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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5. 6. 30. 선고 94다40444 판결

[물품대금][공1995.8.1.(997),2549]

판시사항

가. 계속적 보증계약에 있어서 보증인의 책임을 제한할 수 있는 경우

나. 계속적 보증계약에 보증한도액이 정하여져 있는 경우, 주채무의 과다발생을 근거로 한 보증인의 책임제한의 가부

다. 계속적 보증계약에 보증한도액의 정하여져 있는 경우, 그 한도액 내에 주채무에 대한 부수채무도 포함되는지 여부

라. 보증채무 자체의 지연손해금은 근보증의 한도액과는 별도로 부담해야하는지 여부

마. 주채무자가 근보증한도액을 넘는 주채무 중 일부를 변제한 경우, 그 보증한도액이 감소되는지 여부

판결요지

가. 일반적으로 계속적 보증계약에 있어서 보증인의 부담으로 돌아갈 주채무의 액수가 보증인이 보증 당시에 예상하였거나 예상할 수 있었던 범위를 훨씬 상회하고, 그 같은 주채무 과다 발생의 원인이 채권자가 주채무자의 자산상태가 현저히 악화된 사실을 익히 알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한 탓으로 이를 알지 못하는 보증인에게 아무런 통보나 의사타진도 없이 고의로 거래규모를 확대함에 비롯되는 등 신의칙에 반하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보증인의 책임을 합리적인 범위 내로 제한할 수 있다.

나. 계속적 보증계약에서 미리 보증한도액이 정하여져 있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보증인은 채권자와 주채무자 사이의 거래액 중 보증한도액의 범위 내에서 보증책임을 질 것을 예상하였다 할 것이므로, 주채무가 과다하게 발생하였다고 하여 바로 보증책임이 그 예상액을 훨씬 넘어 가중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다. 계속적 보증계약에 보증한도액의 정함이 있는 경우, 그 한도액을 주채무의 원본총액만을 기준으로 할 것인지 그 한도액에 이자, 지연손해금 등의 부수채무까지도 포함될 것으로 할 것인지는 먼저 계약당사자의 의사에 따라야하나, 특약이 없는 한 한도액 내에는 이자 등 부수채무도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라. 보증채무는 주채무와는 별개의 채무이기 때문에 보증채무 자체의 이행지체로 인한 지연손해금은 근보증의 한도액과는 별도로 부담한다.

마. 계속적 보증책임의 한도액이 있는 경우에는 그 보증한 한도 내의 채무가 잔존하고 있는 이상, 그 잔존채무가 위 한도액 범위 내의 거래로 인하여 발생한 채무이든 또는 그 한도액을 초과한 거래로 인하여 발생한 채무 중 주채무자로부터 일부 변제되고 잔존한 채무이든 불문하고 그 보증한도에서 책임을 진다.

참조조문

가.나.다.라.마. 민법 제429조 가.나. 제2조

원고, 피상고인겸 상고인

대한석탄공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윤규한

피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한일연탄주식회사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서정우 외 1인

주문

원심판결 중 원고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 한일연탄주식회사의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가 기각된 부분에 관한 상고비용은 위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원고의 상고이유와 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 기재 중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부분을 함께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들이 1986.6.19. 및 같은 해 8.6. 두 차례에 걸쳐원고와 소외인 사이의 석탄공급계약상의 거래에 관하여 소외인을 위하여 합계 금 1,980,000,000원을 보증한도액으로 하는 보증계약을 체결한 사실 및 소외인은 원고로부터 그 약정에 따라 판시와 같이 석탄을 외상으로 공급받아 오던 중 1988.5.6. 석탄잔대금 2,374,319,760원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부도를 냄으로써, 보증인인 피고들은 원고에게 보증한도액인 금 1,980,000,000원의 한도에서 보증책임을 지게 된 사실을 확정한 후, ① 원고가 내부 지침을 위반하여 보증인의 자격이 없는 피고들을 보증인으로 허용하고, 거래한도액의 범위를 넘어 석탄을 공급한 점, ② 위 소외인의 재무구조가 악화되었음에도 대금 상환기일을 연기시켜주고 거래를 계속한 점, ③ 원고는 위 소외인에게 대금변제일을 7개월간이나 연기해 주면서도 그 소유의 시가 20억 상당 부동산에 대한 담보 확보를 게을리 한 점, ④ 피고들은 위 소외인의 자산상태를 잘 알 수 없는 반면 원고는 이를 잘 알 수 있는 지위에 있는데도 대금지급의 지연사실을 피고들에게 알리지 않고, 거래규모의 축소 없이 석탄공급을 계속한 점, ⑤ 원고가 위 소외인 소유의 위 부동산 및 분탄 3만톤을 시가보다 훨씬 싸게 경락받아 이를 비싸게 처분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일부 변제효과가 있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들의 이 사건 보증책임을 위 한도액에서 90%의 범위 내인 금 1,782,000,000원으로 감축함이 신의칙상 상당하다고 판시하였다.

일반적으로 계속적 보증계약에 있어서 보증인의 부담으로 돌아갈 주채무의 액수가 보증인이 보증당시에 예상하였거나 예상할 수 있었던 범위를 훨씬 상회하고, 그같은 주채무 과다 발생의 원인이 채권자가 주채무자의 자산상태가 현저히 악화된 사실을 익히 알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한 탓으로 이를 알지 못하는 보증인에게 아무런 통보나 의사타진도 없이 고의로 거래규모를 확대함에 비롯되는 등 신의칙에 반하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보증인의 책임을 합리적인 범위내로 제한할 수 있다 (대법원 1984.10.10.선고 84다카453판결; 1991.10.8.선고 91다14147판결; 1991.12.24.선고 91다9091판결 각 참조).

그러나 계속적보증계약에서 미리 보증한도액이 정하여져 있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보증인은 채권자와 주채무자 사이의 거래액 중 보증한도액의 범위 내에서 보증책임을 질 것을 예상하였다 할 것이므로, 주채무가 과다하게 발생하였다고 하여 바로 보증책임이 그 예상액을 훨씬 넘어 가중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한편 원심이 피고들에 대한 보증책임을 제한하기 위한 근거로 설시한 점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① 보증인의 자격에 관한 원고의 내부 지침은 원고의 채권확보를 위한 방책에 불과하고, ② 원고가 지침에 반하여 거래한도액의 범위를 넘어서 석탄을 공급하였다 하더라도 보증한도액이 정하여져 있는 이 사건의 경우에는 보증인으로서는 변제기에 그 보증한도액(거래한도액과 일치) 내에서만 책임을 지면 되므로, 거래한도액을 넘어 거래함으로 인하여 보증인의 책임이 무한히 증가될 우려가 있는 보증한도액의 정함이 없는 경우와 같이 볼 것은 아니고, ③ 주채무자의 재무구조가 악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대금 상환기일을 연기시켜 주고 거래를 계속함으로써 채무액을 증가시켰다 하더라도 보증한도액의 정함이 있는 경우에는 그것만으로 책임제한의 사유가 되기에 부족하고, 원고공사가 당시 자금압박을 받고 있던 연탄업자에 대하여 대금 상환기일을 연기해 주는 업계의 관행을 피고들도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④ 서민가계와 직결되는 연탄업계의 원가상승 우려 때문에 원고가 평소 연탄업자에 대한 물적담보를 요구하지 않고 보증인만 요구한 점은 피고들도 잘 알 고 있었을 뿐 아니라, 당시 소외인의 지위와 자금규모로 보아 부도가 날 것을 예상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이므로(기록 187쪽, 290쪽), 원고가 위 소외인 소유 부동산을 담보로 확보하지 않은 점을 들어 원고의 귀책사유로 삼을 수는 없고, ⑤ 연탄업자들 사이에 상호보증(속칭 '어깨보증')이 관행처럼 되어 서로 연대보증인이 되는 동료업자들끼리 상대방의 경영실적이나 신용상태 등의 정보에 관심을 가지고, 주채무자의 자산상태가 악화되었을 경우에는 보증계약의 해지를 요청해오는 것이 통례였던 점에 비추어(기록 290쪽, 1382쪽), 피고들보다 원고가 위 소외인의 자산상태를 더 잘 알고 있었다고도 단정할 수 없으며, ⑥ 원고가 위 소외인의 부동산이나 분탄을 싸게 경락받아 비싸게 처분함으로서 이익을 얻었다는 점을 들어 실질적인 채무변제라 할 수 없으므로, 원심이 든 사정을 모두 고려해 보아도 피고들의 원고에 대한 보증책임을 경감할 만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기록상 채권자인 원고가 보증인인 피고들에게 보증한도액 내의 보증채무에 대한 전부 이행을 구하는 것이 신의칙에 반하는 것으로 인정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볼 자료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증책임을 보증한도액 이하로 제한한 원심판결에는 계속적 보증계약의 보증책임 제한이나 신의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2) 계속적 보증계약에 보증한도액의 정함이 있는 경우 그 한도액을 주채무의 원본총액만 을 기준으로 할 것인지, 그 한도액에 이자, 지연손해금 등의 부수채무까지도 포함될 것으로 할 것인지는 먼저 계약당사자의 의사에 따라야 하는 점은 소론과 같으나, 특약이 없는 한 한도액 내에는 이자 등 부수채무를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고, 원고가 내세우는 각서(계약서에 해당, 기록 1322쪽)의 기재에 의하여도 이 사건 보증계약상의 한도액을 주채무 원본만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해석할 수는 없으며, 기록상 달리 위와 같은 특약이 있음을 인정할 자료도 없으므로, 같은 취지에서 피고들이 이자 및 지연손해금 등을 포함한 일체의 채무에 대하여 한도액을 상한으로 보증책임을 부담한다고 한 원심판시에 근보증계약의 극도액에 관한 법리오해나 채증법칙 위배의 위법이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3) 원심은 보증인인 피고들의 원고에 대한 금 1,515,010,620원의 채권과 위 보증금채권을 대등액에서 상계함에 있어, 피고들의 채권이 위 보증금채권의 원본과 그 지연손해금 전액을 소멸시키기에 부족하므로 법정충당의 법리에 따라 보증금채권의 지연손해금에 먼저 충당하고 나머지를 원본에 충당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근보증의 한도액이 있는 경우 보증인은 그 한도액 이상으로 책임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를 배척하였다.

그러나. 보증채무도 주채무와는 별개의 채무이기 때문에 보증채무 자체의 이행지체로 인한 지연손해금을 부담한다 할 것이므로, 이와 달리 보증채무자체의 지연손해금에 대한 책임을 부정한 원심판결에는 보증계약의 성격이나 한도액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논지는 이유 있다.

2. 피고 한일연탄주식회사의 상고이유를 본다.

(1) 계속적 보증책임의 한도액이 있는 경우에는 그 보증한 한도 내의 채무가 잔존하고 있는 이상 그 잔존채무가 위 한도액 범위 내의 거래로 인하여 발생한 채무이든, 또는 그 한도액을 초과한 거래로 인하여 발생한 채무 중 주채무자로부터 일부 변제되고 잔존한 채무이든 불문하고 그 보증한도에서 책임을 지므로 (대법원 1985.3.12.선고 84다카1261판결 참조), 같은 취지에서 원고가 주채무자인 위 소외인의 부동산에 대한 경매절차에 참가하는 등으로 일부 변제받은 금 612,564,700원을 보증한도액을 초과한 주채무 및 그 지연손해금의 변제에 충당하고 남은 금액이 피고들의 보증한도액을 초과하므로 그 보증책임이 감소되지 않는다고 한 원심판시는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위법이 없으므로 논지는 이유 없다.

(2)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들에 대한 보증책임의 제한 자체가 부당하다고 본 이상, 보증책임의 감축비율이 너무 적다는 상고논지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원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하며, 피고 한일연탄주식회사의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가 기각된 부분의 상고비용은 패소자인 위 피고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용득(재판장) 천경송 지창권 신성택(주심)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4.6.24.선고 93나43028