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공개청구거부결정처분취소
2012두25729 정보공개청구거부결정처분취소
A
국가보훈처장
서울고등법원 2012. 10. 23. 선고 2011누31217 판결
2014. 5. 29 .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
원고의 상고를 기각한다 .
원고와 피고의 상고이유를 함께 판단한다 .
1. 원고의 상고이유 중 이 사건 녹화물에 포함되어 있는 일반 통행인들의 얼굴이 비공개 대상 정보가 아니라는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이 사건 녹화물에 들어있는 정보 중 국가보훈처 청사 출입자를 포함하여 청사 정문 앞 보도를 왕래한 일반 통행인들의 얼굴은 개인에 관한 사항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시시티브이 ( CCTV ) 를 촬영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함께 촬영된 사람들의 얼굴을 공개할 경우 그로 인하여 이들이 촬영된 사진 또는 작성된 초상이 함부로 공표 · 복제되지 아니할 권리를 침해할 우려가 있으므로, 이 사건 녹화물에 포함되어 있는 일반 통행인들의 얼굴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 이하 ' 정보공개법 ' 이라고 한다 ) 제9조 제1항 제6호가 정한 ' 당해 정보에 포함되어 있는 이름 ·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 ' 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타당하고, 거기에 원고가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비공개 대상 정보의 해석에 관한 법리오해, 판단
누락 등의 위법이 없다 .
2. 원고와 피고의 상고이유 중 비공개 대상 정보의 분리 공개에 관한 주장에 대하여
가. 정보공개법에 따른 정보공개제도는 공공기관이 보유 · 관리하는 정보를 그 상태대로 공개하는 제도이다 ( 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9두6001 판결 등 참조 ) .
그런데 법원이 행정기관의 정보공개거부처분의 위법 여부를 심리한 결과, 공개를 거부한 정보에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하는 부분과 공개가 가능한 부분이 혼합되어 있고 공개청구의 취지에 어긋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두 부분을 분리할 수 있음을 인정할 수 있을 때에는 청구취지의 변경이 없더라도 공개가 가능한 정보에 관한 부분만의 일부 취소를 명할 수 있고, 공개청구의 취지에 어긋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하는 부분과 공개가 가능한 부분을 분리할 수 있다고 함은, 이두 부분이 물리적으로 분리 가능한 경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당해 정보의 공개방 법과 절차에 비추어 당해 정보에서 비공개대상 정보에 관련된 기술 등을 제외 내지 삭제하고 그 나머지 정보만을 공개하는 것이 가능하고 나머지 부분의 정보만으로도 공개의 가치가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해석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4. 12. 9. 선고 2003두12707 판결 등 참조 ). 한편 전자적 형태로 보유 · 관리되는 정보의 경우에는, 그 정보가 청구인이 구하는 대로는 되어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공개청구를 받은 공공기관이 공개청구 대상 정보의 기초자료를 전자적 형태로 보유 · 관리하고 있고, 당해 기관에서 통상 사용되는 컴퓨터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와 기술적 전문지식을 사용하여 그 기초자료를 검색하여 청구인이 구하는 대로 편집할 수 있으며, 그러한 작업이 당해 기관의 컴퓨터 시스템 운용에 별다른 지장을 초래하지 아니한다면, 그 공공기관이 공개청구 대상 정보를 보유 ·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고, 이러한 경우에 기초자료를 검색 · 편집하는 것은 새로운 정보의 생산 또는 가공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 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9두6001 판결 등 참조 ) , 나. 원심은, 정보공개법 제14조는 " 공개청구한 정보가 제9조 제1항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부분과 공개가 가능한 부분이 혼합되어 있는 경우로서 공개청구의 취지에 어긋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두 부분을 분리할 수 있는 때에는 제9조 제1항 각호의 1에 해당하는 부분을 제외하고 공개하여야 한다. " 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 녹화물에서 일반 통행인의 얼굴 등 특정인을 식별할 수 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를 모자이크 처리 등의 방법으로 지우고 나머지 부분을 공개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볼 수 없고, 이 사건 시시티브이와 녹화장비에서 모자이크 처리 기능을 지원하지 않고 다른 방법을 통한 모자이크 처리 등에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든다는 사정만으로 분리가 불가능하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가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 소정의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한다는 이유를 들어 이 사건 녹화물 중 위와 같이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하는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까지 정보공개를 거부한 것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
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 1 ) 원심판결 이유와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알 수 있다 .
① 이 사건 시시티브이 장비는 카메라 신호의 영상을 받아 그 영상을 저장장치 ( HDD ) 에 기록하는데, 원본 영상이 그대로 저장되는 것이 아니라 압축된 데이터베이스 형태로 저장된다 .
② 시시티브이 장비는 녹화된 자료 저장 ( 백업 ) 시 클립 복사 기능을 사용하는데 , 클립플레이어라는 동영상 재생기와 동영상 파일이 합쳐진 형태로 저장되고, 저장된 자료는 그 내장된 재생플레이어를 통하여 실행할 수는 있으나, 위 · 변조 방지를 위하여 편집기능이 제공되지 않으므로 동영상 편집기 등을 이용하여 녹화 영상의 일부분을 모자이크 처리하거나 삭제하는 등의 편집행위를 할 수 없다. 즉 피고나 시시티브이 제작업체가 통상 사용하는 컴퓨터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와 기술적 전문지식을 이용하여 녹화된 영상을 가공할 수 있는 별도의 방법은 없다 .
③ 따라서 녹화된 영상의 일부분에 모자이크 처리 등의 작업을 하기 위하여는 편집기술을 가진 사람이 화면 갈무리 ( 캡처 ) 기능을 활용하여 프레임 단위로 동영상을 갈무리한 다음, 각각의 프레임을 그림파일 형태 ( 예컨대 jpg 파일 형태 ) 의 별도 파일로 저장하여 각각의 그림파일에 나타나는 모든 일반 통행인의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한 후, 프레임별로 편집이 완료된 그림파일을 다시 연결하는 방법에 의한 영상압축기술을 이용하여 새로운 동영상을 만들 수밖에 없다 .
④ 위와 같이 영상압축기술에 의하여 새롭게 만들어진 동영상은 그 압축과정에서 압축손실이 발생하므로 원래의 동영상과는 동일한 동영상이라고 볼 수 없다 .
⑤ 위와 같은 방법으로 일반 통행인의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한 새로운 동영상을 만드는데 소요되는 노력과 비용은 편집의 수준이나 편집자의 능력에 따라 달라진다 . 2 ) 이상 본 바에 의하면, 이 사건 시시티브이에 의하여 녹화된 영상은 전자적 형태로 보유 · 관리됨을 알 수 있고, 이 사건 녹화된 영상을 프레임 단위로 갈무리한 다음, 각 그림파일 중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하는 국가보훈처 청사 출입자를 포함한 일반 통행인의 얼굴 등 부분을 모자이크 처리한 후 영상압축기술에 의하여 새로운 동영상을 만드는 것은 공개청구의 취지에 어긋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하는 부분과 공개가 가능한 부분을 분리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이는 새로운 정보의 생산 또는 가공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피고가 이 사건 녹화물 중 비공개 대상 정보에 관련된 부분 등을 제외하거나 삭제하고 그 나머지 정보만을 공개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기 어렵다 .
라. 그런데도 원심은,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녹화물에서 일반 통행인의 얼굴 등 특정인을 식별할 수 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를 모자이크 처리 등의 방법으로 지우고 나머지 부분을 공개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아 공개가 가능한 정보에 관한 부분만의 일부 취소를 명하였는바,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 의 비공개 대상 정보에 관한 법리나 정보공개법 제14조의 부분 공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
3.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를 판단할 필요 없이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 · 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
재판장 대법관 이인복
대법관민일영
대법관박보영
주심 대법관 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