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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7. 11. 29. 선고 2007다54849 판결

[사해행위취소등][공2007하,2036]

판시사항

[1] 사해행위취소소송에서 수익자가 취소채권자의 채권에 대하여 시효소멸을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2] 처분행위 당시에는 무자력 상태였던 채무자가 사실심 변론종결시 자력을 회복한 경우, 채권자취소권이 소멸하는지 여부(적극) 및 그 점에 대한 증명책임의 소재(=채권자취소소송의 상대방)

판결요지

[1] 소멸시효를 원용할 수 있는 사람은 권리의 소멸에 의하여 직접 이익을 받는 자에 한정되는바, 사해행위취소소송의 상대방이 된 사해행위의 수익자는, 사해행위가 취소되면 사해행위에 의하여 얻은 이익을 상실하고 사해행위취소권을 행사하는 채권자의 채권이 소멸하면 그와 같은 이익의 상실을 면하는 지위에 있으므로, 그 채권의 소멸에 의하여 직접 이익을 받는 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2] 처분행위 당시에는 채권자를 해하는 것이었다고 하더라도 그 후 채무자가 자력을 회복하여 사해행위취소권을 행사하는 사실심의 변론종결시에는 채권자를 해하지 않게 된 경우에는 책임재산 보전의 필요성이 없어지게 되어 채권자취소권이 소멸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인바, 그러한 사정변경이 있다는 사실은 채권자취소소송의 상대방이 증명하여야 한다.

원고, 피상고인

원고

피고, 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동수원종합법무법인 담당변호사 남궁성배외 1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후, 소외 회사의 원고에 대한 채무를 연대보증한 망인이 소외 회사가 부도가 나고 자신도 채무초과인 상태에서 처남인 피고에게 전 재산인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준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일반 채권자들을 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한 사해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한 후, 나아가 수익자인 피고의 악의는 추정되고 피고가 제출한 그 판시와 같은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선의로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는바, 피고와 망인의 관계,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계약의 체결시기 등 원심이 인정한 사실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원심판결에는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 내지 심리미진의 위법이 없다.

한편,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망인은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계약 체결 당시 원고의 채권을 제외하더라도 채무초과 상태였던 점에 비추어 당시 소외 회사의 원고에 대한 채무의 소멸시효 기간이 경과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계약이 사해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거나 망인에게 사해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이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2. 소멸시효를 원용할 수 있는 사람은 권리의 소멸에 의하여 직접 이익을 받는 자에 한정되는데 ( 대법원 1979. 6. 26. 선고 79다407 판결 , 대법원 1992. 11. 10. 선고 92다35899 판결 , 대법원 1995. 7. 11. 선고 95다12446 판결 등 참조), 사해행위취소소송의 상대방이 된 사해행위의 수익자는 사해행위가 취소되면 사해행위에 의하여 얻은 이익을 상실하게 되나, 사해행위취소권을 행사하는 채권자의 채권이 소멸되면 그와 같은 이익의 상실을 면할 수 있는 지위에 있으므로, 그 채권의 소멸에 의하여 직접 이익을 받는 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원심이 사해행위의 수익자인 피고를 망인에 대한 일반 채권자와 동일하게 보아 피고가 독자적으로 망인의 보증채무가 소멸시효 완성으로 소멸되었다는 주장을 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한 것은 잘못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계약 당시 원고의 채권을 제외하더라도 망인이 채무초과 상태였으므로 원고의 망인에 대한 채권의 존재 여부는 사실상 피보전채권의 존부에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인데,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채권자인 원고가 채무자인 망인의 상속인들을 상대로 이 사건 연대보증약정에 기한 이행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승소판결을 선고받아 2005. 6. 25. 그 판결이 확정된 이상, 수익자인 피고가 더 이상 소멸시효의 주장 등으로 원고의 망인에 대한 채권의 존재를 다툴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결국 원심의 이유 설시에 일부 미흡한 부분이 있기는 하나, 피고가 이 사건 연대보증채무가 소멸시효의 완성으로 소멸되었다는 주장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결론은 정당하다. 원심판결에는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기판력에 대한 법리오해 등으로 인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3. 처분행위 당시에는 채권자를 해하는 것이었다고 하더라도 그 후 채무자가 자력을 회복하여 사해행위취소권을 행사하는 사실심의 변론종결시에는 채권자를 해하지 않게 된 경우에는 책임재산 보전의 필요성이 없어지게 되어 채권자취소권이 소멸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나, 그러한 사정변경이 있다는 사실은 채권자취소소송의 상대방이 입증하여야 한다. 이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피고가 원심까지 망인의 상속인들의 재산 상태에 관한 주장을 하거나 그에 관한 입증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이 사건에서 원심이 이에 관한 심리를 하지 아니한 것을 심리미진으로 볼 수는 없다. 이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현철(재판장) 양승태 김지형(주심) 전수안

심급 사건
-수원지방법원 2005.11.3.선고 2004가합170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