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물손괴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피고인이 커터 칼로 절단한 현수막(이하 ‘이 사건 현수막’이라 한다)은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지정게시대에 부착되지 아니한 불법현수막으로 재물로서의 적법한 효용가치가 없는 물건이거나 소유권이 포기된 무주물에 해당하므로, 형법 제366조 소정의 재물손괴죄의 객체가 될 수 없음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피고인이 보행자 또는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여 사고를 야기할 수 있는 이 사건 현수막을 제거한 것은 형법상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됨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를 간과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의 조치에는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판단
피고인의 첫 번째 주장에 대한 판단 재물손괴의 행위객체로서의 재물은 반드시 경제적 교환가치를 가질 것을 요하지 아니하고, 재물로서의 이용가치 또는 주관적 가치가 있으면 충분하다.
또한 형법상 재물손괴죄에 있어서의 재물에 해당하는 이상, 그것이 무단으로 도로변에 설치된 불법광고물이나 불법게시물이라고 하더라도 손괴죄의 객체가 될 수 없다고 할 수는 없다
(대법원 1999. 6. 22. 선고 99도899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E당이 정책홍보용으로 이 사건 현수막을 서울 용산구 원효로1가 구 용산구청 사거리에 부착한 사실, 피고인이 위 현수막을 커터 칼로 절단하자 E당 G 국회의원 보좌관 F가 2012. 10. 16. 경찰서에 수사의뢰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