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물손괴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1) 피고인은 오폐수 유출 및 붕괴 위험이 있는 피해자 소유의 주택 옹벽(이하 ‘이 사건 옹벽’이라 한다
)을 보수하려는 의도에서 그 표면에 붙어 있는 부스러기 등을 떼어내려고 망치로 수회 내리쳤던 것뿐이므로, 이 사건 옹벽의 효용을 해한 바 없고, 손괴의 고의도 없었다. 2) 설령, 피고인의 위 행위가 손괴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이 사건 옹벽을 통해 오폐수가 유출되는 것을 막고 붕괴로 위한 위험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하여 한 것으로, 형법 제22조의 긴급피난에 해당된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양형(벌금 5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① 피고인과 피해자 C은 이웃한 건물에 거주하는 사이로, 2010년경부터 피고인이 피해자의 주택 하수관에서 유출된 오폐수가 이 사건 옹벽을 통해 흘러나온다고 주장하면서 서로 심한 마찰을 빚어 왔던 점, ② 이로 인하여 피고인은 피해자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서울중앙지방법원 2011가단337280호)을 제기하였는데, 위 사건에서의 감정인의 감정결과에 의하면, 피해자 주택의 옹벽 하부에서 유출되는 물은 피해자 주택에서 배수되는 물이 유입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지하수일 가능성이 크며, 오히려 옹벽 하부에서 흘러나온 물을 억지로 차단할 경우 수압으로 축대가 붕괴될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감정되었던 점, ③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동의를 받지도 아니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피해자 소유의 이 사건 옹벽을 망치로 상당한 시간 동안 계속 내려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