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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법 2006. 4. 5. 선고 2006구합7508 판결

[요양불승인처분취소] 항소[각공2006.5.10.(33),1305]

판시사항

자동차 공장의 경비원이 평일 야간근무(23:00부터 07:00까지)를 5일간, 주말 야간근무(19:00부터 07:00까지)를 2일간 연속하여 한 후 퇴근하여 잠을 자다가 ‘상세불명의 심장정지’를 일으킨 경우, 위 경비원의 근무형태 및 업무내용, 건강 상태 등에 비추어 위 질병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추단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자동차 공장의 경비원이 평일 야간근무(23:00부터 07:00까지)를 5일간, 주말 야간근무(19:00부터 07:00까지)를 2일간 연속하여 한 후 퇴근하여 잠을 자다가 ‘상세불명의 심장정지’를 일으킨 경우, 위 경비원의 근무형태 및 업무내용, 건강 상태 등에 비추어 위 질병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추단된다고 한 사례.

원고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성정찬)

피고

근로복지공단

변론종결

2006. 3. 22.

주문

1. 피고가 2004. 6. 22. 원고에 대하여 한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03. 9. 1. 웰비스마스터 주식회사 영남사업소에 입사하여 울산 현대자동차 공장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여 왔고, 2004. 2. 23. 07:05경 퇴근하여 잠을 자던 중 09:20경 갑자기 발작을 하면서 입에 거품을 물고 숨을 쉬지 못하여 울산대학교병원에서 진찰한 결과 이 사건 질병인 ‘상세불명의 심장정지’로 진단되었다.

나. 원고는 2004. 3. 20. 피고에게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하여 이 사건 질병이 발병하였으므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요양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2004. 6. 22. 이 사건 질병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위 요양신청을 불승인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인정 근거] 갑 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약 6개월간에 걸친 3교대 경비업무로 인한 생체리듬의 변화로 과로가 누적되어 왔고, 특히 이 사건 질병 발생 전 3일간 집중적인 과로를 한 사실이 있으며, 현대자동차 공장에서 구조조정으로 명예퇴직을 당한 사람들이 농성을 벌이는 바람에 이들을 저지하는 일에 동원되거나 다른 동료들이 동원되는 경우 혼자 경비업무를 하여 과로 및 스트레스에 시달렸고, 위와 같은 과로와 스트레스가 이 사건 질병을 발병하게 한 것이므로 이 사건 질병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음에도, 이를 부인하는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인정 사실

(1) 원고의 근무형태 및 업무내용

(가) 웰비스마스터 주식회사는 2001. 1. 1.부터 현대자동차 주식회사와 현대자동차 공장의 내·외부 경비업무를 맡기로 한 용역업체이고, 원고는 2003. 9. 1. 웰비스마스터 주식회사에 입사하여 현대자동차 공장의 경비원으로 근무하였다.

(나) 원고는 외부출입자 관리, 출입자의 출입증 확인, 현대자동차 종업원의 차량 출·퇴근시 검문·검색 등을 담당하였고, 야간이나 휴무일 근무시에는 공장 내부 순찰, 외부인 통제, 자동차 부품 도난방지를 위한 수색 등도 담당하였다.

(다) 근무형태는 평일에 3조 3교대이고, 근무시간은 주간근무 07:00부터 15:00까지, 초야근무 15:00부터 23:00까지, 야간근무 23:00부터 07:00까지이며, 주말(토요일과 일요일)에는 2조 2교대로 주간근무 07:00부터 19:00까지, 야간근무 19:00부터 07:00이며, 3주에 1번 주말에 휴무를 하였고, 그 밖의 공휴일에는 3교대로 전원이 근무하였다.

주간과 초야근무는 2인 1조로 1명씩 교대로 30분씩 근무하고, 심야에는 4인 1조로 1명씩 교대로 30분씩 근무하였다.

(라) 원고는 야간근무 - 주말 야간근무 - 초야근무 - 주말 주간근무 - 주간근무 - 주말 휴무 - 야간근무를 하는 형태로 근무하였고, 이 사건 질병의 발병 전인 2004. 2. 16.부터 2004. 2. 20.까지는 야간근무 8시간씩, 주말인 2. 21.과 2. 22.에는 12시간씩 야간근무를 하였다.

(마) 원고가 경비업무를 할 당시 구조조정을 당한 사람들이 많으면 1주일에 3~4회, 적으면 1주일에 1회 또는 2주일에 1회 정도씩 현대자동차 공장 정문 앞에서 농성을 하였고, 농성자들이 공장 안으로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경비원 중 일부를 정문 앞에 대기시켰으며, 이 경우에는 경비 업무를 혼자서 담당하거나 연장근로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바) 원고는 2004. 1. 5.부터 이 사건 질병이 발생되기 전인 2004. 2. 22.까지 49일 동안 3일밖에 쉬지 못하였다.

(2) 원고의 건강상태 등

(가) 원고는 1979. 7. 26.생으로 이 사건 질병 당시 24세 남짓이었고, 키는 178㎝, 몸무게는 74㎏이며, 흡연은 하루에 반 갑, 음주는 한 달에 1~2회 가량, 주량은 소주 1~2병이었다.

(나) 원고는 병력상 특별한 기존질환이 없었고, 울산대학교병원에서 한 심장검사에서도 특별한 기존질환이 발견되지 않았다.

(다) 원고는 현재 의식이 좀 회복되었으나, 저산소성 뇌손상에 의한 전신의 강직으로 일상생활동작 및 이동을 위해 타인의 도움이 전적으로 필요한 상태이다.

(3) 의학적 소견 등

(가) 원고의 주치의인 울산대학교병원 의사 소외 1 : 원고는 돌연히 발생한 심정지로 인해 저산소성 뇌손상을 입었고, 보호자의 진술에 의하면 주·야간 교대근무를 수행하였으며, 사고 발생 전 1주일간 계속하여 야간 근무를 해 과도한 육체적 노동으로 인하여 이 사건 질병이 발생된 것으로 생각한다.

(나) 피고의 자문의사들 : ① 원고의 병력상 특별한 기존질환이 없었고, 업무의 성격이나 내용도 통상 과로나 지나친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며, 사고의 발생 장소도 집인 점 등 전반적인 정황상 업무와의 관련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견해, ② 업무 수행 시간 이외에 원인불명의 심장질환이 발생된 것으로 추정되고 발병 전에 만성적인 과로 및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는 견해

(다) 이 법원의 울산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심장내과의사 소외 2) : 이 사건 질병은 청장년 급사 증후군과 의학적으로 유사하고, 울산대학교병원에서 검사한 심전도, 심초음파, 혈관조영술은 정상으로 기존 심질환을 찾지 못하였으므로 과로 및 스트레스가 이 사건 질병을 유발하였을 가능성에 대한 인과관계를 기술할 수 없다.

(라) 이 법원의 가톨릭대학교성모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순환기내과 의사 소외 3) : 원고의 심정지의 원인은 치명적인 심실성 부정맥이나 급성 심근 경색증에 의한 경우가 대부분일 것으로 생각하고, 병에 대한 소인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심한 과로나 정신적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실제로 병이 유발되었을 가능성이 많으며, 기본적인 병적인 소인이 없다고 하더라도 과다한 과로 및 스트레스는 원인 불명의 부정맥 및 심정지를 유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이 사건 질병은 청장년 급사 증후군과 의학적으로 유사하다.

[인정 근거] 갑 2호증의 1, 2, 갑 3, 4호증, 갑 5호증의 1~3, 갑 6호증의 1~6, 갑 7, 8호증, 을 1~4호증, 을 5호증의 1~3, 증인 소외 4의 증언, 이 법원의 가톨릭대학교성모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이 법원의 울산대학교병원장 및 웰비스마스터 주식회사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 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제1호 가 정한 업무상 재해는 근로자가 업무수행으로 말미암아 입은 재해를 뜻하는 것이어서 업무와 재해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해야 하지만 반드시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하게 입증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근로자의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발병 경위, 질병의 내용, 치료의 경과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2)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질병의 원인은 치명적인 심실성 부정맥이나 급성 심근 경색증에 의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고, 이러한 병은 병에 대한 소인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심한 과로나 정신적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실제로 병이 유발되었을 가능성이 많다는 의학적 소견을 토대로, 원고가 현대자동차 공장에서 경비 업무를 시작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은 점, 6개월 동안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3주에 한 번씩 토요일과 일요일에 휴무하는 것을 제외하고 계속하여 근무하였고, 2004. 1. 5.부터 2004. 2. 22.까지 49일 동안 3일밖에 쉬지 못한 점, 근무형태가 3조 3교대로서 1주일 단위로 근무시간을 달리하여 생체리듬의 변화가 심했던 점, 특히 이 사건 질병이 발생되기 직전 야간근무(23:00부터 07:00까지)를 5일 동안 계속한 후 이어서 곧바로 주말 야간에 12시간씩(19:00부터 07:00까지) 이틀을 근무함으로써 평소의 근무시간인 8시간보다 50%나 많게 이틀 연속 근무하고 퇴근한 후 1시간 남짓 지나서 이 사건 질병이 갑자기 발생한 점, 구조조정된 사람들의 농성으로 인하여 업무량이 증가되었고 같은 회사원으로서 마치 전투경찰관처럼 시위를 막는 일에 동원됨으로써 심리적인 갈등도 겪은 점, 원고에게 달리 특별한 기존질환이나 다른 발병원인이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은 찾아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로 말미암아 이 사건 질병이 발병된 것으로 추단할 수 있다.

따라서 이와 달리 이 사건 질병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여 원고의 요양신청을 승인하지 않은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받아들인다.

판사 박상훈(재판장) 원익선 박용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