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부존재확인][미간행]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이루 담당변호사 권순명)
동양종합건설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고우 담당변호사 강진)
2018. 9. 20.
1. 원고와 피고 사이의 2017. 9. 27. 건설시공참여약정에 기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주문과 같다.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스튜디오’라는 상호로 타일 및 수장 공사 등을 하는 개인사업자이고, 피고는 건축공사, 토목공사업 등을 하는 법인사업자이다.
나. 원고는 2017. 9. 27. 피고와 사이에, 피고가 부천시청으로부터 수급한 ‘시청 어린이집 증축공사’ 중 타일 및 수장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에 대하여 공사금액은 159,500,000원, 공사기간은 2017. 9. 26.부터 2018. 1. 10.까지로 하고, 대금의 지급은 계약체결 후 7일 이내 선급금으로 20,000,000원을 지급하며, 기성금은 발주처 직불지급방식으로 처리하기로 하는 내용의 건설시공참여약정(이하 ‘이 사건 약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다. 원고는 2017. 9. 26. 이 사건 약정서에 첨부된 건설공사하도급계약서의 내용에 따라 피고에게 선급금이행보증보험증권과 이행계약보증보험증권(이하 위 둘을 함께 ‘이 사건 각 보험증권’이라 한다)을 서울보증보험 주식회사(이하 ‘서울보증보험’이라고만 한다)로부터 발급받아 제출하였다.
라. 원고는 이 사건 공사가 지연되고 있던 중에 2018. 1. 4. 피고와 협의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이 사건 공사에 대한 포기각서(이하 ‘이 사건 포기각서’라고 한다)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교부하였다.
당사는 이 사건 공사를 하기로 하고 계약을 했으나 본 공사를 진행하던 도중 여러 문제점이 있어(하도급 ○○○) 상호 합의하에 이 사건 공사를 포기하고 추후 (원도급 피고) 위 현장에 민, 형사상 이의 제기를 하지 않을 것을 확인하며 서약함.
마. 피고는 2018. 1. 11. 원고의 공사포기를 청구사유로 하여 서울보증보험에게 이 사건 각 보험증권에 따라 20,000,000원 및 15,950,000원 합계 35,950,000원의 보험금을 청구하였고, 이러한 사실을 통지받은 원고는 2018. 1. 24.경 서울보증보험에게 위 보험금의 지급에 대해 이의신청서를 제출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전 항변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1) 피고의 위 보험금 청구가 부당한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원고가 피고와 서울보증보험 사이에 보험금 지급여부에 관한 권리, 법률관계에 대해 채무부존재 확인을 구하는 것은 확인의 이익이 없다.
2) 원고는 이 사건 포기각서의 내용에 따라 이 사건 약정과 관련된 권리관계에 대해 부제소 합의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
나. 판단
1) 확인의 이익의 존재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발급된 이 사건 각 보험증권에 기하여 서울보증보험에게 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하고 있다. 살피건대, 만약 원고가 이 사건 약정 또는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피고에게 선급금을 반환해야 하거나 이 사건 공사 이행과 관련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 경우에는, 서울보증보험은 피고에게 위 보험금을 지급하여야 하고, 그 후에 원고에 대해 위 보험금 상당의 구상금의 지급을 청구하여야 함에 반하여, 원고의 위와 같은 책임이 인정되지 않을 경우에는 서울보증보험은 피고에게 위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는바, 이러한 위 보험금 지급 의무의 잠정적 성격, 그에 대한 피고의 태도와 입장 등을 고려할 때, 원고와 피고, 서울보증보험 사이에 현존하는 권리관계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가장 유효·적절한 방법은 분쟁의 핵심 당사자인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 이 사건 약정에 따른 원고의 채무 존재 여부를 가리는 것이다. 따라서 위 채무의 부존재 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소는 확인의 이익이 있다.
2) 부제소 합의의 존재 여부
이 사건 포기각서의 내용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와 피고가 서로간에 이 사건 약정과 관련하여 부제소 합의를 한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원고가 피고에 대해 부제소 합의를 한 내용은 이 사건 약정 내지 공사와 관련하여 피고에게 공사비의 지급 등을 청구하는 것과 같이 적극적으로 자신의 채권 청구를 소송을 통해 하지 않겠다는 의미일 뿐이고, 피고가 원고의 선급금 반환의무 내지 이 사건 공사의 이행의무를 전제로 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하는 경우에 피고를 상대로 위와 같은 의무가 존재하지 않음의 확인을 구하는 것까지 포함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소는 이 사건 포기각서에 따른 부제소 합의의 효력이 미치는 분쟁에 관한 제소로 볼 수 없다.
3.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공사를 위해서는 피고가 수행하던 창호, 공조, 에어콘, 설비, 조적, 목문 등의 선공사가 이행되어야 하는데, 피고가 위 공사들을 이행하지 않음으로 인해 이 사건 공사가 지연되었다. 원고와 피고는 이러한 이유로 이 사건 포기각서를 작성하고 이 사건 공사를 합의 해지하였고, 당시에 서로 민, 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합의하였으므로, 더 이상 이 사건 약정에 기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한다.
나. 판단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14, 15호증의 각 기재, 증인 소외 1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는 더 이상 피고에 대해 이 사건 약정에 기한 채무를 부담하지 않음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다.
① 피고의 이 사건 공사 현장소장인 소외 2는 이 사건 포기각서가 작성되기 이전에 공사포기각서(갑 제14호증)을 작성하여 원고에게 교부하였는데, 위 공사포기각서에는 원고가 이 사건 공사를 포기하고 이로 인한 민, 형사상 책임이 모두 원고측에 있음을 확인하고, 원고가 피고를 상대방으로 하여 위 각서를 작성하는 형식으로 기재되어 있었다.
② 위 공사포기각서를 교부받은 원고의 남편 소외 3은 소외 1과 상의하여 일방적으로 원고의 책임을 인정하는 취지의 위 각서 내용을 수정하여 작성해 줄 것을 소외 2에게 요청하였고, 소외 2의 동의 아래 법무사 사무실에 문의하여 위 각서의 내용을 수정하여 이 사건 포기각서를 작성한 후 피고측에게 교부하였다.
③ 이 사건 포기각서의 내용에는 ‘이 사건 공사를 포기하며’의 주체로 원고를 기재하고 있는 반면, ‘이 사건 공사 현장에 민, 형사상 이의 제기를 하지 않을 것을 확인’하는 주체로 피고를 기재하고 있고, 이에 대해 원고와 피고가 각각 이 사건 포기각서에 날인하고 있는바,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포기각서를 통한 정산으로 이 사건 약정 및 이 사건 공사와 관련된 법률관계를 모두 정리하고 상호간에 더 이상의 민, 형사상 청구를 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이 사건 포기각서를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피고의 주장처럼 민, 형사상 이의 제기를 하지 않은 주체를 원고로 한정할 경우, 원고가 갑 제14호증의 공사포기각서 내용을 수정하여 이 사건 포기각서를 작성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④ 원고와 피고가 이 사건 포기각서를 작성할 당시 했던 정산 내용은 명확하지 않으나, 이 사건 포기각서에 따라 그 당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루어진 정산 이외에 추가적인 채무를 상호간에 부담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다.
⑤ 만약 원고가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선급금을 반환해야 한다거나 이 사건 공사를 마치지 못한 책임을 지고 그에 대한 손해배상을 하기로 하였다면, 이 사건 포기각서가 작성되지 않았을 것이고,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포기각서 작성 당시까지의 공사를 타절하고 상호간의 정산을 마친 후에 상호 합의 하에 이 사건 약정을 해지한 것으로 보이는바, 원고와 피고는 선급금 및 공사 기성고 등을 모두 고려하여 더 이상의 채권, 채무를 부담하지 않는 조건으로 이 사건 포기각서를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⑥ 피고는 이 사건 포기각서를 작성한 이후에 서울보증보험에 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하고 있는데, 서울보증보험이 위 보험금을 지급할 경우 그 금액 상당을 원고에게 구상하게 되므로, 사실상 원고가 위 선급금의 반환 및 이 사건 공사 미이행으로 인한 손해 상당액의 지급채무를 부담하게 되는 결과가 된다.
⑦ 원고가 서울보증보험으로부터 위 보험금 상당액의 구상금 청구를 받게 되는 것을 전제로 이 사건 포기각서가 작성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와 피고는 당시까지의 민, 형사상 권리를 모두 정산하여 이 사건 포기각서를 작성하였으므로, 피고가 이에 반하여 서울보증보험에 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는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