예금채권근질권설정계약(제3호), 차주 주주의 주식 근질권설정(제4호), 차주 대표이사의 연대보증(제5호) 등 차주의 다양한 담보제공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다) 그 후 이 사건 사업약정에 관하여 2009. 6. 8. 기존 대출의 만기를 연장하는 2 차 변경계약이 체결되었으나 삼종지위드건설이 이 사건 주상복합건물의 사용승인일까지 대출금 등을 상환하지 못하고 연장된 대출 만기가 다가오자, 2009. 7. 2. 만기를 재연장하는 3차 변경 약정이 체결됨과 아울러 미분양 건축물 등에 대하여 이 사건 신탁계약이 체결되었다.
(라) 이 사건 신탁계약은 삼종지위드건설이 부담하는 채무의 이행을 보장하기 위하여 하나은행이 신탁부동산을 관리하면서 일정한 경우 이를 환가하여 채무를 정산하는 것을 목적으로 체결된 것이다. 이 사건 신탁계약은 사업부지에 대한 신탁계약과 마찬가지로 이 사건 사업약정상의 시행사 겸 차주인 삼종지위드건설과 대주이자 자산관리자인 하나은행 사이에서 체결되었는데, 이는 이 사건 사업약정이 차주는 미분양 건축물 등에 대하여 '대주가 지정하는 자'에게 신탁을 설정하기로 정한 것에 따른 것이다.
또한 이 사건 신탁계약에서 정한 우선수익자 및 그 수익권은 이 사건 사업약정에서 정한 것과 동일하고, 이 사건 신탁계약의 목적 부동산도 이 사건 사업약정이 예정한 미분양 건축물 등의 범위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2)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이 사건 신탁계약과 그에 앞선 이 사건 사업약정 및 이에 이은 일련의 변경 약정을 동일한 법률행위라고 볼 수 없다는 근거로 들고 있는 사유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납득하기 어렵다.
(가) 이 사건 사업약정상의 최대 대주이자 자금관리자인 하나은행은 이 사건 사업약정에 따라 사업부지에 대한 신탁계약의 수탁자가 되었음은 물론 그 후 '대주가 지정하는 자'로서 이 사건 신탁계약의 수탁자가 되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사업약정에 신탁재산을 '대주가 지정하는 자'에게 신탁하도록 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사업약정과 이 사건 신탁계약의 당사자가 다르다고 할 수 없다.
(나) 이 사건 신탁계약은 신탁계약의 내용을 특정하는 핵심적 요소인 신탁목적, 신탁부동산, 우선수익자 및 그 수익권에 관하여 이 사건 사업약정이 예정한 신탁계약과 동일한 내용으로 체결되었다. 비록 이 사건 사업약정에서 원심이 지적하는 것처럼 신탁기간, 신탁부동산의 처분사유, 처분가격, 처분방법, 절차 등이 구체적으로 정하여져 있지 아니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사업약정에서 이 사건 신탁계약의 핵심적인 내용이 특정되어 있지 아니하거나 특정할 수 있는 방법과 기준이 정하여져 있지 아니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또한 신탁기간을 제외하고 이 사건 신탁계약이 정한 신탁부동산의 처분사유, 처분가격, 처분방법, 절차 등은 일반조항에 가까운 것이거나 이 사건 사업약정에서 예상되는 신탁계약 내용의 범위를 벗어나는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다) 한편 이 사건 사업약정 제15조 제5항의 '본건 사업의 분양 부진으로 사용승인일까지 상환되지 아니한 대출원리금 및 미지급 공사대금이 존재하는 경우'는 미분양 건축물 등에 대한 신탁계약 체결의 '조건'이라기보다는 이 사건 사업약정이 차주의 담보제공의무에 관하여 정한 다양한 담보제공방법의 하나를 특정하는 요소에 가깝다.
(3) 그리고 앞서 살펴본 사정에 의하면 이 사건 주상복합건물은 처음부터 삼종지위 드건설이 스스로의 자력으로 소유하고 있던 재산이 아니라 일련의 사업약정 및 신탁계약과 이를 통하여 융통한 자금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전체적인 취득과정을 고려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신탁계약을 분리하여 그 직전과 직후의 일반 채권자의 지위를 비교하는 것만으로 사해행위성을 판단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2. 10. 11.자 2010마2066 결정 참조).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신탁계약이 이 사건 사업약정과 별개의 계약이라고 보고 양자 사이의 관계나 그를 전후하여 이루어진 자금 융통의 과정, 이를 통한 사업의 계속 등의 사정은 고려하지 아니한 채, 삼종지위드건설이 채무초과의 상태에서 그 소유의 미분양 건축물 등에 대하여 하나은행과 이 사건 신탁계약을 체결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음을 들어 이 사건 신탁계약이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사해행위와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대법관조희대
주심대법관이상훈
대법관김창석
대법관박상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