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는 경찰에서부터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 피해 사실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을 하였다.

피해자의 체구가 여성으로서는 작지 않은 편이라도 여자가 남자의 힘을 당해 내기는 어려운 일이고 피해자가 당시 스키니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하더라도 얼마든지 강제로 힘을 써서 벗기는 것이 가능하므로 피해자의 체구 또는 스키니 청바지 착용 사실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만한 사유가 되지 아니한다.

원심은, 피해자가 신고를 늦게 한 것이나 ‘남자친구가 알아버렸다. 무섭고 싫어서 신고하였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도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는 사유로 삼았으나, 피해자가 처음에는 신고를 하지 않으려고 생각하였다가 피고인이 아무렇지도 않은 듯 잘 지내는 모습에 화가 나 신고를 하게 된 것이고, 피해자가 스스로 남자친구에게 강간 피해사실을 말하였고, 이런 상황이 된 것이 싫고 무서워서 문자메시지를 보낸 점에서 충분히 이해가 가는 측면이 있으므로, 신고를 늦게 한 것이나 피해자가 위와 같은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도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정도로 보기는 어렵다.

위와 같은 점들에 비추어 피해자의 진술은 충분히 신빙성이 있고, 피해자의 진술 등에 의하면 이 사건 공소사실이 인정된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

판단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무죄로 판단하였는바, 원심이 그 판결문 2∼8쪽에서 상세히 든 사정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해자는 이 사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