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물손괴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이 철거한 이 사건 담장 및 슬레이트 지붕은 피고인의 소유이다.
설사 실제 피고인의 소유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피고인의 소유라고 확신하여 이를 철거한 것이므로 손괴의 고의가 없었다.
그럼에도 원심은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법리를 잘못 이해하여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하였다.
2.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담장 및 슬레이트 지붕이 피고인의 소유인지 여부 E이 작성한 고소장, I, J, K이 작성한 각 확인서의 각 기재, 등기사항전부증명서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인 소유인 인천광역시 강화군 C 토지(이하 ‘C 토지’라고 한다)와 피해자 E 소유인 D 토지(이하 ‘D 토지’라고 한다)는 인접해 있고, D 토지 및 그 지상 단독주택의 전 소유자인 L가 위 두 토지의 경계를 일부 침범하여 C 토지 지상에 이 사건 담장 및 슬레이트 지붕을 설치한 사실, C 토지의 전 소유자인 K과 위 L 사이에 위 두 토지의 경계에 대한 다툼이 발생하였고, L가 이 사건 담장 및 슬레이트 지붕을 원상 복구하기로 약속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 사건 담장 및 슬레이트 지붕 부분은 건물 일부를 이루는 것으로 건물에 부합되거나, 적어도 건물에 부속된 종물로 보아야 하므로 위 부분은 D 토지 지상 단독주택 소유자의 소유에 속한다고 할 것이고, 위 L와 K 사이에 위와 같은 약정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위 부분이 독립하여 C 토지 소유자의 소유에 속한다고 볼 수 없다.
나. 피고인에게 손괴의 범의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위와 같이 K과 L 사이에 이 사건 담장 및 슬레이트 지붕을 원상 복구하기로 하는 내용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