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급여비용환수결정취소
2009누36592 요양급여비용환수결정취소
A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해마루
담당변호사 오재창
국민건강보험공단
서울행정법원 2009. 10. 9. 선고 2009구합18165 판결
2010. 7. 13.
2010. 8. 24.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2009. 3. 16. 원고에 대하여 한 요양급여비용 334,724,610원의 환수결정을 취소한다.
1. 제1심 판결의 인용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제2항과 같이 원고가 당심에서 주장하는 사항에 대한 판단을 추가하는 이외에는 제1심 판결문의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인용한다.
2. 당심에서 주장하는 사항에 대한 판단
원고는 당심에서 특히, (1) B이 원고 몰래 이 사건 한의원의 명의를 도용하여 피고에게 보험급여비용을 청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경우에까지 한의원 개설자인 원고에게 책임을 물어 요양급여비용 전액을 환수하는 것은 부당하고, (2) 국민건강보험법 제52조 제1항 및 제4항은 요양기관이 그 피용자가 한 무면허의료행위에 가담하였는지 여부 등 요양기관의 책임유무나 정도를 묻지 않고 일률적으로 요양기관으로부터 보험급여비용이나 요양급여비용을 환수하도록 규정함으로써 자기책임의 원칙에 반하므로 위헌이고, (3) 요양기관이 보험가입자 또는 피부양자로부터 요양급여비용의 반환을 청구받는 경우 비록 무면허의료행위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수진자는 진료를 받고 첩약을 제공받는 등 이득을 취하였으므로 그 부당이득반환청구권과 일부라도 상계할 수 있는데, 국민건강보험법 제52조 제4항은 보험가입자 또는 피부양자가 부담한 요양급여 비용에 대하여도 공단에서 당해 요양기관으로부터 징수하도록 규정함으로써 그 여지를 박탈하였으므로, 재산권의 최소침해 원칙에 반하여 위헌이라고 주장한다.
(1) 원고의 첫 번째 주장에 대하여 본다.
원고가 B과 공모하여 B으로 하여금 이 사건 한의원에서 무면허의료행위를 하게 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는 이상, 요양기관인 이 사건 한의원에서 그 요양급여비용을 수진자들로부터 지급받을 뿐만 아니라 피고 공단에 보험급여비용을 청구하여 지급받으리라는 점은 한의사인 원고로서는 비록 고령이라고 하더라도 당연히 예상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실제로 원고도 당심 본인신문과정에서 B이 피고 공단으로부터 보험급 여비용을 받은지 2달 정도 후에 8,000만 원 정도를 받았다고 원고에게 이야기했다고 진술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피고로부터 보험급여비용을 지급받는 사실을 몰랐다고 보기 어렵다. 그리고 설령 원고가 그 사실을 직접 몰랐다고 하더라도, 요양기관인 이 사건 한의원에서 이와 같이 개설자인 원고가 피용자인 B과 공모하여 무면허 진료행위를 함으로써 사위 기타 부당한 방법에 의하여 건강보험 요양급여인 진료행위가 이루어지도록 하였고 이 사건 한의원의 운영을 B에게 전적으로 맡기고 그에 대한 관리 • 감독을 전혀 하지 아니하였을 뿐 아니라 원고 스스로도 B이 피고로부터 받은 부당한 보험급여비용으로부터 이익을 얻은 이상, 의료기관인 이 사건 한의원의 개설자로서 의료법에 따라 이 사건 한의원에서 이루어지는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를 비롯한 의료행위 및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책임을 지는 원고는 이 사건 한의원에 이루어진 건강보험 요양급여를 이유로 피고로부터 받은 위 보험급여비용에 관하여 그의 책임을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 할 것이므로, 국민건강보험법에 의한 행정상의 의무를 면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와 다른 취지의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2) 원고의 두 번째 주장에 대하여 본다.
국민건강보험법 제52조 제1항 및 제4항은 요양기관이 사위 기타 부당한 방법으로 공단 및 보험가입자로부터 요양급여비용을 받은 경우 요양기관으로부터 이를 환수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일 뿐, 요양기관의 피용자에 불과한 사람이 요양기관과 무관하게 임의로 보험급여비용 및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은 경우에도 요양기관의 가담이나 책임 여부를 묻지 아니하고 무조건 그 비용을 요양기관으로부터 징수할 수 있다는 취지의 규정은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 위 규정이 자기책임의 원칙에 반하여 위헌이라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실제로, 이 사건에서 피고는 요양기관인 이 사건 한의원 자체가 사위 기타 부당한 방법에 의하여 요양급여비용을 받았다는 이유로 한의원 개설자인 원고에게 이를 징수하고 있을 뿐, 그 피용자인 B이 개인적으로 저지른 위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원고에게 묻는 것이 아니다).
(3) 원고의 세 번째 주장에 대하여 본다.
국민건강보험법 제52조 제4항은 요양기관이 사위 기타 부당한 방법으로 환자로부터 본인부담금을 징수한 경우에도 공단이 이를 요양기관으로부터 직접 징수하여 당해 환자에게 돌려줄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여 가입자 및 피부양자의 편익을 도모한 규정으로, 이는 민사상의 부당이득반환과는 그 요건과 절차를 달리하는 것으로서 관련 법령에 의하여 요양급여비용으로 지급될 수 없는 비용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지급된 경우 이를 원상회복시키는 처분으로서의 성질을 가지므로, 요양기관이 부당하게 지급받은 일체의 요양급여비용이 환수대상에 해당하고, 요양기관에게 실제로 이득이 발생했는지 여부는 고려할 여지 없이 그 전액을 징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함이 그 성질에 부합한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위 규정은 국민보건을 향상시키고 사회보장을 증진함을 목적으로 하는 국민건강보건법의 입법취지를 달성하기 위하여 요양급여비용에 관하여 공단에서 지급하는 보험급여 뿐만 아니라 환자가 직접 지급하는 본인부담금에 대하여도 엄격하게 통제·관리할 공익적 필요성이 크다는 점 및 수진자 개개인에게 그 반환청구권을 맡겨 두는 경우 실효성 있게 집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므로 그 집행의 효율성과 엄격성을 기하기 위한 측면에서 충분히 합리성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로써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에 비하여 사익이 과도하게 침해된다고 할 수 없다.
한편, 원고는 이 사건 한의원에서 제공한 첩약이나 B의 진료행위로 인하여 수진자들이 부당이득을 하였고 그 반환을 구할 수 있는데 위 규정으로 인하여 이를 행사하지 못하게 되어 재산권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나, 무면허 의료업자인 B이 제공한 진료행위나 그가 처방한 첩약이 민법 제741조에서 규정한 부당이득 반환의 대상이 되는 경제적으로 의미있는 '이익'이라고 볼 수 없어 부당이득이 성립될 여지가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이는 설령 수진자가 무면허의료행위인 정을 알았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설령 수진자들이 어떠한 부당이득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 등이 그에 대하여 가질 수 있는 부당이득반환채권이 위 규정에 의하여 소멸되는 것은 아니어서 원고 등은 위 규정에 불구하고 여전히 수진자들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채권을 행사할 수 있으므로, 위 규정이 재산권의 최소침해 원칙에 위배되어 위헌이라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제1심 판결은 정당하고,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김용덕
판사 문혜정
판사 유영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