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물손괴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① 피고인은 ‘빨간 색연필’이라는 매우 부드럽고 쉽게 지워지는 필기구로 피해자의 자동차 보닛 공소장에는 ‘본네트’로 기재되어 있으나 표준어인 ‘보닛’으로 이를 정정한다.
위에 글씨를 쓴 점, ② 피해자의 자동차는 약 15년 된 그랜저XG 승용차로서 차체에 상당한 생활 흠집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므로, 설령 이 사건 이후 보닛 위에 흠집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행위로 인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③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은 흠집을 확인하지 못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의 자동차에 글씨를 썼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피해자 자동차의 효용을 해하였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인에게 재물손괴의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도 없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3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위 항소이유 주장과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직접 피해자 C을 증인신문하고 피해자의 자동차를 검증한 다음, 증인 C의 일관된 진술과 원심 법원의 검증 결과 등 원심 판시 증거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자의 자동차에 글씨를 적어 이를 손괴한 사실이 넉넉히 인정된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1) 관련 법리 재물손괴의 범의를 인정함에 있어서는 반드시 계획적인 손괴의 의도가 있거나 물건의 손괴를 적극적으로 희망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소유자의 의사에 반하여 재물의 효용을 상실케 하는 데 대한 인식이 있으면 되는 것이고(대법원 1993. 12. 7. 선고 93도2701 판결 등 참조 , 여기에서 재물의 효용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