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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5. 9. 15. 선고 94다61144 판결

[지료등][공1995.10.15.(1002),3389]

판시사항

가. 타인의 토지 위에 권한 없이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자가 반환할 차임 상당액의 부당이득을 산정함에 있어, 그 건물이 존재하는 사정을 참작할 것인지 여부

나. 법정지상권자가 지급할 지료를 산정함에 있어, 그 건물이 건립되어 있어 토지 소유권이 제한받는 사정을 참작하여야 하는지 여부

다. 법정지상권이 있는 건물의 양수인이 대지의 점거사용으로 얻은 실질적 이득을 대지 소유자에게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하는지 여부

판결요지

가. 타인 소유의 토지 위에 소재하는 건물의 소유자가 법률상 원인 없이 토지를 점유함으로 인하여 토지의 소유자에게 반환하여야 할 토지의 차임에 상당하는 부당이득 금액을 산정하는 경우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토지 위에 건물이 소재함으로써 토지의 사용권이 제한을 받는 사정은 참작할 필요가 없다.

나. 법정지상권자가 지급할 지료를 정함에 있어서 법정지상권 설정 당시의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야 하나, 법정지상권이 설정된 건물이 건립되어 있음으로 인하여 토지의 소유권이 제한을 받는 사정은 참작·평가하여서는 안된다.

다. 법정지상권이 있는 건물의 양수인으로서 장차 법정지상권을 취득할 지위에 있어 대지소유자의 건물철거나 대지인도 청구를 거부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라고 할지라도, 그 대지의 점거사용으로 얻은 실질적 이득은 이로 인하여 대지소유자에게 손해를 끼치는 한에 있어서는 부당이득으로서 이를 대지소유자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다.

참조조문
원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대한민국

피고, 피상고인겸 상고인

창원산업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하양명

주문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 원에 환송한다.

피고의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기각 부분의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원고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래 이 사건 대지 및 건물의 소유자이던 소외인이 이 사건 대지만을 원고에게 양도하여 이 사건 대지와 건물이 각 그 소유자를 달리하게 됨으로써 위 소외인은 이 사건 대지에 관하여 이 사건 건물의 소유를 위한 법정지상권을 취득하였고, 그 뒤 위 소외인이 이 사건 건물을 그 법정지상권과 함께 피고에게 양도하였으므로, 피고는 위 소외인에 대하여 이 사건 대지에 관한 지상권이전등기의 절차 이행 뿐만 아니라 위 등기청구권의 보전을 위하여 위 소외인을 대위하여 원고에게 위 소외인 앞으로 이 사건 대지에 관한 지상권설정등기의 절차 이행까지도 구할 수 있고, 원고는 이러한 지상권의 부담을 수인하여야 하며 신의칙상 이 사건 대지의 소유권자임을 내세워 이 사건 건물의 철거나 그 부지의 인도를 구할 수도 없다고 할 것이니, 결국 위와 같은 사정 하에서 피고가 이 사건 대지를 점유, 사용함으로 인한 차임 상당의 부당이득금액은 이 사건 대지의 용도가 이 사건 건물의 부지로 제한됨을 전제로 한, 즉 이 사건 건물의 소유를 목적으로 한 지상권이 설정된 경우의 그 지료에 준한 차임 상당액이라고 하여, 피고에게 위와 같은 제한이 없는 상태하에서의 정상 차임보다 30%정도 감액된 차임 상당액의 반환을 명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타인 소유의 토지 위에 소재하는 건물의 소유자가 법률상 원인 없이 토지를 점유함으로 인하여 토지의 소유자에게 반환하여야 할 토지의 차임에 상당하는 부당이득금액을 산정하는 경우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토지 위에 건물이 소재함으로써 토지의 사용권이 제한을 받는 사정은 참작할 필요가 없고 (대법원 1992.6.23.선고 91다40177 판결 참조), 또 법원은 법정지상권자가 지급할 지료를 정함에 있어서 법정지상권 설정 당시의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야 하나 법정지상권이 설정된 건물이 건립되어 있음으로 인하여 토지의 소유권이 제한을 받는 사정은 이를 참작하여 평가하여서는 안된다 고 할 것이다(대법원 1966.9.6.선고 65다2587 판결; 1975.12.23.선고 75다2066 판결; 1989.8.8.선고 88다카1850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원심이 확정한 바에 의하더라도 피고는 아직 법정지상권을 취득하지는 아니하였으나 원고에 대하여는 법정지상권의 취득자인 위 소외인을 대위하여 위 소외인에게 법정지상권설정등기 절차이행을, 그리고 위 소외인에 대하여는 위 법정지상권이전등기 절차 이행을 각 청구할 수 있고, 대지소유자인 원고는 이와 같은 지상권의 부담을 용인하여야 할 처지여서 건물소유자인 피고에 대하여 건물의 철거나 부지의 인도를 구할 수 없다는 것인바, 그렇다면 피고로서는 실질적으로 법정지상권을 취득한 자와 동일한 지위에서 자신을 위하여 어떠한 제한이나 하자도 없는 토지를 직접적으로 완전하게 사용하고 있을 뿐이고 피고 소유의 이 사건 건물 말고 다른 건물이 건립되어 있는 상태의 토지를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니므로, 피고가 반환하여야 할 부당이득액은 아무런 제한 없이 원고 소유의 토지를 사용함으로써 얻는 이익에 상당하는 대가라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그 설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는 이 사건 대지의 소유권이 지상 건물의 소유를 위한 법정지상권에 의하여 제한되는 사정을 참작하여 감액한 차임 상당액만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것은 부당이득금액의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러한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피고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법정지상권이 있는 건물의 양수인으로서 장차 법정지상권을 취득할 지위에 있어 대지소유자의 건물철거나 대지인도청구를 거부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라고 할지라도 그 대지의 점거사용으로 얻은 실질적 이득은 이로 인하여 대지 소유자에게 손해를 끼치는 한에 있어서는 부당이득으로서 이를 대지소유자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다 고 할 것이고(대법원 1988.10.24.선고 87다카1604 판결 참조), 타인 소유의 토지 위에 권한 없이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자는 그 자체로써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으로 인하여 토지의 차임에 상당하는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동액 상당의 손해를 주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대법원 1962.5.31. 선고 62다80 판결 참조), 이와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옳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며, 피고가 이 사건 건물을 관리하면서 현실적으로 취득한 수입을 기준으로 하여 부당이득의 반환 범위를 정하여야 한다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독자적 견해에 불과하여 받아들일 수 없다.

그리고 일건 기록을 자세히 살펴보아도 소외인이 원고에게 이 사건 대지를 증여한 의사표시를 취소하였으니 원고는 이 사건 대지의 적법한 소유자가 아니라는 주장을 피고가 사실심에서 제기한 흔적을 찾아볼 수 없고, 또 원심의 설시 이유를 전체적으로 검토하여 보면, 위 소외인이 원고에 대하여 취득한 관습법상의 법정지상권은 지료의 부담이 없는 무상의 지상권이고 그 승계인인 피고도 지료의 지급의무가 없는 법정지상권을 승계하였다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음이 분명하므로, 원심판결에 위 각 점에 관한 판단유탈의 위법이 있다는 상고이유의 주장도 이유 없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 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피고의 상고는 이를 기각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만호(재판장) 박준서 김형선(주심) 이용훈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4.11.9.선고 93나470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