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정지처분취소
2019구합67128 영업정지처분취소
사단법인 A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정향 담당변호사 김호철
서울지방고용노동청장
2020. 4. 24.
2020. 6. 12.
1. 피고가 2018. 9. 12. 원고에게 한 1개월의 일반안전진단기관 업무정지처분(기간 2018. 10. 1.부터 2018. 10. 31.까지) 및 3.5개월의 건설안전진단기관 업무정지처분(기간 2018. 10. 1.부터 2019. 1. 15.까지)을 각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주문과 같다.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일반안전진단기관 및 건설안전진단기관으로 지정받아 안전진단업무를 수행하여 왔다. 한편 원고는 2018. 6. 1.경까지 산업안전보건법상 건설업기초교육기관으로 등록되어 있었다.
나. 피고는 2018. 8. 1.경 원고의 일반안전진단기관 인력 4명 및 건설안전진단기관 인력 2명이 원고의 사업장에 상주하지 않고, 2014. 12. 30.부터 2017. 11. 28.까지 원고의 건설안전진단기관 인력 중 1명이 건설업기초교육기관의 인력으로 중복 등록되어 있었던 사실을 확인하고, 2018. 9. 12. 원고가 산업안전보건법상 일반 건설안전진단기관으로서 "지정받은 사항을 위반하여 안전진단업무를 수행"(인력 비상주)하고 건설안전진 단기관의 "지정요건(인력기준)에 미달"(인력 중복 등록)하였음을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산업안전보건법'이라 한다) 제49조 제5항 등에 근거하여 1개월의 일반안전진단기관 업무정지처분(기간 2018. 10. 1.부터 2018. 10. 31.까지) 및 6.5개월의 건설안전진단기관 업무정지처분(기간 2018. 10. 1.부터 2019. 4. 15.까지)을 하였다(이하 통틀어 '원처분'이라 한다),
다. 원고는 2018. 9. 27. 피고를 상대로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원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심판을 청구하였으나 2019. 5. 14. 위 청구가 기각되었다.
라. 한편, 피고는 2019. 4. 9. 원고에게 원처분 중 건설안전진단기관의 업무정지기간을 6.5개월에서 3.5개월(2018. 10. 1.부터 2019. 1. 5.까지)로 변경한다고 통지하였다[이하 변경된 이후의 일반안전진단기관 업무정지처분 1개월(기간 2018.10.1.부터 2018. 10, 31.까지) 및 건설안전진단기관 업무정지처분 3.5개월(기간 2018. 10. 1.부터 2019. 1. 15.까지)을 통틀어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호증, 을 제1, 2, 4, 5,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처분은 다음과 같이 적법한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않아 위법하다.
1) 구 산업안전보건법 등 관계 법령에는 안전보건기관의 지정 인력들이 사업장에 상주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음에도, 피고는 제49조 제5항, 제15조의2 제1항 제4호의 "지정받은 사항을 위반하여 업무를 수행한 경우"를 지나치게 확장 해석함으로써 원고가 일부 인력을 상주시키지 않은 것을 위 규정에 따른 처분사유로 잘못 인정하였다.
2) 구 산업안전보건법 등 관계 법령은 안전진단기관의 지정요건으로 그 인력이 다른 등록기관 업무의 인력으로 중복되지 않을 것을 요구하고 있지 않음에도, 피고는 내부지침에 불과한 '안전·보건진단기관 행정처분 세부기준'에 근거하여 과거 원고의 인력 중복 등록을 제49조 제5항, 제15조의2 제1항 제3호의 "지정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로 봄으로써 법적 근거 없이 처분사유를 인정하였다.
3) 원고는 설립 이래 산업현장의 위험성 평가 및 안전진단기관으로 성실히 관련 업무를 수행하여 왔고, 이 사건 처분 이전에 특별한 행정처분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원고 소속 간부들과 직원들에게 관계 법령을 준수할 것을 평소 강조하여온 점 등을 감안하면 이 사건 처분은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결과를 초래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관련 법리
침익적 행정처분의 근거가 되는 행정법규는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하고 행정처분의 상대방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 해석하거나 유추 해석하여서는 안 되며, 그 입법 취지와 목적 등을 고려한 목적론적 해석이 전적으로 배제되는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그 해석이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나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7두13791, 13807 판결 등 참조).
2) 인력을 상주시키지 않은 것이 '지정 사항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49조 제5항, 제15조의2 제1항 제4호는 안전·보건진단기관 이 "지정받은 사항을 위반하여 업무를 수행한 경우를 업무정지 사유로 정하고 있고,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의2 제2항, 구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2019. 12. 26. 고용노동부령 제272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법 시행규칙'이라 한다) 제143의2 제1항 [별표20]의 제2호 (버)목 4)는 "지정받은 사항을 위반하여 안전·보건진단업무를 수행한 경우" 1차 위반 시 처분기준을 '업무정지 1개월'로 정하고 있다.
한편,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49조, 제65조, 구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2019. 12. 24. 대통령령 제 30256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33조의3, 제46조 제2항 제7호에 의하면 안전·보건진단기관은 지방고용노동청장이 지정요건을 갖춘 자를 대상으로 지정하게 되어 있다. 구법 시행규칙 제18조 제3항, 제128조에 의하면, 안전 · 보건진단기관으로 지정받으려는 자는 신청서에 정관, 인력기준에 해당하는 사람의 자격과 채용에 관한 증명서류, 사무실 및 시설·장비 관련 증명서류, 최초 1년간의 안전 · 보건진단사업계획서 등을 첨부하여 지방고용노동청장에게 제출하여야 하고, 이에 대하여 지방고용노동청장은 사업계획의 타당성을 검토하여 지정 여부를 결정한 후 구법 시행규칙 [별지 제5호서식]의 지정서를 신청인에게 발급하여야 하는데, [별지 제5호서식]에는 아래와 같이 "지정사항"란이 마련되어 있고, "지정사항"란에 지정기관의 종류에 따라 필요한 사항을 추가로 적거나 필요 없는 사항은 삭제한다는 설 명이 부기되어 있다.
위와 같은 관계 법령의 문언 및 체계, 앞서 본 침익적 제재규정의 엄격해석 원칙 등에 비추어 보면,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49조 제5항의 업무정지 사유인 "지정받은 사항을 위반하여 업무를 수행한 경우"는 지방고용노동청장이 안전·보전진단기관을 지정하면서 발급한 지정서에 적시한 '지정사항'을 위반하여 업무를 수행한 경우를 가리킨다고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 사건으로 돌아와 살피건대, 구법 시행규칙 [별지 제5호서식]에서 예시하고 있는 "지정사항"에는 인력의 상주에 관한 사항은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피고는 원고가 일부 인력을 상주시키지 않은 것을 지정 사항 위반으로 보아 업무정지 처분을 하려면 그에 앞서 원고에게 지정서를 발급할 당시 "지정사항"란에 '인력을 상주시킬 것'이라는 내용을 추가하여 기재하였어야 할 것이나, 이러한 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피고의 내부지침인 '안전·보건진단기관 행정처분 세부기준'(을 제3호증)은 "지정인력을 당해 기관에 상주시키지 아니한 경우"가 지정사항 위반에 해당한다고 정하고 있으나, 위 지침은 피고의 내부지침에 불과하여 아무런 대외적 구속력이 없으므로 처분의 근거가 될 수 없다.
피고는 안전·보건진단업무의 부실화를 막기 위해서는 안전·보건진단기관의 인력을 그 사업장에 상주시킬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하나, 설령 피고 주장과 같은 필요성이 인정되더라도 그 목적의 실현을 위해서는 인력 상주를 의무화하는 명확한 법규정을 마련하거나 혹은 피고가 지정서를 발급하면서 '인력 상주 의무'를 지정사항으로 명시하였어야 함에도, 이러한 법적 근거도 없이 업무정지와 같은 침익적 행정처분의 근거가 되는 법규를 상대방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 해석할 수는 없다. 피고는 상주하지 않는 원고의 일부 인력은 4대보험 가입 등 인력채용의 외관만을 허위로 작출하였을 가능성이 있어 제재의 필요성이 매우 높다고도 주장하나, 원고의 허위 인력채용 사실이 확인될 경우 '지정요건 미달'로 업무정지처분을 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지정사 항 위반'에 관한 법규정을 법해석원칙에 어긋나게 확장 해석할 수는 없으므로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3) 인력을 다른 기관에 중복 등록한 것이 '지정요건 미달'에 해당하는지 여부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49조 제5항, 제15조의2 제1항 제3호는 안전·보건진단기관 이 "지정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를 업무정지 사유로 정하고 있고,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의2 제2항, 구법 시행규칙 제143의2 제1항 [별표20]의 제2호 (버)목 3)은 "지정요건에 미달한 경우" 1차 위반 시 처분기준을 '업무정지 3개월'로 정하고 있다. 또한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49조 제4항, 구법 시행령 제33조의3, 구법 시행규칙 제127조 [별표 16의2]는 건설안전진단기관의 인력기준으로서 '건설안전 분야의 산업안전지도사 또는 안전기술사' 1명 이상, '건설안전기사 이상의 자격을 취득한 사람' 2명 이상, '건설안전산업기사 또는 산업안전산업기사 이상의 자격을 취득한 사람' 2명 이상을 각 채용하여야 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한편,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31조의2 제1항, 구법 시행령 제26조의11 [별표6의4]는 건설업기초교육기관의 인력기준으로서 '산업안전(건설안전 분야) 지도사', '건설안전 기술사', '건설안전기사 자격 소지자로서 건설안전 분야 실무경력이 7년 이상인 사람' 등 및 산업보건 위생 분야에서 소정의 자격 요건을 갖춘 자 중 1명 이상[제2호(가) 목], '산업안전(건설안전 분야) 지도사', '건설안전기술사', '건설안전기사 자격 소지자로서 해당 실무경력이 1년 이상인 사람', '건설안전산업기사 자격 소지자로서 해당 실무경력이 3년 이상인 사람', '산업안전산업기사 소지자로서 건설안전 실무경력이 3년 이상인 사람' 등 건설안전 분야에서 소정의 자격 요건을 갖춘 자 1명 이상 및 산업보건· 위생 분야에서 소정의 자격 요건을 갖춘 자 1명 이상[제2호 (나)목]을 각 채용하여야 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관계 법령의 문언 및 체계, 앞서 본 침익적 제재규정의 엄격해석 원칙 등에 비추어 보면, 산업안전보건법상 건설안전진단기관과 건설업기초교육기관의 지위를 겸하고 있는 원고가 인력 일부를 위 양 기관에 중복 등록한 적이 있다 하여 구산업안전보건법 제49조 제5항, 제15조의2 제1항 제3호의 "지정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구 산업안전보건법은 건설안전진단기관의 지정요건인 인력기준으로서 각 자격별로 채용해야 할 인력의 수만 규정하고 있을 뿐, 그 채용인력이 건설안전진단기관 외 다른 기관의 인력으로 중복 등록되는 것이나 건설안전진단업무 외 업무를 겸하는 것을 금지하는 별도의 제한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이처럼 문언상의 제한이 없는 이상 지정요건인 '인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는 '건설안전진단기관이 채용한 인력의 수가 법에서 정한 각 자격별 인력의 수에 못 미치는 경우'로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일부 채용인력이 다른 기관의 업무를 겸직함으로써 건설안전진단기관에 채용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로 취급되어야만 할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인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를 '인력을 다른 기관에 중복 등록한 경우'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확장 해석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피고는 구법 시행규칙 제143조의2 제1항 [별표 20]의 1호 (사)목이 "개별기준에 열거되어 있지 않은 위반사항에 대해서는 개별기준에 열거된 유사한 위법사항의 처분기준에 준하여 처분해야 한다"고 규정한 것을 들어, '다른 기관과 인력 중복'을 유사한 위법사항인 '인력기준 미달'의 처분기준에 따라 처분할 수 있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위 규정의 취지는 상위법에서 정한 위반사항에 대하여 개별기준이 열거되지 않은 경우 유사한 위법사항의 처분기준에 준하여 처분하라는 것이지, 상위법에서 정하지도 않은 위반사항을 새로이 창설할 수 있다는 취지가 아니므로, 위 규정이 이 사건 처분의 독립적인 근거가 될 수는 없다[한편, 피고의 내부지침인 '안전·보건진단기관 행정처분 세부기준(을 제3호증)은 "다른 지정기관과 인력 중복"이 인력기준 미달에 해당한다고 정하고 있으나, 위 지침은 피고의 내부지침에 불과하여 아무런 대외적 구속력이 없으므로 처분의 근거가 될 수 없다.
나) 건설업기초교육기관의 건설안전 분야 인력의 자격은 산업안전(건설안전 분야) 지도사, 건설안전기술사, 건설안전기사, 건설산업안전기사 등으로 건설안전진단기관 인력의 자격과 상당히 유사하고, 일정 기간의 실무경력을 요구하는 등 건설안전진 단기관의 인력에 비하여 더 높은 경력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건설안전진단기관의 인력이 건설업기초교육기관의 업무를 겸하는 것 자체만으로 건설안전진단업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울 정도의 지장이 생긴다거나 건설안전진단기관에 채용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로 취급되어야 한다고 보기 어렵다[참고로 전문건설업 면허기준 충족과 관련하여 기술능력자의 중복 보유가 허용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대법원 2000. 3. 23. 선고 98두4528 판결은 근거 법령과 기술능력이 서로 다른 열관리기능사 자격과 소방설비기사의 자격을 겸한 인력을 소방설비공사업과 중복하여 전문건설업의 기술능력으로 중복보유할 수 있는지가 문제된 사안에 관한 것이어서, 원고가 인력을 중복 등록한 기관들의 근거 법령이 구 산업기준법으로 동일하고 해당 인력이 '건설안전기사'라는 동일한 자격에 의하여 양 기관에 등록(을 제4호증)된 이 사건과 사안을 달리하므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다) 피고는 건설업기초교육기관의 인력은 건설업기초교육기관에서 주 40시간 이상 근로해야하므로 애초에 건설안전진단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건설업기초교육기관의 인력이 해당 기관에서 주 40시간 이상 근무할 의무가 있다고 볼 만한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다. 이 사건 처분 이후 신설된 구 산업안전·보 건교육규정(고용노동부고시 제2018-73호) 제13조의2 제2항 제5호가 건설업기초교육 장사는 교육을 주 1시간 이상 실시하여야 한다고 최소 교육 실시 시간을 정하였을 뿐이고, 이 사건 처분 당시 구 산업안전보건법 등 관계 법령에서는 위와 같은 제한조차 두고 있지 않았다. 또한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49조 제5항, 제15조의2 제1항 제5호, 구법 시행령 제15조의5 제3호, 제33조의4, 구법 시행규칙 제143조의2 제1항 [별표2]는, '안전진단기 관이 안전진단업무에 차질이 생기게 한 경우'를 '지정 요건 미달'과 별개의 처분사유로 정하여 업무정지처분을 할 수 있도록 그 기준을 정하고 있는바, 피고 주장과 같이 원고의 인력 중복 등록으로 인하여 실제 업무에 차질이 생겼음이 객관적 사실로 확인된다면 이를 처분사유로 삼아 영업정지처분을 함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막연히 '업무에 차질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이유로 '지정요건 미달'을 확장 해석해 중복 등록된 인력을 건설안전진단기관의 인력 산정에서 제외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4)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한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않아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처분사유가 인정되지 않아 위법한 것으로 판단하는 이상 이 사건 처분의 재량권 일탈·남용의 관한 주장에 대하여는 추가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판사박형순
판사김송
판사이디모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