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단

항소심에서 원심과 비교하여 양형 조건에 변화가 없고, 원심 양형이 합리적인 재량 범위를 벗어나지 않은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

(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대하여는 항소심에 이르러 원심과 비교하여 양형 조건에 의미 있는 변동사항이 발견되지 않는다.

피고인은 옆집에 거주하는 피해자가 출근하기 위해 현관문을 나설 때 등산용 칼로 그를 위협하여 재물을 강취하려 하였으나, 피해자가 ‘강도야’라고 소리를 지르자 칼로 그의 왼쪽 옆구리, 목, 팔, 가슴 부위를 찌르고 백팩과 지갑을 강취하였다.

피해자는 G병원 중증외상센터에 후송되었으나 약 4시간만에 사망하였다.

피해자 유족들은 거듭하여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피고인은 범행 직후 몸에 묻은 혈흔을 지우기 위해 집에 들어가 샤워를 하다가 탐문을 위해 피고인 집을 찾아온 경찰관에게 ‘샤워 소리 때문에 밖에서 나는 소리를 듣지 못하였다’고 둘러대기도 하였다.

서둘러 샤워를 마치고 옷을 갈아입은 피고인은 집을 나와 피해자 지갑에 있던 체크카드를 이용하여 편의점에서 담배 등을 구입하고, 역시 피해자 지갑에 있던 엔화를 한화로 바꾸어 차량을 렌트한 다음 목포로 도주하였다.

이처럼 피고인이 타인의 재물을 강취하는 과정에서 한 사람의 고귀한 생명을 빼앗고, 그 가족들에게는 무엇으로도 씻을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가한 점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에게 죄책에 상응하는 엄정한 처벌이 불가피하다.

게다가 태연히 피해자의 체크카드를 사용하고 도주하는 등...

참조판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