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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0. 2. 25. 선고 2009도1302 판결

[사기·무고·위증][미간행]

판시사항

[1] 무고죄에서 ‘허위의 사실’의 의미

[2] 상대방의 범행에 공범으로 가담한 사람이 이를 숨긴 채 상대방을 고소한 경우, 무고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소극)

[3] 피고인이 갑, 을과 공모하여 은행으로부터 대출금을 편취한 것과는 별도로 갑이 피고인을 기망하여 위 대출금을 편취하였으니 처벌해 달라는 취지로 고소하여 갑에 대해 사기죄로 공소제기까지 된 사안에서, 위 고소는 갑에 대한 관계에서 독립하여 형사처분 등의 대상이 되는 허위사실의 고소로 볼 여지가 있음에도 피고인이 공범이었다는 이유로 무고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및 피고인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그 채용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이 원심공동피고인 1, 3과 공모하여 판시 사기 범행을 저지른 사실 및 피고인이 판시 위증 범행을 저지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사기 및 위증의 점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 등의 위법이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무고죄에 있어서 허위의 사실이라 함은 그 신고된 사실로 인하여 상대방이 형사처분이나 징계처분 등을 받게 될 위험이 있는 것이어야 하고, 비록 신고내용에 일부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하더라도 그것이 독립하여 형사처분 등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고 단지 신고사실의 정황을 과장하는 데 불과하거나 허위의 일부사실의 존부가 전체적으로 보아 범죄사실의 성부에 직접 영향을 줄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는 내용에 관계되는 것이라면 무고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 대법원 2006. 9. 28. 선고 2006도2963 판결 등 참조). 그리고 피고인 자신이 상대방의 범행에 공범으로 가담하였음에도 자신의 가담사실을 숨기고 상대방만을 고소한 경우, 피고인의 고소내용이 상대방의 범행 부분에 관한 한 진실에 부합하므로 이를 허위의 사실로 볼 수 없고, 상대방의 범행에 피고인이 공범으로 가담한 사실을 숨겼다고 하여도 그것이 상대방에 대한 관계에서 독립하여 형사처분 등의 대상이 되지 아니할뿐더러 전체적으로 보아 상대방의 범죄사실의 성립 여부에 직접 영향을 줄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는 내용에 관계되는 것이므로 무고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 대법원 2008. 8. 21. 선고 2008도3754 판결 참조).

원심은, 피고인의 이 사건 고소는 피고인 자신이 원심공동피고인 1, 3의 그 판시와 같은 사기 범행에 공범으로 가담하였음에도 자신의 가담사실을 숨기고 원심공동피고인 1만을 고소한 경우로서 피고인의 고소내용이 원심공동피고인 1의 사기범행 부분에 관한 한 진실에 부합하므로 이를 허위의 사실로 볼 수 없고, 원심공동피고인 1의 사기범행에 피고인이 공범으로 가담한 사실을 숨겼다고 하여도 그것이 원심공동피고인 1에 대한 관계에서 독립하여 형사처분 등의 대상이 되지 아니할뿐더러 전체적으로 보아 원심공동피고인 1에 대한 사기의 범죄사실의 성립 여부에 직접 영향을 줄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는 내용에 관계되는 것이므로 무고죄가 성립하지 아니하며, 달리 이 부분 고소로 인해 원심공동피고인 1에게 별도의 형사처벌 위험성이 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무고의 점에 대하여 유죄를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자신이 원심공동피고인 1, 3과 공모하여 피해자 농협으로부터 전세자금 대출금 1,500만 원을 편취한 것과는 별도로 피고소인 원심공동피고인 1이 전세자금 대출을 받은 후 피고인에게 사정에 의해 전세를 들어올 수 없게 되었다고 하면서 임대보증금 1,500만 원을 돌려달라고 기망하여 그 정을 모르는 피고인으로부터 임대보증금을 돌려받게 되자 이를 농협에 변제하지 않고 임의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편취하였으니 처벌하여 달라는 취지로 고소를 한 사실, 실제로 피고인의 이 사건 고소로 인하여 피고소인 원심공동피고인 1에 대하여 피고인을 피해자로 하여 사기죄로 공소제기까지 되기도 하였던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이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의 이 사건 고소는 피고소인 원심공동피고인 1에 대한 관계에서 독립하여 형사처분 등의 대상이 되는 허위사실의 고소로 볼 여지도 없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 사건 고소의 경위와 내용 등에 관하여 충분히 심리하지 아니한 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인에 대하여 무고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은 무고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러한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무고죄 부분은 파기되어야 할 것인바, 위 죄는 피고인에 대한 나머지 유죄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그 전체에 대하여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므로, 결국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 전부를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차한성(재판장) 박시환(주심) 안대희 신영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