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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1다17403 판결

[청구이의][미간행]

판시사항

[1] 채무자가 채무내용에 좇은 급부를 제공하면서도 채권자가 그 급부를 즉시 수령하기 어려운 장애요인을 형성·유지한 경우, 현실제공이 있다고 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갑 주식회사가 을 주식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용역비 지급청구소송의 확정판결에 터 잡아 을 회사의 예금 등 채권에 대한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고, 이에 제3채무자가 청구금액을 공탁하고 공탁금 배당절차에서 갑 회사에 배당금이 지급되는 배당표가 작성되었는데, 그 후 을 회사가 배당이의 및 청구이의의 소, 부당이득금 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함으로써 갑 회사가 배당기일로부터 2년여가 지난 후에야 공탁된 배당금을 수령한 사안에서, 갑 회사가 배당이의 사건의 제1심판결 선고 후 집행법원에 공탁금 출급을 청구하였다가 거절당하자 제기한 집행에 관한 이의에 대하여 인용결정이 내려져 그 결정이 확정된 때에 배당금 출급에 대한 장애가 해소됨으로써 변제제공의 효과가 발생하였다고 봄이 타당한데도, 이와 달리 갑 회사가 현실적으로 배당금을 수령한 날에 변제제공의 효과가 발생하였다고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케이지케미칼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디지털밸리 담당변호사 최재경 외 3인)

피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제일분석센타 주식회사

주문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고의 상고이유 주장에 관하여

가. 원심은 그 채용 증거에 의하여 다음 각 사실을 인정하였다.

(1) 피고는 원고를 상대로 용역비지급청구 소송을 제기하여 2007. 5. 25. 원고에게 558,537,825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는 무변론 판결을 선고받았고, 그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이 사건 확정판결’이라 한다).

(2) 피고는 이 사건 확정판결에 터잡아 원고의 농업협동조합중앙회에 대한 예금 등 채권에 관하여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고, 이에 농업협동조합중앙회는 2007. 7. 20. 위 압류 및 추심명령의 청구금액을 공탁하였다.

(3) 위 공탁금에 대한 배당절차에서 피고에게 511,544,829원을 배당하는 배당표(이하 ‘이 사건 배당표’라 한다)가 작성되자, 원고는 2007. 8. 30. 배당기일에 출석하여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확정판결에 기한 채권 중 183,100,000원을 변제하였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에 대한 배당금 중 208,977,014원(원금 183,100,000원+지연손해금 25,877,014원)에 대하여 배당이의를 하였다.

(4) 원고는 2007. 9. 5. 피고를 상대로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하고, 그 소송 진행중인 2007. 10. 24. 청구이의의 소를 예비적으로 추가하였는데, 모두 각하판결이 선고되었고, 2008. 11. 26. 그 판결은 확정되었다.

(5) 피고는 위 배당이의 사건의 제1심판결이 선고된 후 집행법원에 공탁금의 출급을 청구하였으나 거절당하자 집행에 관한 이의를 하여 2008. 9. 16. 인용결정을 받았고, 이에 대하여 원고가 특별항고를 하였으나 2008. 11. 14. 심리불속행으로 기각되었다.

(6) 한편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위 183,100,000원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하고, 2008. 10. 1. 위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청구채권으로 하여 피고의 위 배당금에 대한 공탁금출급청구권에 대하여 채권가압류결정을 받았으나, 2009. 6. 18. 위 부당이득반환청구는 기각되었고, 위 채권가압류결정도 취소되었다.

(7) 피고는 2009. 7. 15.에야 위 공탁된 배당금 208,977,014원 및 공탁금에 대한 이자를 수령하였다.

나. 원심은 위 사실관계를 토대로 하여, 원고는 집행력 있는 집행권원의 정본을 가진 채권자인 피고에 대하여 배당이의를 하였음에도, 배당기일로부터 1주 이내에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한 사실을 증명하는 서류 등을 제출하지 못하여 배당이의가 취하된 것으로 간주되어 그때 이 사건 배당표가 확정되었다고 할 것이지만,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한 배당이의 및 청구이의의 소 제기, 집행에 관한 이의 결정에 대한 특별항고, 위 배당금에 대한 공탁금출급청구권에 대한 가압류 등으로 피고가 현실적으로 위 배당금을 출급할 수 없도록 한 이상, 원고가 이 사건 배당표 확정일 또는 위 집행에 관한 이의결정이 확정된 2008. 11. 14.경에 피고에게 위 배당금 상당의 금액을 변제하였다거나 변제제공을 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고, 따라서 원고는 피고가 위 배당금을 현실 수령한 2009. 7. 16.까지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인데, 위 배당금으로는 이를 모두 변제하는 데 부족하므로, 이 사건 확정판결에 기한 채권은 60,838,336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이 남아 있다고 인정하였다.

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1) 변제의 제공은 채무내용에 좇은 현실제공으로 이를 하여야 하고, 채무자는 변제의 제공이 있는 때로부터 채무불이행의 책임을 면하지만( 민법 제460조 , 제461조 ), 금전채무의 경우 현실제공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권자가 급부를 즉시 수령할 수 있는 상태에 있어야만 인정될 수 있다. 따라서 채무자가 채무내용에 좇은 급부를 제공하면서도 채권자가 그 급부를 즉시 수령하기 어려운 장애요인을 형성·유지한 경우에는 현실제공이 있다고 할 수 없다 .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고는 배당기일에 배당에 대한 이의를 한 후 민사집행법 제256조 , 제154조 제2항 에 따라 청구에 관한 이의의 소를 제기하여야 하는데도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하였고, 배당기일로부터 1주일 이내에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한 사실을 증명하는 서류와 그 소에 관한 집행정지재판의 정본을 제출하지도 않았으므로, 법률적으로는 배당절차에서 이의를 진술한 날로부터 1주일이 경과함으로써 배당표는 확정되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원고는 위와 같이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한 후 배당법원에 그 제소사실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한 다음 소송절차 진행 중에 청구이의의 소를 예비적으로 추가하여 다투다가 제1심에서 소 각하 판결이 선고되어 패소하였음에도 항소 및 상고를 제기하였고, 또한 제1심판결 내용에 따라 배당표가 이미 확정되었다는 이유로 피고가 배당금의 출급을 구하였으나 배당법원이 이를 거절하여 집행에 관한 이의를 하고 그에 대한 인용결정까지 있었음에도 다시 원고가 항고를 제기하여 불복하는 등으로 위 확정된 배당표에 의한 배당금의 출급을 곤란하게 하는 장애요인을 스스로 형성하여 유지해 온 이상 그러한 장애가 해소되기까지는 원고는 채무내용에 좇은 현실제공에 의하여 변제의 제공을 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3) 따라서 위와 같은 경우에는 청구이의 사건에 대한 상고가 기각되기에 앞서 피고가 제기한 집행에 관한 이의에 대한 인용결정이 대법원에서 특별항고 기각으로 확정된 때에 비로소 배당금의 출급에 대한 장애가 해소되었다고 할 것이니 원고의 변제제공의 효과도 그때에 가서야 발생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4) 다른 한편 원고가 피고의 위 배당금에 대한 공탁금출급청구권에 채권가압류를 하여 피고는 사실상 위 배당금을 수령할 수 없게 되었지만, 이는 가압류의 효력에 의한 것일 뿐 배당표에 따른 공탁금출급청구권 행사 자체에 장애사유가 되는 것은 아니므로, 위 변제 또는 변제제공의 효력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5) 따라서 피고가 수령한 위 배당금은 이 사건 확정판결에 기한 채권 중 2008. 11. 14.까지의 지연손해금의 변제에 우선 충당되고, 나머지 금액이 원금에 충당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6)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가 현실적으로 위 배당금을 수령한 2009. 7. 15.에 그 금원이 변제된 것으로 보아 위 배당금으로 2009. 7. 15.까지의 지연손해금의 변제에 우선 충당된다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집행공탁의 변제제공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원고의 상고이유는 이유 있다.

2. 피고의 상고이유 주장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가 제1심에서 2007. 8. 30. 기준의 이 사건 확정판결에 기한 원고의 잔존 채무액에 대하여 자백하였고, 원심에서 한 자백취소가 효력이 없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된다. 원심판결에는 피고가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자백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사실을 잘못 인정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으므로, 피고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양창수 박병대(주심) 고영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