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비][공2003.9.1.(185),1775]
[1] 주택건설촉진법상의 재건축조합의 재산소유관계 및 그 재산의 관리 및 처분 방법과 재건축조합이 재건축사업의 시행을 위하여 설계용역계약을 체결하는 행위가 총유물의 관리 및 처분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2] 비법인사단의 대표자가 정관에 위반하여 사원총회의 결의 없이 체결한 거래행위의 효력 및 대표권 제한 사실에 대한 상대방의 악의에 관한 주장·입증책임의 소재(=재건축조합)
[1] 주택건설촉진법에 의하여 설립된 재건축조합은 민법상의 비법인사단에 해당하고, 총유물의 관리 및 처분에 관하여는 정관이나 규약에 정한 바가 있으면 이에 따라야 하고, 그에 관한 정관이나 규약이 없으면 사원 총회의 결의에 의하여 하는 것이므로 정관이나 규약에 정함이 없는 이상 사원총회의 결의를 거치지 않은 총유물의 관리 및 처분행위는 무효라고 할 것이나, 총유물의 관리 및 처분행위라 함은 총유물 그 자체에 관한 법률적·사실적 처분행위와 이용, 개량행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재건축조합이 재건축사업의 시행을 위하여 설계용역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단순한 채무부담행위에 불과하여 총유물 그 자체에 대한 관리 및 처분행위라고 볼 수 없다.
[2] 비법인사단의 경우에는 대표자의 대표권 제한에 관하여 등기할 방법이 없어 민법 제60조 의 규정을 준용할 수 없고, 비법인사단의 대표자가 정관에서 사원총회의 결의를 거쳐야 하도록 규정한 대외적 거래행위에 관하여 이를 거치지 아니한 경우라도, 이와 같은 사원총회 결의사항은 비법인사단의 내부적 의사결정에 불과하다 할 것이므로, 그 거래 상대방이 그와 같은 대표권 제한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가 아니라면 그 거래행위는 유효하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 경우 거래의 상대방이 대표권 제한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은 이를 주장하는 비법인사단측이 주장·입증하여야 한다.
[1] 민법 제275조 , 제276조 제1항 , 주택건설촉진법 제3조 제9호 , 제44조 [2] 민법 제59조 , 제60조 , 제68조 , 제275조 , 민사소송법 제288조
주식회사 건축사사무소 동도기술단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용훈)
국동아파트제1단지재건축조합 (소송대리인 변호사 맹천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 조합은 여수시 (주소 생략)에 있는 국동 제1단지 주공아파트 소유자들을 조합원으로 하여 주택건설촉진법에 따라 설립된 재건축조합인데, 그 설립인가조건으로 "조합이 공동 사업시행자, 시공자 또는 설계자를 선정 또는 변경하거나 약정을 체결 또는 변경하는 경우에는 조합규약에 따라 총회 결의에 따라야 함(제6조)", "조합원의 부담이 따르는 결정사항에 관하여는 조합규약에 따라 총회 결의에 따라야 하며, 조합원에게 그 결과를 필히 통지하고 언제든지 열람할 수 있도록 조치하여야 한다."라고 되어 있고, 피고 조합의 정관 제17조는 "사업시행자 및 시공회사의 선정 및 약정에 관한 사항, 기타 규약 또는 조합설립인가 조건에서 총회결의를 요하는 사항" 등을 총회결의 사항으로 규정하고, 제27조는 "공동 사업시행자는 사업비를 조달하여 사업시행기간 내에 모든 공사를 완료하여야 한다(단, 천재지변일 때에는 예외로 하고, 사업시행자가 사업비를 조달하기 어려울 때에는 시공자와 협의하여 조달할 수 있으나, 조합원과는 무관하다)."고, 제38조는 "이 정관(규약)에서 정한 권한(위임) 이외의 사항에 대한 조합(조합대표)과 사업시행자(시공자)와 체결한 어떠한 계약도 무효로 한다."고 각 규정하고 있는 사실, 피고 조합의 대표자인 소외인은 1997. 1. 15. 피고 조합과 주식회사 서양건설(이하, '서양건설'이라고만 한다)의 지위를 승계한 세운건설 주식회사(이하, '세운건설'이라고만 한다)를 공동당사자로 하여 원고와 사이에 재건축아파트 신축공사의 설계용역 업무에 관하여 도급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한 사실, 위 소외인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조합원총회의 결의를 거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주택건설촉진법에 의하여 설립된 재건축조합은 민법상의 비법인사단에 해당하고, 재건축조합의 재산인 총유물의 관리 및 처분은 그 정관이나 규약에 정한 바가 있으면 이에 따라야 하고, 그에 관한 정관이나 규약이 없으면 조합원 총회의 결의를 거쳐야 하는 것이므로, 정관이나 규약에 정한 바에 반하거나, 조합원 총회의 결의 없이 그 재산의 관리 및 처분행위를 하였다면 비록 그 처분행위가 재건축조합의 대표자에 의하여 행하여졌다고 할지라도 이는 재건축조합에 대하여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인데 위 소외인이 피고 조합을 대표하여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서 조합원총회의 의결을 거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계약은 피고 조합에 대하여 효력이 없다고 판단하여 제1심판결을 취소한 후 원고의 설계용역비청구를 배척하였다.
주택건설촉진법에 의하여 설립된 재건축조합은 민법상의 비법인사단에 해당하고, 총유물의 관리 및 처분에 관하여는 정관이나 규약에 정한 바가 있으면 이에 따라야 하고, 그에 관한 정관이나 규약이 없으면 사원 총회의 결의에 의하여 하는 것이므로 정관이나 규약에 정함이 없는 이상 사원총회의 결의를 거치지 않은 총유물의 관리 및 처분행위는 무효라고 할 것이나 ( 대법원 1996. 8. 20. 선고 96다18656 판결 , 2001. 5. 29. 선고 2000다10246 판결 참조), 총유물의 관리 및 처분행위라 함은 총유물 그 자체에 관한 법률적, 사실적 처분행위와 이용, 개량행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피고 조합이 재건축사업의 시행을 위하여 설계용역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단순한 채무부담행위에 불과하여 총유물 그 자체에 대한 관리 및 처분행위라고 볼 수 없다 . 따라서 이 사건 계약의 체결이 총유물의 관리 및 처분행위에 해당됨을 전제로 피고 조합이 사원총회의 결의 없이 원고와 사이에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사유만으로 이 사건 계약이 무효라고 판단한 원심의 조치는 총유물의 관리 및 처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을 범하였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비법인사단의 경우에는 대표자의 대표권 제한에 관하여 등기할 방법이 없어 민법 제60조 의 규정을 준용할 수 없고, 비법인사단의 대표자가 정관에서 사원총회의 결의를 거쳐야 하도록 규정한 대외적 거래행위에 관하여 이를 거치지 아니한 경우라도, 이와 같은 사원총회 결의사항은 비법인사단의 내부적 의사결정에 불과하다 할 것이므로, 그 거래 상대방이 그와 같은 대표권 제한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가 아니라면 그 거래행위는 유효하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 경우 거래의 상대방이 대표권 제한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은 이를 주장하는 비법인사단측이 주장·입증하여야 한다 .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 조합의 정관 제17조는 "사업시행자 및 시공회사의 선정 및 약정에 관한 사항, 기타 규약 또는 조합설립인가 조건에서 총회결의를 요하는 사항" 등을 총회결의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고, 피고 조합의 설립인가조건에서는 피고 조합이 공동 사업시행자, 시공자 또는 설계자를 선정 또는 변경하거나 약정을 체결 또는 변경하는 경우에는 조합규약에 따라 총회 결의에 따라야 하도록 규정되어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계약과 같은 설계용역계약의 체결도 정관의 규정에 의하여 사원총회의 결의를 요하는 사항이라고 할 것이다.
사정이 그러하다면 원심으로서는 원고가 이 사건 계약의 체결 당시에 피고 조합의 대표자인 소외인이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는 피고 조합의 정관에 의하여 조합원총회의 결의를 요한다는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나아가 심리한 후 이 사건 계약이 피고 조합에 대하여 효력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 사건 계약이 총유물의 관리 및 처분행위에 해당됨을 전제로 조합원총회의 결의가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원고의 청구를 배척한 것은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거나 총유물의 관리 및 처분행위, 비법인사단에 있어서 대표권 제한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을 범하였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하여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