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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법 1996. 10. 24. 선고 95가합17789 판결 : 확정

[손해배상(기) ][하집1996-2, 102]

판시사항

아파트 건축 용도로 매수한 토지의 지하에 폐기물이 매립되어 있는 경우, 그 토지에 매매목적물로서의 하자가 있는 것으로 본 사례

판결요지

매매의 목적물에 관한 하자 여부는 매매의 경위와 목적 등 매매 당시의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그 목적물이 통상 갖추어야 할 품질 내지 상태를 갖추었는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되어야 할 것인바, 주택건설업을 영위하는 자가 그 지상에 고층 아파트를 건축할 목적으로 토지를 매수하고 매도인 또한 매수인의 그와 같은 토지 매수 목적을 잘 알고 있었으며, 그 토지의 과반수를 넘는 부분의 지하에 다량의 일반 폐기물이 매립되어 있어 그 배출 비용으로 일반 토사반출의 경우에 비하여 6배 이상에 달할 정도로 다액의 비용이 소요되고, 당초 매매 당시 그와 같은 사정을 알았더라면 그 추가 배출 비용 상당액을 그 매매대금에서 공제하였으리라고 보여진다면, 그 토지는 매매목적물로서 하자를 가진 것이라고 본 사례.

원고

주식회사 태산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부천제일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김재철)

피고

이명구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재철)

주문

1. 피고들은 원고에게 금 27,271,296원과 이에 대한 1995. 10. 6.부터 1996. 10. 24.까지는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인정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 갑 제3호증의 1 내지 4, 갑 제5호증, 갑 제7호증, 갑 제13호증, 갑 제14호증, 을 제1호증의 1, 2의 각 기재, 증인 김호경의 증언과 이 법원의 검증 결과 및 이 법원의 경기도, 수원시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고, 달리 위 인정을 뒤집을 만한 증거가 없다.

가. 피고들 공유의 수원시 권선구 오목천동 365의 1 전 1,224㎡(이하 '이 사건 토지'라고 한다) 일대는 원래 도시계획상 전용주거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어서 2층 이하의 건축물 또는 높이 8m 이하의 건축물의 신축만이 가능하였었는데, 수원시는 1994. 5. 17.자 도시계획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서 같은 해 6. 30. 경기도에 이 사건 토지 일대 430,580㎡의 토지에 관하여 고층 건축물의 신축이 가능한 일반주거지역으로 용도를 변경하여 줄 것을 신청하고, 경기도는 이에 따라 같은 해 9. 16.자 경기도 도시계획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서 위 430,580㎡의 토지의 용도를 전용주거지역에서 일반주거지역으로 변경하는 결정을 하고, 같은 해 10. 6. 경기도 고시 1994-296호로써 이를 고시하였다.

나. 주택건설업 등을 영위하는 원고 회사는 이 사건 토지 일대에 아파트를 건립할 목적으로, 피고 이명구로부터는 1994. 8. 24. 이 사건 토지 중 그 소유의 2분의 1 지분을 대금 429,200,000원에 매수한 후 같은 해 9. 23. 지분이전등기를 경료하고, 피고 홍교선으로부터는 같은 해 8. 30. 이 사건 토지 중 그 소유의 2분의 1 지분을 같은 금액에 매수한 후 같은 해 9. 30. 지분이전등기를 경료함으로써, 이 사건 토지 전부를 취득하였는데, 피고들도 위 매매 당시 원고 회사가 아파트를 건축하기 위하여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한다는 사정을 알고 있었다.

다. 원고 회사는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위와 같은 용도변경이 이루어진 이후인 같은 해 12. 29. 수원시에 이 사건 토지 외 10필지 총 부지면적 8,490㎡ 지상에 지하 1층, 지상 20층의 아파트 2개동 278세대를 신축하는 공사의 건축허가신청을 하고, 1995. 2. 9. 수원시로부터 그 사업승인을 받은 후 같은 해 4. 20. 착공신고를 하였다.

라. 원고 회사는 그 무렵 위 아파트 신축공사에 착공하여, 같은 해 5.경 위 아파트 총 부지면적 8,490㎡ 중 5,601㎡에 대한 터파기 작업을 시행하였는데, 위 터파기 작업을 시행한 토지의 일부인 이 사건 토지 중 852㎡ 부분에는 깊이 0.5m에서 4m 사이의 지하에 합계 1,728㎥ 분량의 비닐, 헝겊, 콘크리트 조각 등의 일반폐기물이 매립되어 있었다.

마. 당시 시행중이던 구 폐기물관리법(1995. 8. 4. 법률 제497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4조 는, 사업활동에 수반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양 이상의 일반폐기물을 배출하는 사업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준 및 방법에 따라 일반폐기물을 수집, 운반, 처리하거나 일반폐기물배출업자에게 위탁하여 일반폐기물을 수집, 운반, 처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동법시행령 제6조 동법 제14조 의 적용을 받는 사업자로 일반폐기물을 1회에 1t 이상 배출하거나 일련의 공사, 작업 등 연속되는 행위에 의하여 1주일에 1t 이상 배출하는 자 등을 규정하고 있다.

바. 원고 회사는 이 사건 토지에 매립되어 있던 일반폐기물의 양이 위에서 본 바와 같이 1t을 초과하였던 관계로, 일반폐기물처리업자인 소외 주식회사 수일환경개발로 하여금 이 사건 토지 지하의 위 일반폐기물 1,728㎥를 반출하게 하고 그 비용으로 폐기물 1㎥당 금 16,500원씩 합계 금 28,512,000원(1,728×16,500)을 지급한 것을 비롯하여 그 밖에도 상차비, 검수비, 교통정리비, 도로청소비 등을 합하여 위 일반폐기물의 반출비용으로 합계 금 31,936,896원을 지출하였는데, 일반폐기물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일반 토사 등의 반출비용으로는 1㎥당 금 2,700원이 소요된다.

2. 쟁 점

원고는 이 사건 토지상에 건물을 건축하기 위하여 위 폐기물관리법 소정의 절차에 따라서 지하에 매립되어 있는 폐기물을 처리할 수밖에 없었고, 그 처리비용으로도 미리 예상할 수 없었을 정도의 고액의 비용이 소요되었으므로,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위 매매와 관련하여서는 매매목적물인 이 사건 토지에 하자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들에 대하여 위 폐기물의 반출, 처리를 위하여 들인 위 비용 상당액의 손해의 배상을 구한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피고들은 원고에게 이 사건 토지를 그 지목과 같이 전(전)으로서 매도한 것일 뿐이므로 그 지상에서 농작물의 경작이 가능한 이상 이 사건 토지에 무슨 하자가 있다고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설사 이 사건 토지상에 건물을 건축하는 것을 전제로 위 매매가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폐기물이 매립되어 있다는 것만으로 인하여 건축 자체가 불가능하게 되는 것도 아니므로 매매목적물의 하자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다투고 있으므로, 이 사건의 쟁점은 이 사건 토지에 위와 같이 폐기물이 매립되어 있는 것을 과연 매매목적물의 하자라고 볼 것인지의 여부라고 할 수 있다.

3. 판 단

매매의 목적물에 관한 하자 여부는 매매의 경위와 목적 등 매매 당시의 제반사정을 고려하여 그 목적물이 통상 갖추어야 할 품질 내지 상태를 갖추었는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되어야 할 것인바, 앞에서 본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전후의 사정, 특히 주택건설업을 영위하는 원고 회사가 그 지상에 고층 아파트를 건축할 목적으로 피고들로부터 비록 지목상으로는 전으로 되어 있으나 도시계획법상 이미 전용주거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던 중 일반주거지역으로 용도변경될 예정이던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하였고, 피고들 또한 원고 회사의 위와 같은 이 사건 토지의 매수목적을 잘 알고 있었던 점, 이 사건 토지의 경우에는 그 면적 1,224㎡ 중 과반수를 넘는 852㎡ 부분의 지하에 위와 같이 1,728㎥에 이르는 다량의 일반폐기물이 매립되어 있었던 관계로, 위 폐기물관리법 등의 규정에 따라 일반폐기물처리업자를 통하여 폐기물을 배출할 수밖에 없었고, 그 비용으로는 일반 토사반출의 경우에 비하여 6배 이상에 달할 정도로 다액의 비용이 소요되는 점, 매매당사자인 원고 회사와 피고들이 위 매매 당시 이 사건 토지에 위와 같은 양의 폐기물이 매립되어 있어 그 처리비용으로 위와 같은 금액이 소요되리라는 사정을 알았더라면 그 비용 상당액을 당연히 위 매매대금에서 공제하였으리라고 보여지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토지는 위 매매의 목적물로서 하자를 가진 것이라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들은 원고에게 이 사건 토지의 위와 같은 하자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다.

그러므로 나아가 피고들이 배상하여야 할 손해배상액의 범위에 관하여 보건대, 앞에서 본 사실관계에 의하면 원고 회사가 위 매매 당시 이 사건 토지의 지하 부분에 위와 같은 일반폐기물이 매립되어 있는 사실을 알았다면 그 제거에 소요되는 비용 중 일반 토사 등을 제거하는 비용을 초과하는 부분을 위 매매대금에서 공제하였을 것이라고 보여지므로, 그와 같은 초과비용을 원고 회사가 이 사건 토지의 하자로 인하여 입은 손해액으로 인정함이 상당하다 할 것이고, 원고 회사가 위 일반폐기물의 반출비용으로 지출한 위 비용은 적정하다고 판단되므로, 결국 피고들은 원고에게 원고가 이 사건 토지의 지하 부분에 매립되어 있던 폐기물의 반출비용으로 지출한 위 금 31,936,896원의 비용 중 일반 토사 등을 반출하는데 소요되는 비용 금 4,665,600원(1,728×2,700)을 공제한 금 27,271,296원(31,936,896-4,665,600)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4. 피고들의 항변

가. 피고들은 우선, 원고 회사가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할 당시 이 사건 토지에 관한 현장조사를 통하여 이 사건 토지의 지하 부분에 위와 같은 일반폐기물이 매립되어 있는 사실을 알거나 알 수 있었으므로, 원고의 손해배상 청구에 응할 수 없다고 항변하므로 살피건대, 원고 회사가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할 당시 그 지하 부분에 위와 같은 일반폐기물이 매립되어 있는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하는 피고들의 위 주장 사실은 을 제3호증의 영상이나 을 제4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으므로, 피고들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나. 피고들은 다음으로, 원고 회사가 위 매매 당시 이 사건 토지에 폐기물이 매립되어 있었던 사정을 몰랐다고 하더라도 고층아파트 건축을 위하여는 시범굴착 등을 하여야 하는 관계로 아무리 늦어도 수원시에 위 건축허가신청을 한 1994. 12. 29. 당시까지는 이 사건 토지의 지하 부분에 위와 같은 일반폐기물이 매립되어 있는 사실을 알았다고 할 것인데, 이 사건 소는 그로부터 6개월의 제척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기된 것이므로 원고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는 취지로 항변하므로 살피건대, 원고 회사가 위 건축허가신청 당시 이 사건 토지에 위와 같은 양의 일반폐기물이 매립되어 있는 사실을 알았다고 하는 피고들의 위 주장 사실은 이 법원의 수원시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만으로는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을 뿐만 아니라, 설사 원고 회사가 위 건축허가신청 당시 위와 같은 일반폐기물 매립사실을 알았다고 하더라도, 갑 제3호증의 1 내지 4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 회사는 이 사건 소 제기 전인 1995. 5. 17.과 같은 해 6. 17. 피고 이명구에게, 같은 해 5. 17.과 같은 해 6. 15. 피고 홍교선에게 각 2차례씩에 걸쳐 이 사건 토지의 지하 부분에 위와 같은 일반폐기물이 매립되어 있음을 이유로 그 처리비용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는바, 위 각 청구일은 위 건축허가신청일인 1994. 12. 29.로부터 6개월 내임이 역수상 명백하므로, 결국 피고들의 위 항변 역시 이유 없다.

5. 결 론

결국 그렇다면, 피고들은 원고에게 금 27,271,296원과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피고들에 대한 마지막 소장 송달일임이 기록상 명백한 1995. 10. 6.부터 판결 선고일인 1996. 10. 24.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므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권오곤(재판장) 곽병훈 김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