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집24권 2집 364~386] [전원재판부]
1.성폭력범죄를 2회 이상 범하여 그 습벽이 인정된 때에 해당하고 성폭력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인정되는 자에 대해 검사의 청구와 법원의 판결로 3년 이상 20년 이하의 기간 동안 전자장치 부착을 명할 수 있도록 한 구 ‘특정 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2010. 4. 15. 법률 제10257호로 개정되고, 2012. 12. 18. 법률 제115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 제1항 제2호 중 제5조 제1항 제3호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전자장치부착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2.법원이 위 부착기간 중 기간을 정하여 야간 외출제한 및 아동시설 출입금지 등의 준수사항을 명할 수 있도록 한 구 ‘특정 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2008. 6. 13. 법률 제9112호로 개정되고, 2010. 4. 15. 법률 제102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의2 제1항 제1호, 제2호, 제4호(이하 ‘이 사건 준수사항부과조항’이라 한다)가 청구인의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1.이 사건 전자장치부착조항은 성폭력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성폭력범죄자의 재범을 방지하고자 하는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절성이 인정되며, 전자장치부착으로 인해 제한되는 피부착자의 자유는 자신의 위치가 24시간 국가에 노출됨으로 인하여 행동의 자유가 심리적으로 위축된다는 것일 뿐 행동 자체가 금지되거나 물리적으로 제한되는 것은 아닌 점, 구 ‘특정 범죄자에 대한 위치추
적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전자장치부착법’이라 한다)은 전자장치의 부착 후 3개월마다 가해제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여 피부착자의 개선 및 교화의 정도에 따라 불필요한 전자장치의 부착이 없도록 하는 등 전자장치부착에 따른 인권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들을 마련하고 있는 점, 성폭력범죄는 대부분 습벽에 의한 것이고 그 습벽은 단기간에 교정되지 않고 장기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일반적으로는 부착기간의 상한을 높게 확보해 둘 필요가 있는 점, 날로 증가하는 성폭력범죄와 그 피해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범죄예방 효과의 측면에서 위치추적을 통한 전자감시제도보다 덜 기본권 제한적인 수단을 쉽게 마련하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 사건 전자장치부착조항에 의한 전자감시제도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전자장치부착조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이익에 비해 재범의 위험성이 있는 성폭력범죄자가 입는 불이익이 결코 크다고 할 수 없어 법익의 균형성원칙에 반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전자장치부착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여 피부착자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인격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2.이 사건 준수사항조항은 단순히 전자장치 부착만으로는 재범방지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지적에 따라 재범의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의무사항을 부과함으로써 전자장치부착법의 입법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하려는 것이므로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절성이 인정된다. 또한 피부착자에게 출입이 금지되는 구역과 외출이 금지되는 시간을 지정하거나 치료 프로그램의 이수 등을 의무화함으로써 다양한 형태로 전자감시제도를 시행하는 것은 재범을 방지하고 피부착자의 재사회화를 위한 것으로서 이보다 덜 침해적인 수단을 찾기 어렵다.
전자장치부착법에서는 준수사항의 부과가 개별 피부착자의 재범 방지 및 재사회화를 위해 탄력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전자장치 부착과 더불어 준수사항 이행의무를 지게 됨으로써 피부착자가 받게 되는 기본권 제한이 적다고 볼 수 없으나, 성범죄의 습벽이 강하고 특히 재범의 위험성이 높아 형벌로는 특별예방이나 사회방위 효과를 거두기 힘든 성폭력범죄자의 재범을 예방하여 성폭력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한다고 하는 공익이 훨씬 크다.
구 특정 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2010. 4. 15. 법률 제10257호로 개정되고, 2012. 12. 18. 법률 제115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전자장치 부착명령의 청구) ① 검사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고, 성폭력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에 대하여 전자장치를 부착하도록 하는 명령(이하 “부착명령”이라 한다)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
1.∼2. 생략
3. 성폭력범죄를 2회 이상 범하여(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경우를 포함한다) 그 습벽이 인정된 때
4. 생략
②∼⑥ 생략
구 특정 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2010. 4. 15. 법률 제10257호로 개정되고, 2012. 12. 18. 법률 제115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부착명령의 판결 등) ① 법원은 부착명령 청구가 이유 있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다음 각 호에 따른 기간의 범위 내에서 부착기간을 정하여 판결로 부착명령을 선고하여야 한다. 다만,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특정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부착기간 하한을 다음 각 호에 따른 부착기간 하한의 2배로 한다.
1. 생략
2. 법정형 중 징역형의 하한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인 특정범죄(제1호에 해당하는 특정범죄는 제외한다): 3년 이상 20년 이하
3. 생략
②~⑨ 생략
구 특정 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2008. 6. 13. 법률 제9112호로 개정되고, 2010. 4. 15. 법률 제102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의2(준수사항) ① 법원은 제9조제1항에 따라 부착명령을 선고하는 경우 다음 각 호의 준수사항 중 하나 이상을 부과할 수 있다.
1. 야간 등 특정 시간대의 외출제한
2. 특정지역ㆍ장소에의 출입금지
3. 생략
4.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의 이수
5. 생략
② 생략
구 특정 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2010. 4. 15. 법률 제
10257호로 개정되고, 2012. 12. 18. 법률 제115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조(목적) 이 법은 특정 범죄자의 재범 방지와 성행(性行)교정을 통한 재사회화를 위하여 그의 행적을 추적하여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전자장치를 신체에 부착하게 하는 부가적인 조치를 취함으로써 특정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함을 목적으로 한다.
구 특정 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2010. 4. 15. 법률 제10257호로 개정되고, 2012. 12. 18. 법률 제115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1. “특정범죄”란 성폭력범죄, 미성년자 대상 유괴범죄와 살인범죄를 말한다.
2. “성폭력범죄”란 다음 각 목의 범죄를 말한다.
가.「형법」제2편제32장 강간과 추행의 죄 중 제297조(강간)ㆍ제298조(강제추행)ㆍ제299조(준강간, 준강제추행)ㆍ제300조(미수범)ㆍ제301조(강간등 상해ㆍ치상)ㆍ제301조의2(강간등 살인ㆍ치사)ㆍ제302조(미성년자등에 대한 간음)ㆍ제303조(업무상위력등에 의한 간음)ㆍ제305조(미성년자에 대한 간음, 추행), 제2편제38장 절도와 강도의 죄 중 제339조(강도강간) 및 제340조(해상강도)제3항(부녀를 강간한 죄만을 말한다)의 죄
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제3조(특수강도강간 등)부터 제10조(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까지의 죄 및 제14조(미수범)의 죄(제3조부터 제9조까지의 미수범만을 말한다)
다.「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제7조(아동ㆍ청소년에 대한 강간, 강제추행등)의 죄
라. 가목부터 다목까지의 죄로서 다른 법률에 따라 가중 처벌되는 죄
3. “미성년자 대상 유괴범죄”란 다음 각 목의 범죄를 말한다.
가. 미성년자에 대한「형법」제287조(미성년자의 약취, 유인)ㆍ제288조(영리등을 위한 약취, 유인, 매매등)ㆍ제289조(국외이송을 위한 약취, 유인, 매매)ㆍ제290조(예비, 음모)ㆍ제291조(결혼을 위한 약취, 유인)ㆍ제292조(약취, 유인, 매매된 자의 수수 또는 은닉)ㆍ제293조(상습범)ㆍ제294조(미수범)ㆍ제324조의2(인질강요) 및 제336조(인질강도)의 죄
나. 미성년자에 대한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제5조의2(약취ㆍ유인죄의 가중처벌)의 죄
다. 가목과 나목의 죄로서 다른 법률에 따라 가중 처벌되는 죄
3의2. “살인범죄”란 다음 각 목의 범죄를 말한다.
가.「형법」제2편제1장 내란의 죄 중 제88조(내란목적의 살인), 제2편제24장 살인의 죄 중 제250조(살인, 존속살해)ㆍ제251조(영아살해)ㆍ제252조(촉탁, 승낙에 의한 살인등)ㆍ제253조(위계등에 의한 촉탁살인등)ㆍ제254조(미수범)ㆍ제255조(예비, 음모), 제2편제32장 강간과 추행의 죄 중 제301조의2(강간등 살인ㆍ치사) 전단, 제2편제37장 권리행사를 방해하는 죄 중 제324조의4(인질살해ㆍ치사) 전단, 제2편제38장 절도와 강도의 죄 중 제338조(강도살인ㆍ치사) 전단 및 제340조(해상
강도)제3항(사람을 살해한 죄만을 말한다)의 죄
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제9조(강간 등 살인ㆍ치사)제1항의 죄 및 제14조(미수범)의 죄(제9조제1항의 미수범만을 말한다)
다.「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제5조의2(약취ㆍ유인죄의 가중처벌)제2항제2호의 죄 및 같은 조 제6항의 죄(같은 조 제2항제2호의 미수범만을 말한다)
라. 가목부터 다목까지의 죄로서 다른 법률에 따라 가중처벌되는 죄
4. “위치추적 전자장치(이하 “전자장치”라 한다)”란 전자파를 발신하고 추적하는 원리를 이용하여 위치를 확인하거나 이동경로를 탐지하는 일련의 기계적 설비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을 말한다.
구 특정 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2010. 4. 15. 법률 제10257호로 개정되고, 2012. 12. 18. 법률 제115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적용 범위) 만 19세 미만의 자에 대하여 부착명령을 선고한 때에는 19세에 이르기까지 이 법에 따른 전자장치를 부착할 수 없다.
구 특정 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2010. 4. 15. 법률 제10257호로 개정되고, 2012. 12. 18. 법률 제115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조사) ① 검사는 부착명령을 청구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피의자의 주거지 또는 소속 검찰청(지청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 소재지를 관할하는 보호관찰소(지소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장에게 범죄의 동기, 피해자와의 관계, 심리상태, 재범의 위험성 등 피의자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의 조사를 요청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요청을 받은 보호관찰소의 장은 조사할 보호관찰관을 지명하여야 한다.
③ 제2항에 따라 지명된 보호관찰관은 검사의 지휘를 받아 지체 없이 필요한 사항을 조사한 후 검사에게 조사보고서를 제출하여야 한다.
④ 검사는 부착명령을 청구함에 있어서 필요한 경우에는 피의자에 대한 정신감정이나 그 밖에 전문가의 진단 등의 결과를 참고하여야 한다.
구 특정 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2010. 4. 15. 법률 제10257호로 개정되고, 2012. 12. 18. 법률 제115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부착명령의 판결 등) ① 법원은 부착명령 청구가 이유 있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다음 각 호에 따른 기간의 범위 내에서 부착기간을 정하여 판결로 부착명령을 선고하여야 한다. 다만,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특정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부착기간 하한을 다음 각 호에 따른 부착기간 하한의 2배로 한다.
1. 법정형의 상한이 사형 또는 무기징역인 특정범죄: 10년 이상 30년 이하
2.법정형 중 징역형의 하한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인 특정범죄(제1호에 해당하는 특정범죄는 제외한다): 3년 이상 20년 이하
3. 법정형 중 징역형의 하한이 3년 미만의 유기징역인 특정범죄(제1호 또는 제2호에 해당하는 특정범죄는 제외한다): 1년 이상 10년 이하
② 여러 개의 특정범죄에 대하여 동시에 부착명령을 선고할 때에는 법정형이 가장 중한 죄의 부착기간 상한의 2분의 1까지 가중하되, 각 죄의 부착기간의 상한을 합산한 기간을
초과할 수 없다. 다만, 하나의 행위가 여러 특정범죄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가장 중한 죄의 부착기간을 부착기간으로 한다.
③ 부착명령을 선고받은 사람은 부착기간 동안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보호관찰을 받는다.
④ 법원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때에는 판결로 부착명령 청구를 기각하여야 한다.
1. 부착명령 청구가 이유 없다고 인정하는 때
2.특정범죄사건에 대하여 무죄(심신상실을 이유로 치료감호가 선고된 경우는 제외한다)ㆍ면소ㆍ공소기각의 판결 또는 결정을 선고하는 때
3. 특정범죄사건에 대하여 벌금형을 선고하는 때
4.특정범죄사건에 대하여 선고유예 또는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때(제28조제1항에 따라 전자장치 부착을 명하는 때를 제외한다)
⑤ 부착명령 청구사건의 판결은 특정범죄사건의 판결과 동시에 선고하여야 한다.
⑥ 부착명령 선고의 판결이유에는 요건으로 되는 사실, 증거의 요지 및 적용 법조를 명시하여야 한다.
⑦ 부착명령의 선고는 특정범죄사건의 양형에 유리하게 참작되어서는 아니 된다.
⑧ 특정범죄사건의 판결에 대하여 상소 및 상소의 포기ㆍ취하가 있는 때에는 부착명령 청구사건의 판결에 대하여도 상소 및 상소의 포기ㆍ취하가 있는 것으로 본다. 상소권회복 또는 재심의 청구나 비상상고가 있는 때에도 또한 같다.
⑨ 제8항에도 불구하고 검사 또는 피부착명령청구자 및「형사소송법」제340조ㆍ제341조에 규정된 자는 부착명령에 대하여 독립하여 상소 및 상소의 포기ㆍ취하를 할 수 있다. 상소권회복 또는 재심의 청구나 비상상고의 경우에도 또한 같다.
청 구 인최○용대리인 변호사 윤정대
당해사건대구고등법원2010노451,2010전노36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등) 등 및 부착명령
개정되고, 2010. 4. 15. 법률 제102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의2 제1항 제1호, 제2호, 제4호는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청구인은 ‘2010. 1. 19.경부터 같은 해 2. 25.경까지 여성 7명을 강간하였다.’는 범죄사실로 2010. 10. 1.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등)죄로 징역 12년 및 구 ‘특정 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제2호, 제5조 제1항 제3호에 의하여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 부착기간 중 야간 외출제한, 주거지 인근의 초등학교, 유치원 등에의 출입금지,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의 준수사항을 부과하는 판결을 선고받았다(대구지방법원 2010고합141, 2010전고11).
(2) 청구인은 이에 항소한 후(대구고등법원 2010노451, 2010전노36), 항소심 소송 계속 중 전자장치 부착명령의 근거법률인 구 ‘특정 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등이 위헌이라고 주장하면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11. 3. 31. 기각되자(대구고등법원 2011초기4), 2011. 5. 3.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청구인은 구 ‘특정 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전자장치부착법’이라 한다) 제5조, 제9조, 제9조의2, 제13조 제1항, 제38조, 제39조의 위헌 여부에 대한 심판을 구하고 있다.
그런데 청구인은 전자장치 부착명령의 대상이 되는 요건을 규정한 제5조의 위헌성에 대하여 아무런 주장을 하지 않고, 부착명령의 판결 등을 정한 전자장치부착법 제9조 제1항이 이중처벌금지원칙 등에 위배하여 위헌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제5조는 제9조 제1항과 별도로 심판의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라 제9조 제1항 중 청구인에게 적용되는 부분을 특정한 것이라 할 것이므로 이 부분 심판의 대상은 청구인에게 적용된 제9조 제1항 제2호 중 제5조 제1항 제3호에 관한 부분이라 할 것이다.
전자장치부착법 제5조 및 제9조 중 위 조항을 제외한 나머지 조항은 당해 사건 재판의 내용과는 관련이 없고, 제13조는 부착명령 확정 후 부착명령의 집행에 관한 조항이고, 제38조, 제39조는 전자장치 부착 후 이를 훼손하거나 준
수사항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의 제재에 관한 조항으로서 역시 당해 사건 재판의 내용과는 무관하며, 청구인 또한 위 조항들의 위헌성에 대하여 별다른 주장을 하지 아니하므로 위 조항들은 심판의 대상에서 제외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구 전자장치부착법(2010. 4. 15. 법률 제10257호로 개정되고, 2012. 12. 18. 법률 제115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 제1항 제2호 중 제5조 제1항 제3호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전자장치부착조항’이라 한다)과 구 전자장치부착법(2008. 6. 13. 법률 제9112호로 개정되고, 2010. 4. 15. 법률 제102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의2 제1항 제1호, 제2호, 제4호(이하 ‘이 사건 준수사항조항’이라 한다)이며,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제9조(부착명령의 판결 등) ① 법원은 부착명령 청구가 이유 있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다음 각 호에 따른 기간의 범위 내에서 부착기간을 정하여 판결로 부착명령을 선고하여야 한다. 다만,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특정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부착기간 하한을 다음 각 호에 따른 부착기간 하한의 2배로 한다.
1.법정형의 상한이 사형 또는 무기징역인 특정범죄: 10년 이상 30년 이하
2.법정형 중 징역형의 하한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인 특정범죄(제1호에 해당하는 특정범죄는 제외한다): 3년 이상 20년 이하
3.법정형 중 징역형의 하한이 3년 미만의 유기징역인 특정범죄(제1호 또는 제2호에 해당하는 특정범죄는 제외한다): 1년 이상 10년 이하
구 특정 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2008. 6. 13. 법률 제9112호로 개정되고, 2010. 4. 15. 법률 제102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의2(준수사항) ① 법원은 제9조 제1항에 따라 부착명령을 선고하는 경우 다음 각 호의 준수사항 중 하나 이상을 부과할 수 있다.
1. 야간 등 특정 시간대의 외출제한
2. 특정지역·장소에의 출입금지
3. 피해자 등 특정인에의 접근금지
4.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의 이수
5.그 밖에 부착명령을 선고받는 자의 재범방지와 성행교정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
[관련조항]
제5조(전자장치 부착명령의 청구) ① 검사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고, 성폭력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에 대하여 전자장치를 부착하도록 하는 명령(이하 ‘부착명령’이라 한다)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
1.∼2. 생략
3.성폭력범죄를 2회 이상 범하여(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경우를 포함한다) 그 습벽이 인정된 때
4. 생략
② 이하 생략
제9조(부착명령의 판결 등)
② 여러 개의 특정범죄에 대하여 동시에 부착명령을 선고할 때에는 법정형이 가장 중한 죄의 부착기간 상한의 2분의 1까지 가중하되, 각 죄의 부착기간의 상한을 합산한 기간을 초과할 수 없다. 다만, 하나의 행위가 여러 특정범죄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가장 중한 죄의 부착기간을 부착기간으로 한다.
③ 부착명령을 선고받은 사람은 부착기간 동안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보호관찰을 받는다.
제13조(부착명령의 집행) ① 부착명령은 특정범죄사건에 대한 형의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가석방되는 날 또는 치료감호의 집행이 종료·가종료되는 날 석방 직전에 피부착명령자의 신체에 전자장치를 부착함으로써 집행한다.
제38조(벌칙) 피부착자가 제14조(제27조 및 제31조에 따라 준용되는 경우를 포함한다)를 위반하여 전자장치의 부착기간 중 전자장치를 신체에서 임의로 분리·손상, 전파 방해 또는 수신자료의 변조, 그 밖의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한 때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39조(벌칙) ① 피부착자가 제9조의2 제1항 제3호 또는 제4호의 준수사항을 정당한 사유 없이 위반한 때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피부착자가 제9조의2 제1항 제1호·제2호·제2호의2 또는 제5호의 준수
사항을 정당한 사유 없이 위반한 때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구 특정 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2008. 6. 13. 법률 제9112호로 개정되고, 2010. 4. 15. 법률 제102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의2(준수사항)
② 제1항 제1호부터 제3호까지 및 제5호의 준수기간은 제9조 제1항에 따른 부착기간으로 하고, 제1항 제4호는 500시간의 범위 내에서 그 기간을 정하여야 한다. 다만, 법원은 부착기간의 범위 내에서 제1항 제1호부터 제3호까지 및 제5호의 준수기간을 정할 수 있다.
2. 청구인의 주장요지
전자장치부착법에 규정된 부착명령이 사실상 형벌과 유사한 성격을 지니고 있음에도 형의 집행이 종료된 자에 대하여 또 다시 과다한 기간 동안 전자장치를 부착하게 하는 것은 과도한 제재로서 통상의 형벌과 비교하여 현저히 형벌체계상의 정당성과 균형성을 잃은 것이고 청구인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고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또한 이 사건 전자장치부착조항 및 준수사항조항은 사실상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는 처벌에 해당함에도 적법절차를 갖추지 않아 헌법 제12조 제1항에 위배되고, 동일한 범죄에 대한 이중처벌로서 헌법 제13조 제1항에 위배된다.
3. 판 단
가. 전자장치 부착명령 제도 개관
(1) 입법배경 및 입법연혁
(가) 입법배경
최근 몇 년 간 성폭력범죄, 특히 아동을 상대로 한 성폭력범죄가 잇따라 발생하고 충격적인 범행 내용과 피해 상황이 전해지면서 성폭력범죄에 강력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는 여론이 높아지자, 국회는 관련 법률 제·개정을 통해 성폭력범죄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였다. 그 대책의 주요 내용은 형법을 개정하여 유기징역형의 상한을 높이는 등 법정형을 상향 조정하고(유기징역형의 상한은 30년, 가중할 경우 50년), 기존에 실시해 오던 신상공개제도를 확대하는 한편, 이른바 “전자발찌”로 불리는 “위치추적 전자장치”(이하 ‘전자장치’라 한다)를 통한 전자감시제도를 도입하는 것이었다.
(나) 입법연혁
전자감시제도는 2007. 4. 27. 법률 제8394호로 제정된 ‘특정 성폭력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에 관한 법률’을 통해 도입되었는데, 주요 내용은
일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재범의 위험성이 있는 성폭력범죄자에 대해 검사의 청구와 법원의 판결에 따라 5년 이내의 기간 동안 전자장치를 부착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위 법률은 공포 후 1년 6개월이 경과한 2008. 10. 28.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아동을 상대로 한 성폭력범죄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그 대책이 시급하다는 여론이 비등하자, 국회는 2008. 6. 13. 법률 제9112호로 법률을 개정하여 그 시행 시기를 2008. 9. 1.로 앞당겼다. 또 전자장치 부착기간의 상한을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고, 법원이 전자장치의 부착명령과 함께 야간외출제한·특정장소에의 출입금지·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등의 준수사항을 부가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였다(제9조 제1항, 제9조의2, 제39조).
위 법률은 2009. 5. 8. 법률 제9654호로 다시 개정되었는데, 성폭력범죄 이외에 미성년자 대상 유괴범죄를 규율 대상에 추가하고 법률의 명칭도 ‘특정 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로 변경하여 2009. 8. 9.부터 시행하였다(부칙 제1조). 이어 2010. 4. 15. 법률 제10257호로 다시 개정된 전자장치부착법은 전자장치 부착명령 대상범죄에 살인범죄를 추가하고, 전자장치의 부착기간을 법정형에 따라 “10년 이상 30년 이하”, “3년 이상 20년 이하”, “1년 이상 10년 이하” 등으로 세분하여 하한을 1년으로, 상한을 최장 30년으로 하였다(제9조 제1항). 또 부착명령의 청구기한을 항소심 변론종결시까지로 연장하고(제5조 제4항), 부착명령에 법원이 부가할 수 있는 준수사항에 “주거지역의 제한”을 추가하였으며(제9조의2 제2호의2), 피부착자의 주거이전 및 7일 이상의 국내여행 또는 출국 시에 허가를 받도록 하였다(제14조 제3항).
한편 2010. 4. 15. 전자장치부착법 개정 시 2008. 6. 13. 법률 제9112호 부칙 제2조를 신설하여 2008. 9. 1. 이전에 1심판결이 선고됨으로써 부착명령의 대상이 아니었던 성폭력범죄자 중 형 집행중이거나 집행종료·가종료·가출소·가석방·면제된 후 3년이 경과하지 않은 사람들에 대해 주거지 또는 현재지를 관할하는 지방법원에 부착명령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였다.
2012. 12. 18. 법률 제11558호로 개정된 법률은 특정 범죄자에 대한 형 종료 후 보호관찰제도를 신설하여 법률의 명칭을 ‘특정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에 관한 법률’로 변경하는 한편,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대상 특정범죄에 강도범죄를 추가하고, 미성년자 및 장애인에 대한 성범죄의 경우 전자장치 부착명령의 청구요건을 완화하는 등의 내용을 보완하였다.
(2) 위치추적 전자감시제도의 내용
(가) 전자장치부착법의 개요
전자장치부착법에 의한 전자감시제도는 “특정범죄”(성폭력범죄, 미성년자 대상 유괴범죄 및 살인범죄를 말한다)를 저지른 사람을 대상으로(제2조), 재범 방지와 성행(性行)교정을 통한 재사회화를 위해 그의 행적을 추적하여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전자장치를 신체에 부착하게 하는 조치다(제1조 참조). 전자장치부착법에 따른 전자장치의 부착은 ① 징역형 종료 이후의 전자장치 부착(제2장), ② 가석방 및 가종료 등과 전자장치 부착(제3장), ③ 형의 집행유예와 부착명령(제4장) 등으로 나누어진다. ‘징역형 종료 이후의 전자장치 부착’은, 특정범죄를 범한 사람 중 재범의 위험성이 인정되는 경우 검사의 청구에 의해(제5조) 법원이 판결을 통해 일정 기간 전자장치 부착을 명하는 제도이다(제9조).
부착명령 판결을 선고받지 아니한 특정범죄자로서 형의 집행 중 가석방되어 보호관찰을 받게 되는 자와 치료감호 집행 중 가종료 또는 치료위탁되는 피치료감호자나 보호감호의 집행 중 가출소되는 피보호감호자, 형의 집행유예시 보호관찰명령을 받은 자에 대하여 각 준수사항의 이행 여부 확인 등을 위하여 전자장치를 부착하게 하는 것이 ‘가석방 및 가종료 시의 전자장치 부착’(제22조, 제23조)과 ‘형의 집행유예 시의 전자장치 부착’(제28조)이다.
‘징역형 종료 이후의 전자장치 부착’과 ‘형의 집행유예에 따른 전자장치 부착’은 법원의 판결에 의하여, 특정범죄자의 가석방 시의 전자장치 부착은 법률의 규정에 따라 의무적으로, 가종료자 등에 대한 전자장치 부착은 치료감호심의위원회의 결정에 의하여 각 이루어진다.
(나) ‘징역형 종료 이후의 전자장치 부착’의 절차와 내용
부착명령의 대상자는 19세 이상의 재범의 위험성이 인정되는 성폭력범죄자, 미성년자 대상 유괴범죄자, 살인범죄자이다(제2조, 제4조). 검사는 일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성폭력범죄자 중 성폭력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에 대하여 공소가 제기된 특정범죄사건의 항소심 변론종결시까지 법원에 전자장치를 부착하는 명령을 청구할 수 있다(제5조 제1항, 제4항).
부착명령 청구사건의 관할은 부착명령 청구사건과 동시에 심리하는 특정범죄사건의 관할에 따르며(제7조 제1항), 부착명령 청구사건의 판결은 특정범죄사건의 판결과 동시에 선고하여야 하는데(제9조 제5항), 법원은 부착명령 청구가 이유 있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부착기간을 정하여 판결로 부착명령을 선고한다(제9조 제1항). 앞에서 본 것처럼 처음 법률이 제정될 당시에는 5년의 범위 안에서 법원이 부착기간을 정하도록 규정하였으나, 그 법률이 시행되기도 전에 법률을 개정하여 10년의 범위 안에서 법원이 부착기간을 정하도록 하였
다. 이후 다시 법률을 개정하여 최단 1년, 최장 30년의 범위 안에서 법정형에 비례하는 부착기간의 범위를 규정하고 있다. 법원은 부착명령 청구가 이유 없는 경우 또는 특정범죄사건에 대하여 무죄(심신상실을 이유로 치료감호가 선고된 경우 제외)·면소·공소기각, 벌금형, 선고유예 또는 집행유예의 판결 또는 결정을 선고하는 때(집행유예에 따른 전자장치 부착을 명하는 때를 제외)에는 판결로 부착명령의 청구를 기각한다(제9조 제4항).
부착명령은 검사의 지휘를 받아 보호관찰관이 집행하는데(제12조 제1항), 특정범죄사건에 대한 형의 집행이 종료되는 날 석방 직전에 피부착명령자의 신체에 전자장치를 부착함으로써 집행한다(제13조 제1항). 피부착자는 전자장치의 부착기간 중 전자장치를 신체에서 임의로 분리·손상, 전파 방해 또는 수신자료의 변조, 그 밖의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하여서는 안 되며(제14조 제1항), 그 위반 시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제38조). 보호관찰소의 장 또는 피부착자 및 그 법정대리인은 해당 보호관찰소를 관할하는 보호관찰심사위원회에 부착명령의 가해제를 신청할 수 있는데, 그 신청은 부착명령의 집행이 개시된 날부터 3개월이 경과한 뒤에 하여야 하며 신청이 기각된 경우에는 기각된 날부터 3개월이 경과한 뒤에 다시 신청할 수 있다(제17조). 보호관찰심사위원회가 가해제를 심사할 때에는 피부착자의 인격, 생활태도, 부착명령 이행상황 및 재범의 위험성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을 고려하여야 한다(제18조 제1항). 부착명령은 “부착명령기간이 경과한 때”, “부착명령과 함께 선고한 형이 사면되어 그 선고의 효력을 상실하게 된 때” 또는 “부착명령이 가해제된 자가 그 가해제가 취소됨이 없이 잔여 부착명령기간을 경과한 때”에는 그 집행이 종료된다(제20조).
(다) 전자장치 부착에 의한 전자감시의 운영
전자장치는 부착장치와 휴대용 추적장치 및 재택 감독장치로 이루어진다(법 시행령 제2조). 법무부장관은 보호관찰소의 장 및 보호관찰관이 피부착자의 위치를 확인하고 이동경로를 탐지하며, 전자장치로부터 발신되는 전자파를 수신한 자료를 보존·사용·폐기하는 업무를 지원하기 위하여 위치추적 중앙관제센터를 설치하여 운영할 수 있다(법 시행령 제3조). 위치추적 중앙관제센터는 피부착자의 전자장치로부터 위치정보를 이동통신망을 통해 수신하여 성폭력범죄자의 이동경로를 24시간 추적한다.
나. 이 사건 전자장치부착조항의 위헌 여부
(1) 이 사건 전자장치부착조항의 내용
이 사건 전자장치부착조항은 성폭력범죄를 2회 이상 범하여 그 습벽이 인정된 때에 해당하고 성폭력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인정되는 자에 대해 검사의 청구와 법원의 판결로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선고하되, 법정형이 단기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해당하는 경우로서 3년 이상 20년 이하의 범위에서 부착기간을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2) 전자장치 부착명령의 법적 성격
(가) 형벌과 보안처분
형사제재에 관한 종래의 일반론에 따르면, 형벌은 본질적으로 행위자가 저지른 과거의 불법에 대한 책임을 전제로 부과되는 제재를 뜻함에 반하여, 보안처분은 행위자의 장래 위험성에 근거하여 범죄자의 개선을 통해 범죄를 예방하고 장래의 위험을 방지하여 사회를 보호하기 위해서 형벌에 대신하여 또는 형벌을 보충하여 부과되는 자유의 박탈과 제한 등의 처분을 뜻하는 것으로서 양자는 그 근거와 목적을 달리하는 형사제재이다. 연혁적으로도 보안처분은 형벌이 적용될 수 없거나 형벌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행위자를 개선·치료하고, 이러한 행위자의 위험성으로부터 사회를 보호하기 위한 형사정책적인 필요성에 따라 만든 제재이므로 형벌과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즉, 형벌과 보안처분은 다 같이 형사제재에 해당하지만, 형벌은 책임의 한계 안에서 과거 불법에 대한 응보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제재이고, 보안처분은 장래 재범 위험성을 전제로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제재이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형벌과 보안처분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형벌 집행에 있어서 범죄자에 대한 특별예방적·형사정책적 관심과 배려를 강조하는 새로운 형사제재수단들, 예를 들어 보호관찰, 사회봉사명령이나 수강명령 등이 등장하면서 형벌과 보안처분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형사제재의 법적 성격을 논함에 있어서 종전과 같은 ‘과거 행위에 대한 응보와 재범의 위험성에 따른 사회 예방’이라는 이분법적 논리를 단순히 적용하기에는 타당하지 않은 면이 있다.
그러나 형벌과 보안처분이 본질적으로 다른 점이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징역형 종료 이후의 전자장치 부착’이 이중처벌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을 판단하기 위하여는 전자장치 부착명령의 법적 성격을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동일한 형태의 형사제재에 있어서도 그 목적, 요건, 운영방식에 따라 법적 성격을 달리 할 수 있으므로 관련 제도의 목적, 요건 등을 고려하여 그 법적 성격을 구분해야 한다.
(나) 전자장치 부착명령 제도의 목적 및 요건 등
전자장치부착법에 따른 전자장치 부착명령은 성범죄자의 재범 방지와 성행 교정을 통한 재사회화를 위하여 그의 행적을 추적하여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전자장치를 신체에 부착하게 하는 부가적인 조치를 취함으로써 성폭력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함을 목적으로 한다(제1조). 즉, 전자장치 부착명령의 근본적인 목적은 재범방지와 사회방위이다.
전자장치 부착명령은 검사가 일정한 성폭력범죄자 가운데 성폭력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에 대하여 법원에 이를 청구할 수 있다(제5조 제1항). 검사는 부착명령을 청구함에 있어서 필요한 경우에는 재범의 위험성 등 피의자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의 조사를 요청할 수 있으며(제6조 제1항), 피의자에 대한 정신감정이나 그 밖에 전문가의 진단 등의 결과를 참고하여야 한다(제6조 제4항). 따라서 전자장치 부착명령의 가장 중요한 요건인 “재범의 위험성”에 대해서 관련된 전문가들의 과학적인 사실판단을 참고로 하여 법률가인 검사와 판사가 이를 결정하고 있으며, 나아가 성범죄자의 죄질, 재범 위험성의 경중, 전문가의 의견 등을 종합하여 준수사항 부과 여부 및 부착기간을 차별화하고 있다(제9조 제1항).
또한 부착명령의 선고는 특정범죄사건의 양형에 유리하게 참작되어서는 안 되고(제9조 제7항), 성폭력범죄사건의 양형은 부착명령의 요건에 대한 심사, 그에 따른 부착명령의 선고 여부 및 선고되는 부착기간의 결정 등과는 구별되어야 한다. 이는 전자감시 부착명령이 형벌과 그 목적이나 심사대상 등을 달리하므로 징역형의 대체수단으로 취급하여 함부로 양형을 감경하여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는 것이다(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9도1947, 2009전도5 판결 참조).
한편, 2010. 4. 15. 개정된 전자장치부착법에서는 부착명령을 선고받은 사람은 부착기간 동안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보호관찰을 받는다고 규정하고 있다(제9조 제3항). 그런데 이와 같이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받은 사람이 받게 되는 보호관찰의 개념에서 찾을 수 있는 두 가지 기본요소는 지도·감독과 원호(또는 보호)로서, ‘지도·감독’이란 보호관찰관이 대상자에게 부과된 준수사항을 지키도록 하는 일체의 행동을 말하고, ‘원호’는 대상자의 사회복귀를 지원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전자장치 부착에 의한 위치추적 감시는 이러한 지도·감독과 원호의 수단이 된다.
(다) 이와 같이 전자장치부착법상 전자장치 부착명령은 제도의 목적, 요건,
보호관찰 부가 등 관련 규정의 내용에 비추어 형벌과 구별되므로, 형벌과는 목적이나 심사대상 등을 달리하는 보안처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3) 이중처벌금지원칙 위반 여부
이 사건 전자장치부착조항에 의한 전자장치 부착이 특정범죄자에 대해서 형벌의 부과와 함께 이루어지므로, 형벌과 전자장치 부착의 병과라는 측면에서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위반되는 것은 아닌지 문제된다.
헌법 제13조 제1항에서 말하는 ‘처벌’은 원칙으로 범죄에 대한 국가의 형벌권 실행으로서의 과벌을 의미하는 것이고, 국가가 행하는 일체의 제재나 불이익처분을 모두 그 ‘처벌’에 포함시킬 수는 없다는 것이 우리 재판소의 확립된 입장으로서(헌재 2003. 7. 24. 2001헌가25 , 판례집 15-2상, 1, 10), 형벌에 보호감호나 보안관찰처분을 병과하거나 청소년의 성 매수자에 대해 형벌 이외에 신상공개를 병과하는 경우 모두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위배되지는 않는다(헌재 2001. 3. 21. 99헌바7 , 판례집 13-1, 525, 541-542, 헌재 1997. 11. 27. 92헌바28 , 판례집 9-2, 548, 565-566, 헌재 2003. 6. 26. 2002헌가14 , 판례집 15-1, 624, 640-641 등).
그렇다면 이 사건 전자장치부착조항에 의한 전자장치 부착은 보안처분에 해당하므로 동일한 범죄행위에 대해 형벌과 병과된다고 해서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는 없다.
(4) 과잉금지원칙 위배 여부
(가) 제한되는 기본권
이 사건 전자장치부착조항은 피부착자의 위치와 이동경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여 피부착자를 24시간 감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므로 피부착자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제한하며, 피부착자의 위치와 이동경로 등 ‘위치 정보’를 수집, 보관, 이용한다는 측면에서 개인정보자기결정권도 제한한다.
한편 전자장치를 강제로 착용하게 함으로써 피부착자는 옷차림이나 신체활동의 자유가 제한되고, 24시간 전자장치 부착에 의한 위치 감시 그 자체로 모욕감과 수치심을 느낄 수 있으므로 헌법 제10조로부터 유래하는 인격권을 제한한다.
그러므로 이 사건 전자장치부착조항에 의하여 제한받는 피부착자의 기본권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및 인격권이다.
(나) 입법목적의 정당성
우리나라의 성폭력범죄는 통계상 뚜렷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고 성폭력범
죄의 동종재범자 수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그러나 성폭력범죄에 대한 대책으로 단순히 형벌을 강화하는 것은, 성폭력범죄가 행위자의 습벽에 의한 경우가 많아 처벌에 의한 범죄 억제의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실효적인 대책으로 보기 어렵고, 양형의 지나친 강화는 일반적인 형사정책적 관점에서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또한 성폭력범죄자 가운데 상당수는 범죄의 충동을 억제하기 어려운 심리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음에도 기존의 교정 프로그램만으로는 성폭력범죄의 재범 방지를 위한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없음이 드러나고 있어,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형벌 이외의 별도의 제재가 필요하다.
한편 최근 죄질이 극히 불량하고 피해의 정도가 심각한 성폭력범죄들이 빈발함에 따라 성폭력범죄로부터 국민을 강력하게 보호하여야 할 필요성은 어느 때보다도 크게 대두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사건 전자장치부착조항은 성폭력범죄자가 그 습벽이 인정되고 재범의 위험성이 있는 경우에 위치추적을 위한 전자장치를 부착하도록 함으로써 성폭력범죄자의 행적을 추적하여 그에 의한 성폭력범죄를 방지하려는 것으로서, 성폭력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성폭력범죄자의 재범을 방지하고자 하는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다) 수단의 적절성
국가가 자신의 위치를 24시간 추적하고 있음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는 쉽게 범죄로 나아가지 못할 것이므로, 이 사건 전자장치부착조항에 의한 전자감시제도가 범죄 예방에 큰 효과가 있을 것임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전자감시제도가 범죄 억제의 효과가 있다는 것은 실증적으로도 입증되고 있는바, 법무부 자료에 의하면, 전자감시제도를 시행한 이후 2012. 2. 29.까지 피부착자의 동종 범죄 재범율은 1.97%로, 제도 시행 이전(2005년부터 2009년까지)에 검거된 일반 성폭력범죄자의 동종 재범률 15.1%와 비교할 때 1/16에 불과하므로, 전자장치 부착명령은 재범 방지에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으므로 수단의 적절성 또한 인정된다.
(라) 피해의 최소성
1) 전자장치부착으로 인해 제한되는 피부착자의 자유는 자신의 위치가 24시간 국가에 노출되므로 이로 인하여 행동(신체활동)의 자유가 심리적으로 위축된다는 것일 뿐 행동(신체활동) 자체가 금지되거나 물리적으로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특정범죄자 전자감시는 전자감시대상자의 재택 유무와 위치파악이 주목적이며 행동이나 대화내용까지 통제하는 것이 아니고, 24시간 대상자를 거
주지 등에 머무르도록 강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종전의 보호관찰관에 의한 지도·감독보다 감시를 조금 더 강화한 것이다.
2) 전자장치부착법은 전자장치부착에 따른 인권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들을 마련하고 있다.
검사는 부착명령을 청구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관할 보호관찰소장에게 범죄의 동기, 피해자와의 관계, 심리상태, 재범의 위험성 등 피의자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의 조사를 요청할 수 있으며, 필요한 경우 피의자에 대한 정신감정이나 그 밖에 전문가의 진단 등의 결과를 참고하여야 한다(제6조 제1항, 제4항). 그리고 피부착자의 전자장치로부터 발신되는 전자파의 수신자료의 보존, 사용, 폐기 등을 규정하여 피부착자의 위치정보의 남용에 의한 불필요한 인권침해를 방지할 수단을 마련하고 있다(제16조).
특히 전자장치부착법은 전자장치의 부착 후 3개월마다 보호관찰소장, 피부착자 및 그 법정대리인의 신청에 따라 전자장치부착의 가해제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여 (제18조) 피부착자의 개선 및 교화의 정도에 따라 재범의 위험성이 없는 자에 대해서는 불필요한 전자장치의 부착이 없도록 하고 있다.
3)성폭력범죄는 대부분 습벽에 의한 것이고 그 습벽은 단기간에 교정되지 않고 장기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일반적으로는 부착기간의 상한을 높게 확보해 둘 필요가 있다. 비교법적으로 보더라도 성범죄자에 대해 형벌을 집행한 후 다시 위치추적을 통한 전자감시를 실시하는 전자감시제도는 세계적인 입법 추세인바, 2006.12.기준으로, 형기의 집행 종료 후 평생 전자장치 부착을 가능하게 하는 법률이 미국의 7개 주(플로리다주, 미주리주, 오하이오주, 오클라호마주, 콜로라도주, 위스콘신주, 조지아주)에서 시행 중이고, 독일은 일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성폭력범죄자의 경우 무기한 자유제한적 보안처분이 가능하도록 하였으며, 역시 형기의 집행 종료 후 일정 기간 동안 전자장치의 부착을 통한 전자감시를 허용하는 법제가 미국의 워싱턴주(최장법정형 내), 영국(8년), 프랑스(6년), 호주 빅토리아주(15년), 뉴질랜드(10년) 등에서 시행되고 있다.
이 사건 전자장치부착조항이 부착기간을 범죄의 법정형에 따라 3년 이상 20년 이하로 규정한 것은 일반적으로 법정형이 무거운 범죄를 저지른 경우 재범의 위험성도 더 크고 범죄의 습벽 또한 강한 것으로 추정되므로 이러한 범죄자의 재범의 위험성과 습벽 등을 고려하여 부착기간의 상향조정과 함께 합리적인 기간 결정을 위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재범의 위험성’의 유무에 따라 전자장치 부착명령의 여부 및 부착기간이 결정되므로 무거운 법정형을 저질렀다 하여 곧바로 장기간의 전자장치 부착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실제로 지금까지 전자장치 부착명령이 선고된 경우의 부착기간을 보더라도 1년 이상 5년 미만이 전체의 33%(517명)로 가장 많고, 10년 이상은 전체의 1.1%이다(17명).
4) 위치추적을 통한 전자감시가 성폭력범죄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이 되지 못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날로 증가하는 성폭력범죄와 그 피해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범죄예방 효과의 측면에서 위치추적을 통한 전자감시제도보다 덜 기본권 제한적인 수단을 쉽게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 사건 전자장치부착조항에 의한 전자감시제도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는 없다.
(마) 법익의 균형성
1) 이 사건 전자장치부착조항이 피부착자에게 직접적으로 가하는 불이익은 전자파를 송신하는 전자장치를 발목에 착용하여야만 하고 자신의 위치가 24시간 국가에 노출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전자장치의 부착에 따른 옷차림과 행동에 어느 정도의 제약이 따르게 된다. 국가가 자신의 위치를 추적한다는 사실로부터 오는 자존감이나 명예감의 실추, 심리적 위축감 또한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피부착자는 자신의 위치만이 국가에 노출될 뿐 자신의 행위가 국가에 노출되는 것은 아니다. 피부착자는 위치의 노출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원하는 행동을 할 수 있으며, 일정한 장소에 머무르거나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것도 그것이 주거 이전이나 출국에 해당하지 않는 한 아무런 제한을 받지 않는다.
또한 피부착자는 전자파를 송신하는 전자장치를 24시간 착용한 채 생활하여야 하므로 그에 따른 생활상의 제약을 받게 된다. 전자장치를 부착한 신체 부위의 움직임이 불편하거나 이물감을 느낄 수 있고 전자장치가 노출될 수 있는 복장이나 신체활동이 사실상 곤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생활상의 제약이나 불편함은 부착장치의 모양이나 크기, 무게, 부착 위치 등과 관련된 것들로서 전자장치를 통한 위치추적 제도 자체의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다. 한편 현재 사용되고 있는 부착장치의 제원을 살펴보더라도, 부착장치는 사각의 시계모양으로 길이 68mm, 너비 60mm, 두께 25mm, 무게 150그램 정도이고 발목에 부착하도록 되어 있어, 부착장치의 부착 그 자체로 인해 피부착자가 겪게 될 움직임의 불편이나 이물감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부착장치를
발목에 착용하므로 피부착자가 짧은 바지를 입고 외출하거나 목욕탕, 수영장과 같은 장소에 출입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겠지만, 그러한 정도의 생활상의 제약이 재범의 위험성이 있는 성폭력범죄자의 수인 한도를 넘는 지나친 제약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국가가 자신의 위치를 추적한다는 사실로부터 오는 자존감이나 명예감의 실추, 심리적 위축감 역시 전자장치의 부착이 직접적 목적으로 하는 불이익이 아니고 성폭력범죄의 재범 방지를 위한 조치에 따라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사실상의 부수적 결과일 뿐이다.
2) 이에 반해 성폭력범죄는 ‘인격 살인’으로 불릴 만큼 피해자에게 회복할 수 없는 육체적, 정신적 상처를 남길 수 있다. 특히 어린 나이에 성폭력범죄를 경험할 경우 심리적인 상처와 후유증으로 인해 평생 동안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불행한 삶을 살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성폭력범죄로 인한 피해는 그 피해자 개인에게 그치지 않고 함께 생활하는 가족 구성원이나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커다란 정신적인 고통과 상처를 줄 수 있다. 나아가 성폭력범죄로 인한 피해는 피해자 개인들의 문제로 국한되지 않고 사회 전체의 피해도 야기한다. 성폭력범죄가 빈발하면 여성의 사회 활동이 위축될 수 있고, 자녀의 안전한 보육과 통학에 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이 성폭력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공익은 매우 크다.
3) 위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볼 때, 이 사건 전자장치부착조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이익에 비해 재범의 위험성이 있는 성폭력범죄자가 입는 불이익이 결코 크다고 할 수 없으므로 법익의 균형성원칙에 반하지 아니한다.
(바) 소결
이 사건 전자장치부착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여 피부착자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인격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다. 이 사건 준수사항조항의 위헌 여부
(1) 이 사건 준수사항조항의 내용
이 사건 준수사항조항은 2008. 6. 13. 법률 제9112호로 개정된 구 전자장치부착법에 처음으로 도입되었는데, 단순히 전자장치 부착만으로는 재범방지 목적을 달성할 수 없고 구체적인 의무사항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반영된 것이다.
법원이 부착명령을 선고하는 때에는 부착기간의 범위 내에서 기간을 정하여 ‘야간 등 특정 시간대의 외출제한, 특정지역·장소에의 출입금지, 피해자 등 특정인에의 접근금지,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의 이수, 그 밖에 부착명령을 선고
받는 자의 재범방지와 성행교정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 중 하나 이상의 준수사항을 부과할 수 있다(제9조의2 제1항, 제2항). 위 준수사항을 정당한 사유 없이 위반한 때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피해자 등 특정인에의 접근 금지’ 및 ‘치료 프로그램 이수’ 위반 시)이나 1천만 원 이하의 벌금(그 외의 준수사항 위반 시)에 처한다(제39조).
전자장치부착법 제14조에서 피부착자의 의무사항을 정하고 있으므로, 법 제9조의2 제1항에서 법원이 부착명령에 부과할 수 있는 준수사항은 ‘특별준수사항’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법원이 부착명령을 선고하면서 부과하므로 보호관찰관이 부과할 수는 없으나 보호관찰관은 전자장치 부착기간 중 피부착자의 소재지 인근 의료기관에서의 치료, 상담시설에서의 상담치료 등 피부착자의 재범방지를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제15조 제2항).
(2) 과잉금지원칙 위배 여부
(가) 제한되는 기본권
이 사건 준수사항조항은 전자장치 부착명령과 함께 야간 등 특정 시간대의 외출제한, 특정지역·장소에의 출입금지,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의 이수라는 준수사항을 부과하고, 정당한 이유 없이 준수사항을 위반하였을 경우에는 형사처벌까지 가능한 점에서 피부착자의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제한한다.
(나) 입법목적의 정당성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전자장치부착조항의 입법목적은 재범의 위험성이 있는 성폭력범죄자의 위치를 추적하여 성폭력범죄자로 하여금 재범을 방지하고 성폭력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려는 것이며, 2008. 6. 13. 법률 제9112호로 개정된 구 전자장치부착법에 처음으로 도입된 이 사건 준수사항조항은 단순히 전자장치 부착만으로는 재범방지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지적에 따라 재범의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의무사항을 부과함으로써 전자장치부착법의 입법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하려는 것이므로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다) 수단의 적절성
피부착자에게 출입이 금지되는 구역과 외출이 금지되는 시간을 지정하거나 치료 프로그램의 이수 등을 의무화함으로써 다양한 형태로 전자감시제도를 시행하는 것은 피부착자의 재범 방지 및 재사회화를 위한 적절한 수단이다. 성폭력범죄는 다양한 요인으로 인하여 다양한 형태로 발생하는 것임과 동시에, 성폭력범죄가 성향 범죄로서 상습성 혹은 재범의 위험성이 매우 높은 범죄라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고, 성폭력범죄자 가운데는 범죄를 통제할 의지가 없
거나 미약한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치료 프로그램 준수 의무 부과가 성폭력범죄자의 재범방지 및 성행교정을 위해서 특히 필요하므로 수단의 적절성 또한 인정된다.
(라) 침해의 최소성
이 사건 준수사항조항에 의한 준수사항의 부과는 전자장치를 부착하여 이미 상당한 자유의 제한을 받고 있는 피부착자의 자유를 더욱 제한하는 조치임은 분명하다.
성폭력범죄에 대한 형의 선고유예 또는 집행유예 시 부과할 수 있는 보호관찰(형법 제59조의2)도 재범방지라는 특별예방목적을 가진 처우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기는 하나(‘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 제32조), 이는 일반적인 생활수칙에 해당하는 내용으로만 이루어져 있고, 준수사항을 위반했을 경우 신속한 대응방안이 미비되어 재범을 방지하는 데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따라 성폭력범죄자 중 행위자의 습벽 내지 성향을 스스로 치유하기 힘들고 재범률이 상당히 높은 상습 성폭력범죄자에 대한 보다 엄격한 대처방안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 사건 준수사항조항은 전자장치를 부착하면서 행동반경을 통제·감시함과 동시에 재범 가능성이 높은 시간, 지역 등에 대해 실질적인 통제를 가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등을 통해 재범을 방지하고 피부착자의 재사회화를 위한 것으로서 이보다 덜 침해적인 수단을 찾기 어렵다.
또한 전자장치부착법에서는 준수사항의 부과가 개별 피부착자의 재범 방지 및 재사회화를 위해 탄력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먼저 이 사건 준수사항조항은 법원이 부착명령을 선고하면서 준수사항의 부과 여부 및 설정기간에 관하여 판단할 권한을 주고 있다. 또한 사정변경이 있는 경우에도 법원은 준수사항을 추가, 변경 또는 삭제하는 결정을 할 수 있다(법 제14조의2 제2항). 한편 준수사항은 전자장치 부착명령에 부수하여 부과되는 것인데, 부착명령의 탄력적 집행을 위해서 3개월마다 부착명령의 가해제를 신청할 수 있게 하였다.
위와 같은 점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준수사항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이 인정된다.
(마) 법익의 균형성
전자장치 부착과 더불어 준수사항 이행의무를 지게 됨으로써 피부착자가 받게 되는 기본권 제한이 적다고 볼 수 없으나, 성범죄의 습벽이 강하고 특히 재범의 위험성이 높아 형벌로는 특별예방이나 사회방위 효과를 거두기 힘든
성폭력범죄자 중 전자장치 부착명령의 요건을 모두 갖추어 부착명령이 선고된 피부착자에 대하여, 부착기간의 범위 내에서 재범의 기회나 충동을 줄 수 있는 시간대나 지역으로의 외출을 제한하고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의 이수를 명함으로써 성폭력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한다고 하는 공익이 훨씬 크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준수사항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된다.
(바) 소결
이 사건 준수사항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라. 기타 청구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평등원칙 위배 여부
청구인은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은 성폭력범죄 등 특정범죄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다른 범죄와의 관계에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전자감시제도의 대상이 되는 특정 성폭력범죄와 그 밖의 일반 범죄는 서로 비교집단을 이루는 ‘본질적으로 동일한 것’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려우며, 성폭력범죄자 중 일부는 전자장치 부착명령 대상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차별입법이 비례성을 벗어난 차별이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 사건 전자장치부착조항이 평등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헌재 2003. 6. 26, 2002헌가14 , 판례집 15-1, 624, 646- 647 참조).
(2) 적법절차원칙 위배 여부
이 사건 전자장치부착조항 및 이 사건 준수사항조항으로 인하여 청구인의 일반적 행동의 자유가 제한될 수 있으나, 부착명령은 전자장치부착법에 정한 일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자 중에서 재범의 위험성이 인정되는 성폭력범죄자에 대해 검사의 청구와 법원의 판결에 의해 이루어지고 준수사항의 부과 역시 이와 같이 재판절차를 거쳐 부착명령 선고와 함께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위 각 조항이 적법절차원칙을 위배하였다고 볼 수 없다.
4. 결 론
그러므로 이 사건 전자장치부착조항 및 이 사건 준수사항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이강국(재판장) 송두환 박한철 이정미 김이수 이진성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