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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9. 1. 31. 선고 88도680 판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공1989.3.15.(844),373]

판시사항

가. 검사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의 신빙성을 부인한 사례나. 채증법칙을 위반한 위법이 있다하여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가. 피고인은 공판정에서의 진술당시에 검찰조사과에서 고문받은 사실을 진술하였고 진단서까지 제시하여 자기 및 진술의 임의성을 부인하였으며 검찰조사시에도 위와 같은 허위자기 및 진술의 사정을 항소하였으나 들어주지 아니하여 할 수 없이 그대로 진술하였다는 것이라면 검사작성의 위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상의 진술기재는 그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나. 채증법칙을 위반한 위법이 있다 하여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유재방 외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국선 및 사선변호인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판결과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에 의하면, 피고인은 1983.6.1.경부터 1987.4.17.경까지 서울시 교통국 운수1과 소속 지방행정주사보로서 택시지도 감독 및 면허 등 업무에 종사하던 자인 바, 1985.1.경 서울 강동구 길동사거리 부근 용지싸롱 앞에서 개인택시 운전사인 원심상피고인 으로부터 그 무렵 상피고인이 금품을 수수하고 접수시킨 개인택시운송사업면허신청의 합격여부를 사전에 확인하여 주는데 대한 사례로 금 300,000원을 교부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1986.7.경까지 같은 장소 등지에서 별지 뇌물수수일람표기재와 같은 취지 및 명목으로 합계 금 6,100,000원을 교부받아 그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수수한 것이다라는 범죄사실에 대하여 검사작성의 원심상피고인에 대한 제2, 3회 피의자신문조서 중 이에 일부 부합하는 진술기재와 피고인에 대한 제2회 피의자신문조서 중 이에 일부 부합하는 진술기재 등을 종합하여 위 범죄의 증명이 충분하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위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우선 위 검사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제2회 피의자신문조서에 기재된 본건 범행사실의 일부에 대한 자백에 관하여 검토한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처음 경찰수사단계에서 원심상피고인으로부터 돈받은 사실을 부인하고 서울지방검찰청 특별수사부 수사과에서 조사받을 때인 1987.7.24.의 제1회 피의자신문조서에서도 원심상피고인으로부터 돈받은 사실을 부인하였다가 같은 날의 제2회 피의자신문조서에서 합계 금 6,100,000원 중 금 1,900,000원을 받은 사실을 자백하였음이 기재되어 있고 사건이 검찰청에 송치된 후 1987.8.3. 검사작성의 제1회 피의자신문조서에 피고인은 돈받은 사실을 부인하였다가 같은 해 8.8.의 제2회 피의자신문조사시에는 금 300,000원과 금 500,000원, 합계금 800,000원을 받은 사실을 자백하였으며 그후 피고인은 제1심 및 원심법정에서 돈받은 사실을 부인하면서 위 수사과에서 작성한 제2회 피의자신문조서에 금 1,900,000원을 받은 사실을 자백한 것은 담당수사관이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에 저촉되지 않는 금 1,900,000원 정도만 인정하라고 강요하여 할 수 없이 그와 같이 자백한 것이고 사건이 검찰에 송치된 후 제1회 피의자신문조사시에 돈받은 사실을 부인하였는데 검사가 일부만 시인하면 그것만을 기소하겠다고 회유하여 금 300,000원을 받은 사실만을 자백하겠다고 하였더니 너무 적다고 하여 금 500,000원을 추가하여 합계 금 800,000원을 받은 사실을 자백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바, 이와 같이 피고인의 검찰에서의 자백이 금 1,900,000원을 받았다고 하였다가 금 800,000원을 받았다고 하는 등 일관성이 없고, 그것도 기소된 금 6,100,000원 전부가 아닌 일부에 관한 자백이며 피고인이 위 수사과의 수사관과 검사 앞에서 돈받은 사실을 부인하였다가 일부 시인하는 진술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진술의 변경과정, 심경변화의 연유에 관하여는 아무런 조사도 하지 않은 채 돌연히 일부 자백하는 내용의 조서가 작성되어 있고, 피고인이 위 수사과에서 강요에 의한 자백을 하였고 검사 앞에서 회유에 의하여 자백을 하였으나 그 후 법정에 이르러서 계속 범행을 부인하여온 상황이라면 위 검사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제2회 피의자신문조서에 기재된 본건 범행사실의 일부에 대한 자백은 그 신빙성을 인정할 수 없다 할 것이다.

다음, 위 검사 작성의 원심상피고인에 대한 제2, 3회 피의자신문조서에 기재된 본건 범행사실에 관한 진술기재 부분에 관하여 검토한다.

기록에 의하면, 원심상피고인은 위 수사과와 검사 작성의 각 피의자신문조사시에 피고인에게 금 6,100,000원을 건네준 사실이 그 조서에 나타나 있는데 제1심의 제1회 공판기일에서 돈준 사실을 부인하면서 위 수사과의 담당수사관으로부터 구타 등 고문을 당하여 허위로 자백하였다고 진술하고 그 증거로 위 수사과에서 조사받을 당시인 1987.7.20.경에 구타당하여 좌측대퇴부에 피하출혈, 우대퇴부에 부종 및 동통, 우전경부에 피하출혈의 상흔을 입어 우하지부의 동통 및 부종으로 보행에 지장이 있다는 같은 해 8.14. 의사 황보경 작성의 진단서를 제시하였고 제2회 공판기일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선서하고 위 검사작성의 제2, 3회 피의자신문조서에 서명날인한 사실은 인정하나 위 수사과에서 구타 등 강요에 못이겨 자백한 것이고 검찰에 송치된 후에도 처음에는 위 수사과에서 매에 못이겨 자백하였으나 사실이 그렇지 않으니 사실을 밝혀 달라고 사정하였으나 들어주지 아니하여 위 수사과에서 자백한 그대로 진술한 것으로서 위 자백은 허위자백이라고 증언하였음이 엿보인다.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1항 에서 검사가 피의자나 피의자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검증의 결과를 기재한 조서는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원진술자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된 때에는 증거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에 있어서 검사 작성의 원심상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는 원심상피고인의 공판정에서의 진술에서 검찰에서 사실대로 진술하고 서명날인한 사실이 있다는 것이므로 그 조서의 진정성립은 인정된다 하겠으나 원심상피고인은 공판정에서의 진술에서 위 수사과에서 고문받은 사실을 진술하였고 진단서까지 제시하여 자백 및 진술의 임의성을 부인하였고 검찰조사시에도 위와 같은 허위자백 및 진술의 사정을 호소하였으나 들어주지 아니하여 할 수 없이 그대로 진술하였다는 것이니 마찬가지로 검사 작성의 원심상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상의 진술기재는 그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판시 증거만을 채택하여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충분한 증거없이 범죄사실을 인정한 위법을 저질러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할 것이므로 이를 탓하는 논지는 이유있다.

이에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이 사건을 원심인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준(재판장) 윤관 김상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