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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 2003. 5. 2. 선고 2002구합23991, 2002구합39484(병합) 판결

[부가가치세부과처분취소][미간행]

원고

주식회사 한국외환은행외 9(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빛 담당변호사 황대현외 1인)

피고

남대문세무서장외 2

변론종결

2003. 4. 11.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 남대문세무서장이 원고 1 내지 6에 대하여 한 별지 조세부과처분표 1 내지 6 기재 각 부가가치세부과처분, 피고 영등포세무서장이 원고 7, 8, 10에 대하여 한 별지 조세부과처분표 7, 8, 11 기재 각 부가가치세부과처분, 피고 중부세무서장이 원고 7, 9에 대하여 한 별지 조세부과처분표 9, 10 기재 각 부가가치세부과처분을 취소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가. 원고들은 부가가치세 면세사업인 금융업을 영위하는 은행들로서, 1990년대 초반부터 벨기에에 본부를 두고 있는 S.W.I.F.T(Society for Worldwide Interbank Financial Telecommunication, 국제은행간 금융통신조직, 이하 ‘SWIFT’라고 한다)에 가입하여 SWIFT가 운영하는 전용통신망을 이용한 해외은행과의 자금결제, 금융거래, 신용장 개설 등의 거래메시지 전송 용역을 공급받고 그 대가로서 SWIFT에 사용료를 지급하여 왔다.

나. 피고들은 SWIFT가 국내사업장이 없는 비거주자 또는 외국법인으로서 원고들이 부가가치세법 제34조 제1항 의 규정에 따라 SWIFT에 지급한 사용료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징수하여 대리납부할 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원고들에게 청구취지 기재 각 부가가치세부과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다음과 같은 사유로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1) 비거주자나 외국법인은 국내에서 용역을 공급하는 경우에만 우리나라에 부가가치세 납부의무를 지는 것인데 SWIFT의 원고들에 대한 용역공급은 우리나라의 과세권이 미치지 않는 해외에서 행하여진 것이므로 SWIFT는 우리나라에 부가가치세 납부의무가 없고 따라서 원고들도 이를 대리납부할 의무가 없다.

(2) SWIFT는 ‘COMAS'라는 상호의 국내사업장을 가지고 있으므로 원고들은 그 부가가치세 대리납부의무가 없다.

나. 관계 법령

제7조 (용역의 공급)

① 용역의 공급은 계약상 또는 법률상의 모든 원인에 의하여 역무를 제공하거나 재화·시설물 또는 권리를 사용하게 하는 것으로 한다.

제1항 에 규정하는 용역의 공급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제10조 (거래장소)

② 용역이 공급되는 장소는 다음 각호에 규정하는 곳으로 한다.

1. 역무가 제공되거나 재화·시설물 또는 권리가 사용되는 장소

제34조 (대리납부)

①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로부터 용역의 공급을 받는 자(공급받은 당해 용역을 과세사업에 공하는 경우를 제외한다)는 그 대가를 지급하는 때에 부가가치세를 징수하고 제18조 제2항 제19조 제2항 의 규정을 준용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사업장 또는 주소지 관할세무서장에게 납부하여야 한다.

1. 소득세법 제120조 또는 법인세법 제94조 의 규정에 의한 국내사업장(이하 이 조에서 "국내사업장"이라 한다)이 없는 비거주자 또는 외국법인

제1항 의 경우에 용역의 공급을 받은 자가 동항의 규정에 의하여 부가가치세를 사업장 또는 주소지 관할세무서장에게 납부하지 아니한 때에는 사업장 또는 주소지 관할세무서장은 그 납부하지 아니한 세액에 그 세액의 100분의 10에 상당하는 금액을 가산하여 국세징수의 예에 의하여 징수한다.

제18조 (용역공급의 범위)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것은 법 제7조 의 규정에 의한 용역의 공급으로 본다.

3. 산업상·상업상 또는 과학상의 지식·경험 또는 숙련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

다. 판단

(1) SWIFT의 부가가치세 납부의무 여부

(가) SWIFT가 우리나라에 부가가치세 납부의무를 부담하기 위하여는 원고들에 대한 용역의 공급이 국내에서 행하여져야 하는 것인데, 그 판단을 위하여서는 먼저 SWIFT가 원고들에게 공급하는 용역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내용의 것인지를 확정하여야 할 것이므로, 그에 관하여 살피건대 갑제12호증, 을제3호증의 각 기재, 증인 김범상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더하여 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① SWIFT는 1973. 설립되어 현재 세계 약 200개국 7,000여개 금융기관이 가입되어 있는데, 주요 업무는 금융기관간 송금의뢰 통지, 자금이체 지시, 외화자금 매매나 대출·예금계약 성립 등의 확인통지, 무역거래에 따른 신용장 개설·조건변경 통지 등의 거래메시지를 전송하고, 거래 당사자간의 분쟁 예방을 위하여 이를 일정기간 저장하는 것이다.

② SWIFT 통신망은 각국에 설치된 접속점(또는 중계소, Swift Acess Point, 이하 SAP라고 한다), 홍콩 등 주요 지역에 설치된 지역통제소, 미국과 네덜란드에 2곳씩 설치된 부통제소와 1곳씩 설치된 중앙통제소가 해저케이블 등으로 연결되어 구성되는데, SAP는 각국의 개별 가입자가 발송하거나 그에 전송되는 메시지를 집중하여 중계하는 역할을 하고, 위 각 통제소들은 그 메시지 전송을 제어·조정하고 일정기간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③ SWIFT 통신망을 이용한 거래메시지 전송이 텔렉스 등 타 매체를 이용하는 것과 가장 크게 차이나는 점은, SWIFT가 금융기관간의 위와 같은 여러 가지 거래메시지를 그 유형에 따라 표준화한 양식(format)을 개발하고 여기에 “MT 000”(MT는 Message Type의 약자이다)이라는 암호화된 구분번호를 붙여 모든 가입 금융기관으로 하여금 공통적으로 사용하게 함으로써 메시지 전송의 정확성, 신속성, 안전성을 보장하고 비용을 절감시킨데에 있다.

④ 국내에는 금융결제원(국내 은행들이 공동 설립한 지급결제기관)에 SAP가 설치되어 있고 원고들은 단말기에 SWIFT가 표준화한 메시지양식이 제공되는 소프트웨어를 내장하여 이를 국내 통신회사들의 통신선과 모뎀으로 위 SAP에 연결하고 있는데, 원고들이 위 단말기가 있는 영업소에서 고유암호(code)로 SWIFT 통신망에 접속(log in)하여 표준화된 메시지양식에 따른 구분번호와 내용을 입력하면 SAP와 위 통제소들을 거쳐 상대방 금융기관에 그 메시지가 전송되게 되고, 사용료는 메시지를 전송하는 금융기관이 그 분량에 따라 계산되는 금액을 분기별로 SWIFT에 지급한다.

(나)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SWIFT가 원고들에게 공급하는 용역의 내용은 국내에 전용통신망을 연결하여 SWIFT가 표준화한 메시지양식을 사용하게 하고 원고들이 위 양식에 따라 입력한 메시지를 그 통신망을 이용하여 해외로 전송하며 이를 일정기간 저장하는 것임을 알 수 있는바, 그 중 가장 중요하고 본질적인 부분은 표준화한 메시지양식을 사용하게 하고 그 양식으로 입력된 메시지를 SAP에 연결된 SWIFT의 전용통신망을 통하여 발송하게 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다) 그렇다면 SWIFT의 메시지 전송 및 저장이 해외에서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원고들은 가장 중요하고 본질적인 부분의 용역을 국내에서 공급받았다고 할 것이므로, SWIFT는 우리나라에 부가가치세 납부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것이니,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국내사업장의 존재 여부

원고가 주장하는 COMAS가 SWIFT의 국내사업장임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반면, 을제4, 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더하여 보면, 서울 강남구 청담동 8-1에 소재하는 주식회사 코마스는 SWIFT의 통신망 이용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판매와 기술지원을 하나의 영업부문으로 하는 회사로서 SWIFT의 제휴회사 중 하나이고(SWIFT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도 "Offices worldwide"가 아니라 “Business Partners"의 하나로 소개되고 있다) SWIFT 외에도 여러 회사와 제휴관계를 맺고 있는 사실이 인정되므로, 원고들의 그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3. 결 론

따라서 원고들에게 SWIFT가 부담하는 부가가치세의 대리납부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영호(재판장) 김관중 조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