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2013. 8. 9. 02:35 혈중알코올농도 0.142%의 술에 취한 상태로, 김포시 C 소재 D 옆 도로에서부터 김포시 C에 있는 소재 'E' 식당(이하 '이 사건 식당'이라 한다) 앞 도로까지 F 무쏘 차량을 약 5m 운전하였다는 것이다.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이 당시 무쏘 차량에서 내리기 전에 운전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피고인은 자신의 연인이 운영하던 이 사건 식당 앞에 K 소유의 그랜저 차량이 무단 주차되어 있어 이에 항의하기 위하여 2013. 8. 9. 01:00 자신의 무쏘 차량으로 그랜저 차량의 앞을 가로막아 놓았고 그 후 이 사건 식당에서 술을 마셨을 뿐이므로 음주운전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1) G은 수사기관에서, '택시를 운전하고 가던 중 02:35 사고 현장에서 무쏘 차량과 그랜저 차량이 거의 닿아 있어 사고가 난 것으로 알았고, 당시 피고인이 무쏘 차량에서 내리는 것을 보고 택시에서 내려 피고인을 붙잡고 K에게 전화하여 사고가 났다고 알려 주었으며, 그로부터 수분 내에 K이 현장에 도착한 후 현장을 떠났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G은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과 달리 제1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무쏘 차량에서 내리는 것이 아니라 피고인이 이무쏘 차량 옆에 서 있는 것만을 보았을 뿐이라고 진술하였다가 위증죄로 기소되었고 범행을 모두 자백하여 유죄판결을 받았다), ② K은 G의 진술과는 달리 'G으로부터 누군가 그랜저 승용차 앞을 차량으로 막아 놓아 빠져나가지 못하게 했다는 전화를 받고 현장에 도착하고서야 사고 흔적을 확인하였고, G은 전화만 해 주고 현장을 떠난 상태였으며, 주차된 무쏘 차량의 유리창에 꽂혀 있는 명함을 보고 전화해서 피고인을 만났 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이에 의하더라도 K은 G의 연락을 받고 현장으로 이동하였다는 것이어서 피고인이 무쏘 차량을 운전한 시각과 K이 현장에 도착한 시각은 근접하여 있을 것인데,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K이 현장에 도착한 시각은 02:30~03:00 사이인 점, ③ 피고인은 이 사건 식당에서 아는 형님과 함께 있으면서 그 형님이 술을 권하였으나 거절하면서 그 형님에게 술을 따라주었을 뿐 자신은 마시지 않다가 01:00 그 형님과 헤어진 후 무쏘 차량으로 그랜저 차량을 가로막아 놓았고, 그때부터 02:30까지 이 사건 식당에서 술을 마셨다고 주장하는바, 22:00까지만 영업하는 이 사건 식당에서 다음 날 01:00까지 아는 형님이 술을 마실 때 같이 있었으면서도 술을 마시지 않았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워 피고인의 위 주장을 믿기 어렵고, 피고인도 02:30까지 술을 마신 사실 자체는 인정하고 있는 점, ④ 피고인은 01:00 무쏘 차량으로 그랜저 차량을 가로막아 놓아 다른 차량이 위 도로를 통행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는데, 피해자가 도착할 때까지 그 도로로 통행하려는 차량이 없었다고 진술하는바, 이는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점, ⑤ 피고인은 사고를 내지 않았다고 하면서도 K에게 차량 수리비로 50만 원을 지급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위 공소사실과 같이 음주운전을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럼에도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것은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남으로써 판단을 그르친 것이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주심대법관민일영

대법관박보영

대법관권순일

심급 사건

참조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