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피해자와 내연관계를 유지하면서 피해자의 호의에 의하여 금원을 차용하였던 것으로, 차용 금원의 일부를 당초 약속한 용도와 달리 사용한 점은 있으나 이것만으로 편취의 범의를 가지고 피해자를 기망했다고 볼 수는 없고, 피고인은 남편으로부터 금원을 받아 피해자에 대한 차용금을 갚을 수 있었으므로 변제의사나 변제능력이 없었다고 단정할 수 없음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사기죄의 요건으로서의 기망은 널리 재산상의 거래관계에 있어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 또는 소극적 행위를 말하는 것이고, (대법원 2006. 2. 23. 선고 2005도8645 판결 등 참조) 사기죄의 실행행위로서의 기망은 반드시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에 관한 허위표시임을 요하지 아니하고 상대방을 착오에 빠지게 하여 행위자가 희망하는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도록 하기 위한 판단의 기초가 되는 사실에 관한 것이면 충분하므로, 용도를 속이고 돈을 빌린 경우에 만일 진정한 용도를 고지하였더라면 상대방이 빌려 주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계에 있는 때에는 사기죄의 실행행위인 기망이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대법원 1995. 9. 15. 선고 95도707 판결, 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1도15161 판결 참조). 한편,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고, 그 범의는 확정적인 고의가 아닌 미필적인 고의로도 충분하며, 민사상의 금전대차관계에서 그 채무불이행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