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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4. 2. 28. 선고 83도3007 판결

[현주건조물방화치사상·현주건조물방화·현주건조물방화미수·절도·업무상과실치사상·소방법위반·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32(1)형,449;공1984.5.1.(727),647]

판시사항

가. 형법 제10조 제1항 제2항 소정의 심신장애자의 차이

나. 연속방화범행자를 심신미약자로 인정한 예

다. 호텔 사장과 영선과장의 화재에 대한 업무상 주의의무

라. 화재경보 스위치를 봉하고 비상문을 고정시키는등 행위와 화재로 인한 숙박객의 사상에 대한 예견가능성 유무

마. 과실범의 책임발생의 이유

판결요지

가. 형법 제10조 의 심신장애로 인하여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 및 이와 같은 능력이 미약한 자라 함은 어느 것이나 심신장애의 상태에 있는 사람을 말하고, 이 양자는 단순히 그 장애정도의 강약의 차이가 있을 뿐 정신장애로 인하여 사물의 시비 또는 선악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그 변별한 바에 따라 행동할 능력이 없는 경우와, 정신장애가 위와 같은 능력을 결여하는 정도에는 이르지 않았으나 그 능력이 현저하게 감퇴된 상태를 말한다.

나. 피고인의 정신상태가 정신분열증세와 방화에 대한 억제하기 어려운 충동으로 말미암아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서 불과 6일간에 여덟차례에 걸친 연속된 방화를 감행하였다면, 피고인을 심신미약자로 인정하고 형법 제10조 제2항 을 적용하여 처단한 조치는 정당하다.

다. 호텔의 사장 또는 영선과장인 피고인들에게는 화재가 발생하면 불이 확대되지 않도록 계단과 복도등을 차단하는 갑종방화문은 항상 자동개폐되도록 하며, 숙박업들이 신속하게 탈출대피할 수 있도록 각층의 을종방화문(비상문)은 언제라도 내부에서 외부로의 탈출방향으로 밀기만 하면 그대로 열려지도록 설비관리하고, 화재시에는 즉시 전층 각객실에 이를 알리는 감지기, 수신기, 주경종, 지구경종을 완벽하게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시설관리하여야 할 업무상의 주의의무가 있다 할 것이다.

라. 호텔의 사장 또는 영선과장인 피고인들이 오보가 잦다는 이유로 자동화재조기탐지 및 경보시설인 수신기의 지구경종스위치를 내려 끈 채 봉하고, 영업상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각층에 설치된 갑종방화문을 열어두게 하고 옥외피난계단으로 통하는 을종방화문은 도난방지등의 이유로 고리를 끼워 피난구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게 하였다면, 이와 같은 피고인들의 주의의무 해태는 결과적으로 건물의 화재발생시에 있어서 숙박객 등에게 신속하게 화재를 알릴 수 없게 되고 발화지점에서의 상하층에의 연소방지를 미흡하게 하고 또 숙박객 등을 비상구를 통해 신속하게 옥외로 대피시키지 못하게 하는 것임은 경험상 명백하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화재로 인한 숙박객 등의 사상이라는 결과는 충분히 예견가능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마. 소위 과실범에 있어서의 비난가능성의 지적 요소란 결과발생의 가능성에 대한 인식으로서 인식있는 과실에는 이와 같은 인식이 있고, 인식없는 과실에는 이에 대한 인식자체도 없는 경우이나, 전자에 있어서 책임이 발생함은 물론, 후자에 있어서도 그 결과발생을 인식하지 못하였다는 데에 대한 부주의 즉 규범적 실재로서의 과실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다.

피 고 인

피고인 1 외 2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및 검사(피고인 1에 대한)

변 호 인

변호사 서윤홍, 김문상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검사의 피고인 1에 대한 상고이유에 관하여 형법 제10조 의 심신장애로 인하여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 및 이와 같은 능력이 미약한 자라 함은 어느 것이나 심신장애의 상태에 있는 사람을 말하고 이 양자는 단순히 그 장애정도의 강약의 차이가 있을뿐 정신장애로 인하여 사물의 시비 또는 선악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그 변별한 바에 따라 행동할 능력이 없는 경우와 정신장애가 위와 같은 능력을 결여하는 정도에는 이르지 않았으나 그 능력이 현저하게 감퇴된 상태를 말하는 것인바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이 확정한 사실과 그 거시증거에 의하면 이 사건 범행 당시의 피고인 1의 정신상태는 정신분열증세와 방화에 대한 억제하기 어려운 충동으로 말미암아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서 불과 6일간에 여덟차례에 걸친 연속된 방화를 감행하였다는 것이므로 피고인을 심신미약자로 인정하고 형법 제10조 제2항 을 적용 하여 처단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원심조치는 정당하고 이에 심신미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사실을오인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상고논지는 그 이유가 없다.

2.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 거시의 증거등을 모아보면 피고인의 제1심판결 판시 1의 가. 호텔 방화사실을 인정하기에 넉넉하고 피고인의 경찰이래 제1심의 제2차 공판에 이르기까지의 일관된 자백이 임의성이 없다거나 또는 그 자백의 내용이 진실성이 결여되어 신빙성이 없다고 인정할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고 달리 원심조치에 심리미진이나 법리오해의 위법을 가려낼 수가 없으므로 상고논지는 그 이유가 없다고 할 수 밖에 없다.

한편 기록에 의하여 양형의 자료가 되는 피고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후의 정황등을 살펴보면 원심이 제1심의 피고인에 대한 형의 양정을 유지한 조치는 상당하다고 보여지고 이를 너무 무거워 실당하다고 할만한 사유가 없으므로 이점에 관한 상고논지 또한 그 이유가 없다.

3. 피고인 2, 3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1)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거시의 증거를 모아보면 피고인 등의 업무상과실치사상의 범죄사실을 인정하기에 넉넉하고 원심의 이에 이르는 과정에 소론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바에 의하면 피고인 등은 각 호텔의 사장과 영선과장으로서 화재가 발생하면 불이 확대되지 않도록 계단과 복도 등을 차단하는 갑종방화문은 항상 자동 개폐되도록 하며 숙박객들이 신속하게 탈출 대피할 수 있도록 각 층의 을종방화문(비상문)은 언제라도 내부에서 외부로의 탈출방향으로 밀기만 하면 그대로 열려지도록 설비관리하고 화재시에는 즉시 전층 각 객실에 이를 알리는 감지기, 수신기, 주경종, 지구경종을 완벽하게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시설관리하여야 할 업무상의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게을리하여 오보가 잦다는 이유로 자동화재조기탐지 및 경보설비인 수신기의 지구경종 스위치를 내려끈채 그 위를 스카치 테이프로 봉하여 버리고 종업원 등으로 하여금 영업상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매일 06:00경부터 24:00까지 나무받침대로 이를 고정시키는 방법으로 각 층에 시설된 갑종방화문을 열어 두게하고 옥외 피난계단으로 통하는 을종방화문(비상문)은 도난방지 등의 이유로 그 문에 부착된 철판고리를 건물에 부착된 장쇠에 끼어 넣는 방법으로 걸어두어 비상시 긴급탈출자가 위 철판고리를 벗기지 아니한 채 그대로 밀면 열려지지 아니하여 피난구로서의 소임을 다하지 못하게 하였다는 것이니 피고인 등의 주의의무 해태는 결과적으로 건물의 화재발생시에 있어서 숙박객 등에게 신속하게 화재를 알릴 수 없게 되고 발화지점에서의 상, 하층 등에의 연소방지를 미흡하게 하고 또 숙박객 등을 비상구를 통해 신속하게 옥외로 대피시키지 못하게 하는 것임은 경험상 명백하다 할 것이니 이는 충분히 예견가능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

소위 과실범에 있어서는 비난가능성의 지적 요소란 결과발생의 가능성에 대한 인식으로서 인식있는 과실에는 이와 같은 인식이 있고 인식없는 과실에는 이에 대한 인식 자체도 없는 경우이나 전자에 있어서 책임이 발생함은 물론 후자에 있어서도 그 결과발생을 인식하지 못하였다는데에 대한 부주의 즉 규범적 실재로서의 과실책임이 있다고 함이 일반이므로 전단 확정사실에 비추어 피고인 등에게 결과발생과 인과관계있는 과실이 없다거나 또는 결과의 주관적 예견가능성과 행위자의 결과피지에 대한 기대가능성이 없다는 소론 논지는 독단적 견해로서 받아들일 수가 없다.

(2)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은 피고인 2에 대하여 피고인 2는 호텔의 개인 경영주로서 동 호텔의 경영관리를 총괄함에 있어서 피고인 3의 위(1)항 전단기재와 같은 주의의무가 있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피고인 3으로 하여금 그 기재와 같은 조치를 취하도록 확인 및 지휘 감독함으로써 화재사고의 발생 및 확대를 방지하여야 할 업무상의 주의의무가 있다고 판시하였는바, 이와 같은 원심조치는 정당하여 설사 소론이 드는 바와 같은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인의 책임을 면하는 사유는 될 수가 없다고 할 것이므로 상고논지 또한 그 이유가 없다고 하겠다.

4. 결국 검사의 피고인 1에 대한 상고와 피고인 등의 각 상고는 모두 그 이유가 없으므로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일규(재판장) 이성렬 전상석 이회창

심급 사건
-대구고등법원 1983.10.29.선고 83노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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